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

숨지 말 것

  - 에리히 프리트

시대의

일들 앞에서

사랑 앞으로

숨지 말 것

또한

사랑 앞에서

시대의 일들 속으로

숨지 말 것

(24)

그렇게 못할 수도

   - 제인 케니언

건강한 다리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산책을 갔다.

오전 내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웠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은촛대가 놓인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벽에 그림이 걸린 방에서 잠을 자고

오늘과 같은 내일을 기약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느 날인가는

그렇게 못하게 되리라는 걸.

(27)

그렇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은 얼마나 축복된 시간인가. 살아 있다는 것은 큰 기회이다. 특별한일상들이 사라질 날이 곧 올 것이기 때문이다.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두 발로 땅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다. 삶은 수천 가지 작은 기적들의 연속이다. 그것들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고 시인은 말한다. 시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행간마다 늦기 전에 깨달으라라는 말이 숨어 있다.

(40-41)

그 겨울의 일요일들

   - 로버트 헤이든

일요일에도 아버지는 일찍 일어나

검푸른 추위 속에서 옷을 입고

한 주 내내 모진 날씨에 일하느라 쑤시고

갈라진 손으로 불을 피웠다.

아무도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데도.

잠이 깬 나는 몸속까지 스몄던 추위가

타닥타닥 쪼개지며 녹는 소리를 듣곤 했다

방들이 모두 따뜻해지면 아버지가 나를 불렀고

나는 그 집에 잠복한 분노를 경계하며

느릿느릿 일어나 옷을 입고

아버지에게 냉담한 말을 던지곤 했다

추위를 몰아내고

내 외출용 구두까지 윤나게 닦아 놓은 아버지한테.

 

내가 무엇을 알았던가, 내가 무엇을 알았던가

사랑의 엄숙하고 외로운 직무에 대해.

(46)

필요한 것은 사랑받지 않을 용기이다. 사랑을 구걸하지 않으려면 고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군중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강둑에서 자신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당신을 곁눈질로 쳐다보면 당신도 곁눈질로 보며 웃을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모순 덩어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모순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머리만으로는 멋진 춤과 음악을 만들 수 없다. 사람들이 나를 추방하기 전에 나 스스로 추방자가 되어야 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신이 준 선물이다.

(52-54)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

   - 마샤 메데이로스

습관의 노예가 된 사람

매일 똑같은 길로만 다니는 사람

결코 일상을 바꾸지 않는 사람

위험을 무릅쓰고 옷 색깔을 바꾸지 않는 사람

모르는 사람에게 말 걸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열정을 피하는 사람

흑백의 구분을 좋아하는 사람

눈을 반짝이게 하고

하품을 미소로 바꾸고

실수와 슬픔 앞에서도 심장을 뛰게 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보다

분명히 구분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과 사랑에 행복하지 않을 때

상황을 역전시키지 않는 사람

꿈을 따르기 위해 확실성을 불확실성과 바꾸지 않는 사람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합리적인 조언으로부터 달아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삶의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자존감을 파괴하고 그곳을 에고로 채운 사람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는 사람

자신의 나쁜 운과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에 대해

불평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계획을 포기하는 사람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묻지도 않고

아는 것에 대해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우리, 서서히 죽는 죽음을 경계하자

살아 있다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쉬는 행위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함을 기억하면서

(100-102)

절반의 생

- 칼릴 지브란

절반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말라

절반만 친구인 사람을 접대하지 말라

절반의 재능만 담긴 작품을 탐닉하지 말라.

절반의 인생을 살지 말고,

절반의 죽음을 죽지 말라

절반의 해답을 선택하지 말고

절반의 진리에 머물지 말라.

절반의 꿈을 꾸지 말고

절반의 희망에 환상을 갖지 말라.

침묵을 선택했다면 온전히 침묵하고

말을 할 때는 온전히 말하라

말해야만 할 때 침묵하지 말고

침묵해야만 할 때 말하지 말라

받아들인다면 솔직하게 받아들이라.

가장하지 말라

거절한다면 분명히 하라

불분명한 거절은 나약한 받아들임일 뿐이므로.

절반의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고

그대가 하지 않은 말이고

그대가 뒤로 미룬 미소이며

그대가 느끼지 않은 사랑이고

그대가 알지 못한 우정이다.

절반의 삶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대를 이방인으로 만들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그대에게 이방인으로 만든다.

절반의 삶은 도착했으나 결코 도착하지 못한 것이고

일했지만 결코 일하지 않은 것이고

존재하다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그때 그대는 그대 자신이 아니다.

그대 자신을 결코 안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대의 동반자가 아니다.

절반의 삶은 그대가 동시에 여러 장소에 있는 것이다.

절반의 물은 목마름은 해결하지 못하고

절반의 식사는 배고픔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절반만 간 길은 어디에도 이르지 못하며

절반의 생각은 어떤 결과도 만들지 못한다.

절반의 삶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지만

그대는 할 수 있다.

그대는 절반의 존재가 아니므로

그대는 절반의 삶이 아닌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한 존재하는

온전한 사람이므로.

(112-113)

역사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 베르톨트 브레히트

일곱 개의 성문을 가진 테베를 누가 건설했는가?

책에는 왕의 이름들만 적혀 있다.

왕들이 울퉁불퉁한 돌 덩어리를 직접 날랐는가?

그리고 수없이 파괴되었던 바빌론

그때마다 그 도시를 누가 재건했는가?

황금으로 빛나는 리마의 건설 노동자들은

어떤 집에 살았는가?

만리장성이 완성된 날 저녁

석공들은 어디로 갔는가?

위대한 로마제국에는 승리의 개선문들로 가득하다

누가 그것들을 세웠는가?

로마의 황제들은 누구를 딛고 승리를 거뒀는가?

끝없이 칭송되는 비잔티움제국에는 궁전들만 있었는가?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에서조차

바다가 그곳을 집어삼키는 밤에 사람들은

물에 빠져 죽어 가면서 그들의 노예를 애타게 불렀다고 한다.

젊은 알렉산더는 인도를 정복했다.

그 혼자서?

카이사르는 갈리아인들을 물리쳤다.

적어도 취사병 한 명은 데려가지 않았을까?

스페인의 필립 황제는 자신의 함대가 침몰하자 울었다.

그 혼자 울었을까?

프리드리히 2세는 7년전쟁에서 승리했다.

그 혼자 승리했을까?

모든 페이지마다 승리가 적혀 있다.

누구의 돈으로 승리의 잔치가 열렸을까?

십 년마다 위대한 인물이 나타났다

그 비용은 누가 부담했을까?

