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배터리 레볼루션 - 향후 3년, 새로운 부의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법
박순혁 지음 / 지와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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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한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이 인근 경쟁 국가가 따라오기 힘든 초격차를 갖고 있다는 책을 본 적이 있다. 한국은 반도체 외에도 이차전지, 즉, 배터리 부분에서도 상당한 기술을 갖고 있다는 기사를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초격차 수준이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은 한국의 배터리가 인근 국가가 웬만해선 따라오기 어려운 초격차 수준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의 배터리 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반도체 기업들을 가까운 시일 내에 상회할 거란 주장을 담고 있다. 독서 이후 추천한 기업을 알아보니 실제로 주가가 엄청나게 오르긴 했다. 미리 책을 보았다면 이란 아쉬움이 컸다. 

 테슬라는 미국 제1의 전기차 기업이지만 원래 자동차와는 무관한 기업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보면 전통의 내연 기관차 업체는 의외로 부진한 반면 완성차 업계에선 듣도 보다 못한 기업이 득세하고 있다. 원래 내연기관차는 축적한 오랜 기술을 요구하는 부분으로 그로 인해 후발주자들이 따라잡기 거의 불가능했다. 지금 위세등등한 중국이나 인도도 내연기관차 부분만큼은 거의 포기상태였는데 전기차로 판세가 뒤집히며 이들도 막강한 내수시장을 압세워 선두로 치고나가고 있다. 이는 전기차의 단순한 구조로 인해서인데 배터리와 모터, 차체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는 연료통에서 연료를 분사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폭발시켜 에너지로 전환하고 열을 식히고 관리하는 등 수많은 관련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비하면 전기차의 구조는 그야말로 장난감 수준이다. 

 이렇기에 후발주자가 차를 생산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모터는 그렇다쳐도 배터리는 상당한 기술이 요구된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밀도다. 즉, 같은 배터리 무게나 부피당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저장가능하냐의 여부다. 한국 배터리의 주력은 니켈함량이 90%에 이르는 NCMA, NCM9, Gen6등이다. 이들의 에너지 밀도는 305kw/kg수준으로 중국의 배터리는 165kw/kg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이 LFP방식 배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배터리는 경쟁국인 중국이 것보다 무게는 절반정도에 불과하면서 에너지 저장량은 거의 2배 수준이다. 즉, 한국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1회 주행거리, 가속력, 실내공간크기, 화물선적에서 압도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셈이 된다. 

 배터리의 핵심은 양극재다. 배터리는 양극에 물질이 있고 가운데 이동매개체인 전해질이 있는데 양국에 있는 물질이 바로 양극재다. 이 양극재의 기술진입장벽은 매우 높은데 이것의 비용이 배터리 가격의 50%를 차지한다. 양극재에는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이 들어가는데 여기서 가격이 비싸고 원료가 부족한 코발트를 크게 줄이고 니켈의 함량은 90%까지 높인 것이 하이이켈로 품질이 우수하며 가격이 비싸다. 이것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의 4곳인데 바로 한국의 LG화학, 에코프로비엠, 앨앤에프, 포스크 케미칼이다. 

 양극재를 만드는 공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혼합으로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등 혼합물질을 섞는 과정이다. 다음은 소성으로 혼합된 물질을 열을 가해서 익히는 과정이며, 분쇄는 소성과정에서 만든 알갱이를 쪼개서 일정한 크기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세정으로 알갱이에 붙은 잔류리튬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며 코팅은 입자의 형태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다음엔 다시 한 번 소성과정을 거치며 마지막은 포장으로 겉표면을 감싸 안정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저자는 배터리 책을 쓰다보니 전기차를 강조하지만 수소전기차 역시 매우 중요하며 그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기차가 과도하게 광물 의존적이라는 점이다. 배터리의 주재료가 리튬이다 보니 이런 필수 희귀 금속의 가격이 폭등한다는 점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이렇다할 광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음은 송배선의 문제다. 모든 가정에 전기차가 보급되면 각 가정의 전기수요가 딱 지금의 2배가 된다. 그렇다면 도시에 송배선을 확장해야하는데 이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수소차는 내연기관 완성업체에 유리하다. 수소차는 전기차와는 다르게 연료보급장치, 열관리시스템 등이 필요해 복잡한 구조에 대한 기술을 보유한 기존 업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대형트럭등 장거리 운송차량엔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압도적으로 적합하다는 점이다.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이 있다. 원통형은 가장 전통적인 구조로 구조상 내부에 열이 잘 모여 위험하다. 그래서 원통형은 오랜 기간 지름 18mm에 높이 65mm를 사용해왔다. 기술이 발전하며 이것이 조금 커지는 수준인데 테슬라 모델 3에는 2170원통형 배터리가 4300개 들어간다. 원통형 여러 개를 붙이는 방법인데 당연히 쓸모없는 빈 공간이 생겨난다. 또한 각각의 껍질이 있는 배터리가 4300개가 있다보니 무거워진다. 사용공간 대비 비효율이 큰 셈이다. 

 각형과 파우치 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각형은 원통형 같은 데드 스페이스는 없으나 껍질의 무게와 부피가 크다. 파우치형은 배터리를 감싸는 아주 얇고 갸벼운 견고한 비닐 재질을 쓴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여기에 파우치형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원통형이나 각형은 배터리의 형태가 정해져 제품이 이에 맞춰져야 하지만 파우치형은 배터리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가능하다. 실제 배터리 관련하여 특허는 테슬라가 고작 700개 중국의 CALT가 4000개를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의 LG에너지 솔루션은 2만 4천개다. 

