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그러나 최근 수년 내로는 경제가 극히 곤란하고 사상의 혼란이 계속되어 사업 진행에 지장이 적지 않았고 인재를 널리 구할 길까지 없었다.
나는 이를 개탄하여 권토중래의 기세로써 나의 사업을 부흥시키고자 전혀 새로운 정신과 삼엄한 훈련 하에 한인애국단을 비밀히 조직했다"
-동경작안의 진상 - P144

-경시청사
오전 11시 44분경이었다. 도라노 문 방면에서 사쿠라다 문을 향해 진행 중이던 천황의 행렬이 경시청 정면 현관의 바로 옆을 지나려 할 때궁내부 대신이 탄 제2의 마차에서 가까운 전차 궤도상에서 돌연 호연한 폭음 소리와 함께 폭탄이 작렬했다. 다행히 마차에 작은 손상이 있었을 뿐, 차 안의 궁내부 대신이나 마부도 무사했으나 폭음에 놀란 말이 뛰는 바람에 순간 천황의 행렬이 혼란해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 P206

때 천황의 행렬을 구경하기 위해 길가에 정열하고 있던 다수의 시민들뒤쪽에서 제2마차의 후방 약 30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있던 천황의 마차에 제2의 폭탄을 던지려는 30세가량의 학생복의 남자가 있었다. 현장 부근에서 배관하고 있던 경시청 수사2과장 이시모리 이사오 경시,
혼다 쓰네요시 순사, 야마모토 순사 등이 이를 발견, 즉각 뛰어가 현장을 경계 중이던 헌병과 함께 덮쳐서 가까스로 위해를 조치할 수가 있었다. 
-경시청사 - P207

본당은 삼가 한국 혁명 용사 이봉창이 일본 황제를 저격하는 천둥·번개와 같은 소리로 전 세계 피압박 민족에게 새해의 행운을 준 것을 축복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소리로 환호하며 바로 제국주의자의 아성을향해 돌격하여 모든 폭군과 악정치의 우두머리 범죄자를 샅샅이 제거
-한국독립당 명의 성명서 - P214

하고 민족적 자유와 독립의 실현을 도모할 것을 바란다.
-한국독립당 명의 성명서 - P215

나는 상하이에서 조선 독립에 관해 연구하고 싶었으나 그럴 틈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연구 결과로 천황 폐하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이 아니라, 이미 말씀드린 대로 일본인은 관현까지도 우리 조선인에 대해 차별 대우를 하며 학대하고 있으므로 우리 조선인은 어떻게 해서든 조선을 독립시켜 조선인의 국가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터에 백정선(김구)으로부터 천황 폐하를 죽이는 것이 조선의 독립을 촉진시키는 첩경이라는 말을 듣고 과연 그렇다고 생각되어 2000만 동포를 위해 희생하여 천황 폐하를 죽이자고 결심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거니와 나는 천황 폐하를 죽이는 일을 결코 이봉창한 사람이 멋대로 벌이는 난폭한 행동이 아니라 조선 민족이 전반적으로 독립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그 민족을 대표하여 제일선의 희생자로서의 결행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신문조서 - P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크 심리학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지음 / 어센딩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짜 선하다는 건, 괴물이 될 수 있음에도 괴물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사람만이 누군가를 지킬 수 있다."(314쪽) 이 한문장이 나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우리는 착하게 살아라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착한 사람에게 복이온다고 어른들은 말했다. 현실은 어떨까? 친일파가 권력을 잡고, 독재자가 추앙받고, 힘없는자가 고통받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화 세력이 권력을 잡았지만, 야당에게 대연정을 제안하며 상생과 협력을 외쳤던 정치인은 지지자와 야당에게 외면을 받았다. 그리고 검찰의 강력한 수사를 견디지 못해서 자살했다. 왜? 악이 승리하고, 선한자는 악인에게 당하기만할까? 이런 질문이 '다크 심리학'을 읽게 만들었다. 

  그렇다. 선한사람은 선한눈으로 주위사람들을 바라본다. 타인도 자신과 같이 선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옛날 이야기나 동화책에서 처럼 선의로 대해주면 악인도 눈물을 흘리며 개과천선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권력을 잡은 민주정권의 대통령은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았다. 단지 과거의 부정 부패를 단죄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나, 정권을 넘겨주자 정치적 보복이 시작되었다. 민주정권의 대통령들은 너무도 순진했다. 그들이 이웃이라면 우리에게는 더없는 행운이겠지만, 그들이 대통령이 된다면,우리에게는 행운이 아닐 수도 있다. '다크 심리학'에서 언급한 것 처럼, "진짜 선하다는 건, 괴물이 될 수 있음에도 괴물이 되지 않는 것이다." 괴물이 될 수 없는자는 괴물을 이해하지 못하다. 그리고 괴물과 맞서싸워 우리를 지킬 수도 없고, 스스로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윤석렬이 문재인정권 시기에 검찰총장이었지 않는가! 문재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중에 상당수는 문재인이 윤석렬 정권 탄생이라는 원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때문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다. 김태형 심리학자에 따르면 문재인은 착한 아이 컴플랙스가 있는 정치인이란다. 착하다보니, 상대도 자신과 같은 착한 심성을 가진 존재로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을 것이다. 