너무도 많은 목록들

너무도 많은 의문들

(153)

한번은 오랜만에 어머니를 뵈러 가서, 이제 자식들도 다 컸으니 어머니 자신의 삶을 살라고 하면서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오늘처럼 음식을 만들어 네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음식이 너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고 하시면서 얼른 또 다른 접시를 내오셨다. 내가 갖고 있는 행복의 개념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던가. 나는 아직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그 음식들이 아니면 맛을 잘 모른다.

(171)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고통이 크다. 그러나 내면의 포기가 주는 고통은 더 크다. 대시인의 시가 감동을 줄지라도, 자신이 쓴 시만큼 자기 삶의 중요한 부분을 건드리는 시는 없다. 시를 써서 바람에 읽어 주면 바람이 머릿결을 쓰다듬어 줄 것이다. 겨울강에게 읽어 주면 강물이 얼음장 밑에서 화답할 것이다. 그러면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

(178)

결국 우리가 후회하는 것은 시도한 일보다 시도하지 않은 일들이다. 인생의 광물을 끝없이 캐내지 않은 광부에서 남는 것은 불만뿐이다. 행복 여부는 우리가 외부에 행사하는 통제력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시도에 달려 있다. 잘랄루딘 루미는 너는 자신이 문의 자물쇠라고 생각하지만 너야말로 그 자물쇠를 여는 열쇠이다.”라고 썼다. 자신이라는 열쇠로 어떤 자물쇠를 열려고 시도해 보았는가? 산골짜기 모래를 파헤쳐 사막을 만들려고 해 본 적이 있는가? 금을 발견하든 발견하지 못하든 쇳조각이라도 캐내 한번 깨물어 보는 것, 그것이 인생이 아니고 무엇인가?

(181)

내일(5 23)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이다. 정치인을 떠나 인간적으로 내가 좋아한 사람이다. 그를 처음 본 것은 오래전, 그가 종로구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였다. 저녁 무렵이었는데, 선거 유세를 하기 위해 내가 사는 동네에 왔다. 그의 연설을 듣는 이는 선거 운동원을 제외하면 나를 포함해 서너 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는 열정을 다해 말을 했고, 끝난 뒤 내가 인사를 하자 반가워하며 내 시집과 내가 번역한 <성자가 된 청소부>를 잘 읽었다고 말했다. 깨달음과 진리 추구는 결국 인간의 정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이라는 데 우리는 동의했다. 나에게 각인된 그의 인상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순수한 열혈청년의 모습이었다. 아름답고 정의로운 마음을 가진 그가 세상을 떠나고, 우리는 아직도 많은 문제들을 힘겹게 헤쳐 나가고 있다.

(202)

우리가 하려는 일에 대해 세상은 언제나 냐고 묻는다. 마치 자신들은 인생이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인도를 가려고 하면 왜 위험한 그런 곳을 가려느냐고 묻는다. 핀란드에 오로라를 보러 가려고 하면 왜 자격증부처 따지 않느냐고 묻는다. 채식을 실천하려고 하면 채소에는 생명이 없느냐고 묻고, 무정부주의자라고 하면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는다. 그런 질문들에는 일일이 답할 필요가 없다. 어떤 대답을 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이해시키느라 자신 안의 불을 다 태울 필요는 없다. 외롭고 쓸쓸할 때, 눈을 멀리 돌리고 산을 바라보라. 훨씬 더 외롭고 굳건한 산이 거기 말없이 있지 않은가.

(210)

어떤 사람

   - 레이첼 리먼 필드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몹시 피곤해진다는 것.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속 생각이 모두 움츠러들어

마른 잎처럼 바삭거린다는 것.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음속 생각이 갑자기 환해져서

반듯불이처럼 빛나게 된다는 것

(230)

위험

- 엘리자베스 아펠

마침내 그날이 왔다

꽃을 피우는 위험보다

봉오리 속에

단단히 숨어 있는 것이

더 고통스러운 날이

(239)

(poem)의 그리스 어원은 창조하다(poiein)’이다. 시는 우리에게 너의 삶을 창조하라고 말한다. 삶에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다. 비가 내리는 순간, 꽃이 피는 순간, 사랑과 고독의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시는 그 특별한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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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02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류시화의 시집, 너무 좋아서 가슴이 설랬던 기억이 납니다. 눈물샘이 터진 기억도. 다시 시집을 집어 들어야겠는데...

류시화가 ‘이솝우화’ 신간 예약판매한다고 3천권에다 사인을 하면서 손가락이 아파서 혼났다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유명한 것과 무명한 것의 차이를 이야기하고...에밀리 디킨스는 굉장한 시인이지만, 그는 죽기전엔 무명의 시인이었다고.
만약 신이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너는 생전에 유명해지고 사후엔 무명해지길 원하느냐? 아니면 생전에는 무명하고, 사후엔 유명해지고 싶으냐?” “선택하라!” 고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까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류시화의 시를 읽으면 생각치도 못한 이런 생각을 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보이는 것과 그 반대의 이면을 들추어내서 그게 너무 좋습니다!
괜히 저도 류시화 필사하고 싶다는...

bookholic 2018-08-02 22:14   좋아요 1 | URL
시읽기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류시화님처럼 좋은 시를 선별해주고 그 시를 설명해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류시화님은 좋은 시를 쓰시는 것뿐만 아니라
좋은 시를 잘 소개해 주시는 것 같아요...
류시화님의 산문도 참 좋구요~~
카알벨루치님, 더위 조심하시고 즐거운 8월 되십시오~~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08-02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좋은 시에 대한 설명이 오히려 더 시를 풍성하게 하는 듯 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 스포일러 포함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볼티모어의 서>라는 추리 소설이란다. 아빠가 아는 지인이 추천한 책이야. 지은이는 조엘 디케르라는 스위스의 젊은 작가야. 아빠는 이 소설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작가야.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책으로는 두번째 출간된 책인데, 첫번째 책은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라는 책인데 그 책도 괜찮은 평이 있더구나. 나중에 그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어.

스위스의 젊은 작가가 쓴 소설 제목에 미국 지명인 볼티모어가 책 제목에 들어간 소설을 지었네이런 생각을 하고 지은이 소개를 봤더니, 해마다 미국 동부 지역으로 가족휴가를 떠나서 미국 대중문화를 많이 접했다고 하는구나. 뜨끔했어. 너희들에게 많은 여행과 경험을 해주지 못한 아빠로서의 뜨끔함…. , 그런 뜨끔함은 잠시 접어두고, 이 책의 이야기를 해줄게

책은 양장본으로 제법 두꺼웠는데, 디자인은 참 마음에 들었단다. 무게도 묵직했는데, 문득 책의 무게가 얼마나 될까 생각이 들었단다. 그러면서 우리집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각각 무게가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도 했어. 가장 무거운 책은 무엇일까? 가장 가벼운 책은 무엇일까? 이런 것도 궁금하고…. 언젠가는 책을 쌓아두고 책의 무게를 한번 재워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이런 생각을 하니 정말 궁금하네… ^^

1.

