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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 무엇이 조선과 일본의 운명을 결정했나
신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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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의 무게를 느끼며, 책을 펼쳤다. 그러나 의외로 쉬운 문장과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가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했다. 1852년 동갑네기 고종과 메이지의 삶과 조선과 일본의 역사를 이해하려는 사람은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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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을 쏘다 - 김상옥 이야기 역사인물도서관 3
이성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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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감동적이어서 잠자는 것을 잊고 책을 읽었다. 의열단의 뜨거운 피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일제에게 통쾌하게 총을 쏘는 장면에서는, 마치 내가 총을 잡고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이었다. 이시대를 열정적으로 살아갈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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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음, 송영인 옮김 / 동녘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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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자’를 위한 노래

-님 웨일즈의 ‘아리랑’을 읽고-

님웨일즈의 아리랑은 상당히 유명한 책이다. 일제시기 항일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았을 책을 나는 아직껏 읽지 못했다. 이번에야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리영희 교수가 이 책을 국내에 들여와 처음으로 국내에 알려진 이 책에는 치열하게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싸우다 쓰러진 혁명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져있다. 패배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승리를 꿈꾸며 패배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내일로 돌진해간 혁명가들의 삶을 뒤따라가 보자.

1. 실패한 자에 대한 기록

조선의 혁명가 김산! 그는 책의 마지막장에서 “내 전 생애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실패의 역사였다. 나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나 자신에 대하여-승리했을 뿐이다.”라고 썼다. 김원봉이나 김구 처럼 항일 투쟁에 확실한 성공의 족적을 남기지 못한 그를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며 좋아하는지 이해 못할 수도 있다. 모든 역사를 성공한 자들을 찬양하기 위하여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끊임 없는 실패를 밑거름 삼아 찬란한 성공이 가능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 수 많은 사람들이 피흘리며 쓰러졌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이름 석자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 갔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광복의 기쁨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렇게 쓰러져간 많은 사람 중에 김산(본명 장지락)이라는 한 사람에 관한 기록이다. 님 웨일즈와 연안에서 만남이 없었던들, 김산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을 것이다.

2. 실패가 그를 강하게 만들다.

님 웨일즈는 김산과 대화를 하면서 그에게 점점 깊게 빠져들었다. 무엇이 님 웨일즈가 김산에게 빠져들게 했을까? 그것은 그의 불꽃 같은 ‘열정’ 때문일 것이다. 조선인 교사가 그에게 불어 넣었던 조국 독립에 대한 열정,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그는 도쿄로, 상하이로 긴 투쟁의 길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톨스토이에서 공산주의자로 자신의 사상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의 심연에는 톨스토이의 사상과 민족에 대한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혁명이 시작되자, 혁명 속으로 뛰어든다. ‘광둥코뮌’, ‘하이루펑 전투’에서 패배의 쓴맛을 맛본다. 이러한 실패는 시작에 불과했다. 뒤이은 두 번의 체포로 그의 몸을 병들게 되었으며, 일제에게서 풀려난 후에는 동지들의 의심 때문에 괴로워하며 ‘자살’과 ‘살인’을 계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을 그는 이겨냈다. 그가 말하듯이, 그는 실패했지만, 그는 실패를 딛고 더욱 강해졌다. 중국혁명의 여세를 몰아, 조국을 자기 손으로 해방시키겠다는 불굴의 신념에 가득찬 김산! 그는 일제의 고문, 동지들의 모함을 이겨냈다. 아니,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하였다. 모든 혁명운동이 실패하였고, 자신의 몸은 결핵으로 망가졌지만, 그는 자신에게 승리함으로써 더 강해졌다.