  "악은 '선의 규칙' 바깥에서 움직이기에 선만으로는 악을 통제할 수 없다."(316쪽)


  그래서, 이재명 같은 정치인이 필요하다. 너무도 많이 착취당하고, 너무도 많이 부당한 폭력을 당했기에 악인의 심성을 잘안다. 그런나 이재명에게는 복수의 쾌락을 즐기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을 괴롭힌자, 착취한자들에 대한 복수심보다는 촌음을 아껴서 나랏일을 하려한다. 서민과 만나며 그들의 애환을 들으며, 자신의 죽은 동생도 야쿠르트를 팔았다며 아픔을 삭인다. 그리고는 야당 출신의 유능한 인재를 장관으로 지명한다.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을까? 스스로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하겠다면 보수인사라도 그는 등용한다. 악마가 될 수 있음에도 악마가 되지 않고, '선의 규칙' 바깥에 있는 악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그들을 이끈다.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를 주제로 토론을하는 사람이 있다. 현실에서 인간은 선한자와 악한자가 공존한다. 한인간이라 할지라도, 선할때도 있고 악할때도 있다. 인간이 악인가 선인가라는 원초적 논쟁보다는 악할 수도 있는 인간들과 어울려 살면서 그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사회를 위해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다크 심리학'은 내가 악마가 되기 위해서보다는 악마와의 줄다리기에서 그들의 힘을 선한쪽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으로 읽는 손자병법 - 싸우지 않고 이기는 심리 전략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명을 할때, 무조건 좋은 이름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에게 어울리는 이름이 그에게 좋은 이름이다. '심리학으로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이름은 너무도 좋왔다. 그러나, 책의 내용이 책이름의 무게를 따라가지 못했다.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손자병법을 새롭게 재구성한 책으로 기대했으나, 손자병법에 관한 해설에 심리학을 약간 언급한 정도의 책이다. 손자병법 원전을 공부하고, 손자병법에 관련된 책을 꾀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실망감이 크게 감도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키루스의 교육'이라는 책을 읽었다. '키루스의 교육'에서 제시되는 수많은 키루스의 말들이 사실은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내용과 흡사한 내용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중 한가지 예를 들겠다. 키루스는 자신이 거느린 장졸들과 자신의 동맹들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 특히 자신의 장졸들 중에서 가장 용감히 싸운 사람에게는 특히 많은 상을 내려주었다. 자신이 많은 것을 가지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금고를 만들고 금고를 지키기 위해서 창고를 짓고 병력을 배치하는 수고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것을 나눠줌으로서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제국의 모든 것이 키루스의 것이기에 신하들과 장졸들의 것은 키루스의 것이기도했다.


  故車戰 得車十乘以上 賞其先得者 而更其施旗 車雜而來之 辛善而養之 是謂勝敵而益强(손자병법 작전편)


  적의 물자를 빼앗으려면 물자를 상으로 주어야한다. 키루스는 부하들과 상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토론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자신의 식사에 중대를 초청한 것도 상을 주어 군대를 강화시키기 위해서였다. 키루스는 탁월한 전략가임을 손자병법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손자병법에는 학급의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가에 대한 조언도 있다.


  厚而不能使 愛而不能令 亂而不能治 臂如驕子 不可用也-306쪽


  후하게 대하면 시킬 수 없고 사랑하면 명령을 내릴 수 없으며, 혼란이 발생하여 다스릴 수 없다. 비유하자면 교만한 자식이되어 쓸모없어진다. 그렇다. 학생에게 너무 잘대해주면 학급일을 시킬 수 없다. 학기초에 홈베이스 청소를 맡은 한학생이 교실 청소지도를 하고 있는 나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나의 딸같아서 홈베이스에 갔더니 사물함 위에 올려져 있는 책을 내려달란다. 이를 내려주고 나서 과연 이것이 내가 잘한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여학생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담임 교사에게 요청만한다면 이 학생은 과연 자신이 맡은 일을 스스로하는 책임감을 언제 배울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랑으로 대하되 규율을 엄격하게 하라(엄율자양)는 손자의 원칙으로 학급을 운영했다. 학교의 교칙을 지켜야하며 자신이 맡은 일은 스스로 완수하도록지도했다. 손자병법은 우리 생활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지침을 지시하고 있었다.

