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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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전작들 낙원』 『바닷가에서보다 여인들의 삶을 더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아샤와 아피야의 서사를 통해, 재산권, 교육, 결혼, 출산 등으로 아프리카의 이슬람 여인들의 지위와 삶을 환유한다. 강력한 가부장제 아래서, 우탐시티리(‘숨기다’ ‘보호하다는 뜻의 스와힐리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상속권을 박탈하고, 교육받는 것을 금하며, 가부장의 이익을 위한 결혼을 하고, 생명을 건 출산을 하게 되는 여성의 지위는 소유물에 불과하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특별하게도 안타깝게도 읽히지 않아서 이상했다. 너무나 많은 책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나에게도 굳은살이 박힌 것일까? 아피야의 유년시절은 레미제라블의 코제트를 연상케 하고, 아샤는 결이 다르긴 해도 토지의 서희를 연상케 한다. 누군가에게 구출되어야 하고, 잔뜩 독기를 품고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주민 역사와 수탈과 전쟁이라는 큰 범주의 이야기는 왠지 그녀들의 인생에서는 겉도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그녀들을 둘러싼 장막이 두텁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맞다! 논제를 작성하고 토론을 마친 후에도 지금까지 리뷰를 쓸 수 없었던 것은 일리아스나 함자와 같은 남자들과 달리 그녀들 인생이 당대 아프리카 상황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변화 없이 이전 시대를 답습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남자들이 겪는 사건에 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여성들의 삶과 전쟁과 혼란의 역사를 몸으로 통과한 남성들의 삶, 두 줄기로 읽어내게 된다.

 

탕가니카(탄자니아 본토) 지역은 1885~1916년 동안 독일 보호령 하에 있었다.

1차 세계대전 발발 후 독일령 동아프리카 방위대는 연합군과 전투를 벌였다. 동아프리카에서 독일군과 더불어 싸웠던 아스카리에게는 훗날 바이마르 공화국 및 서독일로부터 연금이 지급되었다.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독일령 동아프리카는 벨기에, 포르투갈, 영국에 분할되었고, 1916년 영국군의 탕가니카 점령 후 이 지역은 1919~1961년간 영국 위임통치령이 되었다. 이 소설은 독일과 영국군의 전쟁부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립이전까지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독일의 동아프리카 지역 지배 모습은 일제 강점기 문화 통치와 닮았다. 잇따른 봉기로 독일인들은 폭력만으로 식민지를 제압해 생산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진료소를 만들고, 말라리아와 콜레라 퇴치 캠페인을 시작했다. 학교는 소수의 순종적인 엘리트만을 학생으로 받았었으나, 피지배인을 위한 기초 교육을 목적으로 개방했다.

 

지금이야 누구나 명랑의 반의어가 우울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일테지만, ...1990년대 이전까지 명랑은 지금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 기원은 1930년대 총독부의 명랑화정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독부가 내세운 도시 명랑화의 경우, 이때 명랑의 반의어는 불결, 불량, 오염, 범죄, 퇴락, 퇴보등이 될 것이다. 그런데 1930년대에 명랑의 반의어로 사용된 말은 그 외에도 더 있다. ‘불온 지대 명랑화소리판을 명랑케, 난잡을 배격과 같이, 이시기 명랑과 함께 자주 등장했던 말에는 저급, 퇴폐, 난잡, 침울, 불온등과 같은 말도 있었다. 즉 이시기 총독부가 내세운 명랑은 건전의 동의어로서 체제에 저항하는 것들은 억압하고 체제가 요구하는 인간만을 양성하기 위한 규율 담론이었던 것이다.(소래섭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70)”

 

이 시기, 서구 문명에 매료된 모던보이가 등장한다. 유럽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그 문명을 동경하게 되는 일리아스와 같은 사람들이다. 문명을 식민지배에 사용할 때 사람들은 위치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반응한다.

 

1, 2차 세계 대전으로 이 대륙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독일의 지배에 저항하는 항쟁이 여러 번 일어났는데도 그것은 그저 들려오는 소식이다. 물론 일리아스와 함자의 경우 독일군으로 참전한다. 어쩔 수 없이 밀려들어간 것이라, 이 전쟁의 의미에 대해 자각하지 못한다.

 

일리아스가 자신도 모르게 제복과 군악대의 행진에 이끌려 독일군에 들어가게 된 것처럼, 문명의 겉모습은 동경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한다. 독일군에서의 경험은 그 생각을 키울 뿐, 전쟁의 실상에 대해서는 눈이 가려진다. 다시 영국과 독일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독일군에 입대하려는 그에게 이 전쟁의 본질은 두 침략자의 싸움일 뿐(70p)”이라고 하는 칼리파의 충고에 귀를 닫는다.

난 독일인들한테서 친절함 말고는 겪어본 적이 없어요.(71p)”

그의 경험은 용병대의 잔인함이나 전쟁의 본질 따위를 무시하게 만든다. 전쟁이 끝나고 바다를 건너 독일로 간 그는, 자신이 역사의 어떤 지점에 서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나치를 위해 열렬히 깃발을 흔든다. 그 결말을 보지 못했기에 그는 후회조차 남기지 않고 생을 마감한다. 이들에게 역사를 통찰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우리가 지나치게 역사라는 매트릭스 안에 갇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함자는 낙원의 유수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이 탄자니아 지역을 식민지배하기 직전, 군대가 마을로 진군해 들어오는 장면을 바라보는 유수프의 복잡한 정체성과 불안한 동아프리카의 상황을 그리면서 이야기는 끝이 났었다. 함자(유수프)는 자신을 향해 문이 닫힌 상인의 집을 떠나 독일군대에 들어간다. 가족으로부터, 동족으로부터 배척당한 자들이 생존을 위해 향하는 유일한 집단이다. 여전히 눈에 띄는 외모로 인해 오해와 수모를 겪지만, 그가 군대생활에 적응해 가는 모습은 군대라는 집단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예상치 못했지만, 그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 살인적인 일과를 보내고 피로해져 함께 투덜거리는 것이, 명령에 노련하게 반응할 만큼 강해진 자신의 몸이 또한 지휘관이 요구하는 대로 정확하게 행군할 수 있게 된 능력이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기진맥진해 잠든 사람들의 몸과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의 퀴퀴한 냄새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농담은 야만적이었지만, 그야 모두가 겪는 것이었다. 함자는 튀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자기 몫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다. 작전을 수행하러 나가기 시작했을 때 그는 아스카리가 도착하면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보았으며, 그들의 두려움에 짜릿하게 번지는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98p)”

 

아스카리 부대에서 함자는 편견, 조롱, 폭행, 폭력에 시달린다. 그러기에 조용히 몸을 숨기는 법을 배워야 했다. 오벌로이트난트(중위)가 함자를 가까이 두고 보호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펠트베벨은 함자를 공격했고, 함자는 부상을 입는다. 독일군의 패색이 짙어지고, 부상당한 함자를 독일 선교사에게 맡기고 떠나면서 오벌로이트난트는 함자에게 실러의 1789년 문학연감을 남긴다. 독일인 목사는 함자가 그런 책을 갖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여기고 전해주지 않는다. 나중에야 돌려주며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타인이 누리는 것들이 그에게 합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는 사회보장에 대해 혈세를 운운하는 말들을 듣곤 한다. 우리의 도처에 그런 시선들이 존재한다.