 다음은 주가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원 수준으로 시가 총액이 360조에 달한다. 반면 LG에너지 솔루션은 120조로 2위다. 3배의 차이인 셈이다. 저자는 이것이 가까운 시일내에 뒤집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향후 배터리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규모를 압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간 반도체 시장은 600조 규모인데 이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뉜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중 비메모리를 석권하여 200조 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이차전지 시장은 매년 28%고성장하고 있으며 자동차는 고가로 메모리 반도체의 10개급 시장이다. 전기차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인간과 지구를 급습하는 기후위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중심으로 내연기관차는 가까운 시일내에 법적으로 퇴출된다. 세계 연간 자동차 시장은 1억대인데 배터리 가격이 1차량당 2천만원 수준으로 2000조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세계연간 자동차 시장은 중국2500만대, 미국2천만대, 유럽연합 1500만대 수준인데 이 중 미국시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은 인구밀도가 작고 땅이 넓어 큰 차량이 요구되고 따라서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한국 배터리 업계의 성장성과 시장성, 그에 따른 주가의 미래를 매우 높이 보고 있다. 과연 이렇게 될 지 두고 볼 일이지만 현재까지는 그 예언이 실현되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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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제너레이션 : 챗GPT가 바꿀 우리 인류의 미래
이시한 지음 / 북모먼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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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 gpt가 나온지도 벌써 반년 정도 되었다. 그 성능에 놀라 다른 경쟁기업들은 초기 주가가 좀 떨어졌고 자신들의 생성형AI를 빠르게 내놓느라 부산했다. 그리고 몇몇 발 빠른 자들은 이 gpt를 이용해 사업을 펼치고 있고, 또 발 빠른 자들은 이를 자신의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또 다른 사람들은 그 활용법을 팔아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절대 다수는 gpt는 커녕 인터넷 조차도 제대로 쓴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디지털 강국이라는 한국 만해도 허울만 좋을 뿐 국민들의 디지털 활용 능력을 조사해본다면 생각보다 참담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단 생각이다. 학교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교육하는 일은 없고 직장에서도 철저히 디지털과 먼 곳도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본 책은 챗 gpt에 대한 두 번째 책이다. 사실 챗 gpt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책이 쏟아진다. 막상 읽을만한 것을 고르기 어려울 정도인데 몇 년 전의 암호 화폐책이다. 부동산투자책, 메타버스 관련 책들도 그랬던 것 같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챗 gpt에 대한 느낌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매체를 여러 분야에 어떻게 활용할지 개략적인 방법과 생각을 펴낸 책이란 것이었다. 그래서 gpt를 이용한 구체적인 뭔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것이 나을 것 같고, gpt가 뭔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겐 그래도 어느 정도는 볼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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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 디지털 인프라를 둘러싼 국가, 기업, 환경문제 간의 지정학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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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의 압도적 주 요인은 에너지 사용이다. 산업, 교통, 건물의 에너지 이용이 온실가스 배출의 75% 가까이 되며 나머지 25% 정도가 먹거리인 농축산업에서 배출된다. 기후 위기 책 상당수는 비중이 낮음에도 농축산업에 집중한다. 아무래도 동물의 고통에 대한 공감, 그리고 먹을 거리 정도는 개인 차원에서도 당장 어떻게 해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당장 채식을 하긴 쉬워도(물론 매우 어렵다)산업이나 건물은 당장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온실가스 배출의 75%나 되는 산업에 대한 비판이나 주목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디지털 산업에 대한 지적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는 디지털이 탈물질산업으로 여겨져 직접적인 탄소배출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편지 하나만 봐도 그렇다. 전통적 아날로그 방식의 편지는 종이를 사용하고, 이를 우체부가 탄소를 배출하는 교통 수단으로 장거리 이동하여 배송한다. 하지만 이메일은 약간의 전기를 사용하여 기기를 이용해 작성하고 보내면 끝이다. 받는 쪽에서도 매우 약간의 전기 만을 사용할 것이다. 여기에 탄소 배출이 있다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선 제조과정에서 많은 자원과 탄소를 배출하는 컴퓨터가 세계적으로 생산되어있어야 한다. 거기에 인터넷 망을 통해 배송되니 상당한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이 필요하고, 여기에 이메일을 무료 제공하는 플랫폼이 운영하는 거대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요구된다. 여기서 배출되는 탄소를 이메일 하나당으로 계산한다면 과연 아날로그 방식보다 적을지 의문이다. 탈물질산업으로 여겨지는 디지털 산업은 이처럼 상당히 철저하게 엄청난 물질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이런 디지털의 물성을 탄소 배출의 측면에서 고찰한 것이 책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이다. 

