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으로 읽는 20세기 한국경제사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3
정태헌 지음 / 역사비평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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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은 좋지만, 잘 읽히지 않는 책은 좋은책일까? '문답으로 읽는 20세기 한국경제사'는 좋은 내용으로 가득차있다. 그러나, 쉽게 읽히지는 않는책이다. 어려운 경제사를 쉽게 풀어쓰는 것이 쉽지는 않겠으나, 쉽게 풀어쓰려는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의 내공이 전문가 수준이 아니라서 저자 정태헌의 설명을 100%이해하지는 못했으나, 정태헌이 전하고자하는 올바른 경제사의 어려 관점에는 공감을 한다. 


  정태헌은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실날한 비판을 한다. 식민지 수탈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각종 숫자를 들이대며 마치 객관적인 양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학자에 대해서 정태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식민지 자본주의에서 개발과 성장이 없었다면 어떻게 수탈이 가능했겠습니까? 문제는 개발과 성장의 주체가 누구였으며, 식민지 자본주의의 귀결이 어떠했는가하는 점"-17쪽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의 글을 읽노라면 그들은 식민지 시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이땅의 고통받는 조선인에 대해서 무관심한 그들을 보면서 분노가 끓어오른다. 정태헌이 강조한 "개발과 성장의 주체"란 역사의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핵심 질문이다. 친일 부끄러워하는 염치도 없는 자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현실에서 정태헌의 글을 우리에게 청량감을 감돌게 한다. 

  정태헌이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라 경제학자들이 중시여기는 숫자만 강조하지는 않을지 걱정을 했다. 그러나 정태헌은 여타 역사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학자로서의 소양과 탁월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 정태헌은 경제가 성장하면 민주주의 통일 등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을 비판한다. 거민의식이에서 탈피해서 민주주의 민족적 국민의식이 확산될 때, 경제 성장과 자본축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정태헌은 강조한다. 이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 독립이 있고 나서야 실력을 기를 수 있다는 주장과 일맥 상통한다. 주체가 빠져버린 역사가 역사일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식민지 근대화론자에게 말해주고 싶다. 역사에는 "주체" 즉 이땅의 주인공의 역사라고....

  정태헌은 현대 한국의 경제 성장 원동력에 대해서도 그의 깊은 내공을 드러낸다.  "한국 사회에서 민주화란 사회구성원에게 생산결과물과 자원의 동원, 분배과정에서 동의와 자발성을 촉진시키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248쪽, 라고 지적한다. 민주주의 없이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불가능함을 정태헌은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서구의 경제학자들이 한국의 독재가 경제 성장을 불러왔다는 주장 자체가 오리엔탈리즘의 일종이라는 정태헌의 주장은 참으로 날카롭다. 

  현대 한국의 경제 성장은 구가 한 것일까? 박정희의 리더십 일까? 미국의 도움 때문일까?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고 고된 노동을 한 민중의 땀 덕택일까? 경제 성장의 원인을 어느 하나의 입장에서 보려는 측면에서 위의 3가지는 비슷한 면을 보인다. 정태헌은 어느 하나가 원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원했든 원치 않았든 권력과 국민의 피드백"이 경제 성장을 이루는 힘이었다고 지적한다. 지배와 피지배 사이의 상호작용이 경제 성장을 추동하기도하며, 그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태헌은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경제사를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일제 강점기를 미화시키는 식민지 근대화론자와 수많은 식민지를 거느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한국의 경제성장 원인을 일제의 식민지배 덕택이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그들의 주장에 속시원한 반박을 하기 위해서는 정태헌과 같은 경제사학자들이 쓴 글들을 읽어둘 필요가 있다. 물론, 그의 글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는 단점이 있으나,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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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 2022-08-22 0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나니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짜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비판 너무 궁금하네요