 

봉건적 사유, 식민지의 정체성, 전쟁과 같은 폭력은 개인의 삶에 비극을 만든다. 칼리파, 아샤, 함자, 아피야, 일리아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살아갔던 인물들이다. 그들은 결혼, 가족, 친인척으로 묶여 있으나 모래알처럼 흩어진다.

 

일리아스는 역사의 희생자일까? 아니면 무사유에 대한 책임이 있을까? 그리고 함자에게서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인 비겁 (낙원)”은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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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0-14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치 시절에 전쟁으로 잃은
영토들에 대한 회복과 동시
에 재식민화 운동이 활발하
게 전개되었다는 점이 흥미
롭더라구요.

너무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
들이 담겨 있어서 읽는 재미
가 쏠쏠했답니다.

그레이스 2022-10-14 09:39   좋아요 3 | URL

저도 그랬어요
쓰려니 정리가 안되서,
오래 묵혔더니,
이 주제들만 남았네요.^

거리의화가 2022-10-14 1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상황이 일제 시기와 비슷한 면이 많네요. 여성에 대한 묘사는 새로울 게 없을 것 같다는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됩니다. 새로울 게 없어서 무던해지면 어쩌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흠...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마당인데 올라오는 주제들을 보니 저는 구르나를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그레이스 2022-10-14 11:12   좋아요 3 | URL
읽는 내내 일제강점기를 떠올렸습니다^^
뭐 제국주의 통치를 유럽에서 배웠을테니...!

아니 에르노 읽고 있는데
읽은지 한달이 지난 이 책 빨리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겨우 올렸네요 ^^

거리의화가 2022-10-14 11:13   좋아요 3 | URL
저는 이러다가 에르노를 내년에 읽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ㅎㅎㅎ
암튼 올려주신 리뷰 감사합니다. 덕분에 구르나 작품들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레이스 2022-10-14 11:14   좋아요 3 | URL
저도 감사해요
화가님~~♡

얄라알라 2022-10-14 14: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키야~~그레이스님이야 말로 통섭의 글쓰기, 얼마나 읽으시면, 생각 깊이하시면 이렇게 연결해서 쓰실 수 있으신 걸까...부럽 침 뚝뚝^^ㅎ

제가 아직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비겁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인 비겁˝으로 마무리 해주셨네요^^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읽고 모던 보이만 기억했지, ‘명랑‘의 함의는 기억조차 못해요(약간 ‘계몽‘ 뉘앙스로 이해해도 되는지요?^^). 인용해주신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넘 재밌겠네요. 탄자니아의 모던보이, 그곳의 명랑화정책은 어떤 것일까? + 출산 중 사망율이 높은 이유가 책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오는지도 넘 궁금하고요....아, 읽어야 할 책은 많아지는데 ㅎ
이를 어쩌나요


그레이스 2022-10-14 14:10   좋아요 3 | URL
과찬의 말씀이세요.
상황이 비슷해서 연결이 되네요.
저도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읽었어요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와 함께. 둘다 재밌는 책이었어요.
실제로 총독부의 명랑정책과 관련된 조항들이 있었어요. 도시청결사업도 그중에 해당되요, 일종의 정화사업과 가벼운 문화를 공급하는 정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겁‘이 두번 들어간 건 오타였습니다.

고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0-14 14: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보면 이 책이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작품 중 젤 재미있을거 같아보여요 ^^
지금이야 한발짝 멀리서 보니 일리아스의 행위가 잘못된건지 알지만, 역사속에 있던 일리아스는 잘못인지를 모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레이스 2022-10-14 14:14   좋아요 4 | URL
이 책이 제일 쉽게 읽혔어요.
그래서 넘 정성들여 읽지않아서 그런지 리뷰 쓸때 생각을 모으기가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토론할 주제는 많았어요.

예! 저도 일리아스에 대해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해방전후사에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상황들이 많았으니까요. 어디까지를 그 한계로 해야할지 모호한 인물들도 많구요.

희선 2022-10-15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인이 누리는 것들이 그에게 합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말 기억에 남네요 세상이 어지러우면 이런저런 사람이 있겠지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야겠군요 가만히 지켜보는 사람은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한다 해도, 자신이 그런 형편에 놓인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0-15 07:52   좋아요 1 | URL
희선님 역시 그 문장에 꽂히시는군요^^
희선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도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mini74 2022-10-20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리의 역사와 닮은 점들이 보이네요. 우리의 도처에 그런 시선들이 존재한다는 그레이스님의 글에 공감하며 씁쓸하기도 합니다 ㅠㅠ

그레이스 2022-10-20 22:02   좋아요 1 | URL

가끔 제게도 그런 시선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화들짝 합니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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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숲 (상실의 시대)』 후기에서 밝혔듯이, 작가는 성적인 상황이 더욱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행위로서 해방되어야 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시점(時點)으로서 (느낌으로서)라는 측면이 강하다. 그러므로 섹스를 완전히 자유롭게 만들라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니라, 능동적인 하나의 표현 행태로 파악하는 시점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468p 노르웨이 숲)”라고 한다. 외설적으로 표현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한다.

 

잘 알지 못하는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음에도 관계를 하는 모습은 그저 그런 통속적인 스토리로 보여질 수도 있다. 작가는 여인이 홀로 집으로 가기 싫었다는 말에서 외로움의 흔적을 보여준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외된 관계를 담담히 말하는 장면과 나중에 보내온 그녀의 단카집 가사들에서 그 외로움은 차츰 죽음의 심연에까지 다다른다. 헤어지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에게는 말과 생각은 전부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리고, 오직 여인은 단카의 가사로만 남았다.

오후 내 /쏟아지는 /빗줄기에 섞여

이름도 없는 도끼가 /황혼의 목을 베다(23p)”

 

하루끼가 표현하는 성적인 묘사들은 외로움이나 소외와 관련 있다.

 

숨막힐 듯 밀도 높았던 하루끼의 글들이 이 단편집에 와서는 조금 느슨해졌다는 느낌이다. 작가의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며 쓴 소설이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어떤 단편은 습작이나 일기 같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주는 한 번의 강한 획은 각성시키는 메시지가 있다. 유연함을 지닌 고수의 연주라고 할까?