 책인 서두부터 기후세대를 비판한다. 이들은 Z세대로 출생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라났으며 인터넷 이전의 시대를 알지 못한다. 이들은 기후 위기를 일으킨 앞 세대를 비판하며 어느 세대보다도 기후 위기에 민감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들 세대가 기후 위기에 앞장서고 있다. 기후 위기세대는 어느 세대보다도 육식을 즐기고, 해외여행에 적극적이며 디지털 기기를 항상 끼고 살기 때문이다.(이들은 하루 7시간 22분을 여러 가지 기기가 제공하는 화면 앞에서 소모한다) 이들이 좋아하는 이 세 가지는 모두 상당량의 탄소를 배출한다. 때문에 저자는 기후 위기 세대로 인해 기후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산업의 총 전력소비는 2025년이면 전체의 20%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성장세도 엄청나서 매년 전력소비가 5-7%상승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여파로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 5G통신, 인공지능, 로봇의 개발과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므로 전력 소모의 증가는 이 예상을 한창 웃돌 수도 있다. SNS상에서 내가 찍은 좋아요는 바로 옆 기기로 거의 동시에 불과 수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동은 그렇지 않다. 나의 좋아요는 해저케이블로 이동하고 이통사업자나 인터넷 모뎀의 4G안테나를 거쳐 건물의 공유기에서 인도 아래의 구리관으로 이동한 후 데이터 센터으로 이동하고 나서야 다른 기기로 이동한다. 고작 수미터 이동을 위해서 디지털 메시지는 실제로는 수천km를 이동하는 셈이다. 

 디지털 기기의 대표주자 스마트폰은 그 제조과정에서 상당한 자원을 소모한다. 스마트 폰에는 이름처럼 온갖 기능이 들어가있는데 캠2개, 마이크3개, 적외선 센서1개, 근접성 탐지기1개, 자기계1개, GPS, Wifi, 블루투스, 4G통신 같은 기능이 기본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에는 금, 리튬, 마그네슘, 규소, 브로민등 무려 5가지 이상의 원자재가 들어간다. 그리고 모든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통신망인 케이블, 라우터, 와이파이, 접속단자, 데이터 센터등의 구축은 그야말로 어떤 산업보다도 엄청난 물질적 인프라를 요구한다. 이 거대 하부구조가 독식하는 지구 자원은 엄청난데 구리 12.5%, 알루미늄7%, 팔라듐15%, 은23%, 탄탈럽40%, 안티보리41%, 베릴륨42%, 루테늄66%, 갈륨70%, 저마늄87%, 터븀88%에 해당한다.

 더군다나 디지털 기술은 빠르게 발전한다. 때문에 세대교체가 빨라 이 거대 인프라는 빠르게 구식 폐기물을 양성한다. 1995-2015년가지 웹사이트 페이지의 무게는 무려 115배 증가했는데 이는 부하되는 데이터의 소모나 기능의 요구량이다. 때문에 각 디지털 기기는 과거보다 새로운 사이트나 플랫폼에 들어갈 때마다 더 많은 명령행을 요구받으며 느려지고 이 때문에 사용자는 더 나은 기기를 빠르게 요구받게 된다. 지난 30년간 컴퓨터의 수명은 11년에서 4년으로 짧아졌는데 스마트폰의 수명은 이보다 더 짧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매년 15억개가 판매될 정도로 교체가 잦은 소모품이다. 여기에 제조업체들은 디지털 기기의 오랜 사용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빠른 기기 교체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해 스프트웨어를 교체하고 이전 기기가 이 소프트웨어에 적합하지 않게 설계한다. 또한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이전 기기의 예비부품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사용자로 하여금 빠른 기기 교체를 강제한다. 

 때문에 저자는 품질 보장기간을 연장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출시해도 이것을 향후 10년간 과거 프로그램과 호환가능하게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업이 시장에 내놓은 기기에 대한 부속품을 반드시 제공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페어폰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전화기가 친환경적이고 금속이 윤리적인 방식으로 채굴된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이 내뿜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선 우리는 가급적 페어폰을 쓰고 그 주기를 7-8년 정도로 유지해야한다. 

 저자는 우주의 암흑물질에 빗대어 디지털 산업의 MIPS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 서비스 단위당 투입된 물질을 의미한다. TV 한 대의 MIPS는 1:200-1:1000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1:1200에 달한다. 가장 심한 것은 반도체 칩인데 고작 2g짜리 칩의 제작을 위해 32kg의 원자재가 필요하다. 이는 1:16000의 비율이다. 디지털 산업의 기반인 이 칩을 한국의 삼성,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등이 매년 1조개 정도를 만들어 낸다. 반도체의 웨이퍼는 원료가 되는 규소는 채굴과정, 섭씨1400도에서의 용해, 극 자외선을 만드는 기계에 사용되는 빛 에너지와 수십차례의 판 세척등의 공정을 거치며 완성되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모한다. 집적회로는 제조 단계마다 탈 이온수로 세척해야 하므로 막대한 물이 소요되고 대만의 TSMC는 매일 15만 6천톤의 담수를 사용한다. 몇 년 전 대만이 가뭄위기로 난리가 났을 때도 TSMC에 물을 몰아준 이유다. 

 디지털 플랫폼의 핵심엔 데이터 센터가 자리한다. 전 세계에는 수백만개의 데이터 센터가 존재한다. 이는 우리가 데이터를 상당히 많이 생산하기 때문인데 우리는 하루에 5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양산한다. 이는 데이터 시대의 시작부터 2003년까지 인류가 생산한 데이터의 총량과 같다. 그걸 매일 생산하는 것이다. 인간은 분당 페이스북 로그인 130만회, 구글검색 410만회, 유튜브 시청 470만회, 온라인 쇼핑액 110만 달러를 지출한다. 이렇게 항상 디지털에 우린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많은 산업과 기반이 여기에 연동하기에 클라우드는 항상 늘 기능하는 하이퍼 대기상태여야 한다. 