강나루 2022-08-23 08:45   좋아요 0 | URL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비판이 맘이드는 책이에요^^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 남방의 포로감시원, 5년의 기록
최영우.최양현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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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우리를 운명지웠다. 식민지 조선의 청년 최영우는 태어났을 때부터 조국은 없었다. 일제의 식민지배 속에서 그에게 항일 의식을 심어준 선생님도, 친구도, 부모도 없었다. 조선인이라는 자각이 미약했다. 최영우는 일제의 포로감시원으로 일했다가 전쟁범죄 혐의로 수용소에 갖혀지내며 한탄했다. 자신에게 독립운동을 해야한다는 가르침을 준 사람이 없기에 식민지 백성으로 차별을 받으면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남방의 포로감시원을 지원했다. 그것이 전쟁 범죄자 혐의로 이어지리라고 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1923년생 최영우의 삶을 따라가노라면, 답답함과 함께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온 조선인 처녀의 모습을 보면서 일제에 대한 분노를 느꼈던 그가, 자신의 상관에게 총뿌리를 겨누어야겠다는 의기는 없었던 것일까? 포로들과 대화하던 중에 '너 조선인이지?'라는 포로의 질문에 '아니, 난 일본인이야'라고 비겁하게 대답하는 그에게 조선은 어떠한 의미였을까? 우리는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이기에 식민지 조선에 내던져진 최영우에게 강렬한 민족의식과 항일의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것을 알면서도 일제의 지배에 순응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그의 삶을 보면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사람이 사는 곳에 사랑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청년 최영우는 후푸카스 여인과 연애를 한다. 국경과 민족을 넘어 남방의 포로감시원이된 식민지 조선의 청년과 인도네시아의 후푸카스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은 아슬아슬하기만했다. 청년 최영우는 그녀와 함께 한국으로 올 것인가, 현지에 남을까 등등의 다양한 상상을 한다. 안타깝게도 최영우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포로 감시원이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인도네시아 현지에 남는 용기있는 선택을 하지 못했다. 만약 그가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일본군을 탈출해서 인도네시아 후푸카스 여인과 함께 밀림으로 도망쳤다면, 그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는 운명의 사슬을 끊어내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영우는 그러하지 못했다. 일본을 위해서 총을 잡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포로를 감시했을 뿐인데도 연합군은 그들을 전범 취급 했다. 수용소에 갖히고 치피낭 형무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변했다. 조선 땅을 떠난지 5년만에 고향 남원의 구선동으로 돌아왔지만, 서도역에서 만난 당숙모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물론, 그도 당숙모를 알아보지 못했다. 역사의 풍파가 두사람의 모습을 변화시켰던 것이다. 최영우는 사냥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활발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좁은 역사의 선택지를 벗어 던지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그의 삶은 그를 냉소적인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민족 독립을 위한 삶을 선택하지도 않았다. 그의 삶의 선택지에는 독립운동이라는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랑을 선택하지도 못했다. 결국, 그는 역사가 휘두르는 칼날 위에서 희생되어야만 했다.

 

책장을 덮고 상념에 잠겼다. 나는 최영우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되물었다. 그 대답에 선듯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 인생의 선택지에 놓인 운명을 따라갈 생각만 했지, 나의 정답을 서술해갈 생각은 하지 못해왔다. 죽음을 앞두었을 때, 어제 못 먹은 빵이 생각나기 보다는 도전하지 못했던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한다. 나의 인생에 내가 알지 못하는 역동적인 도전이 있을 수도 있다. 마치 최영우가 독립운동이라는 길을 알지 못했듯이 말이다. 혹은 생각만하다가 자신의 꿈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최영우가 일본군을 탈출해서 사랑하는 연인과 인도네시아에 남아 사랑을 이루지 못했듯이 말이다. 최영우의 삶을 보면서 나의 삶이 오버랩된다. 그래, 선택지를 고르려하지 말고, 나의 인생을 서술해나가자. 생각만 하지 말고 소중한 것을 위해서 나의 모든 것을 던져 넣고 그곳에 뛰어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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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9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대부분이 일제 시대에 태어났다면 최영우라는 사람과 비슷하게 살지 않았을까요? 특히나 그들의 의식이 형성될 1930년대 후반 이후가 되면 일제의 세뇌교육은 강도를 더해가고, 그것의 부당함을 알려주기에는 탄압이 너무 심했고요. 어디서든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간다는건 어려울 뿐 아니라 상당히 행운에 속하는 주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강나루 2022-07-10 10:10   좋아요 1 | URL
˝어디서든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간다는건 어려울뿐 아니라 상당히 행운에 속하는 주변의 도움이 있어야한다.˝라는 말에 깊은 공감이 갑니다.^^