마커스 골드먼. 소설의 주인공이야. 직업은 데뷔작을 화려한 성공작으로 만든 소설가. 다음 작품을 쓰기 위해서 플로리다 주에 머물고 있었어. 그곳에서 잃어버린 개의 주인을 찾아주게 되었는데, 그 주인을 보고 깜짝 놀랐어. 미국 최고의 팝가수인 알렉산드라였어. 그냥 팝가수가 아니고, 마커스의 전 여자친구였던 알렉산드리아였던 거야. 8년 전 볼티모어 골드먼 집안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 이후 헤어진 여자친구. 하지만 헤어진 다음에도 늘 그리워했던 사람헤어진 다음에 최고의 가수가 되어서도 알렉산드라의 성공을 같이 기뻐했던 마커스. 알렉산드라도 반가워하긴 했지만, 알렉산드라 옆에는 스포츠 스타 남차친구가 있었어. 8년 전 사건이 무슨 사건이었나….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란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골드먼 집안의 이야기를 먼저 해야 돼. 할아버지 매스는 사업을 하고 있었고, 아들 둘이 있었는데, 마커스의 큰아버지인 사울과 아버지인 네이튼이었어. 어렸을 때 세 부자는 무척 친하게 지냈단다. 할아버지는 두 아들이 자신의 사업을 이어받아 번창시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어. 큰아버지 사울은 할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에 갔고,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 친구와 사귀어서 사이가 좀 멀어졌단다. 사울은 그래도 아버지에게 잘 보이고 자신이 사업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사업계획서도 가지고 오고 그랬는데, 몇몇 오해로 생긴 일들도 더 생기면서 사울과 매스는 완전히 틀어져버렸단다.

그렇게 틀어진 이후 사울이 결혼하고 아들 일렐이 태어난 뒤에도 12년간 의절을 하고 살았어. 12년이 흐른 뒤에야 화해를 하게 되었어. 그때는 이미 사울은 잘 나가는 변호사가 되어 있었어. 그런데 이번에는 둘째 아들 네이튼, 그러니까 머커스의 아버지…. 그 네이튼이 섣부른 판단으로 자신과 아버지 매스의 재산을 거의 날리는 손해를 보게 되었단다. 그에 반해 사울은 반대로 큰 돈을 벌었어. 그래서 사울이 은퇴자금을 날린 할아버지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했어. 그래서 이때부터는 할아버지 매스는 큰아버지 사울네 가족만 엄청 칭찬하고 네이튼의 가족들을 홀대하시곤 했단다.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마커스는 어렸을 때부터 큰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부러움을 가지고 있었어. 자기네 가족은 왜 그런 부자가 아닐까 하고, 어린 시절에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 그 큰아버지의 집이 볼티모어에 있어서 그들의 가족을 볼티모어 골드먼이라고 불렀고, 마커스의 집은 몬트클레어에 있어서 몬트클레서 골드먼이라고 불렀어.

2.

머커스는 어린 시절마다 큰아버지 댁에 가서 사촌인 힐렐과 함께 놀았어. 힐렐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지만 약골이었지. 그래서 다른 친구로부터 따돌림을 많이 받았어.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그를 지켜준 것도 아니야. 선생님들도 힐렐을 싫어했어. 왜냐하면, 힐렐은 선생님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따져 묻곤 했기 때문이야. 날마다 친구들한테 구타를 당하고 모욕적인 일을 당하고, 온갖 욕설을 들었어. 하지만 자존심이 센 힐렐은 집에다가 이야기하지 않았어. 몸의 멍이 들고 옷이 지저분해도 운동을 하거나 달리다가 넘어졌다고 했어.

큰아버지 사울은 봉사활동도 했는데, 소년원에서 우디라는 착한 아이를 만났어. 우디는 착하긴 한데 정의로운 일을 참지 못하고 주먹다짐을 하는 바람에 소년원에 있었어. 우디의 부모는 이혼해서 엄마는 연락이 안되고, 아빠는 재혼을 해서 멀리 이사를 갔어. 우디는 큰아버지의 도움을 여러 차례 받고 그 은혜를 갚고 싶어했어. 그러던 어느날 힐렐이 친구한테 도망가다가 얻어맞는 것을 봤어. 사울의 사무실의 액자에서 힐렐을 보았기 때문에 그가 누구인지 알았어. 우디는 힐렐을 괴롭히는 친구를 혼내주었단다. 그렇게 우디와 힐렐은 친구가 되었고, 우디는 힐렐의 보드가드가 된 것처럼 등하굣길을 함께 해주었어.

힐렐도 다시 활기를 되찾고 그들은 절친이 되었단다. 큰아버지도 우디에게 고마워하고 자주 집에 놀러 오게 했어. 그리고 우디는 주말마다 놀러오는 머커스와도 친하게 되었고 마커스, 힐렐, 우디는 삼총사가 되었어. 그들은 그들을골드먼 갱단이라고 불렀어.

어느날 힐렐은 방과 후 학교에 남아 있다가 교장선생님의 불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약점을 삼아 우디를 그가 다니는 사립학교에 입학시키게 했단다. 그렇게 해서 이제 힐렐과 우디는 학교에서 같이 지냈어. 힐렐을 괴롭히던 친구들은 싹 사라졌지. 그리고 우디는 힐렐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되었어. 골드먼의 일원이 된 것이지.

우디와 힐렐의 학교에 점액과다증이라는 지병을 가진 스콧이라는 친구가 새로 왔어. 스콧이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하자 힐렐과 우디가 스콧을 도와주면서 스콧도 힐렐과 우디의 절친이 되었단다. 물론 가끔 놀러 오는 마커스와도 친하게 되었어. 어느날 다같이 스콧의 집에 놀러 갔는데, 그곳에서 스콧의 두 살 위 누나인 알렉산드라를 보면서 마커스, 힐렐, 우디 모두 사랑에 빠져 버렸어.

 

3.

우디는 운동 신경이 뛰어났어. 특히 풋볼에 두각을 보이면서 어떤 하이스쿨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어. 우디는 힐렐과 스콧이 모두 같이 갈 수 있다면 가겠다고 하자, 풋볼 코치인 벤담은 손을 써서 그렇게 해주었어. 그런데 스콧의 부모는 스콧이 점액과다증 때문에 일반학교에 보내는 걸 망설였어. 점액과다증은 호흡을 제대로 못하는 병이라서 언제 어디서든 위험에 빠질 수 있거든. 하지만 스콧이 힐렐과 우디를 만난 이후로 정말 행복해하는 모습에 허락을 했단다. 우디가 풋볼 연습을 할 때 힐렐과 스콧도 함께 했어. 특히 힐렐은 머리가 좋아서 전략을 잘 짜고 상대팀의 분석에 뛰어났단다.

