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 기자들, 대통령을 끌어내리다
한겨레 특별취재반 지음 / 돌베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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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레 신문사에서 소위 '최찾사'라는 특별팀이 가동되어 탄핵정국까지 한겨레가 담아낸 기사들과 그 기사들이 나올때까지 최찾사 특별팀의 노고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의 알라딘 평점은 거의 MB자서전 수준인데, 한겨레가 페미니즘 관련하여 보여준 시각과 탄핵이후 보여준 행태에 대한 사람들의 아쉬움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내는데 들인 적지 않은 공로도 묻히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 책은 그들의 변명처럼 보일 여지도 조금은 있다.

 의외로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은 TV조선이었다. 조중동의 가장 앞부분을 차지할 만큼 친보수 성향인 그들이 박근혜로는 정말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아니면 우병우를 보도하자 청와대가 자신들을 공격하는것에 공포를 느꼈는지 아니면 순수 저널리즘의 발동이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하여튼 포문은 그들이 가장 먼저 열었다. 아무래도 친 보수 성향이니 보수층의 치부에도 보다 쉽게 접근할수 있지 않았을까

 한겨레 신문기자 김의겸은 TV조선기사로 겨우 우병우땜에 청와대가 난리치는걸 보며 이상함을 느낀다. 이래저래 취재결과 그는 그 뒤에 더욱 엄청난게 있음을 알게되고 이미 TV조선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아냈음에도 청와대의 공세에 더 나아가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것을 스스로 해나갈지 아니면 조직에 맡기고 물러날지를 고민한 그는 신문사 상부에 내용을 정리해 보고 하지만 결국 자신이 이를 맡게 된다. 정치부와 사회부 등에서 기자하나씩을 붙여준체. 

 책은 이렇게 시작한 최찾사 특별팀이 하나하나 취재를 해가며 퍼즐을 맞추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말 발로 뛰는 과정이었다. 수많은 취재원들이 당시 청와대와 최순실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고, 보수적인 공직집단은 아직 위세등등한 청와대가 무서워 진보언론의 접근을 꺼렸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불의에 항거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잘 모르고 그랬거나 아니면 알고 그랬더라도 후회하는 마지막 양심있는 사람들이 취재원이 되어 주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계속 무작정 찾아가고, 또 기다리고 퇴짜맞고 다시 찾아가고, 이런 것들의 반복이었다. 과정은 인간적이기까지해 적대적이던 취재원들도 기자의 진정성에 마음을 열어 단서를 던져주고는 했다. 

 책을 읽다보니 최순실게이트에 접근해가는 과정도 인상적이었지만 언론사들간의 이해관계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취재원을 확보해 기사내용을 확보한 상태에서도 보호 및 보도 금지 약속때문에 기사를 내지 않다가 물먹은 이야기, 조금만더 수면아래에서 사실을 캐고 싶음에도 다른 언론사가 먼저 기사를 보도할 기미가 보이면 역시 먼저 보도를 해야 한는 상황들, 이미 다른 언론사에 비해 크게 취재가 뒤쳐졌음에도 사건이 터졌을때 추후보도라도 할수 있어야 하므로 사전대비를 하는 취재등 언론간의 경쟁생태에 대해서도 알수 있는 일화들이 많았다.

 김의겸 기자도 지적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에서 가장 큰 발화점이면서도 기자들도 의외였던 점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사건이었다. 기자들은 곁가지 정도로 치부했던 일이 다른 엄청난 기사에도 쉽게 달궈지지 않았던 여론을 가장 크게 발화했던 시킨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다른 정치적 사건보다는 자신들의 일상생활과 가장 민감하게 맞닿은 부분에서 가장 큰 불의를 느꼈다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상당히 불의와 무능을 저질렀고 어느정도 언론과 사회에 이들이 꾸준히 드러났음에도 이명박근혜 정권이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며 이토록 오래 지속했던 것은 이런 시민성의 부족에서 비롯됬다고 볼수 있다.

