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 - 우주의 95%, 보이지 않는 어둠에 관한 과학 서사
아메데오 발비 지음, 김현주 옮김, 황호성 감수 / 북인어박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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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는 140억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으며 생겨난 이후로 계속 팽창을 거듭하여 아직도 관측하지 못할 부분이 있을 정도로 광대하다. 우주라는 시공간엔 물질이 있는데 우리를 비롯한 항성계 등을 구성하는 물질은 우주 전체의 5%에 불과하며 나머지 25%정도를 암흑물질이 나머지 70%를 암흑에너지가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양자는 모두 인간이 밝혀낸 네 가지 힘에 반응하지 않으며 중력에만 반응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때문에 이렇게 엄청난 양임에도 관측이 아직까지 불가능하다. 

 이중 암흑물질은 우주의 생성과정에서 중력작용을 하여 터무니 없이 부족한 물질이 지금의 은하구조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암흑에너지는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하는 힘의 근원으로 생각된다. 양자는 관측이 되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그 존재를 의심받았지만 있다고 생각해야만 모든 것의 아귀가 맞아 떨어지기에 관측되어 실증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힉스입자처럼 반드시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대개 언젠간 관측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은 우주의 기원과 그 구조의 발견을 통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을 담고 있다. 우리는 태양 빛에 늘 의존하여 살아가는데 태양은 늘 핵융합을 하기에 방금 만들어진 광자가 우릴 향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7분의 시간차로 말이다. 하지만 방금 내몸을 덮힌 광자는 7분 전이 아니라 사실 수십만년 전에 생성된 것이다. 태양의 내부에서 핵융합으로 광자가 만들어지면 주변 온도가 매우 높아 다른 물질들이 플라스마 상태이기에 광자가 계속 튕기고 반사되어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 광자는 거대한 태양외부에 도달하는데 무려 수만년에서 수십만년을 소요한다. 방금 쬔 햇빛은 인류역사보다 긴 세월을 살아온 셈이다.

 우주도 태양 내부와 비슷한 적이 있었다. 빅뱅 초기 에너지가 온도가 매우 높아 뜨거운 플라스마와 큰 에너지를 가진 수많은 광자가 가득했다. 이들은 서로 충돌하고 광자는 이동할 수 없는 소위 불투명한 우주에 있었다. 우주가 팽창하여 온도가 낮아지자 물질이 플라스마 상태에서 벗어나 하전입자들이 중성수소 원자가 되어 고아자가 우주로 퍼질수 있게 되었다. 이 시점이 빅뱅후 38만년정도 지난 시점이다. 이 때 온도는 3000k로 이는 태양의 광구 온도와 비슷하다. 이 뜨거운 복사들이 우주로 퍼져나갔고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해 복사의 파장도 팽창했는데 그래서 지금은 고작 3k정도의 마이크로 무선파 정도로 변환되었고 이것이 우주배경복사다. 

 이처럼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해 현재 우리가 관측 가능한 우주지평선은 약 500억 광년 정도이다. 물론 빛은 계속 이동하기에 우주 지평선은 조금씩 늘어나지만 우주도 계속 커지기에 관측 가능한 영역엔 한계가 자리 한다. 지금까지 관측 한 것중 가장 멀리서 일어난 것은 블랙홀이 붕괴되어 나오는 감마선 폭발로 우주가 생긴지 6억년 정도 된 후의 일로 추정된다. 그리고 우리가 관측한 것중 가장 오래되고 먼 신호는 당연히 우주배경복사가 된다. 