 

이 단편집에는 작가가 심취했던 재즈와 클래식, 비틀즈 등을 소재로 한 음악애호가다운 작품들이 실려 있다.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위드 더 비틀즈>, <사육제>가 그렇다. 이 세 작품과 함께 <크림>,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은 환상적 요소가 섞여 있다. 작가가 말했듯이 우리의 삶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것이 불쾌하거나 불행한 사건일 경우 시간이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는 삶의 지혜로운 태도를 말한다. 얼굴이 못생긴 여인들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사육제>는 박민규 작가의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를 떠올리게 하는 소재다. 또한 박민규 작가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소환하는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은 꼴찌 야구팀이라는 소재와 이기는 법이 아닌 지는 법을 즐기는 의 태도, 환원주의에 대한 비판 등 주제까지 비슷하다. 단지 하루끼는 조금 더 여유롭고 즐기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단편집의 백미는 단연코 <일인칭 단수>. 명품 브랜드 슈트차림으로 책을 들고 외출을 하는 는 바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위화감을 느낀다. 그 위화감과 낯섦의 정체는 그 바를 찾은 여인과의 대화와 반응에서 드러난다. '그렇게 하면 멋져 보일 것 같으냐'는 느닷없는 질문과 옷이 빌린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아냥도 담담히 듣고 있던 그가 삼 년 전 어느 물가에서 어떤 여자에게 저지른 고약한 짓(231p)”을 부끄러운 줄 알라는 말에 일어나 나와 버린다. 그녀가 말하는 사람이 자신인지, 정말 삼년 전 어느 물가에서 고약한 짓을 했는지, 알려고 하지도 시비를 가리려는 어떤 시도도 않은 채, 그 바를 나와 버린다. 자신을 쫓는 여자의 시선을 느끼면서.

길고 날카로운 바늘에 찔린 듯한 그 감촉은 폴 스미스 슈트의 고급 원단을 뚫고 내 등에 깊은 상처로 남았다.(230p)”

 

가 아무말없이 나오는 순간은 이 소설에서 압권이다. ‘는 고급 슈트를 입는 낯선 차림을 하며, 자신의 지성과 사회적 성취를 떠올리며 그 겉도는 듯한 차림을 애써 긍정한다. 모든 선택의 결과로서 거울 앞에 서있는 일인칭 단수’! 하지만 그렇게 낯선 차림은 오히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스스로를 직면하게 된다. 거울 앞에서 느낀 께름칙함을 머금은 위화감(220p)”은 자신 안에 숨어있던 수치심을 수면 위로 떠올린다. 그러기에 그 여인의 말에 자리를 피하고 만 것이다.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면, 삼 년 전 자신이 저지른 고약한 짓의 내용이 밝혀질지 모른다는, 그리고 또한 그 안에 있는 자신이 관지 關知하지 못한 무언가가, 그녀에 의해 눈에 보이는 장소로 끌려 나올지도 모른다는 사실(231p)”이 두려웠던 것이다. 이 반응은 그의 실체를 폭로한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서 부끄러운 짓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존재다. 그리고 누군가의 시선의 권력에 노예가 되는 존재다.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직면한 후, 그는 이전의 존재가 아니다

 

계단을 다 올라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 계절을 더 이상 봄이 아니었다. 하늘의 달도 사라졌다. 그곳은 더이상 내가 알던 원래의 거리가 아니었다. 가로수도 낯설었다.(232p)”

 

인간은 주관적 사건에 의해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는 종속적인 존재다. 개별자로서 자유롭고 싶지만 어떤 형태로든 권력의 지배를 받는다.

““부끄러운 줄 알아요라고 그 여자는 말했다.(233p)”

마지막 문장은 시선은 권력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여러 가지 형태의 시선(권력)대타적 존재로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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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12 2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이 책 리뷰 반갑네요
사두고 아직 안 읽은 책입니다. 얇으니 어서 읽어야겠어요 ^^

그레이스 2022-10-12 21:24   좋아요 4 | URL
몇시간이면 다 읽으실듯요^^
짧은 단편이어도 메시지는 강했어요~♡

책읽는나무 2022-10-12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민규 작가의 소설과 비슷한 단편도 있군요?
황녀 책은 읽다가 포기했었고, 삼미 슈퍼스타즈 책은 진짜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전 삼미 슈퍼스타 그 책 읽으면서 오쿠다 히데오 작가 책 읽는 느낌이었는데 하루키 단편 중에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니? 새롭네요.
나중에 이 책도!! 아~바쁘다, 바빠!!!ㅋㅋ

그레이스 2022-10-12 21:26   좋아요 2 | URL
저도 놀랐어요
같은 소재에 같은 메시지~!
서로 통하는게 있을까요?
아님...?
암튼 이쪽이 훨씬 여유로운건 사실이예요

새파랑 2022-10-13 0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 단편집 좋게 읽었었는데 북플하기 전이어서 리뷰를 안남겼네요 ㅋ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레이스님 리뷰보니 생각이 날듯말듯 합니다 ㅋ 전 <시나가와 원숭이>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

그레이스 2022-10-13 08:02   좋아요 2 | URL
<시나가와 원숭이>
이렇게 보는 관점이 다르네요^^
저도 흥미롭게 느꼈어요. 다신교인 일본인들 문화에서는 백퍼센트 공감할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거든요^^

레삭매냐 2022-10-13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춘수샘 책도 정리해야
하나요.

부러 독립서점 에디션으로
샀었는데...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나 봅니다.

그레이스 2022-10-13 18:01   좋아요 1 | URL
애먼 사람 잡나보다 싶기도 해서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매냐님 춘수샘은 누군가요?;;;^^;;;

서니데이 2022-10-13 21:23   좋아요 1 | URL
무라카미 하루키를 한자로 쓰면 村上春樹 일거예요.
아마 레삭매냐님은 한자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그레이스 2022-10-13 22:05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일본어를 모르니 ...^^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님!

그런데 왜요?
레삭매냐님?

scott 2022-10-14 11:53   좋아요 1 | URL
무라카미 하루키 むらかみ はるき (村上春樹)를 풀어 쓰면 村 마을 촌. 上 윗 상. 春 봄 춘. 樹 나무 수.
춘수옹
하루키옹 ^^

그레이스 2022-10-14 12:10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한자는 한자일뿐 일어로 가면 영 다른 말이 되버려서, 사전을 의지하지 않고는...^^
막내 아라비아어 배울때 옆에서 들여다보단 느낌!ㅋㅋ

레삭매냐 2022-10-14 13:46   좋아요 1 | URL
스캇트님이 너무 친절하게도
설명을 해주셨네요.

하루키 샘의 책도 정리해야
하나 어쩌나 싶네요.

희선 2022-10-14 0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인칭 단수에서 그 사람은 세해 전에 고약한 짓을 했을지... 이 말 보니 미투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뭔가 찔리는 일이 있었을지... 그런 말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0-14 06:35   좋아요 2 | URL
그 심리를 소재로 잘 사용했다는 생각입니다.^^

scott 2022-10-14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옹 장편이 슬슬 출간 될 때가 되었는데 ㅎㅎ

이 책에 수록 된 단편들
부분 부분 문예지에 실릴 때 마다

제 🖐으로 발번역을 했었습니다

일본어 실력 일취 월장 하게 만든 하루키 옹 ^^

그레이스 2022-10-14 12:06   좋아요 2 | URL
부러워요
일본어는 입도 뻥끗 못하는데...^^;;

mini74 2022-10-20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책 속 성적묘사는 야하단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레이스님 말씀처럼 외로움 소외된 관계가 담겨서.. 건조하고 쓸쓸한거 같아요. 오호. 춘수옹이군요 ㅎㅎ

그레이스 2022-10-20 22:01   좋아요 1 | URL
^^
춘수옹
낯설어서 자꾸 잊어버려요^^
 
이완의 자세 소설Q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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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읽고 사왔다며, 남편이 책을 내민다.