 이명박에게는 사대강 비리와 자원외교, 방산비리, 롯데와의 밀월, BBK, 내곡동 사저사건, 노무현 사건, 명박산성, 댓글부대를 통한 대선개입, 영포회가 있었으며 박근혜에게는 블랙리스트, 정윤회사건, 세월호, 메르스등 굴직한 비리와 무능들이 가득했음에도 이들 사건의 휘발성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사건만 못했던 것이다.   

. 김의겸기자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JTBC가 테블릿PC를 얻은 과정을 누군가로부터 얻었다고 가볍게 밝힌 부분이 수구세력에 의해 테블릿 pc조작설로 변질된 부분은 몰랐던 사실이다. 정의를 위해 노력한 기자에게 무척이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이었을 것이다. 

 책은 자신들의 책이 최순실 게이트 3권짜리중 한권이며 나머지 한권은 TV조선이 ,다른 한권은 JTBC가 내주기를 원한다는 소감을 밝힌다. 책 부분에는 취재가 막히자 자료가 있음에도 보도를 하고 있지 않은 TV조선 방상훈 사장을 설득하는 김의겸 기자의 사설이 나온다. 인상적인 글이었으며 당시 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내고자 노력했던 최찾사 기자들의 진정성을 느낄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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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 저수지를 찾아라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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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 기자의 책은 일전에 사법활극과 주기자를 본적이 있다. 이 책들때만 해도 주기자의 주 타켓은 박근혜였는데 이번 책의 타켓은 이명박이다. 이명박과 박근혜중 누가 더 한국사회에 큰 해악을 끼쳤을까? 둘은 언론을 장악하고(물론 이건 이명박이), 법과 질서를 자기들 유리하게 강조만하고 파괴했으며 사익을 위한 정치를 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박근혜는 원래 워낙 돈이 많았고, 이명박 역시 많기는 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진우 기자는 이명박이 더 나쁘다고 한다. 이명박은 철저히 돈만을 위한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책에서 주진우 기자는 과감하게 이명박은 돈을 벌기 위해 정치를 했다고 말한다. 서울시장이 되어 여러 뉴타운을 지정한 일, 대통령이 되어 수행한 사대강 사업과 자원외교는 모두 자신들의 일가가 돈을 벌기위한 정책으로 본다. 다년간 이명박을 추적한 주진우 기자는 이런 식으로 이명박이 훔쳐간 국민의 돈이 무려 30조 정도에 달할 거라고 말한다. 책 중간중간에 이명박 관련자와 인터뷰가 많이 실려 있는데 그들도 10조 정도는 무리 없이 된다고 보고 있다. 

 주진우 기자는 이명박의 도둑질에는 공식이 있다고 한다. 먼저 갑작스레 회사가 하나 생긴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이 회사의 회장은 전문 경영인이 아닌 대개 젊거나 그 분야의 경험이 일천한 자가 들어선다. 소위 조종하기 쉬운 바지사장인 것이다. 다음 수순은 한국 공기업이나 금융기관이나 어처구니 없게 많은 돈을 이 회사에 갑자기 투자하거나 대출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회사는 다른 회사가 터무니 없는 가격에 사거나 회사가 다른 회사등으로 바뀌고 조세회피처로 향하는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자금이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중역들이나 그 회사를 도운 공기업, 금융기관장들은 영전하고 정작 실무자는 죽어서 저수지에서 발견된다. 이래서 책 제목에 저수지가 들어가는 것이다.

 어쩌다 주진우 기자 같은 사람들이 전말을 밝혀 검찰이 수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더라도 이미 실무자는 죽은 상태라 나머지들에 대한 처벌은 유야무야된다. 이런 것이 한두건이 아닌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사례들로 채워져 있으며 실감나는 인터뷰는 이명박일파에게 배신당하거나 혹은 좀 덜챙겨줬거나 혹은 참여했었지만 그 찜찜함을 자기도 모르게 못견디는 사람들로부터 따낸 것이다. 