 우주배경복사가 생기기전인 빅뱅후 38만년전 이전은 광자가 나올 수 없었기에 우리에겐 사실상 영원히 관측이란게 불가능한 지점이 된다. 이걸 알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주에 있는 원자에서 방출된 희미한 신호를 찾는 것이다. 빅뱅후 30만년에 중성수소가 이온화한다. 그리고 최초의 별이 방출한 자외선으로 인해 중성수소가 다시 양성자와 전자로 분해되었다. 우주를 돌던 우주 배경복사는 이 양성자와 전자와 상호작용을 하여 아무 방향으로나 분산하거나 편광되는데 이 흔적을 연구하면 초창기 별과 은하형성시기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우주의 곡률은 초창기 중요한 문제였다. 우주의 곡률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평균밀도와 관련하는데 이 평균밀도가 세제곱미터당 10의 -29보다 크면 우주는 구형이 되며 낮으면 쌍곡면이 되고 비슷하면 편평하다. 곡률이 양수이면 거대하나 하나로 연결되는 구체같은 형태가 된다. 즉, 우주는 무한히 크나 크기가 정해져있다. 때문에 안정적이고 정적이고 완결된 우주로 초기 학자들은 이 개념을 선호했다. 반면 곡률이 음수면 우주의 한계는 없고 영원히 팽창해 나간다. 곡률의 계산은 삼각형을 통해 할 수 있다. 공간에 삼각형을 그려 그 내각의 합이 180도이면 편평한 것이며 180이상이면 구형, 그보다 작으면 쌍곡면이다. 다만 우주의 곡률이 매우 작아 삼각형의 길이가 거의 우주지평선가지 펼쳐져야 했는데 관측결과는 우주가 편평한 평면 기하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기서 모순이 발생했다. 이렇게 편평하려면 우주의 평균밀도가 위에 언급한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관측 결과 우주의 물질이 터무니 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암흑물질의 존재를 생각해내고 이를 상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암흑물질은 이렇게 등장했고 현재 모든 은하에 곳곳이 펴져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흑물질은 현재 직접 관츨은 어렵지만 중력렌즈효과 등으로 있는 것이 간접적으로 입증된다. 

 탄성의 법칙은 두 물체 간의 힘이 거리가 멀어질수록 감소하는게 아니라 거리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당기는 힘인 인력이 아니라 미는 힘인 장력으로 작용한다. 이 반발력이 우주가 팽창하는 요인인데 우주적 규모에서는 중력과 균형을 맞추는 정도지만 더 짧은 거리에서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우주가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팽창함에도 태양계나 은하내에서 서로간의 거리에 이렇다할 변화가 없는 이유다.

 허블상수는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진 두 은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상대적인 속도로 우주의 팽창률이다. 이는 비례법칙으로 두 은하가 두 배의 거리라면 두 배의 속도로 멀어진다는 뜻이다. 즉, 우리은하와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우리와 더욱 빠른 속도로 팽창하여 멀어진다는 셈이다. 우주의 팽창을 정확히 알려면 광원들의 거리를 측정해야 한다. 이는 Ia초신성으로 가능했다. Ia초신성은 쌍성계에서 하나가 수소의 고갈로 백색왜성이 되고 이후 다른 항성과 행성의 물질을 자양분으로 성장하다 어느 시점에 질량이 너무 커지면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다. 폭발 후 밝기가 감소하는 속도는 최대 밝기와 관련하는데 Ia초신성은 최대 밝기가 매우 짧아 방출되는 빛의 시간적 변화를 관측하면 폭발의 실제 광도가 유추되어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Ia초신성 관측 결과 우주의 팽창은 감속 팽창이 아니라 가속 팽창인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렇게 되려면 암흑물질을 포함하여도 물질의 밀도가 부족했는데 광활한 에너지인 암흑에너지가 그 밀도를 충족하기에 우주가 가속 팽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암흑에너지도 팽창의 설명을 위해 필요해진 것이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누군가 관측해낸다면 반드시 노벨상 감이라 생각된다. 우주의 생성원리나 근원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설명해낼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날이 기대되면서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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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Z (Z세대) -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로버타 카츠 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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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세대 혹은 포스트 밀레니얼은 글자처럼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를 칭한다. 이들은 인터넷이 등장한 1995년 이후 출생하여 이전 세대와는 달리 인터넷 이전의 세상, 즉 아날로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책 Z세대는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들 세대를 연구한 책이다. 디지털 플랫폼와 인터넷 공간에서 이들이 사용한 언어와 심층면접으로 연구를 구성하였는데 그래서 좀 더 흥미롭다. 물론 영미권 연구이기에 한국의 Z와는 또 다른 측면도 많다.