나는 종종 공중목욕탕에서 우는 여자들을 본다. 유난히 세수를 오래 하는 여자들, 그들은 하얀 김이 서린 흐릿한 거울 앞에 웅크리고 앉아 물을 세게 틀어놓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혼자만의 욕실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거울 앞에 서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흘리는 눈물보다 여탕 목욕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흐느끼다가 샤워기에 씻어내 버리는 눈물이 나는 조금 더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7p)"

 

과연 마음 저 밑바닥 묵직한 것들을 느리게 움직이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나 역시 이 문장들을 읽고 페이지를 넘겼다.

 

주인공 유라의 어머니는 세신사다. 남편을 사별하고 받은 보상금을 사기로 다 잃은 후 유라를 데리고 동네 목욕탕에서 기거하며 때밀이를 해왔다. 빨간 속옷차림으로 때를 밀고, 목욕탕 탈의실에 전기장판을 깔고 잠을 잤다. 그렇게 해서 3년 안에 빚을 모두 갚았지만 엄마는 여전히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형벌을 받는 시시포스처럼 씻겨도 씻겨도 또다시 더러워지고 마는 여자들의 몸뚱이를 닦아주면서,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승용차를 샀다.(48p)”

 

유라는 이 기억으로부터 치유되지 않는 심리적 상처를 지니고 있다. 무용을 전공하는 그녀는 목욕탕에서 벌거벗은 여자들을 보면서 자란 탓에, 인간의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 곡선과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배우기 이전에 그저 몸은 몸일 뿐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채버렸다. 그녀는 타인의 손이 몸에 닿을 때마다 경직된다. 무용가로서는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곳 선녀탕을 찾는 사람들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육체 뿐 아니라 마음의 고단함을 푼다. 신호에 따라 손을 올리고 뒤집으며 몸을 맡긴다. 매일같이 여탕을 찾는 여성들은 노동으로 지친 몸을 달래 주어야 하는 이들이다. 그 중에는 직업여성도 있었다. 딸의 부축을 받으며 온 노인들이 있다. 소외된 몸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불리고 때를 씻어낸 후에도 풀리지 않는 피로 때문에 누군가의 발밑에 깔려야 하는 여자들이 이 목욕침대에 매일 눕는다. 엄마는 천장에 달린 봉을 잡고 그녀들의 몸 위를 걸어 다니며 발끝으로 뭉친 곳을 찾았다.(166p)”

 

계급장을 떼고 알몸과 알몸이 만나는 그곳에서도 서열과 위계가 존재한다. 몸매 관리, 재테크, 자식교육에 능한 사람들이 위세를 한다. 그들은 잠시라도 권력의 중심자리를 누린다. 그렇게 소외된 몸과 마음은 위로를 받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때를 밀고 몸을 만져서 엄마가 번 돈으로 공부하고 무용학원을 다닌 유라에게 목욕탕은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었다. 그들 모녀는 생계를 위한 억척스러움과 비정상적인 공간에서의 성장으로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을 줄줄 모르는 빗나간 관계가 되어갔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찜질방으로 바뀐 그곳, 탈의실에 엄마 오혜자씨는 벗은 몸으로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목욕탕에서 자란 유라, 때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엄마의 노동을 눈앞에서 보고 자란 그녀는 타인의 몸이나 자신의 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탕 속에 들어가 사지에 힘을 빼고 앉아있는 유라의 몸에서 구멍들이 열리고 어떤 것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상태! 그 이완의 자세가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육아에 지쳐가던 어느 날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놓고 동네 목욕탕에 가서 몸을 담그며 너무 행복했었다고 울먹이던 어느 독서 모임 회원의 이야기가 기억이 났다. 김장을 마치고 함께 목욕 가자던 말씀에 어색해서 쭈뼛거리던 며느리들에게 못내 서운해 하시던 어머님도 기억이 났다. 그 모습이 마음에 걸려 모시고 가면 내색은 안하셔도 좋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공중목욕탕에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이완시켜야 할 여인들이 많았다.

 

 

황금탕, 선녀탕 등으로 불리던 동네 목욕탕들은 사라지고 찜질방이 들어섰다. COVID-19로 위기감이 극도로 치달을 때, 찜질방에서 감염된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이런 상황에도 그런 시설을 이용해야만 하는 이들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 했었다. 화물차 운전자들, 공사장 일용직 노동자들과 같은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제는 누군가에게 오락을 제공하는 공간이 된 그곳에도 소외된 몸을 쉬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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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06 2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인용문부터 감동입니다. 저자의 눈이 따뜻하고 섬세하네요. 첫 부분 읽고 책을 내미셨다는 옆지기 님 마음 이해가 되어요. 표지에 때타올과 모래시계도 보이고 표지도 이쁘고. 이 책 데리고 갈래요 ^^ 저는 요새 잠잘 때도 이완이 안 되어 힘들어요. 온전히 이완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하루종일 긴장 상태가 지속됩니다. 몸이 긴장해요. 대중목욕탕이 급 그리워집니다. 코로나 이후 안 갔는데 이제 슬슬 가봐야할까 봐요. 미끄러운 곳이 무섭긴 하지만요.

그레이스 2022-10-06 21:35   좋아요 4 | URL
그럴때가 있죠?!
프레이야님 숙면하시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래요.
이 책 보니, 이완의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청아 2022-10-06 21: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희 시어머님도 목욕탕 친구들이 있으세요ㅎㅎ
그곳에서만 가능한 마음의 이완,평정상태가 있는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2-10-06 21:45   좋아요 4 | URL
저도 목욕탕 이용하던 시절 그런 어르신들 곁에서 많이 봤어요. 지금에서야 그분들께 필요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mini74 2022-10-06 21: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 저도 마음이 찡합니다.목욕탕에서 자란 아이, 치유와 이완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그나저나 그레이스님 남편분 멋지십니다 *^^*

그레이스 2022-10-07 10:21   좋아요 3 | URL
그럴때 잠깐 반해요 ^^

책읽는나무 2022-10-06 2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남편 분의 책 고르시는 센스!!!
첫 문장에서 완전 압도당할 수밖에 없네요?^^

그레이스 2022-10-06 22:23   좋아요 4 | URL
예~
첫 문장 너무 좋았어요
중간중간 작가의 경험인가 싶을 정도로 생생한 그림을 전하는 문장들이 있어요.