벤담 코치도 힐렐의 도움을 받기도 했어. 그들의 팀이 연승가도를 달리는 것은 모두 우디의 활약 때문이었어. 스콧도 풋볼이 너무 하고 싶어해서 달리기를 하기도 했어. 숨이 가빠져서 오래 할 수 없었지만그런데 그것이 스콧에게는 무척 위험한 것이었어. 혼자 풋볼 경기장에서 달리다가 쓰려져서 큰일날 뻔 하기도 했어. 그 일이 있고 나서 스콧의 엄마는 스콧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렸어. 하지만 소콧은 몰래 풋볼경기장으로 향했단다. 그때는 아주 중요한 경기가 열리고 있었어. 쉬는 시간에 라커룸에서 스콧은 힐렐과 우디에게 경기를 참석하게 해달라고 애원했어. 결국 힐렐과 우디는 코치에게 이야기 안하고 동료선수들한테만 이야기를 해서 아무도 모르게 선수 한 명을 스콧과 바꿔치기를 했고 그렇게 스콧은 경기에 참석했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승리의 터치다운을 했단다. 하지만, 스콧은 터치다운의 기쁜 세러모니를 하고 곧바로 정신을 잃었고, 영영 깨어나지 못했단다.

이 일로 우디는 퇴학을 당했고, 코치도 우디의 퇴학을 막아내지 못하자 사퇴했어. 힐렐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단다. 스콧이 죽은 이후 스콧의 부모님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이혼을 하고 뉴욕으로 이사 갔어. 알렉산드라도 엄마 따라 뉴욕으로 떠났단다. 머커스는 틈틈이 뉴욕으로 알렉산드라를 만나러 갔고, 알렉산드라는 동생 잃은 슬픔을 마커스로 위안을 받았어. 결국 마커스와 알렉산드라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어. 그러다가 알렉산드라가 매디슨대학교라는 대학에 진학을 하면서 헤어지자고 했어. 마커스는 깊은 상처를 받았지

 

3.

마커스는 여름방학 때 우디, 힐렐과 함께 큰아버지의 별장에 놀러 갔다가 그 동네지상낙원이라는 저택의 새주인을 만났어. 지상낙원이라는 저택은 사실 큰아버지도 사려고 했었는데, 자금이 부족했었거든. 그런데 그지상낙원의 저택의 새주인이 다름아닌 스콧과 알렉산드라의 아버지인 패트릭이었어. 패트릭은 뉴욕에서 투자자로 성공해서 큰 돈을 벌었거든.. 그곳에는 알렉산드라도 와 있어서 그들은 다시 만났고, 좀 더 자란골드먼 갱단은 모두 알렉산드라를 더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어.

마커스는 자신이 알렉산드라와 사귄 사실을 숨기고 있었고 다시 만난 알렉산드라와 서먹하기도 했어. 셋은 모두 알렉산드라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서로 알고 있어서 그들은 아무도 알렉산드라와 사귀지 말자고 다짐을 하기도 했어. 마커스는 알렉산드라에게 그녀가 있는 매디슨 대학교로 진학하겠다고 하자 오지 말로 말라고 했어. 그래서 다른 학교로 갔지. 그런데 힐렐과 우디는 모두 매디슨 대학교에 진학을 했고, 알렉산드라와 늘 함께 하는 사이가 되었단다. 힐렐은 대학 신문사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었고, 우디는 우수한 풋볼 선수로 유명해졌단다. 마커스는 질투심 폭발. (이때부터였던가 골드먼 가족의 균열이 시작된 것이…)

하지만 알렉산드라의 선택은 마커스였어. 둘은 다시 연인 사이가 되었어. 우연히 우디가 그것을 알게 되었어. 우디는 쿨하게 둘 간의 관계를 힐렐에게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어. 우디는 콜린이라는 젊은 유부녀를 알게 되었는데, 콜린은 늘 남편 루크에게 폭행을 당했어. 하지만 루크는 경찰서장인 아버지의 보호를 받고 있었지. 우디와 힐렐이 머리를 써서 루크를 다른 주로 꼬셔 내고. 거기서 콜린을 폭행할 때 루크를 현행범으로 신고를 하고 감옥에 가게 만들었단다. 이후 우디는 콜린과 함께 했어.

우디가 풋볼 경기를 할 때마다 큰아버지, 큰어머니는 늘 함께 나와 응원을 했단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는 사이가 좋았는데, 딱 한번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었어. 큰아버지가 거액의 돈을 매디슨대학교 풋볼 경기장에 후원을 했을 때였어. 그것도 실명으로 큰 간판까지 만들고 말이야. 큰아버지는 늘 뒤에서 조용히 남모르게 후원을 하시던 분인데뜻밖의 행동으로 감당할 수 없는 거액을 후원을 하셨어. 상의도 없이그래서, 큰어머니와 갈등을 빚었다고 했어.

한편, 우디와 힐렐은 알렉산드라의 아버지 패트릭과 많이 친해졌어. 패트릭이 스스럼없이 그들을 초대하고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었거든. 힐렐은 자신의 꿈마저 변호사에서 투자자로 바꾸었어. 투자자로 성공한 패트릭의 영향이 컸던 거지. 우디는 대학 풋볼 최고 스타가 되었고, NFL 거액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어. 패트릭이 에이전트를 해주겠다고 했어. 성공가도가 우디를 기다리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날, 형식적인 신체검사에서 우디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결과가 나왔어. 그 금지약물은 선수라면 누구나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약물이었어. 우디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선수 생활도 끝장이 나버렸어. 며칠이 지나고, 우디를 힐렐의 방에서 그 금지약물을 발견하게 돼. 심한 배신감.. 왜 힐렐이….

우디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을 하려고 패트릭을 찾아갔어. 그런데 그곳에 패트릭과 함께 있던 큰어머니를 보았어.. 이번에는 큰어머니에 대한 배신감. 패트릭과 큰어머니가 그렇고 그런 사이우디는 다시 그 집에 뛰쳐나왔는데, 큰어머니는 오해라면서 우디를 따라 쫓아오다가 그만 트럭이 치이고 말았어.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단다.

.