3. 강한자를 녹이는 사랑

김산은 아나키스트들과 어울리면서, 사랑에 대한 논쟁을 하게 된다. 조국 독립을 위해서 보다 철저한 투쟁을 위해서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한 김산! 이러한 김산의 모습은 대학시절 역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 찼던 나를 떠올리게 했다. “연애는 나에게는 사치”라고 생각했으며 “역사책을 끌어 안고 지금 죽는다 해도 나는 행복하다.”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나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열정으로 가득한 혁명가 김산의 무쇠 같은 마음도 여성의 부드러운 손길에 봄눈 녹듯이 녹아 내렸다. 궁핀촌에서 한 여성을 잃고, 일제에 잡혀 사랑하는 류링과 연락이 끊겼다. 수많은 사랑이 스쳐 지나갔지만, 진정한 인연은 따로 있었다. 김산 그의 여자는 고문 후유증으로 결핵을 앓고 있는 그를 돌봐주었으며, 그를 만나러 왔다가 같이 체포되었으며, 김산이 풀려나자 그녀는 그에게로 다시 와서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그의 곁에 있게해달라고 하였다. 사랑은 위대하다. 김산은 위대한 사랑으로 지금까지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연안으로 갔다. 그리고 님 웨일즈를 만나 자신의 삶과 조국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우리는 님 웨일즈의 글을 통해서 김산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후 김산은 어떻게 되었을까? 김산이 만주로가 항일 무장 투쟁을 하다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을 나는 상상했다. 그러나 김산은 캉성의 모함으로 ‘트로츠키주의자’, ‘일제의 밀정’이라는 죄목으로 비밀 처형된다. 그리고 그의 아들의 노력으로 1983년에 누명을 벗는다. 그는 그가 말했듯이, 실패했다. 그가 가고 싶어 했던 만주에도 가지 못하고 억울하게 연안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신념을 굽히지 않은 그는 그 자신에게 승리하였고, 영원한 승리자로 우리가슴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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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용 평전 - 극단의 시대, 합리성에 포획된 근대적 인간 한겨레역사인물평전
김윤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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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사람들이 좋아할 책을 한겨레 출판부에서 쓰셨네요. 한겨레 출판부여 이책을 보고 한겨레21은 다시는 읽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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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깽이 2012-11-19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탈근대론적 좌파의 시각에서 이완용을 비판한 책인데... 서평을 보니 완전히 반대로 이해하셨더군요... 민족주의적 시각으로는 얼마든지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은 합니다만... 이 책을 마치 뉴라이트 서적처럼 완전히 오해하신건 큰 실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강나루 2014-01-1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오해 아닙니다. 다시 읽어 보세요.
 
이완용 평전 - 극단의 시대, 합리성에 포획된 근대적 인간 한겨레역사인물평전
김윤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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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칙한’ 평전을 쓰려다 ‘망칙한’ 평전을 쓰다.
-이완용 평전’을 읽고-

몇 년전에 교사 모임에서 한선생님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이○○ 교수가 대학원 수업에서 “내가 보기에 근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이완용이야! 이완용이 3․1운동이 일어난다는 것을 미리 알고서도 이를 일제에 알리지 않았으니까 3․1운동이 일어나는데 얼마나 큰 기여를 한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순간! ‘아, 저런 괘변을 늘어 놓는 사람이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니...’하는 탄식이 나의 가슴 속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모든 대학교수들이 지성인이고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나보다 나을 수 있다는 환상은 사라졌다. 이때부터 매국노 이완용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다. 진정 나는 그의 삶에 대해서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 이러던 차에 ‘이완용 평전’을 보았다. 부재가 ‘극단의 시대, 합리성에 포획된 근대적 인간’이라 적혀있었다. 이 부재 또한 이 책을 읽고 싶게 했다. 저자는 왜 이런 부재를 달았을까?

1. 분노하지 않고 이완용을 살피다.
저자 김윤희는 분노하지 않고 찬찬히 이완용의 삶을 서술해갔다. 대표적 매국노 이완용을 이렇게 분노하지 않고 살펴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들 정도로 김윤희는 천천히 이완용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뜻밖에 사실들도 전해 주었다. 이완용이 탐욕스러운 관리라고 알고 있었는데, 김윤희는 이완용이 전라북도 관찰사로 부임하고 벌어진 여러 비리 사건들을 당시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당시 신문에서는 그를 탐관오리로 비판하였으나, 당시의 만연한 부정부패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이완용이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려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검소한 생활을 하였으며, 여자관계도 문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이완용하면 떠오르는 것은 『매천야록』에 며느리와 부정한 관계를 맺었고 이 때문에 아들이 자살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당시 민중들의 이완용에 대한 시선이 투영되어 만들어진 이야기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이완용의 삶은 정말 뜻밖이었다.

