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풀어쓴 채근담 - 세상을 읽는 천년의 기록
홍자성 지음, 전재동 엮음 / 북허브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로 풀어 쓴 채근담]나물뿌리만 먹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동양의 탈무드, 동양의 팡세라는 수상집인 채근담(菜根譚)을 만났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만 읽은 적이 없기에 '언젠가는 읽어보리라.' 했던 책, 그래서 더욱 반가운 책이다.

저자는 명나라 만력연간(1573~1619)의 시대에 살았던 홍자성이다. 이름이 응명, 호는 환초도인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채근담은 전집 225항, 후집 134항으로 된 수상집이다. 전집에서는 사회생활에서의 마음가짐을 주제로 다루었다면, 후집에서는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풍월을 읊으며 살아가는 행복을 주제로 하고 있다.

채근이란 나물뿌리를 말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나물뿌리만 씹으며 살아도 만족할 줄 안다면 세상에 안 될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송나라의 왕신민이 지은 소학에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원래는 에세이로 쓰였진 <채근담>을 이 책은 시로 풀어 놓아서 쉽게 쓰인 채근담이라고 할까.

 

도덕을 지키고 살면 외로울 때가 있다.

권력에 아부하고 살면 정말 외로울 때가 온다.

이치를 바로 깨달으면 재물 뒤의 어둠이나

죽은 뒤의 명예를 생각하고 있다.(책에서)

4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이치가 이리도 닮았을까. 권력에 아부하고 살면 정말 외로운 때가 온다는 것을 지금의 정치인들과 그 주변 세력들은 알고 있을까. 거짓과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정치판에 내걸었으면 하는 대목이다.

 

살찐 고기 매운 것 단 것이 참맛 아니다

정말 맛있는 것은 담백한 것이다

신기하고 뛰어난 사람이 잘난 이가 아니다

정말 잘난 사람은 상식적인 보통 사람이다.(책에서)

 

사랑니를 빼면서 병원에서는 며칠 간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말라고 했다. 집에 왔더니 온통 매운 음식들뿐이다. 평소 담백한 것은 심심해서 잘 먹지 않았음을 깨치게 되면서 건강을 위해 담백한 것도 필요함을 생각한다. 때로는 달콤하고 고소한 것에 취해, 때로는 짭짜름하고 매콤한 것에 취해 음식 고유의 향과 맛을 잊은 지 오래인 나. 음식의 참 맛을 느끼려면, 몸의 기운을 회복하려면 달콤하고 매콤한 유혹들을 뿌리칠 수 있어야 함을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도 밋밋하지만 상식이 통하는 보통 사람이 최고라는 뜻일 게다. 눈에 띄지는 않아도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벗처럼 보통의 삶이 행복이라는 의미겠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다.

다 이루었다 느낄 때는 빨리 돌아서라

누리고 있다가 불화를 만날 수 있다

늘 깨어 조심하고 실패해도 다시 하여라.(책에서)

 

실패를 통해 다시 일어서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이 예전부터 있었던 말임을 처음 알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만고의 진리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성공 확률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세상이기에 늘 실패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지. 그러니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습관이 중요하겠지.

 

진리는 늘 평범한 속에 있고

높고 먼 데에만 있지 않다

부모님 잘 모시고 형제 간 우애가 있으면

구도의 길을 잘 걸을 수 있다.(책에서)

 

예전부터 도덕시간, 윤리시간, 국사시간에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들이다. 삼강오륜, 화랑도의 세속오계 등을 통해 많이 듣던 말들이다. 평범한 진리이나 실천은 그리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알고도 행하지 않음은 제일 무서운 적일 것이다.

복은 억지로 오지 않는다

늘 기쁜 마음 가지면

복을 부르는 바탕이 되고

화를 피할 길이 열린다

화를 억지로 피할 수는 없다

마음에 미움과 저주를 버리면

화를 멀리하는 길이 되고

복을 만나게 될 것이다(책에서)

 

불안의 시대, 피로 사회에도 필요한 말 같다. 비록 삶이 고통과 슬픔, 절망을 선사하더라도 마음에서 평화와 여유를 얻는다면 행복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 파랑새가 멀리 있지 않음을, 행복이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일은 자신이 뿌린 대로 열매를 맺겠지.

사람은 글자 있는 책만 읽고

글자 없는 책은 읽을 줄 모른다

거문고 줄 타며 노래는 해도

줄 없는 거문고는 탈 줄을 모른다.(책에서)

 

글자가 없는 책인 자연에서 보고 깨치라는 말이 정말 공감이다. 꽃이 피고 새 우는 자연 속에서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우주의 진리를 깨치라는 말 같아서 말이다. 줄 없는 거문고에서 웅장한 거문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마음을 열고 귀를 세워서 자연이 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득도의 경지가 아닐까.