 책 내용중 놀라웠던 부분은 요즘 댓글수사로 파기 환송심에서 4년형을 구형받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단지 댓글만 단게 아니라 이명박의 자금을 캐나다로 빼돌린 역할을 했다는 부분이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재임시절 미국을 십여차례 방문하였는데 방문후 수행원을 모두 버리고 국정원장 단독으로 캐나다로 작전을 나갔다. 이해할수 없는 행동인데 이것이 돈을 빼돌리기 위한 행동이었다는게 책의 주장이다. 주진우 기자는 이명박이 원세훈에게 단지 댓글만 달으라고 국정원장 자리를 준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어제 jtbc뉴스에서 법원으로 향하는 원세훈에게 한 할아버지가 경례를 올려붙이던 모습이 기억나 더욱 씁쓸하다. 

 또 어이가 없던 부분은 농협 전산망 사건이다. 고객에게 엄청난 피해와 혼란을 불러와 농협 주요 경영진이 국민사과까지 했던 이 사건을 주진우 기자는 이명박을 위한 쇼로 보고 있다. 이명박이 돈을 빼돌린 전산망 자료를 삭제하기 위해 감히 전국민에게 엄청난 불편과 피해를 감수하게 하면서까지 전산망을 정지시켰다고 보고 있다. 농협의 쇼는 하나 더 있는데, 앞서 말한 이명박 컴퍼니중 하나에 농협이 무려 200억을 하루만에 졸속 대출해주고, 알아서 담보까지 해제했다는 것이다. 주진우 기자는 책에서 은행은 돈이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준다고 했는데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대출이 아니라 바친 셈이다. 어이 없게도 농협은 이사건에 대해 고소및 고발은 전혀 안하고 있다고 한다. 

 책은 빠르게 읽히지만 짜증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알아야 할 내용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엄청 고생하고 있을 기자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사고 읽었다. 책에는 내란선동고발 기념 가짜우표가 들어있는데 정말 조롱센스가 돋보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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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1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7-09-02 09:05   좋아요 0 | URL
맞는말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9-02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되시면 영화 ‘공범자들‘도 보세요
MB 출연입니다

인상적인 대사는
‘이 모든 것이 역사에 남을 것 입니다
무섭게 생각하세요‘

닷슈 2017-09-02 10:52   좋아요 0 | URL
꼭 보고싶습니다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법과 정의에 대한 9가지 근원적 질문들
폴커 키츠 지음, 배명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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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독일 헌법과 법을 기반으로 2차대전 직후 정도부터 현대까지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독일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어떠한 법리적인 판단을 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표현과 예술의 자유, 개인의 자유권, 동물의 권리, 동성애등 민감하고 재밌는 주제에 대해 법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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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시 봄이 올 거예요 -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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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월호 관련 책을 3권 갖고 있다. 모두 전자책인데 두 권은 알라딘 행사로 무료로 얻은 것들이고 하나는 구매한 것이다. 그것도 100%페이백 조건 으로 산것이지만. 그치만 여태까지 한권도 읽지 않았다. 웬지 아픈 부분을 들여다보는게 부담이기도 하고, 솔직히 어떤 책이 주는 즐거움이란게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이다. 즐거움이란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책이 파헤친 사회의 더러운 폐부를 보고 분노하는 것도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세월호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직접적 피해자 혹은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라 상당히 분노하고 있거나, 혹은 가해자와 그에 편승한 세뇌된 사람이라 또 분노하고 있거나, 나머지는 이도저도 아닌 생타에서 양자의 눈치를 보는 그런 형국이다. 양자라고 해서 대등한건 절대아니다. 전자쪽이 절대적으로 옳으며 사실 그리로 가야한다. 이런 상황이니 세월호 관련 책을 잡는 것은 의무처럼 느껴지면서도 책의 즐거움에 자신이 없는 그런 것이었다.

 책은 생존학생, 유가족, 혹은 친구를 잃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생존학생이란 표현에 집필진은 고심했지만 결국 이 표현을 쓰기로 한다.