 그래서 클라우드 기업들은 더 큰 낭비를 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비용과 보안을 이유로 본사에서 데이터 센터 및 서버를 구축하기 보다는 클라우드 전문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클라우드 기업은 항상 실수가 없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때문에 우선 그들은 에너지 분배망을 증폭한다. 하나는 언제든 꺼질 수 있으니 한 데이터 센터의 두 개의 장치와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이런 데이터 센터를 세계 여러 지역에 중복 설치 해 놓는다. 만일을 대비해서다. 또한 트래픽 피크에 대비해 과잉으로 인프라를 구축한다. 일년에 몇번 있지도 않을 과도한 트래픽으로 인한 중단을 대비해 상당한 큰 장비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들도 항시 켜져 있기에 데이터 센터의 전력 90%는 낭비된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인간이 보내는 이메일 한 통은 최소 0.5g의 탄소를 배출한다. 하지만 용량이 큰 첨부파일이 첨부된다면 2g으로 탄소가 늘어난다. 이는 1시간 내내 전구를 켜놓는 거소가 비슷한 효과다. 하지만 우린 사람없이 켜져있는 전구엔 민감하지만 별생각없이 보내는 이메일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은 매일 무려 3190억통의 메일을 발송한다. 이중 상당수는 스팸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별 쓸모가 없는 경구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메일을 청소하지도 열람하지도 않고 방치하는데 이 역시 데이터 센터를 소모시켜 계속 탄소를 배출한다. 온라인 영상은 데이터 전체 흐름의 무려 60%를 차지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무려 17억 조회를 달성했는데 이를 위해 279기가와트의 에너지가 사용되었다. 이는 프랑스 트루아 정도 도시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우리는 디지털 소비를 좀 줄일 필요가 있다. 와이파이로 동영상을 감상한다면 4G의 경우보다 23배의 에너지를 절약하며 영화 한편을 저화질로 감상하면 에너지 소비는 4-10배 줄어든다. 7천만명의 네티즌이 화질을 낮추어 동영상을 감상하면 매달 대기 배출 이산화탄소량 350만 톤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는 미국 석탄 생산의 6%에 해당하는 수치다.

 4차산업혁명은 이런 데이터의 사용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율주행차는 무려 3억개의 명령행을 가질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율주행차는 주행하면서 각종 정부를 수집하여 데이터를 대량생산해 1초당 무려 1기가 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산할 것이다. 여기에 운전하지 않는 사람이 내부에서 인터넷 망과 접속하여 데이터를 사용하고 생성할 것이므로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일반 자동차에 비해 좋은 주행성능과 에너지 절약기능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20%나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인간이 생성하는 데이터가 더 많지만 사물들끼리 연결될 경우 이들이 인간과 별도로 생성해내는 데이터의 양이 인간의 것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개발도 여기에 한몫하는데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2040년 무렵이면 세계 전기의 절반 가량을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여튼 현 시점에서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 빠져 들어 무료란 이유로 무분별하게 데이터를 생산 소비하고 있으며 이것이 지구 온난화와 자원의 소모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를 아끼도록 노력하고, 기기를 더 오래 사용하고, 잘 재활용하며, 이에 맞는 법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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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
이해영 지음 / 사계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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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역사학자 얀 모렐리의 전시 프로파간다 기본 원칙으로 시작한다. 

1. 전쟁을 원한 건 우리가 아니다.

2. 전쟁의 책임은 오로지 적에게 있다.

3. 적장은 악마나 흉악범의 얼굴이다.

4. 우리는 오직 대의를 위해 싸울 뿐 작은 이익도 탐하지 않는다.

5. 우리는 의도치 않게 잔혹행위를 저지를 수 있으나 적은 고의로 그런다.

6. 적은 금지된 무기를 사용한다.

7. 우리의 피해는 미미하나 적의 피해는 대단하다.

8. 예술가나 지성인은 우리의 명분을 지지한다.

9. 우리의 대의는 신성하다.

10. 우리의 선전을 의심하는 자는 반역자다.


 벌써 개전 1년을 맞이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도 위 프로파간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젤렌스키와 푸틴은 이미 양 진영에서 악마화 되어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잔혹 행위를 고발하고 자신들의 승전을 과장한다. 전쟁의 책임은 놀랍게도 침략국과 피해국 양쪽 모두 주장하는데 러시아의 나토의 동진으로 인한 자국 변경 보호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 보호가 전쟁의 이유이며 우크라이나는 서구 자유 진영의 논리와 민족주의가 전쟁의 이유다. 

 이 전쟁은 갑작스러워 보이지만 한국전쟁이 그러했던 것처럼 상당한 조짐이 있었다. 전쟁은 동계올림픽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시작되었는데 이미 몇 달 전 서구 언론에서는 전쟁이 날 것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있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이미 2021년 전 병력의 절반인 12만 5천 명을 러시아의 주 목표 지역이 될 돈바스 지역에 집결시킨 상태였으며 서구는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 군을 상당히 훈련시켜 놓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전쟁이 상당 부분 러시아의 성공으로 진행된 것은 서구, 나토와 미국의 무능,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무능, 상대적인 러시아의 전쟁수행능력의 우수함을 입증한다.