이 책에는 시세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당당하고 행복한 삶, 사람 됨됨이와 인격 수양, 벗과의 우정 등에 대한 지혜의 말이 차고 넘친다. 어쩌면 자리를 깔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을 하듯 읊조리며 읽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가진 것이 지극히 넉넉함을 다시금 일깨운 한 권의 책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일깨우는 행복론이다. 채근담을 쉽게 풀어서 시로 엮은 책이다.

 

처음 채근담을 접하면서도 400여 년 전에 살던 환초도인(還初道人)의 이야기가 전혀 낯설거나 어색하지가 않다. 세상만사의 진리, 만고의 진리여서 일까.

분명 지금과는 다른 사회였을 터인데도 피로사회의 오늘에 던지는 메시지로도 예리하고 날카로운 통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맞춤아기, 누구의 권리일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0
존 블리스 지음, 이현정 옮김, 오정수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맞춤아기,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질병 유전자가 없는 배아를 골라 탄생시킨 아기, 무엇이 문제인가?

 

 

아이가 없는 집에서는 시험관 아기를 성공해서 아기를 얻었다며 기뻐하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자녀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연구를 하며 정부의 허가를 얻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한 의사의 이야기도 읽은 적이 있다.

 

영국에서 복제 양 돌리가 성공하면서 시작된 줄기세포에 의한 복제 연구가 지금 세계적으로 활발하다는 소식도 들었다. 불치병 치료, 난치병 치료로 시작된 맞춤아기의 이야기는 언제나 생명윤리문제를 동반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과학의 발달, 의학의 발달은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근본적인 윤리문제까지 안고 있기에 신중해야 된다고 주장에 공감이다. 하지만 불치병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맞춤아기에 대한 찬반논란은 언제나 뜨거울 수밖에 없는데…….

맞춤아기란 무엇인가.

맞춤아기란 시험관 수정 기술을 이용해 질병 유전자가 없는 배아를 골라 탄생시킨 아기를 말합니다.(책에서)

 

현대 의학기술은 맞춤아기의 건강한 줄기 세포로 아픈 자녀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맞춤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배아를 만든 뒤 조건에 맞지 않는 배아는 버려진다는 것이다. 버려지는 배아를 생명으로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논쟁이 생겨난다. 더 큰 문제는 아이의 선택권을 부모가 박탈하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맞춤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조만간 태어날 아기의 성별을 100퍼센트 결정할 수 있으며 눈 색깔은 80퍼센트의 정확성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책에서)

 

만약 맞춤아기가 허용된다면 무분별한 맞춤아기가 성행할 우려도 있지 않을까. 부모의 욕망에 따라 머리가 똑똑하고 신체적으로 잘생긴 맞춤아기로 말이다.

 

이 책에는 맞춤아기의 개념, 유전학의 발전, 맞춤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맞춤아기에 대한 경제적인 시각, 부모의 권리와 아기의 권리, 맞춤아기의 미래를 광범위하게 담고 있다.

뜨거운 화두인 만큼 찬반 양쪽의 의견을 동시에 담았다.

디베이트 교재이기에 뒷부분에 '토론하기'에서는 토론할 이슈들도 제시되어 있다.

 

Debate 04 심각한 유전 질환에 걸렸지만 고칠 방법이 없는 아이에게 맞춤아기는 구세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병에 걸린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맞춤아기를 만드는 일은 인간의 생명을 도구로 사용하는 일이라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맞춤아기는 허용되어야 할까?

 

물론 자연임신으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굳이 시험관 아기, 맞춤아기가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고 기형아출산, 병약한 아기출산이 늘고 있다고 들었기에 맞춤아기를 원하는 가정이 있을 것이다. 불치병,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평생을 고통 속에 있을 자식걱정에 맞춤아기를 원하지 않을까. 자식의 병을 고칠 방법이 없다면 포기하고 살겠지만, 고칠 방법이 있다면 대부분 환영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실행 하느냐 일 텐데. 생명윤리문제도 있지만 선의를 악으로 이용하려는 악당들도 분명 있을 것이기에 정말 조심스러운 문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 - 가난을 고발하려 인도로 떠난 사진가, 마더의 사랑에 물들다
오키 모리히로 지음, 정호승 엮음, 정창현 옮김 / 해냄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따뜻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준 마더 테레사, 당신은 영원한 착한 리더입니다.~

 

 

얼마 전에 <착한 리더의 생각>을 읽으면서 세상에 착한 리더들이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고프고 병든 이웃들을 돌보는 리더들이 정말 넘쳐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착한 리더의 표본인 마더 테레사 수녀.