큰어머니 아니타의 장례식.. 이미 패트릭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쫙 퍼졌어. 뒤늦게 패트릭도 장례식장에 왔지만, 마커스가 그와 몸싸움까지 하면서 못 오게 했어. 패트릭은 그만 돌아가야 했지. 이제 다들 각자의 길을 가는 것처럼 보였어. 우디는 자퇴를 하고 콜린과 함께 식당 일을 하면서 지냈어.

5.

루크가 출소했어. 루크 기억나? 콜린의 남편. 우디와 힐렐이 머리를 써서 감옥에 들어갔었잖아. 시간이 흘러 그가 출소한 거야. 루크의 협박에 우디와 콜린이 제대로 살지 못했어. 우디와 콜린이 살던 집도 원래 루크의 집이었다면서 빼앗았어. 빈 집에 콜린의 짐들을 챙기러 갔다가 루크와 마주쳐 싸우게 되었고, 그때 우발적으로 총으로 루크를 죽이게 되었어. 정당방위가 될 수도 있었지만,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어.

큰아버지 사울과 패트릭이 손을 써서 징역 5년 형으로 합의를 봤다고 했어. 5년은 금방 휙 지나가고 5년이 지나도 아직 20대이니까 주변에서 위로를 해주었어. 우디도 그렇게 인정하는 것처럼 보였어. 입소 하루 전 볼티모어에서 우디의 송별식을 했어. 우디와 화해를 한 힐렐도 왔고, 알렉산드라, 마커스도 왔어. 입소 당일 교도소는 힐렐이 함께 했어. 그런데 사라졌어. 우디와 힐렐이 사라졌어.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것이 아니야. 그들은 도망을 간 거야. 우디는 5년을 참을 수 없다고 했고, 힐렐은 자신의 잘못으로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생겨나서 우디에게 자신의 잘못을 용서를 빌고. 힐렐이 하는 것을 무조건 도와주겠다고 했어. 그렇게 우디와 힐렐은 캐나다로 도망을 간 거야. 그런데 중간에 폭주족을 만나서 가지고 있던 목돈을 모두 빼앗기고, 경찰의 심문 도중 우발적인 총격전으로 우디는 다시 경찰을 죽였단다. 우디와 힐렐은 앞길은 이제 막막하기만 했어. 우디와 힐렐은 몰래 아버지의 별장에 숨어 들어왔지만, 경찰이 눈치를 채고 별장을 포위하게 되었어. 경찰들이 둘러싼 것을 본 우디와 힐렐이젠 끝이라고 생각하고 둘은 총으로 자살하였단다.

.

그런데 우디와 힐렐의 이런 계획을 알렉산드라도 알고 있었고, 마커스는 알렉산드라가 자신에게 사전에 이야기했다면 자신이 강력하게 말렸을 것이라고, 자신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알렉산드라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꼈어. 그 일로 단칼에 헤어지자고 한 것이야. 그것이 바로 8년 전에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이고, 알렉산드라와 헤어지게 된 이유였어.

6.

그 사건 이후 큰아버지 사울도 몰락하게 되었어. 앞서 이야기했던 매디슨 대학교 풋볼 후원한 적이 있다고 했잖아. 알고 보니 그것은 패트릭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 때문이었대. 힐렐과 우디가 자신보다 패트릭을 더 잘 따르고 그랬다는 거지. 그래서 자신도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매디슨 대학교 풋볼경기장을 후원했던 것인데 그 금액이 600만 불로 사울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어서 대출까지 한 상태였어. 그것을 갚기 위해 회사의 돈까지 빼돌렸다가 자신이 세운 법률사무소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자신의 재산은 모두 압류되었고, 변호사 자격까지 박탈당했단다.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몰락의 길을 걸었어.

가지고 있던 저택과 별장을 모두 팔고 플로리다로 이사를 했어. 그래서 그 이후에 마트에서 일하게 되었어. 마트에서 일하고 계셨지만, 성품은 여전하셨어. 주변 사람들의 법률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주기도 했어. 마커스는 홀로 남은 큰아버지를 자주 찾아 뵈었어. 옛날보다 더 친해졌다고 생각했어. 마커스가 첫번째 소설이 성공하여 큰아버지를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큰아버지의 자존심은 그것을 거절했어. 그리고 큰아버지는 그 비극적인 사건이 있고 7년 뒤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단다.

마커스는 패트릭과도 다시 만났어. 그리고 패트릭으로부터 큰어머니 아니타가 죽던 날에 대해 이야기했어. 그날 아니타가 패트릭을 찾아온 이유는 아니타가 힐렐이 금지약물을 산 것을 알게 된 것과 사울의 비리를 알게 된 것에 대해 해결책을 물어보려고 왔던 것이라고 했어. 소문인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라는 거야. 당시에는 그런 말을 아무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거지. 그럼 도대체 왜 힐렐은 우디에게 그런 짓을 한 것일까? 나중에 힐렐이 패트릭을 찾아와서 이야기를 해주었대. 우디에 대한 질투심에 그랬다는 거야. 자신의 부모님이 자신보다 우디에게 더 잘 대해주어서 그랬다는 거야. 힐렐과 그의 부모님 사이면 충분히 이야기로 풀 수 있었을 텐데.. 왜 혼자 생각하고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대체 이 모든 일이 어디서부터 잘못 틀어지기 시작한 것일까. 서로 질투하고 오해해서 생긴 일들

.

이제 다시 8년 만에 다시 만난 마커스와 알렉산드라 이야기로 돌아가보자꾸나. 다시 만난 마커스와 알렉산드라헤어진 지난 시간 동안 서로 잊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마커스가 소설가 성공하면서 어떤 영화배우와 사귄다는 헛소문이 난 적이 있는데, 그때 배신감을 느낀 알렉산드라는 지금의 남친을 만났는데 마커스와 사귄 시절만큼 행복을 느끼지는 못했어. 마커스는 알렉산드라의 개를 핑계로 알렉산드라를 자주 만났어. 그런데 그것이 파파라치한테 걸려서 어느날 주간지 일면에 대서특필이 되었어. 알렉산드라는 모든 책임을 마커스에 돌리고 만나지 않겠다고 했어.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마커스에게 향해 있었지. 그리고 다시 전화로 이야기도 했어 조심스럽게 그날의 이야기도 했어. 머커스는 몰랐던 사실을 들었어. 사실 헬렐과 우디가 그들의 탈출계획을 마커스에게도 이야기하려고 했었대. 그런데 알렉산드라가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이야기했대 왜냐하면 마커스가 그 계획을 알게 되면 그들과 함께 떠날 것이라 생각했대. 그걸 알렉산드라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지어떻게 보면 둘 간에 있던 오해가 어느 정도 다 풀린 거야. 그리고 그들은 다시 시작하기로 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잘 설계된 집 같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질투… 사랑결국 서로 간에 친하다고 하는데 소통이 제대로 안되어 그 모든 일들이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어. 겉으로 보기에는 다정하고 행복한 사이인데, 사실은 속마음들을 꼭꼭 숨기고 소통을 하지 않고 있었던 거야비록 소설이지만 안타깝구나.