 Z세대는 자신의 정체성과 소속을 말할 때 새로운 어휘를 사용한다. 이들은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개인의 행복과 자기돌봄을 중시한다. 또한 탈위계적이면서도 협력적 방식으로 사회를 운영하려고 한다. 이들의 경험은 상당히 역설적이고 모순적인데 과거 어느 세대보다도 디지털 도구의 등장으로 발언권(유튜브, 밈, 틱톡 등의 SNS)의 수단이 많으면서도 현실 세계에선 자신의 힘이 위축되었다고 느낀다는 점이며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기 세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 해결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나 윗세대에게서 물려받은 문제들, 그러니까 기후위기, 폭력, 젠더문제, 인종차별, 정치체제의 실패와 부유해질 가능성의 낮아짐에 대해서는 심히 비관적이다. 

 Z세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그들은 선명한 자기 정체성을 지니고 원치 않는 압박과 요구에 그 선명한 정체성을 이용해 자신을 규정한다. 이들은 개인의 정체성, 목적의식, 그리고 공동체 또는 그것을 지지하고 정교하게 만드는 공동체에 소속된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위계질서를 거부하고 평등과 협업을 바탕으로 목소리와 권력이 고르게 배분되는 수평적 리더쉽을 지향하고 확고한 가치관을 갖는다. 

 먼저 정체성을 살펴보다. 디지털 시대에 정체성은 개인의 여러 특성이 복잡 다단하게 얽힌 혼합물이자 신중한 탐색의 결과물이 된다. Z세대에게 정체성이란 거대한 사회집단 내에서 스스로 주장하고 개인적으로 형성해야 할 사회적 개념에 가깝다. 그래서 이들의 정체성은 고유하고 미세한 조각들로 구성되며 유연하고 심지어 교차적이다. 또한 형성과정에서 인터넷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의 정체성이 매우 복잡하고 유연하며 교차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것이 성정체성이다. Z세대의 성정체성은 매우 다양하다. 논바이어리(남성, 여성 정체화 거부), 시스젠더(태어난 성과 일치하는 성정체성), 트랜스(남성, 여성 어디도 아니며 심지어 논바이어리도 아님), 젠더 비순응자(젠더의 표현과 정체성이 남성, 여성, 양성을 오감), 젠더 플루이드(남성, 여성쪽으로 확실한 정체화가 아님, 양자를 오감), 젠더 퀴어(사회적 범주로서의 젠더를 부정)가 그런 것들이다. 물론 이것도 범주화 한 것이며 이것조차 오가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 양상은 더 복잡다단하다. Z세대의 정체성 중 성이 유독 복잡한 것은 민족, 인종개념 등은 거의 주어지고 스스로 탐험할 여지가 적은 반면 성정체성은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인종과 민족 정체성의 이면과 다문화주의, 인종 간 관계,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을 존중하려는 욕구가 고도화하면서 이조차도 점점 미세하게 구분하고 있다. 또한 Z세대의 대부분은 종교를 거부한다. 그러나 이것을 정체성과 관련지어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유산, 문화나 민족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탐험할 만한 가지 정도는 있다고 본다. Z세대는 이처럼 남들과는 달리 매우 세분하여 자신의 정의하는 미립자 정체성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며 이 정체성은 남에게 진정성 있고 솔직하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디지털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디지털 도구들이 개인의 어떤 삶은 디지털 플랫폼에 공개할지 신중하게 선택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편 디지털 기술 때문에 이들의 정체성은 도전 받기도 하는데 디지털 플랫폼에 자신의 정체성이 공개되고 진정성을 요구 받기에 이를 지켜나가고 실천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실제 정체성과 디지털 플랫폼의 다른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정체성이 다른 경우 양자의 경계선이 흐려져 진정성이 도전 받는 경우도 생겨난다. 