  손자병법은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 대한 안목을 넓혀주기까지한다.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백번싸워 백번 이기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선이다. 레이건이 1982년 소련붕괴작전(NSDD-66)에서 사용한 방법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최고의 승리였다. 원유를 4배 증산하여 유가를 30달러에서 7달러로 추락시켰다. 원유수출로 지탱하고 있던 소련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결국 소련은 무너졌다. 

 이러한 현상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무리하게 전쟁을 끌고 있다. 이제는 헤즈볼라에 까지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인구가 얼마되지 않는 이스라엘이 미국에 기대어 1년이상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도 마찬가지도 전쟁초기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국으로 남는 것을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려했다. 그러나, 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지원약속만 믿고 어이없게도 러시아 불곰과 전쟁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그 결과는 참담하다. 전투병력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전쟁을 이어가려해도 전쟁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선이이라는 손자의 격언을 따르지 않고 전쟁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이들 국가가 비록 승리하더라도 치유하기에는 너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커다란 상처를 남길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손자병법을 읽었다. 그리고 대학에서 손자병법 원전을 읽었다. 그 후로도 손자병법을 해설한 책들을 탐독했다. 때로는 k-mooc에서 손자병법 강의를 들으며 손자병법의 심오한 뜻을 머릿속에 새기려했다.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손자병법을 읽으려는 나의 기대는 무너졌지만, 새롭게 손자병법과 열애의 시간을 보낸 것은 행복했다. 


ps. 이책에 옥의 티도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조조는 삼국 통일의 위엄을 세울 수 있었다."-150쪽


  중국 삼국통일은 조조가 이루지 못했다. 조조의 후손이 세운 위나라에서 우리지도 못했다.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에 의해서 삼국통일이 이뤄진다. 바로 진나라가 촉을 멸망시키는데 역사적 사실에서 오류가 있어 허술함을 드러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둑맞은 뇌 - 뇌과학이 발견한 기억의 7가지 오류
대니얼 샥터 지음, 홍보람 옮김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기억 앞에 겸손해야합니다." 어느 서울시장 후보의 토론 발언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발뺌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으로 받아들였다. 자신의 행동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 많은 사람은 믿었다. 그런데, 이런 믿음에 반기를든 책이 있다. 부재가 '뇌과학이 발견한 기억의 7가지 오류'이다. '도둑맞은 뇌'라는 제목도 매력적이었다. 뇌과학은 우리에게 기억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얼마나 전해줄까?


  우리가 뇌를 깊이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 fMRI와 Pet를 활용해서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다양한 뇌연구가 가능해졌다. 아직은 갈길이 멀지만 법정에서 증인이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거짓을 이야기하는 뇌영상장비를 활용해서 판단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누구인가가 나의 뇌를 스캔해서 나의 생각을 읽는다면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그러나, 그것보다 더 소름끼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기억에 관한 7가지 오류 중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것은 잘못된 기억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유도질문으로 용의자의 신원을 잘못 확인할 수 있고 암시적인 심리치료도 오기억이 만들어질 수 있다. 경찰관의 '좋아요'라는 말 한마디가 증인의 오기억을 강화시키기도한다. 실제로 법정에서 증인의 오기억에 의존한 재판이 벌어질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우리는 우리의 기억이 진실이며, 선명한 기억은 거짓일 수 없다고 믿는다. 그런데,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한 존재였다.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기억할 수도 있으며, 진실이 기억 속에서 왜곡될 수도 있다. '우리는 기억 앞에 겸손해야합니다.'라는 어느 서울시장 후보의 변명은 뇌과학에 근거해 볼 때 탁월한 지적이었다. 

  기억의 왜곡은 개인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벌어진 대통령 선거에서 가짜뉴스가 판을 쳤다. 쌍방 후보의 난타전 속에서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표현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진실이라는 믿음을 더욱 강화한다."(299쪽, 오류적 진실 효과)


  오류적 진실 효과는 한국 대선에서 극에 달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악마화와 유튜브에서 가짜뉴스의 반복재생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도록 만들었다. 최근 벌어진 이재명 암살 미수사건은 오류적 진실 효과가 만들어낸 비극이 아닐까?