.. 재능 있는 소설가를 한 명 또 알게 되어 기쁘구나. 그의 데뷔작도 읽어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내일, 내 사촌 우디가 교도소에 수감된다. 앞으로 생의 다섯 해를 감방에서 보내야만 한다.

책의 마지막 문장 : 볼티모어 골드먼들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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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금 미국의 주류 언론을 비롯하여 기성 정치인, 관료, 학자, 지식인들 다수가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를 반대해왔고, 막상 회담이 끝나자 성과가 없다거나 지나친 양보를 하였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격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완화되고, 이 지역에 궁극적으로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수립된다면 결국은 군산복합체가 와해될 것이고, 그 결과 군산복합체와 다양한 형태로 얽힌 채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는 미국 및 서양의 지배층의 존립 토대가 허물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전후 미국의 지배체제가 기본적으로 안보논리 위에 구축되어온 데에 연유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23)

북한에 엄청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석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핵프로그램의 해체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 석탄 사용이 기후에 파국적인 영향을 미치며, 석탄과 석유 사용의 지속이 향후 30년 안에 지구를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은 과학연구의 압도적인 증거에 의하여 확인된 바다. 가장 훌륭한 정책은 북한 정부가 매장된 석탄을 손대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이다. 석탄을 판매하여 이윤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주류 언론과 유력 경제인 및 정치인들은 오로지 이런 사람들이 제출하는 의견에 대해서만 소개하고 논의한다. 그러나 진실을 왜곡하는 정보 혹은 거짓된 적합성도 지니지 못한다. 진실이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하며, 남북한 사람들이 진실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74~75)

물론 많은 근대적인 과학,기술적 성취는 귀중한 것이다. 그러나 생산 시스템 전체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 변화는 오직 생태사회주의적 방법으로만 가능하다. , 주요 생산수단을 사회화하고, 경제를 민주적으로 계획함으로써 생태적 균형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생가능 에너지원(바람, 태양, )으로써 화석연료시스템을 대체해야 할 뿐만 아니라 파괴적인 산업농을 종식시키고, 운송시스템과 소비패턴과 그 밖의 것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말하건대, 생태사회주의는 자본주의적 문명패턴 전체와 급진적으로-즉 혁명적으로-결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겨냥하는 것은 새로운 생산양식과 새로운 사회형태일 뿐만 아니라 종국적으로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초는 자유, 평등, 연대의 가치, 그리고 어머니 대지에 대한 존경심이다.

(116~117)

결국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거가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제비뽑기 시스템은 (재분배에서 경제의 민주화에 이르기까지의) 진보적 사회변화를 위한 과제들을 실현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부유한 자들 쪽으로 편향된 선거의 내재적 결함을 시정하고, 엘리트들에 의한 정부의 지배를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비뽑기에 의한 의회 구성은 우리의 근원적인 민주적 가치들, 특히 평동의 가치를 훨씬 더 실속 있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중의회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비억압적인 환경에서 학습과 숙의를 거쳐 공익을 위한 멋지고 인간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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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7-29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잘 그리고 글씨도 넘 귀엽네요 ^^

bookholic 2018-07-30 00:43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3 - 김상욱의 양자역학 콕 찔러보기 스낵 사이언스 Snack Science 시리즈 3
원종우.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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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가끔 팟캐스트를 듣곤 해. 그렇다 보니 팟캐스트의 동향(?), 뭐 그런 것도 주워 듣게 된단다.. 괜찮은 팟캐스트에 대한 정보도 흘러 듣게 되고그렇게 알게 된 팟캐스트 중에과학하고 앉아있네라는 팟캐스트가 있어. 제목만 봐도 어떤 주제로 하는 팟캐스트인지 알겠지? 그렇다고 그 팟캐스트를 열심히 듣는 것도 아냐. 솔직히 이야기하면과학하고 앉아있네팟캐스트의 에피소드 중에 들은 것은 다섯 손가락으로 셀 수 있단다. 그런데 그 팟캐스트를 바탕으로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 중에 3권과 4권은 양자역학을 다루었다고 했어. 아빠가 전에도 말했지만, 양자역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잖아. 그래서과학하고 앉아있네” 3권을 예전에 구입을 했었단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중력, 우주를 지배하는 힘>이라는 책을 읽고, 이 책이 생각이 나서 연이어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 책은 100페이지 남짓이었고, 팟캐스트에서 이야기한 것을 거의 그대로 실어서 읽기도 어렵지 않았단다.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의 방송분을 찾아서 들어봤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일치했단다. 그래서 마치 책을 두 번 읽은 기분이었어. 그리고 양자역학에 대해서 간단하면서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핵심만 이야기해 주었어.

지은이는 원종우와 김상욱 공저로 되어 있어. 원종우는 팟캐스트 메인 사회자이고, 김상욱은 양자역학을 설명해 주기 위해 초대한 패널이었어. 김상욱은 이 책을 쓸 때만 해도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였는데 지금은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고, 일반 대중을 위한 과학에 관련된 여러 책들을 쓰셨단다.

1.

다시 한번 양자역학에 대해 도전해 보자꾸나. 언젠가는 이해를 하겠지. 한 가지 책을 여러 번 읽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아빠가 학교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작가의 여러 책을 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다른 양자역학에 관한 책을 읽게 되는구나.

양자역학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양자역학 이전의 물리학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보자꾸나. 아주 오래 전에는…. 그러니까 아리스토텔레스가 살던 시절에는 멈춰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대. , 상식으로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  어떤 물체에 힘을 가해 움직이게 해도 다시 멈추니까 말이야. 그런데 이 사고를 깨뜨린 사람이 있어. 갈릴레오 갈릴레이. 갈릴레이는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등속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했어. 운동하고 있는 물체가 멈추는 것은 마찰력 때문이라는 거야. 어떤 물체에 힘을 주지 않는다면 그 물체는 정지해 있거나 등속 운동을 한다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어. 대단한 생각의 전환이 아닐 수 없구나. 괜히 뛰어난 과학자가 아닌가 싶구나.

그리고 또 한 명의 뛰어난 과학자. 뉴턴. 중력을 발견한 뉴턴. 사과는 지구로 떨어지는 달은 왜 안 떨어지고 있는 질문에, 뉴턴은 달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는구나. 다만 낙하하는데 어떤 이유인지 옛날부터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 진행이 지구의 굽은 정도와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지 않을 뿐이지, 달은 계속 낙하하고 있다는 거야. 그야말로 천재들은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것 같아. 기존의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옳은 것이 아니라는 의심을 가지고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낸 사람들

2.