 Z세대 두 번째 특성은 조립식 소속감이다. Z세대는 안정성과 사회적 정착을 원하면서도 한 집단에 모든 정체성을 투사하거나 평생 한 집단에 메이지 않는다. 인터넷은 정체성의 경우처럼 자신이 속할 수 있는 집단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준다. 심지어 없다면 자신이 만들어 낼 수 도 있다. 모든 SNS 플랫폼들은 저마다의 거품방울 아래로 고유한 하위문화와 언어를 생성하여 여러 유형의 조립식 소속감을 갖는 작은 공동체를 형성해낸다. 

 Z세대는 조립식 소속감을 실천하며 새로운 사회 실험을 시작한다. 저마다 고유한 조합으로 구성되고 복수의 커뮤니티에 소속됨으로써 표출되는 이들의 정체성은 고유함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각자에게 다층적인 사회적 지지를 제공한다. 이들의 소속감은 본질적으로 유연하며 비공식적이고 담화적이다. 

 Z세대의 마지막 특성은 위계의 거부와 평등성이다. Z세대는 부모세대와는 다르게 기성세대, 전문가들과 교훈적 진리, 그 밖에 전통적 형태의 위계적 권위를 경계하고 불신한다. 위선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며 진정성에 집착하는 이 세대는 종교처럼 물려받은 가치와 관행의 상당수를 거부하거나 변형하여 수용한다. 그래서 전통적 제대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옅다. Z세대는 과거 제도에 의존하여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스스로의 힘으로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으며 그래서 자급자족, 자기의존, 자기의지를 선호한다.

 Z세대는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그룹을 위해서 기꺼이 책임지려는 수평적이고 헌신적인 리더를 선호한다. 그들에게 리더는 더 잘난 사람이 아니라 남을 위해 헌신하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며 리더십은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시보다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이들은 협업을 매우 중시하는데 기존 세대는 위계 구조에서 시키는 대로 해왔기에 모든 것을 협업하려는 이들의 등장이 모든 사회조직에서 당황스럽다. 협업과 가벼운 리더쉽을 선호하는 경향을 이 세대의 지향성과 가치, 특히 개인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공동체, 공정에 대한 열망과 관련이 깊다. 협업을 지향하면서도 개인의 자율성도 함께 보장해주는 사회구조의 새로운 탄생이 어쩌면 Z세대의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회학자들은 이들의 동료생산 방식이 새로운 사회 위계구조를 대체할 수 있을지 바라보고 있다. 

 Z세대는 이렇게 당차면서도 불안하고 의존적인 면도 있다. 우선 이들은 생각보다 부모세대의 이존한다. 경제적 위기로 인해 부모 세대는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Z세대가 어려서 부터 프로젝트 관리자처럼 일상의 문제를 세심하게 계획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왔다. 이에 의존해온 이 세대는 이런 문제로 인해 경제적, 정신적 독립심이 생각보다 부족하다. 또한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정신건강문제가 좋지 않다. 수천수만가지의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관계의 가능성이 무한해 보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선택이 더 어렵고 여기서도 소속되지 못하면 더욱 큰 고립감과 외로움에 시달린다. 또한 이들은 급격한 사회변화와 포격, 갈등, 경제성장에 대한 불신, 정치불안정을 바라보며 자라났기에 정보 과부하와 스트레스성 뉴스에 시달렸다. 이들은 사회와 어른을 믿지 못하기에 이런 정서적인 문제해결은 자신(45%)과 또래집단(25%)에 상당히 의존한다.

 이처럼 Z세대는 많은 사회 문제를 양산하고 중첩시켜 악화시킨 이전 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르며 수평적 리더십과 협력, 민주시민성으로 이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세대다. 하지만 의외로 취약한 면이 있으며 전통의 의지하지 않기에 정체성이나 소속감도 쉽게 흔들리기 쉽다. 이런 이들은 기성세대가 잘 이해하고 사회에 잘 안착시켜주는 것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이들은 향후 100년을 살아가며 기후위기 문제, 미중갈등, 경제위기, 민주주의 실패, 정치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마주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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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 - 행복한 미래 학교,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최우성 지음 / 성안당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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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교육이라고 제목은 달았고 그 부분도 많이 다루지만 실제론 교육과 학교 현장의 여러 사안에 대한 저자의 글모음 책이다. 저자는 중등수학교사 출신이지만 여러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책에 잘 정리했단 생각이다.