  그렇다면, 기억의 오류는 불행한 것일까? 저자 대니얼 샥터는 기억의 오류는 진화의 부산물이라고 단언한다. 망각은 우리의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진화의 부산물이며, 오재인은 일반화를 얻은 이익에 대한 대가이며, 고정관념과 편견은 과거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불해야할 대가였다. 우리가 옛기록에서 보았던 '신선', '용' 등의 이야기도 오귀인, 오재인, 피암시성 등의 기억의 오류가 만들어낸 부산물인지도 모른다. 기억의 오류가 오히려 인간의 상상력을 증대시켜 문학이 발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는지도 모른다. 

  이책을 통해서 가장 큰 수확은 우리가 왜? 역사를 배워야하는지 뇌과학적 근거를 얻었다는 점이다. 신경영상연구에서 과거 경험을 회상하는 것과 관련된 뇌영역이 미래 경험을 상상하게했을 때 유사하게 활동성이 높아졌다. 즉, 미래에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할 때, 과거의 경험에 대한 일화기억을 사용해 미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공부해야한다는 격언이 뇌과학적으로도 옳았다. 백지상태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우리가 반신반의하며 믿지 않았던 단순한 진리를 신경영상연구가 증명해주었다. 


  대니얼 샥터의 '도둑맞은 뇌'는 재미있는 책이지만 쉬운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기억에 관한 우리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책이다. 특히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기억을 자주 떠올리거나 말하면 구체적인 형태로 기억된다는 팁(tip)도 제시해준다. 또한, 기억장치에 의존하는 것이 항상 기억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정보를 전해준다. 기억장치의 노예가 되지 말고 능동적이면서도 주체적으로 기억장치를 사용하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기억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은영의 화해 (리커버)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은영!! 그녀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 그녀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에 그녀는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조그마한 단서로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다. 문제 아이도, 문제 부모도, 문제가 있는 연예인도 그녀와 대화하면 해결책을 발견한다. 물론, 방송하기 전에 사전 조사가 있었으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의뢰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다는 전제를 염두해 보더라도 그녀는 탁월한 상담가이며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의 내공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과 상처받은 나의 내면을 치유하고 싶다는 열망이 그녀의 책을 집어들게 만들었다. 


  오은영은 처음부터 부모라는 존재에 대해서 묻는다. 나약한 존재로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는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부모라는 명목으로,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나약한 존재는 폭력과 학대가 가해진다. 사회는 가족에 가족으로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행복한 가정'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덮어버리려한다. 오은영은 가장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가장 먼저 말한다. 소중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거리의 철학자 강신주가 공개 상담을 하다가 극단적인 처방을 내렸던 적이 있다. 병든 가족을 위해서 돈을 벌어 바쳐야했고, 그녀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심각한 회의를 갖았다. 강신주는 가족을 먼저 떠나라말했다. 자신을 먼저 추스리고 나서 이후에 가족을 챙이라는 조언이었다. '행복한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이러한 강신주의 조언을 용납할 수 없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 한가운데 조각배를 탄 가족은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 죽는 그 순간까지도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던질 수 있어야 '행복한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완성된다. 

 그런데, 오은영도 강신주와 비슷한 처방을 내린다. 


  "여자는 친정어머니로부터 빨리 멀어져야 합니다. (중략) 어머니와 신체적 물리적으로 멀어져야합니다."(49쪽)


  자녀를 자신의 아바타요, 소유물로 여기는 어머니에게 탈출하라는 그녀의 해결책은 유교의 '행복한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동이다. 유학자에게 이러한 고민을 말한다면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했을까? 아마도 더욱 진심으로 부모를 섬겨야한다고 말할 것이다. 천륜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사이의 관계를 끊어서는 안된다. 자녀는 부모에게 복종해야하며, 부모가 잘못된 길로 간다면 자녀는 부모에게 진심으로 대해서 바른길로 가기를 권해야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러한 유교의 가족 이데올로기 밑에서 자란 우리는 가부장적 가족질서의 폭력에 휘둘려야했다. 유교의 가족 이데올로기는 가족에서 사회로, 사회에서 국가로 확장되었다. 어른의 논리적 헛점과 잘못을 지적하면 '어디 어른 앞에서 목소리를 내!'라는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그랬다. 유교적 가족 이데올로기는 건전한 가족을 만드는데 매우 부적합하다. 약자가 일방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상황 속에서 수 많은 화병 환자들을 양산할 뿐이다. 유교식 수직적 가족관계는 민주사회에서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부모가 자녀의 성장과 성숙에 방해가 되는 존재라면 부모를 떠날 수도 있다. 가족을 떠날 수도 있다. 