2. 그러나 저자가 놓친 사실들....
이완용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분노하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 보는 것은 나름의 의의가 있다. 그러나 진정 분노해야할 때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사람은 없다. 저자 김윤희는 너무도 냉정하게 이완용의 입장에서 그의 삶을 살펴보고 있었다.
‘차별, 불평등, 억압에 분노하기 보다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사고를 지닌 인물’이라고 이완용을 평가하는 김윤희는 을사늑약 체결과정을 서술하면서 그를 합리적인 인간으로 그리고 있다. 이러한 김윤희의 침착함은 ‘을사조약은 고종과 9명의 대신들 누구도 찬성하지 않고 결정하지도 않은 채, 일본의 강압에 의해 체결되었다.’라는 결론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을사오적으로 지목된 이들이 을사 늑약에 찬성을 했다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다. 그러나 ‘발칙’하게도 김윤희는 이것을 정면으로 부인한다. 김윤희는 ‘이완용의 상소’를 근거로 하여 을사늑약의 자구 수정은 이미 고종과 함께 사전에 이루어졌으며, 이완용은 을사늑약에 찬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토는 고종의 명령을 따른다면, 동양의 대세를 알고 있다면, 조약 문구를 수정한다면, 그것은 찬성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5명의 대신이 찬성한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때 이완용은 “신이 속으로 곰곰이 생각해보니 협상하여 잘 처리하라는 성상의 하교를 이미 참정이 성명하였으니, 그렇다면 이 안건의 귀결은 이미 판가름 난 것”이라고 하면서 “나는 조금 전에 연석에서 주달(奏達)하는 일이 있게 되어 이러이러하게 아뢰었을 뿐이다. 그러나 끝까지 찬성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 이완용은 고종과 합의된 대책이 이미 깨졌음을 알았고, 그다음으로 조약문을 개정하는 협상의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김윤희에게 묻고 싶다. ‘조약 문구를 수정한다면, 그것은 찬성이나 마찬가지’라는 이토의 주장이 잘못되었는가? 그리고 이완용의 논리대로 고종이 ‘하교’를 했다고 자구를 수정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조약 문구를 수정한다는 것은 조약을 찬성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하다. 그리고 단호한 부정이 아니면 온건한 찬성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을사늑약 체결은 대한제국의 운명이 걸린 일이다. 그런데 단호한 반대를 국가 대신으로서 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찬성으로 해석된다. 설사 이완용의 논리대로 고종의 ‘하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나라의 대신으로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대를 했어야 한다. 그것이 나라의 대신으로서 ‘합리적’인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저자 김윤희의 ‘발칙’함은 사료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왜? 수많은 사료들 중에서 이완용이 자신의 죄가 없음을 항변하기 위해서 올린 상소문을 선택했을까? 이완용에게 유리한 사료를 선택하고 그 위에서 당시 사건을 살펴보았으니 이완용에게 유리하게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김윤희는 역사학자이다. 김윤희가 이것을 몰랐을까? 더욱이 “일본의 요구는 대세상 부득이한 것이다. 국력이 약한 우리가 원만히 타협하여 한국의 지위를 보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라는 이완용의 말은 그의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세상 부득이한 것”이라는 이완용의 말은 그가 을사늑약에 찬성했다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김윤희는 이 사료를 왜? 사용하지 않았을까?
김윤희는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가 망국의 책임을 고종에게 돌린다. “여론은 지배 엘리트들이 원하던 방향대로 흘러갔고, 을사5적은 고종이 져야 할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했다.”라는 지적에 대해서 나는 분노에 치를 떨었다. 전제군주제 국가에서 나라가 망한 책임에서 고종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나라를 지키려 을사늑약이 체결된 후에도 헤이그에 특사를 보내며 빼앗긴 주권을 되찾으려 노력한 사람과 을사늑약 체결에 앞장서며 이후의 대한제국 병합에 앞장서고 친일의 댓가로 풍족한 여생을 보낸 매국노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설정이다. 누가 더 잘못했는가를 비교하면서 고종보다 이완용이 덜 잘못했으니, 이완용은 잘못이 없다는 그릇된 논리의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 국가의 최고 통치자로 고종이 망국의 책임이 있다면, 국가의 대신으로서 이완용에게도 책임이 있다. 더욱이 이후 친일의 죄를 논한다면 이완용 같은 매국노는 고종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또한 조선의 지배층을 무능하고 나약하게 그림으로써 일제의 침략을 합리화하려했던 식민사학자들의 관점을 김윤희가 답습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선 멸망의 책임을 일제에 돌리지 않고 내부로 돌림으로써 일제가 얻으려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저자 김윤희는 이완용을 ‘충성스러운 신하’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충성’은 병합조약을 체결할 때까지 이어진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을사조약 체결 때 보여준 고종의 태도로 미루어보면, 완강한 반대만을 지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 철저히 현실에 순응하는 인물이었던 이완용은 병합을 피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대세를 인정하는 가운데 최대한 얻을 수 있는 것을 고민했을 것이다. 또한 왕에 대한 충성심이 남달랐던 그로서는 고종과 순종의 부탁을 저벌릴 수도 없었을 것이다. 병합을 하더라도 지켜내야할 것을 지키기 위한 방법과 조약 체결을 무리 없이 진행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짤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김윤희의 글을 읽다보면, 고종과 순종이 나라를 일본에 넘기기로 결정했고 이 악역을 이완용이 했으며, 이완용은 고종과 순종에 대한 충성심에서 이러한 악역을 대행한 것처럼 읽혀진다. 이것이 나만의 오독일까? 고종이 내린 병합조약에 대한 지침과 관련된 사료를 제시하지도 않고 저자 김윤희의 추측에 의해서 사건을 서술하고 있으며, 이완용의 입장에서 천천히 당시를 들여다 보고 있다. 나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더욱이 이완용을 ‘충성심이 남달랐’다고 서술한 부분에서는 무척이나 불쾌한 감정이 복받쳤다.
나는 이완용은 고종에 대한 충성심이 별로 없다고 알고 있다. 『매천야록』에는 고종을 강제퇴위 시키기 위해서 이완용이 고종에게 칼을 겨누며 “폐하는 오늘날이 어떤 세상인지 아십니까?” 라는 말을 한 것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고종에 입장에서는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는 역할을 하기 보다는 민영환 처럼 자결을 하는 것이 더 충성스러운 신하로 여겨지지 않았을까?