 교육 3주제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하지만 현재 교사는 패싱당하는 존재에 가깝다. 학부모는 교육수요자이자 민원의 생산자로 상당히 조심스레 다뤄지며, 학생은 학생인권조례로 보호받지만 교사에 대한 보호장치는 거의 전무하다. 또한 고등이 아닌 초중등 교육 정책 역시 고등교육담당자인 교수에게 자문하지 교사는 통계정도나 검토로만 참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육정책은 현장성이 떨어지는 운명을 맞게된다. 저자는 여기엔 교사가 정치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학교는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에 상당히 의존한다. 기간제의 비율은 유치원 8.6%, 초등 5%, 중학교 18%, 고등학교 19.9%로 위로 갈수록 의존도가 심해진다. 그리고 전체 교원 중 기간제의 비율은 낮은 편임에도 담임교사를 맡는 경우는 전체 기간제 교사 중 무려 49%나 된다. 이는 중, 교교로 갈수록 심해진다. 모든 기간제 근로자는 2년 이상 근무할 경우 기간제 법에 따라 무기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나 기간제 교사만은 예외다. 이들에 대한 차별은 문제가 있다. 

 1967년 학교보건법에 제정되어 학교엔 보건실과 보건교사가 생겨났다. 그런데 이 법에 의하면 학교는 학교의사와 학교약사도 두어야 한다. 18학급 이상의 초등학교는 학교의사와 학교약사 각 1명 보건교사 1명을 18학급 미만은 학교의사와 약사중 1명 보건교사 1인 배치가 기준이다. 중등학교는 같은 인원인데 9학급이 기준이다. 한국정부는 특히 교육쪽에 자신들이 정해놓은 법을 아예 지키지 않는 경우가 태만인데 의사와 약사를 배치해야하는 줄은 몰랐다. 아마 배치한 학교가 실제로 있을까 싶다. 하여튼 한국의 큰 학교에 근무하는 보건교사의 경우 상당한 업무량에 시달리는데 배치기준이 학급수이기에 더 그런 측면이 있단다. 외국은 인원수로 배치하는 만큼 한국도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래교육은 인공지능과 로봇, 첨단기술의 대두로 이들 기술과 대등하거나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래학교는 학생의 상상력과 잠재력은 발휘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학생중심교육과정으로 방향을 정하고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 학생은 이를 통해 스스로 또는 같이 배우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배양해야 하는데 아직도 학교는 교과지식 중심으로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를 운영한다. 미래의 주요 능력은 상상과 공감, 협업, 상생, 협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중심 수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시도, 단위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이 서로 연계되고 교육에게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자율권을 대폭 강화하여 교육과정을 학생중심으로 디자인할수 있게 하여야 한다. 또한 초중고 역시 대학처럼 학점제를 도입하여 학생이 주문, 선택, 수업을 꾸려나갈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사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교사는 성취기준에 의한 교과지식전수만을 목표로 삼으며 이에 매진한다. 교육과정 디자이너 및 촉진자로서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교육과 연계하여 교육생태계를 구성하는 마을교육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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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펼치는 회복적 생활교육
황진희 지음 / 교육과실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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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세월 동안 학교의 첫 번째 역할을 지식전달이었다. 최근 이는 많이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 그 위상은 공고하다. 때문에 교사는 교과 지도에 중점을 두었으며 생활 지도는 부수적이었다. 한국 사회와 학교에서는 대개 응보적 처벌이나 생활 지도가 중점을 차지한다. 응보적 생활지도는 가해자의 처벌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이는 부작용이 있는데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피해자가 잊혀진다는 것이다. 언론이나 사회에서는 가해자의 악함과 그 처벌의 무게만을 떠들게 되어 있으며 가해자 역시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과는 고사하고 거짓 언론 플레이나 재판에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 응보적 생활지도는 교실내에선 관계를 단절하고 힘의 피라미드를 강화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회복적 생활 교육이다. 회복적 생활 교육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바라보는 것이다. 누가 어떤 피해를 입었고 어떻게 하면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다. 학급에서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서로 존중하는 공동체성이 생성되며 학생에게 정당한 힘을 발휘할 권리를 돌려주고 공동체가 함께 약속을 정하고 동의하는 과정에서 자발적인 책임을 부여한다. 