 책을 읽으며 생존학생들이 정말 우여곡절과 엄청난 행운과 우연끝에 살아남은 이야기가 안타까웠다. 정말 배는 이상하리만치 순식간에 기울어, 문이었던 곳이 천장이 되버리고, 물건들이 마구 떨어지거나 뒤엉켰다. 그리고 물이 차올랐다.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물이차다고 느껴졌고, 구명조끼를 모두 입고 있는 바람에 물과 함께 문밖으로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혹은 조끼덕에 떠올라 자연스레 문에 접근에 탈출한 이도 있었다. 복도에 얼마나 근접했었느냐, 사고시 물이차오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떨어지는 구조물을 피했느냐, 혹은 물이 차오를때 과감히 잠수해서 나올 생각을 했느냐가 생존을 갈랐던거 같다. 심지어 같이 나왔는데도 약간의 시간차로 생사가 갈리기도 했다.

 생존학생과 유가족들은 상담에도 불만이 많았다. 정부에서 학생 심리치료를 위해 상담사를 배치했는데 오히려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상담사들의 수준역시 도움이 되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의 사고의 경우 상담사를 배치하는게 원칙이되 양질의 상담인력을 고르고 학생에게 상담을 받을 숨돌릴 여유를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생존학생들은 연수원에 들어가 교육 및 상담을 받기도 한 것 같은데 오히려 이로 인해 정작 친구의 장례식장에 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언론은 매우 야만적이었다. 생존학생과 유가족에게 마구잡이로 질문하고, 얼굴이 나가지 않는다는 약속을 어기기도 했으며 그렇게나 많이 와있음에도 현장의 목소리와 상황이 제대로 보도 되지 않았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상실되 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세월호 이후 당시의 언론 수준과 야만성에 대해선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물론 바뀐 건 없는듯하지만.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가족과 생존학생 및 그 친구들을 괴롭힌 것은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처음엔 지나친 동정과 관심이 감사하기도 하고 다소 부담스럽기까지 했지만 그것은 잠시였다. 곧 8억이나 받았느니. 특별 전형에 대한 문제등 사회는 차갑게 식어갔다. 이제 적당히 할때도 되지 않았느냐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라는 지탄은 정말 대단했으며 세월호 사고 당시 생존자와 부상자, 사망자, 실종자, 수가 시시각각 변하는건 일종의 게임같았다는 일부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기가막힐 따름이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전쟁이나 각종 사고에서 드러나는 건조한 누군가의 삶이 파괴된 수치를 보며 무감각한 것은 이런 것과 일맥상통하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생존학생과 유가족, 친구들은 삶을 살아간다. 대학에 진학하고, 계속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그렇게 일상을 살아간다.

 책을 보며 예전에 보았던 도덕적 일체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이 도덕성을 느끼기 위해서 필요한 도덕적 일체감 말이다. 우리는 세월호에 대해서 이 도덕적 일체감을 잃어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다소 과도하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진정성이 없고 더욱 차갑게 식었던 것 같으며, 지금은 도덕적 일체감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그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치부를 숨기고 세를 유지하기 위한 악의적 세력의 편가르기 때문이다. 또한 도덕적 민감성이나 상상력도 고민이다. 사람들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제대로 대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는 것은 이런 종류의 민감성이나 공감을 통한 상상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계속 읽어나가며 앞부분에서는 눈물을 머금을 정도로 슬프고 공감했지만 점차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될수록 무감각해지고 대충보는 나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도덕성에도 경제학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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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8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7-04-18 17:55   좋아요 0 | URL
저도그런생각이 참많았습니다 3주년이라는게 좀도움을준것같습니다 책보는데

cyrus 2017-04-1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공정한 관찰자‘는 불의에 피해 입은 타자의 심정을 ‘이입‘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입‘은 ‘공감‘의 의미와 다르지만, 닷슈님이 표현하신 ‘도덕적 일체감‘과 동일한 의미로 보면 됩니다.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를 하지 않는 것과, 노란 리본 배지를 달지 않는 것도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한 선택의 자유에 따른 결과입니다. 그래서 추모를 하지 않는 소극적인 사람들마저 세월호 사고 자체를 잊으려는 부정 세력으로 보는 것에 반대합니다.

정말 경계해야 할 사람들은 도덕적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세월호 추모 행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불순한 행위로 덮어 씌우는 세력들입니다.