서니데이 2022-10-06 22: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시작되면서, 저희집도 동네 목욕탕을 가지 못했어요.
아마 이번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의 하나일 거예요.
자주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동네 대중목욕탕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첫 문장, 목욕탕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은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궁금하게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2-10-06 23:06   좋아요 5 | URL
저희 동네 대형 찜질방은 폐업했습니다. 작은 목욕탕도 문닫았구요 ㅠ
사업주도 그렇지만, 세신사분들도 힘드실듯요

페넬로페 2022-10-06 23: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책을 내민다, 캬~~
친정 맞은 편의 옆옆이 동네 목욕탕이었어요.
어린시절부터 결혼할 때까지 항상 거기 다녔어요. 그래서 목욕탕에서 뜨겁게 사우나 하고 냉탕 들어가는 거 넘 좋아하게 되었어요. 결혼하기 전에 그 목욕탕 세신사(이웃에 있어 친했거든요)가 저 보고 결혼하면 한 번은 후회한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이 뭡니까! 에휴
코로나로 젤 안 좋은게 사우나 못 가는 거예요 ㅠㅠ

그레이스 2022-10-06 23:23   좋아요 5 | URL
ㅎㅎ
저는 목욕탕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 드니까 가게 되더라구요.
여전히 좋아하진 않네요 ㅋ
7년은 된듯요.
ㅎㅎ

구단씨 2022-10-06 23: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았어요. ^^

그레이스 2022-10-07 07:12   좋아요 3 | URL
읽으셨군요~반가워요
모르는 작가였는데, 신동엽상 수상작가라고 띠지에 써있더라구요.
순식간에 읽었어요

희선 2022-10-07 00: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남편분이 사오신 책이라니, 멋지네요 앞부분 보고 그레이스 님이 좋아하실 듯해서 사오셨군요 한국도 목욕탕이 많이 없어졌네요 저도 거기엔 잘 안 갔지만... 목욕탕에서도 위아래가 있다니, 어쩐지 슬프기도 하네요 그런 게 없는 곳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0-07 10:23   좋아요 4 | URL
저도 목욕탕 숨막혀서 좋아하진 않지만,,
없어지는건 서운해요
북촌에 가면 목욕탕 굴뚝이 그렇게 정겹더라구요^^

scott 2022-10-07 0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 내미는 남편
다정😍다감
책장 정리도 해주실것 같습니돠 😊

그레이스 2022-10-07 06:50   좋아요 3 | URL
그렇지 않아요 ㅎㅎ
본인 책 정리하기도 바빠요

레삭매냐 2022-10-08 1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예전에는 동네 목욕탕
들이 참 많았는데 -
신식 문물들이 들어오면서 목욕탕
문화가 사라져 버린 느낌입니다.

물론 코로나도 한 몫했구요.

며느리들이 시엄마랑 같이 목욕하
러 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걸
모르시나 봅니다.

그레이스 2022-10-08 13:42   좋아요 2 | URL
신식 문물들 ㅎㅎ

아들만 있는 분들은 며느리랑 목욕갔으면 싶은신가봐요 ^^;;

서니데이 2022-10-10 0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인지, 동네 가까운 목욕탕에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들어요.
따뜻한 물 안에 들어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어서요.
비가 와서 날씨가 더 차가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0-12 19:36   좋아요 2 | URL

이런 날씨에 생각나죠
따뜻한 탕욕!
휴일이 지났네요
ㅎㅎ
환절기 건강조심하세요

거리의화가 2022-11-09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상 축하드립니다^^
목욕탕에 가본지 정말 오래됐어요! 고단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목욕탕이 주는 공간적 울림이 큰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2-11-09 17:20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기분도 처지고 상황도 그렇고 해서 이번 달은 축하 건너뛸려고 했는데
잊고 있던 책으로 축하받으니 새롭네요^^
감사합니다 ~

scott 2022-11-09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상 추카!
11월 건강 잘 챙기세요 ^^

그레이스 2022-11-09 17:21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도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2-11-09 15: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1-09 17:21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오랜만인 듯한 느낌은 저때문인듯요 ㅠ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11-09 15: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11-09 17:2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하라님도 행복하세요

모나리자 2022-11-09 15: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2-11-09 17:2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독서괭 2022-11-09 16: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놓쳤던 글을 덕분에 읽었네요. 목욕탕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목욕탕이 꼭 필요한 이들, 자꾸만 없어지고 고급화 되는 바람에 곤란한 분들이 있겠군요.. 코로나 이후 가지 못해서 좀 그립습니다. 세신받는 거 좋아해서요.

그레이스 2022-11-09 17:23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는 목욕탕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계절엔 생각나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이렇게 좋은 리뷰를 저는 왜 못보고 지나갔죠? 아 그리고 첫문장이 너무 좋아서 사왔다고 책을 내미는 남편이라니.... 너무 멋지잖아요. ^^

그레이스 2022-11-09 21:00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

하나의책장 2022-11-09 2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1-10 06:2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2-11-10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책을 내미는 남편분과 함께 사시는 그레이스님은 ‘행복‘이십니다**

그레이스 2022-11-10 19:50   좋아요 2 | URL
ㅎㅎ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도 축하드려요~~♡

책읽는나무 2022-11-11 0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편분의 선견지명! 그래서 더 뜻 깊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1-11 07:56   좋아요 2 | URL
다들 칭찬한다 하니, 쑥스러워 하네요 ㅋ
감사합니다

mini74 2022-11-14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남편분 책도 한권 살포시 사드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1-14 17:27   좋아요 1 | URL
두달 전에 적립금으로 필요한 책 한권 선물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지음, 마하트마 간디 주해, 김대웅 옮김 / 아름다운날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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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는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예술·건축·사회 비평가인 존 러스킨의 저작을 광범하게 탐독하고(메리 매콜리프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59p)”라는 한 문장을 보고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프루스트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의 자취를 찾는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프루스트는 러스킨의 예술·건축 비평에 더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이 책은 러스킨의 사회 비평이다. 1년 전 책 제목이 마음에 깊이 남아서 구입해서, 몇 페이지 넘겨보고 책장에 꽂아두었던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도 러스킨을 그의 책에서 언급한 바 있고, 미술사와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19세기 예술비평가로서, 후원자로서 자주 등장한다그의 연설이나 저서의 내용은 19 세기를 배경으로 해서 나온 사유들이므로 현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가 경계했던 자본주의 사회 현상은 오늘날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다. 그가 예상했던 패망의 길은 이미 우리가 지나왔거나 멀리서 보던 것과는 다른 풍경을 갖고 있기도 하다. 때론 그 길 깊숙이 들어와 버려서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19세기 자본주의가 몸체를 거대하게 키우고 사회를 잠식해가는 상황에서 그가 한 외침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미 세상이 가고 있는 방향을 점검해 보게 했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 책을 읽고 러스킨의 사상에 깊은 감명을 받고, 자서전 제418책 한권의 기적에서 그날 밤 도무지 잠을 들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책의 이상에 따라 삶을 바꾸기로 결심했다(184p)”고 기록한다. 그리고 사르보다야라는 제목을 붙여 구자라트어로 번역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간디의 편역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한 사람의 삶을 바꾸기로 결심하게 하는 힘이 있는 저서다. 존 러스킨의 사상은 당시 여러 지식인과 예술가에게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라는 제목은 신약성경에서 따온 말이다. 저녁이 다 돼서 고용된 일꾼에게도(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아침과 낮부터 일한 일꾼에게 주는 것과 똑같은 임금을 준 주인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이 받은 임금은 하루를 먹고 살 수 있는 돈이다. 일찍 온 일꾼들이 불평하자 주인은 그 마지막에 고용된 일꾼에게 임금을 똑같이 준 것은 자신의 자비라고 말한다. 노동시간으로 계산해서 임금을 받는 현대의 시선에는 불합리해 보이는 처사다. 하지만 최저 생계비를 줌으로 일꾼들의 생존을 보장해 주기 위한 주인의 선행으로 받아들여진다. 러스킨은 근대 경제학에 애정(사랑)이 있어야한다는 주장을 한다.

