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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일본 - 일본에 대한 편견이 아닌 편견 같은 진실
김교수 지음 / 그린하우스 / 2019년 11월
평점 :
일본인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얽혀버린 한일관계를 풀 수 없다! 그래서 일본인과 일본문화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은 책은 호사카 유지 교수의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책은 학자가 쓴 책답게 조선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하며 조선과 일본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져있다. 그후, 심리학을 전공한 유영수의 '일본인 심리상자'를 읽었다. 일본에 살기도했던 작가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분석했다. 그때 내가 받은 인상은 일본은 거대한 정신병원이라는 것이다. 사무라이의 칼이 지배하는 극도의 공포사회를 천년이상 지내오다보니 그들의 정신세계는 역사적 집단 트라우마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염종순의 '일본관찰 30년'을 읽었다. 일본에서 30여년을 살면서 깨달은 일본인의 심리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리고 이제, 롯본기 김교수의 '굿바이 일본'을 읽었다. 이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작성해보자.
1. 같기도하고 아니 같기도하고...
사람은 보이는데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을 본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선입견에 따라서 다른 해석을 한다. 같은 일본에 관한 책이지만 다른 견해들이 있다.
'일본인 심리 상자'라는 책에서 일본인은 지하철에서 유모차를 끌고오는 엄마들을 민폐라고 생각한다. 아이에 대한 따뜻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사적공간을 침해했음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일본인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오직 자신의 일에만 관심이 있는 일본인의 모습을 롯본기 김교수도 언급한다.
롯본기 김교수는 일본에서 무거운 물건을 가지고가는 노인분들의 물건을 들어 드린단다. 그러나, 일본인들에게서 이러한 선행은 보기 힘들다. 심리학적 접근보다는 일본인들의 국민성에 촛점을 맞추어 자신의 경험을 해석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타인의 은혜는 같은 크기로 갚아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진 일본인들에게 우리의 노인공경 문화를 기대하는 것은 돌맹이 갖다 놓고 닭알 되기를 바라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약자에 대해서 배려를 하는 따뜻한 나라라고 서술한 책도 있다. '일본관찰 30년'이라는 책의 저자 염종순은 일본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중증 지체장애자인 염종순의 아들은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장애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한국을 떠나 일본에 갔다. 그곳에서 외국인인 자신의 아들에게도 전동 휠체어를 무료로 나눠주는 일본의 따뜻한 행정 시스템을 만났다. 이에 감동한 염종순은 일본의 중고 휠체어를 한국의 장애자에게 기증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일본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체험담이다.
반면, 롯본기 김교수는 일본은 한국보다 장애자의 수가 두배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장애인을 만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하지 싫어하는 일본인의 종특(종족 특성)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과연 일본인은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하지 못하는 종특을 가진 사람들일까? 아니면 롯본기 김교수가 편견을 가지고 일본인을 보았기에 벌어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까? 타인에게 신세를 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에 타인에게 선행을 베푸는 일도 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따른다면, 일본인은 시스템으로 약자를 배려할지는 모르지만, 개개인이 서로에게 배려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태려하기 싫어하는 일본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시스템으로 배려하는 일본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참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일본인 같기도하고 아니 같기도하다.
2. 일본은 침몰하고 있는가?
롯본기 김교수는 갖가지 수치를 증거로 일본 사회가 침몰하고 있다고 말한다. 초고령 사회, 높은 자살률, 심각한 저출산 문제, 심각한 국가 부채, 수습되지 않고 있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등등.... 롯본기 김교수의 일본에 망조가 들었으며, 아베 노믹스는 타는 불에 기름을 붓듯이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어다고 지적한다. 특히, 반도체 핵심 소재 3가지를 수출금지를 한 것은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기술독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며, 일본 중소기업으로서는 수출길이 막혀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웃을 수 없었다. 초고령화와 높은 자살률, 심각한 저출산 문제는 우리 대한민국에도 해당되지 않는가! 더욱이 저출산 문제는 일본보다 우리가 더 심각하다. 그러니, 초고령화의 속도도 우리가 빠를 수밖에 없다. 이러다가 우리 대한민국인이 멸종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 의식이 든다.
아울러, 롯본기 김교수는 일본인은 건강수명과 수명과의 차이가 10년이라며 이로인해서 요양원에서 보내는 일본인이 많으며 이로인한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운동하지 않고 약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노인분들이 우리나라에도 많다. 급속한 초고령화 속에서 우리도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한다.
일본이 침몰할 것이라면, 대한민국도 침몰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일본호와 대한민국호가 서로를 바라보며 '네가 먼저 침몰할 거야!'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 같아 무척 침울하다. 더욱 침울한 것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위기 경보를 울려야하는 언론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일본의 방송과 언론 현실은 보도하지 못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이다."-310쪽
롯본기 김교수는 방사능의 영향으로 심각한 질병이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가 한달 후에 폐간된 '타카라지마'라는 잡지를 예로들며 일본의 언론을 매섭게 질타한다. 일뽕 방송을 만들고, 한국인에 대한 모멸적 방송을 송출하는 일본방송을 질타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도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수구 신문과 기레기들이 한국의 심각한 경제 현실을 보도하지 않는다. 권력을 견제하는 감시병이 되기 보다는 권력의 나팔수가 되려한다. 일본의 핵폐수가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 과연 일본과 무엇이 다른가? 침몰하는 일본보다 더 늦게 침몰할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인가? 긴 한숨이 나온다.
책을 덮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인간성을 존중하는 태도로 일본인을 대하면 반대로 무시당하고 엄격한 규율과 경직된 조직문화를 만들어줘야 순종하는 일본인이 된다."-47쪽
자율보다 통제에 중점을 두어 교육한 결과 일본은 갑질을 하는 사람에게 순종한다. 인간적으로 대해주면 자신이 갑인줄알고 갑질을 한다. 칼의 문화와 붓의 문화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하며 롯본기 김교수의 말을 받아들이려하면서도 '과연 그런가?'라는 반문이 밀려온다. 우리 사회에도 만만치 않은 갑질이 있지 않은가? 서이초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선생님은 왜? 자살했는가? 자신의 많이 배우고 변호사라며 갑질해서는 안되는 선생님에게 갑질을 하지 않았는가? 무엇이 일본보다 낫다는 말인가? 나쁜 정치인과 블랙기업이 일본에 많다고 지적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나쁜 정치인과 블랙기업이 없는가?
롯본기 김교수의 지적이 일면 타당하다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일본보다는 덜하지만 우리도 만만치 않은 결점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친구는 바꿀 수 있어도 이웃나라는 못바꾸는 법이다. 못된 일본을 교화시켜 좋은 이웃으로 만드는 법은 없을까? 롯본기 김교수는 일본이 미국에 절대 복종하는 모습을 예로들며 일본의 갑이 되라 말할 것이다. 과연 그길밖에 없을까? 긴 한숨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