 우린 이미 서구에 속해있기에 이 전쟁과 관련하여 우리가 듣는 논리와 가치 소식은 서구 중심적이다. 한국 정부 역시 철저히 그런 입장에 서있다. 여기서 러시아는 상당히 악마화 되어 있으며 그 중심이 푸틴이고 이미 국가 자체가 비정상 국가 취급을 받고 있다. 또한 그들은 자국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21세기에 반인권적 침략을 저지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러시아는 나름대로 전쟁의 논리를 갖고 있다. 시계를 크게 거슬러 올라가 냉전의 막바지를 살펴보면 소련은 1990년 붕괴를 맞이한다. 붕괴 당시 소련의 수장은 고르바초프 였으며 그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동독을 내어주는 상황에 봉착하고 있었다. 동독의 상실은 서구 열강의 동진이었고 이는 무너져 가는 소련입장에서도 안보상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미국와 소련은 나토가 동진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독일의 통일에 합의한다. 이는 당시 미국부장관 베이커가 고르바초프와 구두약속한 것으로 정식문서는 아니자만 이런 구두합의사실이 문서로 남아 있다. 

 하지만 당시 소련은 냉전의 사실상의 패전국이었으며 단극화한 미국의 주도로 나토는 결국 동진한다. 러시아는 이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방은 유고를 침공했으며 1997는 러시아는 나토의 확장을 수용하는 기본 조약에까지 서명하게 된다. 결국 러시아는 2007년 푸틴의 뮌헨 선언으로 나토 및 미국의 동진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조지아 전쟁을 계기로 이를 확실히 보여준다. 또한 이후 힘을 키워 크림 반도를 합병하고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였으며 군비를 강화하고 내정간섭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한다. 중국과도 오랜 숙원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아 동맹을 강화한다. 2021년 러시아는 나토의 확장을 중단하는 최후통첩을 했으며 나토가 이를 무시한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또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단일한 민족세력으로 민주주의 국가로 서방의 일원이 되어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국가로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우크라이나는 기본적으로 세 종족으로 구성된다. 우선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인으로 주로 서부와 중부에 거주한며 이들이 다수를 구성한다. 두 번째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인으로 중남부와 동부에 거주하며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을 없다. 세 번째는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이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두 개의 민족 국가상이 등장해 대결을 펼쳤다. 하나는 갈리시아(민족주의)패러다임으로 단일민족 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동우크라이나 모델로 다종교, 다민족, 다문화 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이 양 모델은 생각보다 크게 대립하지 않았으며 2014년 이전까지 이렇다할 충돌이 없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독립이후의 역사는 서부 갈리시아와 동부 돈바스의 서로 다른 정체성과 역사, 러시아에 대한 방향성을 둘러싼 지리적 대립과 정치적 투쟁의 역사였다.   

 2004년 서구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은 빅토르 유센코가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에게 대선에서 패하자 키예프에선 반대와 시위가 일어나 오렌지 혁명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친러성향의 돈바스 지역을 이를 쿠데타로 규정한다.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서 벗어나 고도의 연방제를 요구했으며 2014년 마이단 쿠데타가 일어나자 반 러시아 반 러시아인 프로파간다가 우크라이나에세 집중 전개되었다. 마이단 반대 및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에 대한 도전은 살해협박과 탄압, 피살로 이어졌다. 이런 극단의 대립에 대한 화해정책으로 당선된 젤렌스키는 권력 장악 후 민족주의로 급선회해 동남부 지역에 더한 배신감을 안겼다. 때문에 지금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실상 2014년 마이단에서 시작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육군 편성은 포병중심이다. 전투차량은 많지 않으며 포병위주의 공격을 감행했다. 러시아 군은 부가 남부 지역이 공략에서 야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북부 지역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가 강해 포격을 가할 경우 강한 저항이 우려되어서이고 남부는 친러시아 지역이기 때문이다. 반면 동부는 철저히 포격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군을 빠르게 무력화하고 사상자수를 늘려 항복을 유도하기 위해서여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군 상당수는 러시아 군의 포격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   

 서구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목표를  수도인 키예프의 점령으로 보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극단적 민족주의 세력 및 동남부 지역의 해방이었다. 그래서 러시아군은 전면적을 감행하는 수준보다는 지역 수준의 전쟁을 다루는 규모로 편성되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거쳐 키예프를 공격하여 우크라이나 군의 주력을 이곳에 묶어두고 동남부 지역을 상대적으로 쉽게 공략했다. 마리우폴 전투 후 전장은 우크라니아 동부에 형성되었는데 포파스나라는 도시 전체의 가옥이 지하요새로 연결된 지역을 러시아가 점령한다. 그래서 현재 러시아는 이곳을 거점으로 사방으로 진격이 가능한 상태다. 