 

이 책을 시작하며, 러스킨은 자신이 이 글들에는 wealth’에 관해 정확하고 확고부동한 정의를 내리고, ‘부의 획득이란 궁극적으로 사회의 어떤 도덕적 조건 아래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두 가지 목적이 있음을 밝힌다. 도덕적 조건들 중 정직에 관한 예화로 발레리우스 푸블리콜라에 대한 리비우스의 언급을 든다. ““그의 장례식은 국비로 치러졌다언급은 지체가 높은 사람에게도 낮은 사람에게도 묘비명의 마지막 구절로서 결코 불명예가 될 수 없다(23p)”는 주장은 그가 앞으로 어떤 비평을 전개해 나갈지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다양한 시대에서 수많은 인류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온갖 망상들 가운데 가장 기이한 것, ‘인간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애정이라는 요소를 배제할 때 더욱 진보된 사회적 행동규범을 갖는다.’는 관념에 뿌리를 둔 근대 학문으로서 경제학을 비판한다. 인간의 영혼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경제학은 뼈 없는 인간을 위한 체조학과 같다고 일침을 가한다.

 

한편, 상인과 군인에 대한 인식의 비교는 오늘날과는 맞지 않는다. 이미 헌신이나 희생과 같은 단어는 가치평가의 기준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상업적 경제학과 정치적 경제학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에 대한 설명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공통적으로 부를 추구한 인간의 욕망과 그를 이루기 위한 활동과 모색들에 대한 분석과 경계는 우리가 지금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상기시켜주는 부분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상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알게 된다.

 

로마 검투사의 죽음은 가진다라는 뜻의 하베트habet’ 한 마디에 달려 있었지만, 군인의 승리와 국가의 구제는 쿠오 플루리뭄 포세트 Quo plurimum Posset, 즉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다(리비우스의 로마 건국사76)’에 달려 있다. (134p)” 이것은 가진다has’라는 동사에 대한 설명이다. ‘소유에 따라오는 힘은 소유한 사람에 대한 적합성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활력에 있다. ‘누가 어떻게 쓰는가가 더 중요하다로 전개된다. 어떤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유용(use)할 수 있는 물건이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무용(from-use) 또는 오용(ab-use)이 될 수 있다. ‘idiot’은 국가에 직접적으로 유용하지 않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온 것으로, “전적으로 자신의 관심사에만 몰두하는 사람을 가리킨다.(135p)”

 

부는 용기 있는 자THE VALIANT에 의한 가치 있는 것 THE VALUABLE의 소유이며 부를 한 나라 안에 존재하는 힘으로 고찰할 때는 물건의 가치와 그 소유자의 용기valour라는 두 개의 요소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부자라고 여겨지는 사람들도 대부분은 본질적으로 또 영원히 부유해질 능력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들의 튼튼한 금고에 채워진 자물쇠가 부유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도 전혀 부유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137p)”

 

단순한 부의 힘 자체는 그림자를 껴안는 것처럼 아무런 위안도 주지 않는 다는 것을 익시온의 신화를 비유로 설명한다. 생명을 위해 무엇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본을 가지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는 생명 없이는 어떤 부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한 사람이 무언가를 소유하면 다른 사람은 그것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것, 어떤 물건이든 간에 사용되거나 소비된 물건에는 그만큼 인간의 생명이 소비되었다는 것, 그렇게 해서 현재의 생명을 구하거나 더 많은 생명을 얻게 되면 그것은 좋은 소비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만큼 생명을 방해하거나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은 명심해야 한다(178p)”고 권고한다.

 

현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들일지 모르겠다. 끊임없이 이윤을 남기고 축적하는 것을 부라고 모두가 생각하는 현실에서 허공을 치는 주장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우리가 축적하는 부라는 것이 실체가 없고 어느 한순간 거품처럼 가치가 사라지는 현상은 러스킨이 예견한 것이다. 분명 예감하고 동의하지만, 마치 줄다리기 줄에 묶여있는 사람들처럼 자본이 외치는 구령에 맞춰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사는 시대의 용기는 다른 사람이 하는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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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03 22: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의 삶의 방향을 바꾼 책. 그것도 그 사람이 간디라니.... 엄청난 책이잖아요.
러스킨은 이름만 들어봤는데 이런 책이 번역되어 있었군요. 자본주의가 본격화하기 전에 그 자본주의의 본질을 꿰뚤어보고 인간의 경제학을 이야기하는 사람. 그런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세상이 유지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레이스 2022-10-03 22:55   좋아요 3 | URL
예~
처음에 러스킨은 미술과 관련해서 단편단편 접했는데, 광범위한 영역에서 영향력있는 인물이더라구요.^^
우리 시대, 삶으로 실천 안하고 말만 하면 금방 들통이 나서, 쉽게 소리를 내지 못하는 듯요.
그만큼 포기할게 많고,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죠ㅠ

페넬로페 2022-10-03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잃.시.찾에 러스킨 나오더라고요.
그레이스님, 역시!
그저 따라 가겠습니다^^

그레이스 2022-10-04 05:44   좋아요 3 | URL
무슨 말씀을,^^ 잃시찾은 제가 따라가야죠^^
참고서 한개 끝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0-04 0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러스킨.
그렇게나 유명했던 사람이군요?
프루스트, 간디, 버지니아 울프 모두 감명받은 사람이라니...기억했다가 훗날 기회되면 읽어봐야 할 책 중 한 권!!!
늘 보관함에 책 담는 게 일상입니다ㅋㅋ

그레이스 2022-10-04 09:35   좋아요 3 | URL
장바구니 담아논 책 기한이 넘었다는 메세지 계속 뜨는데 이젠 무시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0-04 09:49   좋아요 2 | URL
헉...기한도 있었군요??