scott 2022-08-10 16: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루님 이달의 당선 추카!
비 피해 없으신지요.
서울 연 이틀 무섭게 폭우가 ㅠ.ㅠ

이 책 최영우 담아 갑니다 ^^

강나루 2022-08-12 07:36   좋아요 0 | URL
다행히 비피해는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수 없어서 그것이 불편했습니다.

scott님도 비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레이스 2022-08-10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영우 아니고 최영우!
당선 축하드려요~^^

강나루 2022-08-12 07:37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저도 우영우를 보았는데 재미있어군요^^

mini74 2022-08-10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축하드립니다 ~

강나루 2022-08-12 07:37   좋아요 0 | URL
mini74님 감사합니다.
mini74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8-10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강나루 2022-08-12 07:3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이하라 2022-08-10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비 피해 없는 편안한 시간 되시길 기원합니다^^

강나루 2022-08-12 07:38   좋아요 0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이하라님도 비피해 없으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8-11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강나루 2022-08-12 07:39   좋아요 0 | URL
thkang1001님 감사합니다.

thkang1001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bookholic 2022-08-11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 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늘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금요일, 주말, 광복절 쭉~~ 즐거운 시간 되시길...^^

강나루 2022-08-12 07:39   좋아요 0 | URL
bookholic님 감사합니다.

이번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8-12 0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강나루 2022-08-23 19:53   좋아요 0 | URL
thkang1001님 감사해요^^

러블리땡 2022-08-12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ㅎㅎ 파친코 읽고 있는데 뜬금없지만 리뷰 보니까 왠지 이 책도 관심가네요 ^^

강나루 2022-08-23 19:53   좋아요 0 | URL
책이 얇아서 금방읽을 수 있어요.^^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 - 광복을 염원한 사람들, 기회를 좇은 사람들
선안나 지음 / 피플파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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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인간을 만들까? 인간이 상황을 창조할까? 역사의 갈림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황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기팔자는 자기가 만든다.'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역사적 상황이라하더라도 어떤한 길을 갈 것인지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이라는 책은 7개의 커다란 주제로 독립운동가와 친일파를 짝을 이뤄 재미있게 설명했다. 청소년용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선택해서 읽었으나, 일반인을 위해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대부분 우리가 잘아는 인물들이다. 그들의 삶을 소설 읽듯이 재미있게 풀어써서 대중성을 확보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첫번째 주제 '명문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나'는 많은 것을 생각케한다. 진정한 명문가란 무엇일까? 대전에는 노론의 영수라고 말하는 가문이있다. 대전에서는 대단한 명문가 인것 처럼 선전하고 있으나, 나로서는 헛웃음만 나온다. 이회영가문이 나라가 망하자 독립운동을 위해서 재산을 팔아 만주로 가서 풍찬노숙을 했는데, 조선을 주무른 노론의 영수집안이 나라가 망했을 때 무엇을했는가? 그러고도 명문가라 말할 수 있는가? 명문가는 주어지는 것이아니라, 만드는것이다. 이것을 이회영집안과 이근택 집안을 비교해서 저자 선안나는 말하고 있다. 