닷슈 2017-04-18 17:56   좋아요 0 | URL
좋은의견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배웠습니다

cyrus 2017-04-18 18:07   좋아요 0 | URL
닷슈님의 글을 읽으면 어떤 현상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때 생각한 것들이 나중에는 좋은 글감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닷슈님의 글을 그냥 눈으로 읽고 지나치기가 아까워요. 제 개인적인 의견은 한쪽 눈으로 보고, 다른 한쪽 눈으로 흘리면 됩니다.

닷슈 2017-04-18 18: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과찬이세요

AgalmA 2017-04-1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말씀대로 닷슈님의 글은 예리한 성찰이 있어요. 저도 공감한다는 뜻에서 한말씀^^
세월호 기록에 대한 부담감, 사람들의 태도 잘 잡아내셨어요.

닷슈 2017-04-18 19: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아갈마님글보면서 평소 많은걸 느끼고 배우고있습니다

mysuvin 2017-04-1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우리는 평생 슬픔에 대하여 공부해야 한다는데 그 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세월호 문제는 사회적인 아픔이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그러한 애도가 강요일 수 있겠고 도리어 부정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저 역시 타인의 슬픔을 직시하는게 참 힘들기에 그러한 부분에 공감하기도 합니다. 다만 저 역시 개인의 상처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닷슈 2017-04-18 23:34   좋아요 0 | URL
책에보면 세월호가족들도 자신들역시 피해자가 되기전에는 사회에무관심했음을 말합니다 그런면에서 일리있는 말씀인것같습니다
 
[eBook]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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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2011년 알라딘 선정 올해의 책이었는데, 시대를 달리하여 다시 개정되어 나왔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눈에 들어왔던 책이지만 손과 마음이 가질 않았다. 유시민씨가 정계에서 물러나 본격작가라 돌입하던 시기, 유난히 책을 쏟아내던 때라 좀 희소성이 떨어져보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이 국가를 다룬 책이기 때문이다. 난 국가를 확실히 싫어하는 편이다.

 국가를 싫어하는 이유는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와 같다. 같이 어울려 좋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북한과 비교하며 자유를 강조했던 내 나라는 사실 학교서부터 이상하리 만치 자유가 거의 없었다. 특히, 저녁 5시 쯤으로 기억하는 국민의례를 위해 모두의 시간이 멈춘기억은 정말 압권이다. 커서는 남자이고 신체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강제징집 당했고 인생에 가장 빛나는 2년의 시간을 날렸다. 그것은 국가가 나에게 가한 가장 큰 폭력이었는데, 제대후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해야하는 장면에서 도저히 표정이 찡그려지며 할 수 없었을 때는 내가 국가를 얼마나 싫어했는지를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유시민씨의 기억은 나보다 훨씬 더하다. 어려서는 박정희를 경험했고, 학교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로 자신이 국가의 부속품임을 인지하게 되었으며 좀 커서는 학생인데도 군복비스므레한 것에 총까지 주며 군사훈련을 시켰다. 대학에 가서 독재정권의 상황을 더욱 자각하고 시위를 하고 글도 쓰지만 그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된다. 이런 그에게 국가는 나보다 훨씬더 심한 증오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오래도록 국가란 무엇이고, 어떠한 것이 올바른 국가가 되는 길인지를 고심한 책이 이 책인것 같다. 이 책을 보고나니 국가에 대해 내가 가져야 할 생각이나 태도, 그리고 어떤 것이 올바른 국가인지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먼저 책은 국가를 4가지의 부류로 나눈다. 국가주의 국가, 자유주의 국가, 마르크스주의 국가, 목적론적 국가가 그것들이다.

 우선 국가주의 국가는 사회내부의 무질서와 범죄, 외부의 침략으로 국민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국가이다. 이 것들이 최우선 가치이며 국민의 국가의 부속품에 가깝고, 위 가치를 위해 다른 가치들은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 홉스의 국가론이고 매우 시대에 걸맞지 않는 국가론 같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의 상당수의 국민이 이 국가론의 신봉자다. 이 국가론은 외부의 침략에 대한 집단의 보호를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인간의 가장 강력한 감정인 두려움에 기반한다고 유시민은 날카롭게 지적한다. 