3. 친일파에게는 ‘입장 바꿔 생각해 봐!’가 통하지 않는다.
인생사를 살다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너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니?’라는 말이다. 타인을 이해할 때 가장 좋은 이 방법은 매국노를 이해할 때는 예외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역사적 인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인물의 입장에서 당시를 생각하면 당시를 살았던 모든 사람들의 일이 당시로서는 ‘합리적’이었으며, ‘이해’가 된다. 그리고 불행한 것은 당시의 인물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인물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완용이 만약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매국노가 아니었을 거야.”라며 이완용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일제시대를 네가 살았다면 너는 친일파가 안되었어. 당시를 살았다고 모두 친일파라고 하면 안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너무도 친일파 매국노의 입장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그들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역사적 인물을 바라보려면 당시의 인물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아야하지만, 다른 선택을 한 인물도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역사적 정의’에 과연 부합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어떤 중요한 일을 처리할 때에는 그것이 현실적이냐 비현실적이냐를 따지기 보다는 먼저 그 일이 바른길이냐 어긋난 일이냐를 따져서 결정하라”라는 백범 김구의 말씀처럼 한 인물의 선택을 평가할 때도 그 인물의 선택이 과연 ‘합리적’이었느냐보다는 ‘정당’하였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단순히 ‘합리성’만을 따질 때는 친일파도 미화되기 십상이다. 김윤희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믿는 현대인의 태도를 발견’한다며 이완용의 ‘합리성’이 우리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평가에 물타기를 한다. 김윤희여! 제발, 그러지 말아 주시오.

저자 김윤희는 기존의 이완용 평전과 다르게 그를 서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색다른 글을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지나치게 이완용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본 우(愚)를 범하게 한 것 같다. 다르게 서술하려는 고민보다는 책한권을 내기 위해서 많은 나무를 베어야하는데 이 책이 그러한 가치가 있는지를 먼저 고민한다는 어느 학자의 말을 저자가 되새기길 바란다. 그리고 라면 냄비 받침으로 쓰기에도 부끄러운 이 책을 많은 나무를 희생하면서 까지 발간한 이유를 한겨레 출판부에게도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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