  두번째 주제 '망해가는 나라의 부자들이 사는법'이라는 주제는 씁쓸함을 더해주었다. 조국 독립을 위해서 일생을 바친 안희제는 고문으로 순국했는데, 망국을 이용해서 부를 축적한 김갑순의 이야기는 너무도 씁쓸했다. 비단 이러한 씁쓸함은 이후의 주제들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독립운동의 길을 걸었던 수 많은 독립투사의 후손들은 가난에 허덕이는데, 친일의 길을 갔던 친일파의 후손들은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우리는 후손들에게 말할 수 있을까? 악인이 승리하는 현실속에서 우리 자식들에게 정의를 위해서 살아라라고 말할 수 있있을까? 최근의 대선을 보면서 들었던 씁쓸함을 책을 읽으며 다시 느꼈다. 


  어렸을 적에 보았던 만화영화에서는 악인이 패배하고 선인이 승리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선인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얼마난 큰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지를 알게되었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를 우리는 느끼고 있다. 그러한 희생을 각오하고 정의를 실현하라고 자손들에게 말해도 될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서 눈덮힌 파촉령을 넘으면서 "우리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 자손들에게는 이런 고생을 절대 물려주지 말자."라며 동지를 끌어안고 밤새 잠들지 않으려 동지를 깨우던 장준하선생의 말씀이 기억난다. 못난 조상이 정의가 패배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정의를 실현하려는 조상도 온몸을 던져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사회가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을 막았다. 오늘 우리가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못난 조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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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 대한제국 외교관에서 러시아 혁명군 장교까지, 잊혀진 영웅 이위종 열사를 찾아서
이승우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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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러시아어와 영어,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세계 시민, 이위종이 있었다. 그가 원했다면, 그는 자신의 재능으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편안한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독립운동이라는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서 활약한 3인의 특사 중에는 25세의 이위종이 있었다. 그는 유창한 프랑스어와 영어, 러시아어로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세계 시민들에게 알렸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조국을 위해서 사용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거기까지였다. 이위종이 불현듯, 러시아로 가는 바람에 특사들의 입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위종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져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승우라는 재야사학자는 4년여 동안의 끈질긴 탐구를 통해서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을 다시 복원해냈다.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이라는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그의 삶을 살펴보자. 


 우선, 이위종이 고종의 특사로 활동하다가 갑자기 러시아로 돌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아내 엘리자베타의 와병 소식 때문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 아내를 보살펴야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왜? 이때 아팟을까?라는 원망도 있었지만, 어쩌랴! 가장 소중한 아내인 것을..... 

  이위종은 다시 헤이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상설과 함께 미국으로 가서 조미수호통상조약의 거중조정을 근거로 미국에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호소하려했다. 거중조정! 타국과 조선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이 중재해주기로 약속했던 이 조항을 미국은 사뿐히 즈려밟고 갔다. 어떤 학자들은 헤이그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무모한 시도"라며 실패한 투쟁으로 보려는 자가 많다. 그러나 "적어도 헤이그 평화회의에 참가했던 국가들은 대한제국을 전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실패한 투쟁으로 볼 수 많은 없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계란이 깨진다할지라도, 적어도 바위는 계란 자국으로 올룩진다. 체면을 구긴 바위에게 계란의 투쟁은 의미없는 투쟁일 수 없다. '논어'에는 공자를 '안되는줄 알면서도 하려는 사람'이라 세상 사람들은 평했다고 쓰여있다. 안되는줄 알면서도 그 길이 올바른 길이라면 그길로 나아가야한다. 이위종은 그러한 사람이다. 아니, 우리의 독립운동가들 모두가 그러한 사람들이다. 

  이 책에는 이위종의 삶 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위종의 삶과 함께 녹아들어 있다. 그중에서 나의 가슴을 아프게하는 두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째, 1908년 국내 진공작전의 좌영장을 맡은 엄인섭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안중근 의사와 함게 손가락을 자르며 조국독립을 위해서 헌신하기로 맹세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1911년 이후 밀정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동지의 뒤통수에 비수를 꽃았다. 