 서구 언론은 러시아의 전쟁수행능력에 의심을 포하며 전황을 과대 포장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급자족 국가이고 전쟁으로 인한 서구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서구 이외의 다른 지역을 통해 충분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일년 이상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내 푸틴의 지지는 아직도 80%에 이른다. 푸틴에 대한 러시아인의 애착을 고려해도 자국내 상황이 전쟁으로 정말 견디기 어렵다면 이런 지지는 나오기 쉽지 않다. 오히려 버티기 힘들어 보이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서구다. 우크라이나는 60세 이하의 남성을 총동원한 상태이며 새로 징집한 이들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곧 여성을 징집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며 재정적으로 파산상태로 전비로 매일 10억달러가 지출된다. 즉, 서구의 지원이 멈춘다면 전쟁도 파탄난다는 이야기다. 전쟁으로 힘든 것은 서구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오래전 제조업을 포기하고 금융 및 기술자본으로 변모하였기에 이번 재래식 전쟁에서 무기 생산능력이 크게 떨어졌음을 보기고 있다. 이는 평화에 젖어든 나토의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인 상태다. 덕분에 한국이 폴란드에 방산수출로 큰 이득을 보았고 이런 미국의 유약함을 본 산업자본 공장국가 중국은 또 다른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는 사실상 실패했다. 우선 이 정책은 중러는 밀착시켜서 거대한 경제블록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기본 정책은 러시아를 동진시켜 중과 대결하게 만드는 구도인데 정반대의 상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이 냉정 이후 완성한 글로벌 자본주의는 이번 제재로 사실상 종말을 맞이했다. 향후 세계 경제는 과거 냉전 시대처럼 두 개로 쪼개져 서방의 금융자본주의와 중, 러의 산업 자본주의의 대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이번 제재로 서방은 러시아의 외화자산을 압류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미국의 주 기득권인 달러패권을 붕괴시킬 수 있는데 러시아는 바로 중국 중심의 결제시스템으로 이동해버렸고 중과 러가 대규모로 미국의 달러 및 국채를 정리하여 막대한 적자에도 달러를 마구 발행하는 미국의 기본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러 제재로 고생하는 것은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다. 2022년 5월 기준 상품가격지수 중 비료가격이 250으로 올랐으며 콩기름 및 식품, 곡물가는 170, 에너지는 160에 달한다. 기준 100은 2010년의 수치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으로 유럽연합 각국은 크게 고통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을 상실해 무역수지도 25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유럽연합 창설 이후 최대치이며 고물가로 인해 가계들의 부담을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저성장도 심화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자국내에서 철수 할 수 밖에 없는 서방의 알짜 기업을 덤핑 가격에 인수하여 이득을 챙겼고 오히려 해외 수출이 급증해 루블화가 폭등하여 이득을 보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의 이런 위기에도 트럼프 관세를 적용하여 이들의 산업을 위축시키고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전쟁으로 거둔 거대한 이익으로 인해 유로화와 파운드 화가 절하하여 유럽 연합내의 에너지 식량부분 적자를 심화시키고 있다.

 즉,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전쟁에 유럽연합을 가담시켜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안기고 있는 셈인 것이다.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지 못하는 유럽연합의 국가들은 미국의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1년이지만 향후 미국의 전쟁수행의지 및 미와 서방 중러간의 대결구도, 타이완 등의 향배에 따라 그 예후가 정해질 것이다. 전쟁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는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지속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쉽게 중단될 수 도 있다. 참고로 미국이 수행한 아프간 전쟁이나 베트남 전쟁은 거의 10년의 세월 간 지속되었다. 

 전쟁 후 세계는 정치군사적으로는 중러 동맹에 기초한 양극화,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브릭스의 전면화를 통한 다극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WTO나 IMF처럼 미국중심의 단극체제에서 발생한 국제지구는 힘을 잃고 UN역시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니아 전쟁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데 우선 1994년 우크라이나 비핵화 모델이 한반도 비핵화모델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어 북의 핵보유 명분이 강화될 것이다. 또한 남북과 미중러일이 참여하는 6자회담이 사실상 실효성을 잃게 될 것이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동맹대결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즉, 평화적 통일 보다는 과거 냉전시기처럼 대결의 전초기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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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부의 대전환 - 기후변화 10년 후 한국의 미래와 생존전략
홍종호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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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쳇 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사회적 화두다. 1-2년 전만 해도 버블 경제로 인해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NFT 등이 난리였는데 참 트렌드 변화도 빠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기술적 변화보다21세기는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가장 큰 화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 기술적 변화엔 상당히 민감하지만 아쉽게도 기후 위기엔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인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기후위기는 가장 후 순위로 꼽고 있으며 1인 당 에너지 소비량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상당히 높은 순위를 불명예스럽게 차지하면서도 재생 에너지 발전율은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여기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전기도 마음껏 쓴다. 한국의 전기 요금은 상당히 저렴한 편인데 이로 인해 2023년 한전의 적자는 30조에 달하고 있다. 사실 전기 요금이나 대중교통 요금은 적당히 현실화 하는 게 필요하지만 정치권은 이를 매우 무서워하며 일반 시민들도 너무 싼 요금에 대한 관성인지 지금도 비싸다고 아우성이다. 참고로 한국의 전기세는 일본의 절반, 독일의 1/3 수준이다. 그리고 전기세로 칭하지만 세금이 아니기에 엄밀히 말하면 전기 요금에 해당한다. 