 회복적 생활 교육에선 하부구조가 핵심이다. 여기서 하부구조는 평화로운 관계를 맺는데 성공하여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정착된 공동체를 말하며 그렇기에 강한 평화적 또래 압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회복적 생활 교육에선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평화로운 하부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하게 된다. 

 학생들이 자율성과 주체성, 책임감을 지닌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하려면 먼저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 필요한 규칙을 제안하고 토의하도록 교실의 주도권을 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스스로 만든 규칙이 존중의 약속이다. 일방적 규칙과 스스로 정한 약속은 차이가 크다. 규칙은 선생님이나 관리자, 권위로부터 비롯하며 대개 근원을 알수 없다. 또한 지키도록 강제되며 어기며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약속은 학생과 구성원이 지정하며 약속이 필요하다 느낄때 제정하고 자발적으로 준수된다. 또한 어길경우 처벌보단 사과나 해명, 대화를 통해 해결하므로 자발적 합의와 책무가 따른다. 

 책에는 장마다 그림 책이 매번 등장하며 그 그림책과 관련한 일화와 더불어 학생들이 관계를 맺고 평화로운 하부구조를 생성하기 위한 매우 다양한 활동이 등장한다. 이를 일년 간 학생들과 함께 해나간다면 올바른 관계맺기가 가능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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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 -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개정증보판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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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몹시 타인의 마음을 잘 알고 협력도가 높은 동물이지만 그래도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하여 배우자 및 아이를 키우며 함께 살게 되고, 그리고 그 외에도 타인을 여러 집단에서 꾸준히 만나야 하기에 다른 사람과의 올바른 관계 맺음은 한 사람의 인생에 질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런 타인과의 관계맺음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능력주의로 줄 세우기 위해 교과 지식만을 가르칠 뿐이며 그 안에서 서로 지지고 볶으며 알아서 서로 협력이란걸 배우겠지 하고 막연히 기대하는 수준이다. 물론 당연히 그 결과는 실패다. 생각해보면 한국만큼 교육현장에서 이렇다할 인성교육이나 다른 사람과의 협력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곳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책 비폭력대화는 글자 그대로 다른 사람과 폭력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 방법을 설명한다. 2005년 정도에 나온 책인데 아직도 위력이 막강하며 좋은 책이다. 교육현장의 교사는 물론, 학부모, 그리고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꼭 읽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인간은 대부분 자신을 비폭력적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론 거의 모든 사람이 폭력적이다. 이는 폭력에 대한 오해 때문인데 우린 폭력이란 살인, 강간, 강도, 전쟁, 폭행, 욕설처럼 직접적이고 무력적인 부분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폭력은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 사랑과 존중, 이해와 감사, 배려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때문에 우리 대부분은 늘상 거의 타인에게 폭력적인 편이다. 

 저자는 비폭력적 대화를 익혀야만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에 도달하는 4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우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관찰할 때는 평가와 관찰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린 대개 상대방을 평가하려 들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 관찰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 이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자신의 내적 동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르도록 어릴적 부터 강요받고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이런 우리 느낌을 일으키는 욕구, 가치관, 원하는 바를 찾는 것이다. 마지막은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나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느낌을 파악한 후, 왜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고찰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부탁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서로를 삶에서 소외시키는 폭력적 대화를 한다. 폭력적 대화의 양태는 이렇다. 첫째로 도덕적 판단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상대방의 언행을 나쁘거나 틀렸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둘째는 비교하기로 비교 역시 타인을 마음대로 판단하는 형태의 하나다. 셋째는 책임 부정하기다. 이는 사람이라면, 연장자라면, 선생님이라면, 민주 시민이라면 등등의 형태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솔직하게 다가가는 것을 부정하게 한다. 마지막은 자신이 원하는 것의 강조다. 