  두번째는 지금의 명동성당인 종현성당의 토지분쟁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서 600명의 신민회 회원들이 고통을 받아야했다는 사실이다. 안명근의 고해성사를 통해서 빌렘신부는 안명근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서울에 있는 뮈텔 대주교에게 알렸다. 뮈텔 대주교는 아카시 모토지로에게 고발하였다. 아카시 모토지로는 105인 사건을 일으켰다. 600명의 신민회 회원이 일제에게 잡혀와서 105명이 구속되었다. 이중에는 백범 김구도 있었다. 결국, 뮈텔 대주교는 종현 성당 토지 분쟁 소송을 해결할 수 있었다. 1911년 1월 13일 영하 21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카시 모토지로는 뮈텔을 찾아왔다. 아카시 모토지로는 "자신의 이름과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 장군의 이름으로 다시 감사하려 왔다." 뮈텔 대주교의 일기에 적혀있는 친일의 기록을 읽으며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민주화 운동의 성지인 명동성당에 이러한 친일의 역사가 새겨져있다는 사실이 가슴아팠다. 

  '세상사를 속속들이 알면 우리 마음은 언제나 쓸쓸해진다.'라는 노암 촘스키의 말이 생각난다. 가장 믿어 의심치 않았던 독립운동의 영웅과 종교적 스승들에게 배신의 칼날을 받고 쓰러져가야했던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영혼은 얼마나 슬펐을까?

 헤이그 만국 평화 회의 특사 활동 이후 이위종은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에는  그 이후의 이야기가 그려져있다. 

  이위종의 삶은 그의 아버지 이범진의 행동으로 무거운 짊을 질머져야했다. 대한제국의 멸망과 1911년 이범진의 자결은 이위종에게 조국 독립을 위해서 인생을 바치라는 무언의 명령이었다. 을사늑약과 병합조약의 울분을 참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수많은 애국지사를 일부 사람들은 의미 없는 죽음이라 폄하하기도한다. 과연, 그분들의 죽음이 헛된 것일까? 물론, 살아서 한명의 친일파, 한명의 일제의 앞잡이를 죽인다면 더 뜻 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그의 자결로 모든 불명예가 자신들에게 돌아왔다고 생각했다."라는 서울 주재 러시아 총영사 소모프의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범진의 죽음은 이위종의 삶을 독립 운동이라는 길로 빠져들게했다. 