 우주는 열역학 제 1법칙과 제 2법칙 하에 있기에 갇힌 환경인 지구에 사는 인간이 자원과 에너지를 이용해 경제행위를 할수록 환경오염은 반드시 증가하게 되어 있다. 1법칙에 의하면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의 총량은 변화하지 않는데 우리가 물질과 에너지를 씀으로써 그에 상당하는 폐기물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열역학 2법칙으로 무질서가 증가하기에 질서 있는 에너지와 물질을 소비할 수록 이를 완전히 이전의 쓸모 있는 모습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이를 완화하는 것은 지구의 기후위기를 해결해나가는 접근법이 될 것이다.

 인간이 지난 100여 년간 자신들의 탄소기반경제가 탄소를 대기중으로 방출하여 온실효과를 일으킬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하지 않은 데는 경제적 요인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 할인율 때문이다. 사회적 할인률은 미래에 발생할 소비나 소득을 현재의 관점에서 얼마의 가치로 환산할 것인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사회적 할인률이 낮다면 미래의 편익을 현재 시점에서 높게 평가하는 것이고 사회적 할인율이 높다면 미래의 편익을 낮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 할인률은 개인의 소득이나 문화, 연령, 교육 정도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는데 학자들은 금리와 경제성장률은 반영하여 4.1%를 적당한 할인률로 대개 책정한다.

 하지만 할인률을 0보다 높은 값으로 측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할인률이 0보다 높으면 미래의 편익은 반드시 현재의 가치보다 어쨌든 낮아지기에 이것이 미래 세대에게 비윤리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할인률이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현재의 상당한 투자를 정당화 하느냐 안하느냐와 결부되기 때문이다. 할인률이 낮다면 기후 위기는 당장 큰 돈을 들여서 수행해야 하는 사업이 되며 할인률이 높다면 당장의 현안에 밀려나게 된다.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할인률을 낮게 책정하려면 사람의 생명가치와 자연의 가치 두 가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인간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실제로 보험료와 보상 등 현실경제에서 사람에 대한 화폐환산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인적자본접근법으로 그 사람이 평소 어느 정도의 소득을 올렸느냐와 연령에 의해 보상하는 방식이다. 높은 소득을 올리면서 젊다면 보상액이 커지며 낮은 소득을 올리며 나이가 많다면 보상액은 낮아진다. 하지만 이 방식은 가정 주부의 경우처럼 충분한 사회적, 개인적 기여를 하면서도 그 보상이 경제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직업에 대해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다른 하나는 통계적 생명가치 방법이다. 지역주민이 100만인 지역에 연간 10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경우 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의 설치비가 100억이라면 주민 1인은 1만원을 부담하면 된다. 사람들이 이를 기꺼이 할 의사가 있다면 이 경우 1인당 10억이라는 통계적 생명가치가 환산된다. 한국인의 인적자본접근법에 의한 화폐가치는 2-3억에 불과하지만 통계적 생명가치는 25-37억에 달한다.

 자연은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산소 공급과 탄소흡수, 홍수조율과 가뭄회복, 농수산물의 공급, 목재, 연료의 공급, 관광 및 여가의 제공 등이다. 1994년 세계의 학자들은 이를 33조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당시 세계경제규모 18조 달러의 두 배치에 달한다. 

 이처럼 기후 위기에 대해서 자연과 인간의 생명 가치가 입을 피해를 제대로 계산한다면 사회적 할인률은 0에 수렴하거나 매우 낮아지게 된다. 때문에 경제학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대비는 당장해야만 경제적 편익이 높은 사업에 해당하게 된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탄소배출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두 가지 경제학적 방법이 있는데 하나가 탄소세다. 탄소세 도입을 천명하면서 등장한 원칙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우선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 탄소세라는 것이며 탄소세율은 탄소 감축 목표에 이를 데까지 지속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탄소세의 도입과 더불어 다른 세금을 깎아 세수중립을 달성하는 거시며 탄소세 도입과 동시에 다른 비효율적인 탄소 관련 규제는 제거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경쟁력의 확보를 위해 탄소국경조정시스템이 필요하며 탄소세로 거둔 세수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배분하자는 것이다. 

 탄소세는 새로운 세금이기에 조세저항을 불러오고 생산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때문에 다른 세수를 줄이는 것인데 그 대상은 주로 소득세나 사회보장세가 된다. 탄소세는 경제적 효과를 갖는데 이는 환경의 개선과 경제활동의 효율성이다. 탄소국경조정은 모든 나라에 탄소세를 부과하여 국가간 비용차이를 상쇄하여 동등한 경제를 추진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 나라만 탄소세를 도입하면 그 나라 상품의 가격이 올라 가격경쟁력이 약화하고, 국내 기업은 이를 피하기 위해 탄소세가 없는 나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여 오히려 국내 탄소 배출만 줄뿐 세계적 탄소배출량은 줄어들지 않게 된다. 때문에 탄소국경조정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탄소배출거래제는 정부가 환경오염 행위에 무상 또는 유상으로 배출한 권리를 우선 부여한 후, 이를 오염행위 주체 간 서로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총배출량의 상한선을 지정한 뒤, 일정한 방식에 따라 기업에 배출권을 부여하는데 기업은 확보한 배출권을 기반으로 탄소감축을 위해 각자 노력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서로 필요 시 배출권을 거래하게 된다.  