 사람은 좀처럼 공감을 잘 하지 못한다. 공감이란 사실 다른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개 공감하는 대신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조언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거나 우리의 견해나 느낌을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공감은 이와는 달리 상대방이 하는 일에 우리의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공감의 장애물은 주로 조언이나 한술 더 뜨기, 가르치려 들기, 위로하기, 다른 이야기 꺼내기, 말을 끊기, 동정하기, 심문하기, 설명하기, 바로 잡기 등이다. 

 또한 사람은 자신의 내면의 욕구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저자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그로써 욕구가 충족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또 그 결과가 축하할 일인지 아니면 후회할 일인지와 관계없이 그 순간 자신의 욕구와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다. 우리 행동 뒤에는 진정한 욕구를 가리는 다양한 에너지들이 있는데 이를 테면 돈을 위한 노력,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 처벌을 회피하려는 노력, 수치심을 회피하려는 노력, 죄책감을 회피하려는 노력, 의무감에서 비롯되는 것 등이다. 

 비폭력적 대화를 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이 쉽게 분노하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 화가나는 것은 결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자극일 뿐이지 궁극적 원인은 아니다. 때문에 분노를 표현하는 첫 단계는 다름 사람들을 우리 분노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노의 원인은 비난하고 판단하는 우리의 생각 속에 있는 것이며 바로 우리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노는 우리가 마음속에서 충족하지 못한 자신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머리로 올라가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분석하는 행위다. 

 따라서 분노는 4가지 단계로 표현해야 비폭력적 대화가 달성된다. 첫 번째는 우선 멈추고 숨을 크게 쉬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의 비판적인 생각을 인식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것을 자신의 욕구와 연결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자신의 느낌과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연결하는 것이다. 

 비폭력적대화에선 갈등해결 단계가 있다. 우선 우리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 다음은 상대가 자신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그들의 진정한 욕구를 찾는 것이다. 세 번째는 우리가 상대의 욕구를 정확하게 찾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그들이 하는 말에서 그들의 욕구를 다시 찾아내는 것이다. 네 번째는 쌍방이 서로의 욕구를 정확하게 듣기 위해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감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그 상황에서 양쪽의 욕구가 분명해지면 우리는 그것을 긍정적인 행동언어로 정리해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비폭력적 대화에선 감사를 표시하는 세 가지 방법도 제안한다. 우선 우리의 행복에 기여한 그 사람의 행동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이다. 다음은 그 행동으로 인해 나의 욕구가 어떻게 충족되었는지를 말하고 마지막은 그 욕구들이 충족되어 생기는 즐거운 느낌을 말해주는 것이다. 

 책에 나온 비폭력적 대화는 여러 면에서 쓸모가 많아 보인다. 우린 일상생활에서 가족에게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에게, 직장에서 동료와 상사, 후배에게 사회에선 처음 보는 일반 다른 사람에게, 정치적으로나 웹상에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마구 폭력적 대화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예는 무척 놀랍다. 저자는 유대인인데 차별을 많이 받은 민족인만큼 택시를 탔을 때 그가 유대인인지 모르는 택시기사가 유대인에 대한 차별적 언사를 펼친다. 엄청난 분노가 끌어 올랐으나 저자가 한 행동은 잠시 숨을 고르가 그가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욕구를 알아내기 위해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 와중에 그와 공감하며 이해가 되기 시작해 자신의 분노가 풀어졌고 그 후에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히고 그의 언어 때문에 불편했음을 밝히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며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비폭력적 대화로 마무리되는 장면이었다. 

 한국 사회는 능력주의로 인한 승자독식의 사회로 무척이나 갈등이 심하다. 정치권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서로 비폭력적 대화를 사용해나간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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