  이위종은 블라디미르 사관학교를 졸업하여 러시아 제국의 군인이 된다. 러시아를 움직여 조국을 되찾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의 바램과는 달리, 그는 제1차 세계 대전의 동부전선에 투입된다. 1차 세계대전은 우리 역사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의 동부전선에 조선인 이위종이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동부전선에 한국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영화를 통해서 잘알려져 있지만, 1차 세계대전의 동부전선에 이위종이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된 놀라운 사실이다. 우리 역사가 얼마나 파란만장한지를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위종은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붉은 군대의 장교가 된다. 이때 시베리아의 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그러나, 연해주의 의병들을 하나로 규합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다가 행방불명된다. 그래서 이위종의 죽음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졌다. 아카시 모토지로의 덧에 걸린 이위종은 연해주의 고려인들을 하나로 규합하여 조국 광복의 선봉장이 될 찰라에 생을 마감한다. 너무도 가슴이 아파왔다. 그러나,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진 이 부분을 다르게 해석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거대한 세력을 형성한다는 말이 된다. 마오쩌둥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라고 했지 않은가! 혹시, 시베리아의 별이라며 명성이 자자한 이위종이 연해주의 의병을 하나로 모은 군대의 최고 지도자가 된다면 소련의 입장에서도 경계 대상이었을 수도있다. 이위종 실종의 진실을 밝히려면, 일제뿐만 아니라 소련의 자료도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어디까지 나의 상상력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일제의 특무대가 이위종을 암살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다는 점은 나도 인정한다.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의 저자 비숍은 연해주 지역에 살고 있던 고려인들을 묘사하면서 "이곳의 조선인이 부유하게 된 것은 조선에서 처럼 민중의 피를 빠는 '면허 받은 흡혈귀' 같은 양반이나 관리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게으르고 지저분한 조선인이 '면허 받은 흡혈귀'가 없는 세상에서는 가장 근면하고 부유한 삶을 살아갔다. 거꾸로 말하자면, '면허 받은 흡혈귀'들에 의해서 조선의 발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면허 받은 흡혈귀' 중에서 상당수는 나라를 빼앗기자 일제에 빌붙어 동포의 피를 빨기 시작했다. 일제와 일제에 빌붙은 '면허 받은 흡혈귀'에 맞서서 조국 광복을 위해서 온 몸을 불사른 이위종과 같은 별들이 있었다. 광복이 된 지금, 우리는 조국을 팔아버린 '면허 받은 흡혈귀'들이 다시 활개치도록 방조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묻고 싶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면허 받은 흡혈귀'를 감시하고, 조국을 위한 별이 되려할 때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선생은 편히 눈감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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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운동사 - 해방과 건국을 향한 투쟁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9
박찬승 지음 / 역사비평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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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라는 말이 있다. 친일파의 후손이 정계, 재계, 학계에 있으면서 친일의 성채를 견고히 쌓고 있다. 낡은 옷을 입고, 누추한 집에서 사는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보며 씁쓸한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생각하며, '한국독립운동사'를 펼쳐들었다.

 

1. 처음 알게된 5.30 만주 봉기

  1930년 두도구 방면에서 한인의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조선인 민회 사무실과 일본 영사관 분관이 습격당했으며, 용정에서는 전화선을 차단하고 발전소를 습격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간도출장소에 폭탄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간도영사관 경찰에 39명이 체포되었다. 5.30봉기 실패 이후 연길, 화룡, 왕청, 훈춘 등지에서 12월 까지 봉기가 계속되었다. 일본경찰이 2천여 명을 체포하여 4백명을 예심에 넘겼고, 272명이 재판에 회부되었다. 이중 12명이 옥사하고 22명이 사형을 언도 받았다. 참으로 격렬한 민중봉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민중봉기를 이책을 통해서 처음알았다. 사회주의 계열의 강렬한 항일운동이라서 교과서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5.30 만주 봉기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독립운동을 했다면 좌우익을 가릴 필요가 없다. 김원봉에 대한 서훈을 아직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아직도 한국사회의 갈길은 멀다는 생각에 쓸쓸함을 느낀다.

 

2.  누락된 한국독립군과 조선혁명군

  박찬승이라는 저명한 역사학자가 우리의 독립운동을 정리한다기에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박찬승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가장 강렬한 항일 운동이 무장투쟁을 누락시켰다. 그중에서도 1930년대 남만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양세봉 장군의 조선혁명군과 북만주를 호령했던 지청천 장군의 한국독립군을 누락시켰다. 대전자령 전투는 제2의 청산리대첩이라 불리는 유명한 전투이다. 이를 한국독립운동사에서 빠뜨려서는 안된다. 교과서에도 실려있는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박찬승 교수는 누락시켰다.

  박찬승 교수가 일부러 누락시켰다기 보다는 그가, 조선혁명군과 한국독립군을 몰랐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도 항일 무장투쟁사에 대한 평가가 낮고 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추후라도 이부분은 반드시 보충해주길 기대한다.

 

  한국의 독립운동을 정리하고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한 책이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지만, 박찬승교수 조차도 한국 독립군과 조선혁명군을 모른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감추지 한다. '암살'이라는 영화의 한배우는 "우리 잊으면 안돼"라고 외쳤다. 만주벌판에서 쓸쓸히 쓰러져간 독립운동가들은 외치고 있다.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라고... 우리는 기억해야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그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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