새파랑 2022-10-04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에 울프에 간디까지 극찬한 책이군요 ^^ 부(wealth)라는 것에도 애정이 있다면 좋을거 같은데 현대시대는 힘들어 보이긴 하네요. 그래도 누군가는 이를 실천하고 있기를 바래봅니다 ㅋ 저는 일단 부가 없어서 ㅜㅜ

그레이스 2022-10-04 11:03   좋아요 3 | URL
^^
저도 그래서 그런지 이런 글들을 읽게 되나봐요.ㅎㅎ

scott 2022-10-04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디는
솔직히 역사에서
과대 평가

아내 마구 마구 때렸다고 합니다
야만적일 정도로 ㅠ.ㅠ

그레이스 2022-10-05 20:37   좋아요 1 | URL
그들의 문화와 관습 안에 갇혀 있던것은 분명하죠. 저도 알려진 것과 다른 부분들이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도의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 핵이 필요했던 듯요.
나름 중요한 사상을 전하기도 했구요^^

희선 2022-10-05 0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일한만큼, 능력이 있는 사람한테... 그러는군요 그걸 당연하다 여기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나중에 온 사람한테는 자비를 베푸는 고용주는 없을 듯합니다 많은 사람이 그건 안 된다 하겠지요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지금과 맞지 않는 게 조금 있을지라도 지금 보고 배울 것도 있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0-05 08:06   좋아요 1 | URL
사회제도를 만들때 그런 마인드로 하면 되겠죠! 개인의 책임이 아닌 모두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레삭매냐 2022-10-06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이렇게 공감이 가는지요.

우리 시대에는 너무나 딸려
가게 되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물질적인 거라
는 게 문제가 아닐까요.

우리 책쟁이들이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누구는 그 책 읽
었대~ 우와 부럽다. 보통 사람
들이 이러지는 않잖아요 ^^

점점 자본의 노예가 되어가는
현실이 참 그렇네요.

그레이스 2022-10-06 21:56   좋아요 2 | URL
책쟁이로 사는게 행복한 것 같아요 ^^
자본의 노예가 되느니!

steal0321 2022-11-03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덕분에 자본주의의 시작점에서 자본주의의 본질을 꿰둟고 윤리적 지향을 짚어준 좋은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게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생각은 복지와 자유와 공정과 분배 같은 일상적인 개념에서 뱅뱅 돌 뿐 해갈되지 않았어요.
˝생명 없이는 어떤 부도 있을 수 없다˝ 라는 대목이 정말 마음을 두드립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차와 함께하는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2-11-03 15:15   좋아요 0 | URL
읽어 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steal0321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고독한 얼굴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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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인수봉 암벽 위에 찍힌 점()들은 가까워지면서 사람의 형태로 바뀐다. 벽을 마주보고 있는 그들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듯이 보인다. 위치는 좀처럼 변화가 없다. 그러나 그들의 손과 발은 홀드를 찾기 까지 바위 여기저기를 더듬고 뻗고 당기고 나아가는 중이다. 암벽은 살아있는 듯 그들에게 자리를 내주기도 하고 물러나기도 한다. 반복되는 빌레이 준비”, “출발”, “빌레이 해제의 외침 사이에서 긴장된 선택과 동작을 하며, 자일로 서로의 몸을 확보하고 있다. 그 순간 그들은 서로에게 생명을 맡긴 자일 파트너다.

 

랜드의 자일 파트너 캐벗, 두 사람은 미국의 캘리포니아 어느 암벽 위에서 우연히 만난다. 랜드와 캐벗은 한 팀으로 유럽의 산을 올랐었다. 2년 동안 알프스의 봉우리들을 함께 올랐던 사람들과 소식이 단절된 상태로 랜드는 떠돌아다니고 있다. 안주할 수 없었던 그는 그 만남을 계기로 캘리포니아를 떠나 샤모니를 향한다. 랜드는 그곳에서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마을을 벗어나 산기슭에 텐트를 치고 고독에 지치도록 혼자 지낸다. 그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이다.

 

랜드는 다시 만난 캐벗과 프티 드뤼에 오르고, 캐벗은 머리에 부상을 입는다. 악천후를 만나고 번개가 치는 오버행 밑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는 캐벗과 함께 암벽을 타면 항상 자신은 암벽에서 떨어져 캐벗보다 더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고 말한다. 등반에도 관계의 역학은 존재한다. 두 사람이 항상 균형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는 루트를 만드는 선등자가 되어야하고, 때로는 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살아 돌아온 그들은 유명인사가 되었으나 랜드는 사람들을 피한다. 두 사람의 등반과정을 실은 기사에 대한 의견 차이를 보인 그들은 잠시 헤어진다. 캐벗이 아이거 북벽 등반 파트너로 다른 사람을 구했다는 소식에 랜드는 배신감에 휩싸인다. 서로의 생명을 맡기는 자일 파트너 역시 인격, 기질, 삶의 방식에 의해 균열이 생길 수 있는 인간관계다. 이 때 자일은 서로를 침해하거나 위험에 빠뜨리는 구속이 된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자일 파트너란 등산에서 인연을 끊게 되는 마지막 사람(라인홀트 메스너 검은 고독 흰 고독131p)”이라고 했다. “뺨을 맞은 것(132p)”같은 랜드의 충격을 공감하게 하는 말이다.

 

그는 드뤼에서 조난당한 두 명의 이탈리아인들을 구하기 위해 영웅적인 구조 등반을 한다. 그가 구한 두 사람을 데려가려 하는 구조대에게 이들은 우리 겁니다(192p)”라고 말한다. 이것은 그에게 남아있던 욕망을 자신에게 들키는 순간이다. 그는 스스로가 역겹다고 고백한다. 다들 아이거를 오르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은 이미 올랐기를 바라는 것(132p)”이라는 그의 말에서 업적주의와 명예욕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는 무엇 때문에 산을 오르려는 것일까? “그가 많은 대가를 치르고 얻으려고 한 것은 방해받지 않고 혼자 나아가는 것이었다.(121p)” 조명은 그의 가장 자유로운 행위를 구속할 것이다. 결국은 철저한 고독만이 그를 자유롭게 함을 깨닫게 되고, 자연스럽게 단독등반을 한다.

 

그랑드 조라스 워커에 단독으로 오르던 그가 포기하고 중도에서 하산할 때,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느낄 법한 체념이 가슴 속에 스며들었다.(231p)” 추락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캐벗을 찾아가, 총을 들이대며 일어나라고 위협하는 것은 서른한 살에 힘을 잃은 자신을 향한 절규다. 캐벗처럼 산을 오르지 못하는 때가 올까 두려웠던 것일까? 쿠르드 딤베르거가 나는 산을 떠나선 살 수 없다(쿠르드 딤베르거 산의 비밀17p)”라고 말했듯이 랜드 역시 산을 오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다. 그는 산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사랑합니다.(195p)”라고 말한다. 계속 살아갈 이유를 거기서 찾고 있는 것이다. 산을 포기하면서 등반가 랜드는 죽었다. 암벽을 오르며 피톤을 뽑아 자신이 올라간 흔적을 지우듯, 삶의 자취를 지우고 익명성 속으로 사라진다. 샤모니에서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처럼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122p)” 임금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견디는 일이다. 그가 개리 헤밍과 같은 선택을 했을지 알 수 없다.