양자역학을 이야기 하기 전에. 재미있는 리처드 파인만의 일화를 통해서, 인류문명 역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진리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단다. 무엇일까? 인류문명 역사 속에서 가능 중요한 진리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졌다. 그것이 바로 파인만이 생각한 가장 중요한 진리하고 했어. 그리고 원자가 어떤 식으로 운동하는지 기술하는 것이 바로 양자역학이야.

, 그럼 원자의 정체는? 원자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자가 어떤 모양을 띠고 있는지는 알고 있단다. 가운데 원자핵이 있고, 주위에 전자가 궤도를 따라 돌고 있지. 그런데 원자핵과 전자의 거리를 엄청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거야. 원자핵을 축구공만 크기로 확대했다고 했을 때, 전자는 어디에 있냐 10km 밖에 있다고 하는 거야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면원자 내부는 텅 비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야. 그렇지만 실제로 물체를 보면 텅 비어 있다는 생각보다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 그것은 바로 전자기력 때문에 그런 것이래. 가시광선이 전자기파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꽉 막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래.

3.

양자역학을 설명할 때 꼭 등장하는 실험이 바로 이중슬립 실험이란다. 두 개의 슬립(길쭉한 틈)을 만들어 놓고 전자를 쏘는 실험. 전자는 여러 가지 현상을 통해 입자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중슬립으로 여러 개의 전자를 쏘게 될 경우, 전자 입자이기 때문에 두 개의 슬립을 지나간 전자들은 슬립을 지난 다음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스크린에 두 군데에서 전자 검출이 되어야 하는 게 정상인데 스크린에 나타난 모양은 마치 파동이 지나간 것 같은 파동 무늬를 보였어. 뭐야? 전자는 입자라고 했는데, 왜 이중슬립을 지나서 스크린에 나타난 모양은 왜 파동인 거야?

파동의 대표적인 것이 소리란다. 이중 슬립에 대고 소리를 지르면 소리는 양쪽의 슬립에 모두 소리가 전파되잖아. 그럼 입자인 줄 알고 있던 전자가 양쪽 슬립을 모두 통과한다는 말이야? 더 웃긴 것은 그런 전자가 스크린에 도착할 때는 한 군데만 찍힌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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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1)

양자역학에 따르면 전자는 동시에 두 개의 구멍을 지납니다. 이런 말을 쓰기에는 상식적으로 이상하니까 물리학자들은중첩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듭니다. 새로운 용어를 만들면 이상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잖아요. 전자는 중첩된 두 개의 궤적을 지나면서 마치 파동처럼 행동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스크린에는 점이 한 개 찍히니까요. 과학자들은 이것을 입자의 상태로붕괴한다라고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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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크로 대표되는 코펜하겐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이야. 동네 이름을 따서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해. 그들이 이야기 하기를전자는 입자성 뿐만 아니라 파동성도 갖는다고 했어. 즉 이중성을 갖는 것이지. 전자는 모든 물질 속에 있기 때문에 모든 세상 물질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모두 갖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전자를 관측하게 되면 둘 중에 하나의 성질만 나타난 것이야. 그것이 입자든 파동이든닐스 보어는 그것을 상보성이라고 용어로 설명했어.

그리고 우주는 관측하는 것과 관측 당하는 것으로 나눈다고 했는데, 관측하는 것은 거시세계이고, 관측 당하는 것은 미시세계라고 했어. 이것들의 코펜하겐 해석의 주요 내용인데, 당시에는 실험 결과를 그들이 알고 있는 지식으로 메워 놓은 수준이라고 했어. , 이제 입자와 파동을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해야 해. 전자를 만약 한 개만 쏘고 나면 스크린에 나타나는 전자의 개수는 물론 한 개야. 하지만 여러 개의 전자를 계속해서 쏘고 스크린에 나타난 전자의 모양을 보면 파동 무늬를 보인다는 것이지. 막스 보른이라는 사람은 이것은 마치 주사위와 같다고 했어. 전자의 파동 무늬는 확률로 표현될 수 있다고 말이야. 어떤 위치에 전자가 나타나는 것을 확률로 표현해야 한다고 했어. 아니, 물질을 확률로 표현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당대 최고의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반대했대. 양자역학이라는 것은 개별 사건의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했어. 양자역학 전까지만 해도 물리학의 세계는 결정론이 진실이라고 생각했어. 현재의 상태를 알고 있으면 앞으로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

하지만 양자역학은 확률로만 나타낼 수 있지,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했어. 이런 양자역학의 확률론을 비판하면서 아인슈타인은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리학은 결정론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 지은이 김상욱님이 이야기하기를 물리학자가 신을 찾으면 경기는 끝난 것이라고 했단다. 그러네..

 

4.

그래도 여전히 이해가 잘 가지 않아. 전자를 관측 하면 입자로 도착해서 두 줄만 찍힌다고 했어. 하지만 관측을 하지 않으면 여러 줄의 파동무늬가 찍힌다고 했어. 어떻게 관측이 해석을 바꿀 수가 있지? 앞서 이야기했지만 관측을 하게 되면 입자성과 파동성 둘 중에 하나만 나타난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 실험은 입자성을 확인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입자성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어.

양자역학에서 왜 결정론이 적용이 안 되는 것이냐아주 작은 입자는 빛으로도 보기 어려운 것이 있다고 했어. 그럴 때는 더 센 힘의 전자기파를 보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것이 전자 현미경이라고 하더구나. 그런데 그 작은 입자를 보기 위해 센 힘의 전자기파가 보내게 되면, 그 전자기파의 힘이 세서 보려고 한 작은 입자를 때려서 보려고 하는 대상이 튕겨 나가게 된대. 그래서 그 입자는 엉뚱한 곳으로 가버린다는 거야. 그래서 위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가 없다고 했어. 위치와 속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뉴턴의 F=ma라는 것을 적용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예측을 할 수 없다고 했어. 이것을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라고 했단다. 아인슈타인은 이 이론을 공격하고 닐스 보어가 방어를 했다고 하는데, 결국 아인슈타인도 불확정성 원리를 받아들이게 되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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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더 작은 것을 보려면 더 센 힘의 전자기파를 보내야 합니다. 작은 것을 보려고 발사한 이 전자기파가 힘이 세서 보려고 한 것을 때리니까, 보려고 한 것이 튕겨나가면서 엉뚱한 곳으로 움직이고, 그리고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려고 하면 할수록 강한 전자기파를 쏘다 보니까 튕겨나가는 힘이 점점 더 커지고, 그래서 위치와 속도를 잘 알 수가 없는 거죠. 뉴턴역학에서 ‘F=ma’, 위치와 속도라는 두 개의 정보가 있어야 예측을 할 수 있는데, 이 세계에서는 예측이라는 문제가 이런 것들 때문에 원천적으로 할 수 없게 되고 하는, 이런 것이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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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달을 보지 않으면 달은 없어지는가? 도대체 관측의 주체는 누구인가?