 유럽연합을 필두로 세계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느끼는 선진국 위주로 탄소 배출과 관련하여 각종 규제를 실시 및 선포하고 있다. 이는 얼핏 자유무역체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WTO의 주요무역규정인 GATT20조 b항은 인간, 동물, 식물의 생명과 보건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인 경우, g항은 자국 내의 생산 또는 소비에 대한 제한과 관련하여 실시되는 고갈성 자원의 보호에 관한 경우는 자유무역의 예외로 둔다.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는 양자 모두에 해당 될 수 있기에 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기후 위기는 인간의 삶 여러 부분에 큰 영향을 끼친다.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용어가 있다.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부유층은 고지대를 선호하게 되고 이 지역의 지가가 올라가 고지대의 원주민이 저지도로 이주하게 된다. 또는 기후 위기의 대두로 이를 대비하기 위해 방수벽이나, 축대, 높은 단 등 주거지에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부유층은 이런 것이 가능하기에 기후위기 피해지역에 그대로 거주가 가능하지만 이를 대비할 수 없는 하층민은 이주하게 된다. 세 번째 유형은 지역 사회가 온난화에 대비해 선제적 공공투자로 인프라를 구축한 경우다. 이 경우 해당 지역의 홍수위험이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지가가 상승하게 된다. 반면 인프라로 인해 지역의 세금은 상승한다. 이에 버티지 못한 원주민은 또 이주하게 되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버클리, 시카고 대학은 1950-2008년 열대성 태풍이 각 국의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태풍이 있는 경우 없는 경우보다 20년 후 1인당 평균 소득이 무려 7.4%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간이 경제행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후위기에 별다른 대응을 안할 경우 2100년이면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720ppm이 되며 이 경우 동아시아의 온도는 3.3도나 상승하게 된다. 이 경우 한국의 GDP 손실액은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4.5조 달러이고 중국 역시 큰 손실이 예상된다. 

 기후 위기는 학생의 학업 성취도와도 관련한다. 연구 결과 21도를 기준으로 0.56도 상승마다 성적이 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냉방시설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온난화에 따라 이에 대비할 냉방 시설이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간의 학업 성적 차가 나타날 것을 의미한다. 실제 미국 같은 경우 온난화에 따라 흑인과 히스패닉의 학업성취도가 더 낮아졌는데 이는 이들의 거주 지역에 냉방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온난화는 냉방시설의 가동을 더 요구하며 냉방시설은 온난화를 더 가속화한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것이다.

 온난화는 출생과도 관련한다. 임산부가 열에 노출되면 탈수와 혈액 점도 변화가 일어나고 체온 조절이 어려워져 진통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조산 위험이 8.6-21%나 상승한다. 또한 더위는 자궁의 혈류를 줄여서 신생아의 성장을 막아 아기 몸무게가 3.7-29.7g까지 감소할 수 있다. 그리고 출산 직전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사산 가능성도 무려 6%올라 간다. 더위로 조기 진통과 양수감소, 태반 손상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더위는 사회적 혼란을 불러올 수 도 있다. 한국은 여름에 고온다습하여 소위 불쾌지수란 것이 심하게 올라가고 사람은 이것 만으로도 큰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된다. 연구 결과 더위는 인간의 보복심리를 강화하고 인간의 보복자제력은 감소시킨다. 즉, 정상적 기후라면 그냥 넘어갈 일도 온난화로 인한 더위 상태에선 분쟁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다는 것이다. 이것이 본격화한다면 온난화로 인한 폭력 및 범죄, 사회적 분쟁의 증가로 치뤄야 할 사회적 비용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와 기업은 물론이고 일반인까지 인식을 바꿔 동참해아 한다. 우선 정부는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탈탄소 및 탄소중립에 강한 의지를 갖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는게 필요하다. 그래야 일반 시민과 기업이 흔들리지 않는다. 기업은 re100 및 ESG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세계는 이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에 대한 외부의 투자 및 평가, 그리고 물건의 구입에 이미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기업의 경쟁력이 예전과 다르게 품질과 가격경쟁력, 브랜드 이미지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개인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간 환경 운동가 및 집단은 기후위기를 당위적 차원에서 접근하거나 무신경한 일반인을 도덕적으로 공격하는 방향에 가까웠다. 이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접근 방법을 바꿔 공감대를 확장해야 하는데 기후위기 방지를 해야만 자녀의 미래와 사랑, 건강의 유지, 안전 보장, 우리 사회의 번영과 경제발전에 이바지가 가능하다는 보편적 차원이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은 재생에너지에 불리하다고 말하며 이는 일정 부분 사실이다. 바람은 아주 세지 않으며 일사는 적도지역 만큼 강하지도 않고 넓은 빈 평평한 땅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한국의 제곱미터당 일사량은 1459인데 비해 독일은 겨우 1056에다. 우리보다 부족한 지역도 재생에너지를 통한 자립을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2050년까지 한국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태양광과 풍력설비가 지금의 2배 이상 필요하다. 태양광 설비는 350-400기기와트를 출력해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 국토의 3.5-4%가 필요하다. 좁은 면적만 필요한 화력이나 핵발전에 비하면 무척 넓지만 농토가 전국토의 18%를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그리 넓다고 할수도 없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더구나 태양광의 발전효율을 기술발전에 따라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금 패널 효율이 18%인데 10-20년전 10% 정도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며 이미 24%에 달하는 것도 나와 있다.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재래식보다 싸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시작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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