  

랜드의 모델이 된 개리 헤밍(1933~1969)은 히피 알피니스트다. 1960년 알프스에서 그의 등반은 당대 최고의 것이었고, 프티 드뤼에서 조난자들을 구하기 위해 벌인 영웅적인 등반과 사투는 샤모니의 전설이 되었다. 불우한 가정환경의 상처로 인해 그는 정신착란과 우울증을 앓았고 사회 부적응자로 떠돌았다. 그는 부조리에 저항하는 정신만큼은 잃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유일한 안식처는 바위였고, 그에게도 로열 로빈스라는 자일 파트너가 있었다. 그는 대부분 단독등반으로 무명의 험봉을 올랐다. 미국으로 돌아가 막노동을 하고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지만, 거기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자살로 36세에 삶을 마감한다. “죽음 따위는 두렵지 않다. 다만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이 두려울 뿐(심산 마운틴 오디세이203p)”이라고 했던 그는 산 위와 달리 산 아래에서는 길을 찾지 못했다.

 

랜드에게서 개리 헤밍 뿐 아니라 라인홀트 메스너헤르만 불의 영혼을 느낀다. 메스너는 낭가 파르바트를 단독으로 오르는 이유를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독행은 자유와 고독의 극치다. 이 둘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메스너는 고독이란 누구나가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것이지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힘을 이용할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낭가 파르바트 단독등반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인홀트 메스너 검은 고독 흰 고독70p)”고 말했다. 고독을 이용하는 경지, 거기에 존재로서 진정한 자유함이 있다.

 

발가락과 손가락에 온 신경과 힘을 집중시키며 암벽에 매달린 그들에게서 시시포스의 경련하는 얼굴, 바위에 밀착한 뺨잔뜩 긴장해 있는 육체”(알베르 까뮈 시지프 신화)를 본다. 상승보다 하강은 더욱 위험하고, 산 아래서 잠깐의 휴식은 다시 오르기 위해 내쉬는 숨과 같다. “암벽등반은 신화로 통하는 입구다.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암벽등반에 끌린 사람들에게 등반은 인생이 된다.(제임스 설터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275p)”

 

누군가의 실존적 행위! 나에게 그것은 독서다. 책을 읽을 수 없는 몸의 상태가 두렵다. 산을 오를 수 없으면, 사막을 건너고, 글을 쓰는 라인홀트 메스너에게서 그 힌트를 얻어 본다. 열심히 읽다보면 지금은 보이지 않던 길이 그때는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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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23 22: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마지막 단락 명 단락!

밑 줄 쫘악!^^

글을 쓰는 라인홀트 메스너가

이 리뷰
메달 걸어 줬으면 ^^

그레이스 2022-09-23 23:00   좋아요 4 | URL
^^
감사합니다
이 책 덕분에 새로운 등반의 세계를 알았습니다. 등반가들은 어쩜 그렇게 글을 잘 쓰는지...!

mini74 2022-09-23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뷰가 많길래 게리 헤밍 찾아보니 수염 덥수룩하니 완전 산사나이같더라고요. 그레이스님도 다른분들 리뷰도 그렇고 읽어보고 싶네요. *^^*

scott 2022-09-23 23:14   좋아요 4 | URL
미니님 말씀에 동감^^

그레이스 2022-09-23 23:21   좋아요 4 | URL
제가 읽은 알피니스트들은 대분분 수염이 덥수룩해요 ㅋ
1960년대 산기슭에서 살면서 히피처럼 살았던 등반가들이 많았대요.
다른 거는 허름한데 장비는 최고로 갖춘 분들.
요즘도 가끔 볼 수 있다고...!^^

새파랑 2022-09-24 0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시기 위해 그동안 등산 책을 읽으신거 같아요 ^^
이 책 아직 리뷰대회 안끝냐거죠? 수상하실거 같습니다 ^^

그레이스 2022-09-24 11:00   좋아요 4 | URL
랜드처럼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9-24 11:11   좋아요 3 | URL
아!
새파랑님
이 리뷰 쓰면서 김동률 엄청 들었어요.
가사보다는 선율에 흐르는 정서때문에!
김동률 좋아하시는 거 생각나서...^^
지금은 리플레이 듣고 있습니다.
가을이네요~

페넬로페 2022-09-24 1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은 책의 세계에서 라인홀트같은 사람입니다. 저도 수상하실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있는 책이라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2-09-24 11:02   좋아요 4 | URL
^^
원래 영화시나리오였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장면이 바뀌는것처럼 설명없이 장소와 시간이 바뀌어요.
그런데 저는 그게 좋았어요^^

서니데이 2022-09-25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주말 날씨가 좋아서인지, 토요일 뉴스에서 주말에 등산 가신 분들 화면에 나오기도 했었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남은 9월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9-25 22:08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9월 마지막 주간 잘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2-09-25 2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에는 그리고 그것을
받아 들이는 사람에게는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
가는 되길 기원하며.

그레이스 2022-09-26 16:54   좋아요 3 | URL

알라디너님들 모두 그러시길 기원합니다^^

희선 2022-09-28 0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냥 산에 오르는 것도 아니고 암벽을 오르는군요 그런 거 쉽지 않겠습니다 거기에 빠진 사람은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사람은 뭐든 빠져들 게 있어야 할지도... 그게 살아가게 하기도 하니... 하고 싶은 걸 못하면 괴롭겠지만, 다른 걸 찾는 사람도 있군요 그것도 대단한 듯합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09-28 06:25   좋아요 3 | URL
빙벽일때가 많죠^^
죽기도하고 정신착란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거기서 경험하는 무엇인가가 그들을 계속 오르게 하죠

scott 2022-09-28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리뷰 당첨 축🎉

그레이스 2022-09-28 17:49   좋아요 2 | URL
부끄럽게...^^
감사해요.
글쓰기가 좋아지는게 이런 데 도전하는 제 목표인데, 그래도 3등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scott 2022-09-28 17:51   좋아요 2 | URL
내 맘 👆등 이쉼 🤗

그레이스 2022-09-28 17:51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 🍊 🍊 🍊
♡♡♡♡♡♡♡♡♡

mini74 2022-09-29 11:37   좋아요 2 | URL
저도 축하드려요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 2022-09-29 14:57   좋아요 2 | URL
미니님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

yamoo 2022-10-01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코트님 말씀마따나 마지막 단락이 참 좋네요!
좋은 리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 2022-10-01 12: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 2022-10-01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리뷰 엄지척!
랜드와 캐벗, 자일 파트너라는 말이 콕 들어옵니다. 책 데려갑니다 ~^^ 땡스투유

그레이스 2022-10-01 17:0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저도 자일파트너라는 말에 깊은 의미를 두었어요~♡

서니데이 2022-10-03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가 와서 조금 아쉬웠던 개천절 휴일이예요.
편안한 휴일 보내고 계신가요.
10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그레이스 2022-10-03 21:53   좋아요 2 | URL
예~감사합니다 ~!

희선 2022-10-05 0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3등 하셨군요 축하합니다 이 책을 보시려고 다른 책도 보시다니 멋지네요 그렇게 하셔서 이런 글을 쓰셨군요


희선

그레이스 2022-10-05 08:1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이책을 보고 궁금한게 많아져서 다른 책들을 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