 자유주의 국가론에서는 개인이 중시된다. 국가의 부속품이었던 개인의 위상을 완전히 뒤바꾸어 이젠 국가가 개인을 위해 복무하는 조직이 된다. 로크는 국가가 시민들의 동의로 성립하고 법에 의해 통치한다고 했으며 스미스는 사회의 부를 증진한다는 목표하에 국가는 어떤 자의적 간섭과 특권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보았다. 밀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 기본권으로 보고 국가가 어떤 경우에도 이를 침해하면 안된다고 했으며. 루소는 국가는 영속할 수 밖에 없지만 순간순간 국가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정부를 계속 바뀐다고 보았으며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정부는 언제든 전복하는 것이 맞다고 보았다. 이처럼 자유주의 국가론은 오늘날의 정치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나라 헌법정신에도 상당수 반영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마르크스 주의 국가론은 자본주의와 자본계급을 위해 국가가 존속한다는 날카로운 분석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실제적 형태로 존속하지 않는다. 또한 마르크스 주의 국가론은 결국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를 전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올바른 국가를 정립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유시민은 마르크스 주의는 정치의 무력함을 내포한다는 칼포퍼의 말로 이를 정리한다. 

 목적론적 국가론은 의외로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 플라톤과 맹자에 의해 제시되었는데 둘의 공통점은 국가가 선이나 정의, 덕의 실현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둘의 차이점은 플라톤은 국가를 지식과 지혜를 갖춘 철인이 다스려야 한다고 한 점, 맹자는 덕이 있는자가 그 역할을 해야한다고 본 것이다. 

 책에서 유시민은 의외로 가장 고리타분해 보이고 현실성도 없어보이는 이 목적론적 국가론에 주목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나라와 다른 국가들이 가야할 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유시민이 주장하는 목적론적 국가는 정리하면 정치적으로 진보자유주의의 입장을 취하고 국가가 이루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점진적 개량주의의고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복지국가이다. 

 유시민이 책에서 말하는 진보자유주의는 어떤 형태의 절대주의를 부정하며 자유, 복지, 안전, 평등, 평화, 환경등 헌법이 규정한 사회 최고의 목표 또한 최고의 가치는 모두 평등한 지위를 갖는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어떤 특정한 가치를 절대화 할 경우 결국 국가주의 국가론이나 전체주의로 빠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정으로 점진적 개량주의를 옹호한 것은 혁명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회상황이 있으나 혁명은 반드시 유혈과 방향성에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역시 전체주의로 빠질 개연성이 높으며 역사는 혁명정부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같은 진보자유주의와 개량주의를 통해서 복지국가를 실현하는 것이 유시민이 생각하는 올바른 국가이며 복지국가는 사회보험, 공적부조, 보편서비스등을 통해 시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는 그것을 목적으로 해야하는 것이다.

 유시민은 책의 서문에서 이를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세우고 모든 종류의 위험에서 시민을 보호하고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는 국가라고 간단히 정의했다. 책을 읽고나서 국가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것 같다. 국가라는 조직에 대한 생각, 그 방향성에 대한 생각 여러가지 등이다. 책은 확실히 자신이 국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떤 국가관을 자신이 갖고 있는지, 어떤 국가의 형태를 옳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해보는 계기를 준다. 국가가 싫다고 해도 피할수는 없다. 내가 설사 이민을 갈지라도 나는 어느 국가에 결국은 소속하게 되며, 유시민씨가 서론부분에 제시한 것처럼 나의 한계와 경계를 상당부문 결정하는 것도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으며 책의 별점이 지나치게 낮은 것은 정말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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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7-04-05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생각에 또 공감하고 갑니다. 닷슈님의 글을 읽을 때 왠지 제 글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닷슈님의 글이 이론적인 설명도 많고 더욱 깊이가 있지만요.ㅎㅎ

닷슈 2017-04-05 07:35   좋아요 1 | URL
과찬이십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