  부모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겪어야했던 아픔을 간직한 존재가 이제 부모가 되었다.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삶 속에서 부모의 흔적을 발견하는 슬픔을 보면서 괴로워한다. 부모가되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자녀를 위해서 했던 말과 행동이 자녀에게 상처로 남는다. 이러한 부모에게 오은영은 따끔하게 말한다. 


  "부모의 마음을 알아차리려면 적어도 마흔은 넘어야 합니다. (중략) 지금 마흔 넘은 자식을 키우는게 아니라면 알아듣도록 좋게 말하라는 겁니다."(37쪽)


  인생을 먼저 살아보았으니 자녀를 위해서 한 조언들이 사실은 자녀에게 상처로 남는다. 따끔하게 혼을 내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를 자녀가 알려면 마흔을 넘겨야한단다. 그러나, 마흔을 넘겨도 부모의 마음을 안다는 보장이 없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입에 피를 머금고 타인에게 뿜으면 내입은 이미 더럽혀져 있다.' 그렇다. 좋은 의도에서 행한 말과 행동이라도 그 방법이 좋지 않다면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 

  한녀석이 교무실에 찾아왔다. 야영 장기자랑 시간에 무대에 올라 친구들의 배꼽을 빼놓았던 녀석이다. 공부는 잘하지는 못하지만 사교성은 대단히 좋은 학생이다. 녀석이 나에게 한풀이를 했다. 암에 걸리신 어머니가 자기에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라고 말했단다. 상처받은 녀석은 괴로워했다. 나는 녀석을 위로했다. 어머니는 너를 사랑하니까 그런말을 했다. 어머니 말의 진심은 네가 열심히 공부하라는 격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진짜 쓸모없는 사람인가 보다며 푸념하는 녀석에게 말했다. 토끼와 거북이가 육지에서 뛰면 투끼가 이기지만, 바다에서는 누가 이길까? 넌 공부라는 부분에서는 뒤쳐지지만 타인을 즐겁게 해주는 능력은 그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이러한 응원에 녀석은 힘을 내고 돌아갔다. 녀석의 어머니와 통화해서 당부를 해려했다. 그런데, 자신의 주장만할뿐 담임교사의 말은 들으려하지 않았다. 녀석이 받고 있는 고통이 피부로 느꼈졌다. 

  오은영은 '마음의 충족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는 '맹심'을 가진 녀석의 부모는 자녀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이라 변명한다. 그런데, 부모와 자식 사이에만 이러한 아픔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부부사이에도, 고부간에도, 친구와 친구 사이에도 이러한 아픔이 존재한다. 

  오은영 박사의 글 중에서 가장 나의 가슴에 아프게 다가온 단어가 '허구의 독립성(pseudo-independence)'이다. 실은 의존적인데 겉으로는 독립적인 존재 처럼 보이는 아이이다. 

  첫째는 너무도 빨리 언니가 되어야했다. 그래서 언니로서의 책임감을 은연주에 강요받았다. 스스로 자기 것을 챙기고 동생을 돌보는 모습을 보며 칭찬을 해주었다. 어른스러운 첫째가 있었기에 둘째와 셋째도 키울 수 있었다. 그래서 첫째에게 늘 고마워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첫째에 비해서 너무도 아기같은 둘째와 셋째가 걱정스럽기도한다. 그런데, 잘 키웠다고 생각한 첫째가 사실은 허구의 고독립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이다. 아이에게 너무도 일찍 독립성을 요구한 것이 애처롭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로서, 사회인으로서 주의해야할 한마디를 한다. "아이의 감정을 생각으로 받지 마세요."(231쪽) 그렇다. 단순한 푸념을 생각으로 받아들여 아이를 나무랄 때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잘못은 인간관계에도 나타난다. 특히, 여성의 감정표현을 T형 남자는 생각으로 받아들인다. 부부관계가 힘든 것도, 직장에서 여성 동료와 관계가 힘든 것도 감정을 생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었다. 

  대학에서 사료비판을 하면서 훈련받은 것이있다. 글뒤의 글을 읽어라! 사료의 표면을 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을 보라는 이 교훈이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상대방의 말 속에서 감정을 읽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말 속에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지혜를 계발한다면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사이에도 보다 부드러워질 것이다. 


  오은영 박사는 '매일 잠들기 전, 나를 용서하세요."(313쪽)라는 글로 책을 마무리한다. 우리는 자신을 너무도 나무랐다. 매번 이불킥을 하면서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스스로를 나무란다. 그런데,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 나만을 사랑한다면 문제이지만 나조차도 사랑할 수 없다면 어찌 남을 사랑할 수 있으랴! 나를 용서하며 많은 실수를 했지만 열심히 하루를 살아온 나에게 격려의 말을한다. 수고했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살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