양자역학이 맞다고 해서 고전역학을 폐기처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 큰 물질에서는 여전히 고전역학이 잘 들어맞거든. , 그러면 어느 크기까지 양자역학이 적용되어야 하는가. 그 경계는 어디인가? 그 이야기에 앞서 양자역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고양이 이야기를 해줄게.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을 반박하기 위해서 고양이로 반박했단다..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라고 부르는 가정이야.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한 실험 장치는 따로 설명하지 않을게. 핵심은 슈뢰딩거의 논리에 따르면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려고 할 때, 고양이는 살아 있는 경우와 죽어있는 경우가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 것이야. 이것은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양자역학은 잘못되었다고 했어.

, 다시 앞서 질문한 것얼마나 큰 크기까지 양자역학이 들어 맞을까. , 입자성과 파동성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것은 어떤 크기까지 그런 이중성을 가질까? 안톤 차일링거라는 사람이 C60이라는 분자를 이용해서 이중슬립 실험을 했어. C60은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이지만, 전자보다는 엄청나게 큰 입자였단다. 이 실험에서 많은 C60을 쏘았지만 딱 3개만 간섭 무늬가 나타났다고 했어 그것도 진공상태에서의 결과이지, 공기가 있으면 간섭 무늬는 나타나지 않았어. , 이것은 공기분자가 C60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는 거야. 그래도 진공 상태에서 3개의 간섭 무늬가 나타났잖아. 그러면 크기가 점점 커지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공기가 있으면 왜 간섭 무늬가 나타나지 않을까. 이것은 측정 주체에는 공기분자도 포함이 된다는 거야. 그러니까 우주전체가 바로 측정 주체가 된다는 거야. 그러니까 앞서 이야기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관측 주체에 대한 가정이 잘못된 것이야. 슈뢰딩거가 이야기했을 때의 관측 주체는 사람으로 국한했던 거야. 이미 고양이가 들어있는 상자 안에는 공기분자는 관측의 주체가 있었던 거야. 고양이도 측정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 수만 있다면 간섭무늬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어. 단지 그 환경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지정말, 이 과학자들의 논리 경쟁이 용호쌍박이구나.

5.

지은이는 19세기와 20세기를 나누는 과학기술의 관점으로 양자역학의 유무로 이야기했어. 양자역학이 없다면 반도체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었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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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109)

양자역학이 없으면 우리는 19세기로 돌아가야 합니다. 19세기와 20세기는 과학기술의 관점으로는 양자역학이 있느냐 없느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19세기에도 열역학과 전자기학이 있겠죠. 내연기관과 전기기기가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19세기에 없었던 것의 하나가 양자역학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같은 걸 이해하지 못했죠. 양자역학이 없으면 전자를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따라서 양자역학이 없으면 단연코 컴퓨터는 없습니다. 반도체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습니다. 지금 스마트폰이 있을 수 있는 것은 1920년대 양자역학을 이해해서 전자를 제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자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나온 학문이 전자공학입니다. 양자역학이 없으면 전자공학이 없어요. 전자의 운동을 기술하는 게 바로 양자역학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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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물리학계에는 한가지 과제가 남아 있단다. 그것은 아빠가 그 이전에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 대한 독서편지를 쓸 때마다 이야기했던 것인데, 기억나니? 바로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하는 하나의 법칙을 만들어내는 거야. 그 전까지는 이 두 가지 이론이 모두 있어야 설명을 해야 애. 중력이 강하면 일반상대론을, 중력이 작은 영역에서는 양자역학을 써야 한다고 했어.

우주의 탄생을 생각해보자. 우주의 탄생은 빅뱅은 아주 작은 점에서 시작했다고 하잖아. 그러면 양자역학으로 생각해야 하는 거야. 하지만 빅뱅의 순간 아주 작은 점의 우주는 에너지와 질량은 엄청나게 컸기 때문에 일반상대성이론도 고려해야만 해. 빅뱅의 순간을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빅뱅의 순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래앞으로 인류는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아빠가 오늘 독서편지를 시작하면서 이 책이 다른 책에 비해 좀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양자역학에 대해서 썼다고 했잖아. 하지만 여전히 양자역학은 양자역학이구나. 리처드 파인만이 이야기한 말이 다시 떠오르는구나. “양자 역학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36)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죠. 물리학은 모든 것을 운동으로 이해합니다. 결국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원자의 운동을 이해하는 겁니다. 원자가 어떤 식으로 운동하는지를 기술하는 분야가 바로 양자역학입니다. 이제 양자역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짐작하시겠죠. 한마디로 양자역학은 원자를 기술하는 학문입니다.

(91)

근데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무얼까요? 왜 고양이는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 있으면 안 되는 걸까요? 이에 대한 근거는 오직 우리 경험밖에 없습니다. 단지 그런 걸 본 적이 없다는 거죠. 하지만 과학의 역사에서 경험이 옳은 적이 별로 없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게 옳다고 믿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겁니다.

(98-99)

단 하나의 법칙이 있다면, 그 법칙은 다시 어디서 나왔는지를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궁극의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게 진정한 궁극이라면, 그것이 무엇으로부터 나오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절대로 단 하나로 귀결될 수 없다는 거예요. 즉, 그 자신으로부터 스스로 나오는, 즉 법칙이 없는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한 궁극의 법칙은 없다는 겁니다. 신이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요. 신은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이 있기 때문이죠. 이 고리를 끊으려면 스스로 존재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이 가능할까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만 저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겁니다.

(120)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서로 정합적이지 않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두 개를 합칠 수학적인 방법이 현재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 둘을 동시에 고려해야 되는 물리적 상황을 기술할 이론이 없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블랙홀 주변의 아주 작은 영역이나 빅뱅 직후의 우주와 같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동시에 생각해야 하는 경우죠. 중력이 강하면 일반상대론을, 작은 영역에서는 양자역학을 써야 되는 거거든요. 또 빅뱅이 시작될 때는 우주가 굉장히 작았으니까 양자역학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에너지와 질량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일반상대론도 고려해야 하죠. 그래서 안타깝게도 빅뱅의 순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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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8-07-27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가 마치 책을 읽은 것처럼 느껴져요. 덕분에 과학상식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

bookholic 2018-07-28 12:26   좋아요 0 | URL
두서없이 썼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시원한 주말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