여태 나는 마더 테레사를 그저 한 사람의 성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위인이자, 인도의 성자인 마더 테레사를 잘 알지 못했다. 매스컴을 통해 나오는 정도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녀가 인도인이라고 알 정도였으니. 하지만 오늘 이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것을 모두 내어준 사람, 헐벗고 굶주리고 아픈 이들의 엄마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 주었던 사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한다기 보다 헐벗고 굶주리고 아픈 이들을 하느님으로 생각했던 사람이었으니까.

 

가난한 사람을 대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신체를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난한 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의복을 입혀주고,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것은

굶주리고 벌거벗은 집 없는 그리스도에게 드리는 것입니다.(책에서)

 

수도회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마더 테레사를 붙잡고 늘어진다.

-마더, 마더! 저에게는 굶주리면서 기다리는 아이가 여덟 명이나 있습니다. 부디 우리를 구해주세요!

 

굶어 죽는다는 사람, 아이를 더 이상 키울 형편이 안 된다는 사람, 마더 테레사가 가는 길에는 언제나 구원의 손길을 구하는 사람들이 늘어선다. 마더는 가난한 사람이야말로 그리스도라는 신념으로 섬긴다. 그래서 마더는 생명이 있는 한 사람도 버릴 수 없다고 한다.

 

마더 테레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을 도와 줄 손과 사랑하는 마음,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라는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들어주는 것, 손을 잡고 피부를 접촉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난한 이들이 진정 원하는 게 아닐까. 이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귀 기울여 주고 손 내미는 것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이기에.

 

마더는 1910년 8월 27일, 유고슬라비아의 옛 도시인 스코프예의 장사꾼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집안은 알바니아계의 열렬한 가톨릭 집안이었다. 가족들이 신부님이나 수녀님들과 교류가 많아서, 마더도 어릴 때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성직자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도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부터 마더는 인도에서 일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게 되었다.

아일랜드의 로레토 수도회가 인도 각지에 수녀를 파견하고 선교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18살의 그녀는 수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벵골의 선교지구에서 고등학교의 지리교사로 일했고 그 학교의 교장이 되었다. 하지만 어릴 때의 소명을 생각하며 로레토 수도회를 벗어날 결심을 하게 된다.

 

콜카타 대주교와 로마 교황청에 수도회를 떠날 수 있게 해달라고 허가 신청을 냈고 1년의 허락을 받았다. 원래 수녀가 수도원을 나가는 것은 금기사항이었다. 처음에 호주머니에 1달러 정도의 돈으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교육과 의료를 같이 하려고 파트나에 있는 아메리카 의료 선교 수도회에서 3개월 간 의료와 간호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기도 했다.

 

그리고 콜카타의 빈민가에서 책상도 없이 칠판도 없이 다섯 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첫 야외수업을 시작한다.

돈이 없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학과 영어 등을 가르쳤고, 먹을 것이 없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도 주었다. 주변의 도움이 이어지면서 과거의 제자들도 몰려왔다.

그렇게 모인 공동체는 로마 교황으로부터 '사랑의 선교 수녀회'로 정식 인가받게 된다. 빈틈없고 명랑한 마더 테레사의 추진력과 행동력으로 일은 활발하게 이어졌다.

힌두교 성역인 칼리 사원에 '임종자의 집'을 세웠고, 길가에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오면서 '고아의 집'이 세워 졌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 길거리의 부랑아, 교도소에서 태어난 아이, 여대생이 버린 사생아, 마더는 단 한 번도 찾아온 아이를 되돌려 보내지 않았다. (책에서)

 

마더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아이들의 생명 속에 있는 그리스도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아이가 늘면 침대를 늘리는 식이었다. 심지어 임신 중절을 하는 여성에게도 아이는 자신들이 키울 테니 염려 말고 낳으라고, 어린 생명을 죽이지 말라고 설득했다. 그렇게 해서 1980년 3월 고아의 집에는 9803명의 아이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사랑,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하고 싶었던 마더. 사랑과 보살핌을 전혀 받지도 못한 아이들에게 마지막 온기라고 주고 싶어서, 마더는 죽기 직전의 아이일 지라도 데려온다고 한다.

 

비록 이 곳에서 1시간 밖에 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지도 못하고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아이들을 죽게 할 수는 없습니다. (책에서)

 

이곳에서는 일찍이 고아원을 거쳐 간 이들이 성인이 되고 성공을 한 이후에도 시간을 내어 도우러 온다고 한다. 고향집 같은 추억과 따사로움이, 그리고 자신들처럼 정에 굶주린 아이들이 마치 자신의 분신 같아서였을까.

 

길에 나뒹구는 코코넛 껍질을 주워서 섬유를 뽑고 매트와 로프를 만들게 해서 일거리를 창출한 마더의 아이디어는 일거리가 없는 빈민들의 환대를 받았다.

 

한센인을 위한 마을과 병동을 세우고, 자립할 수 있는 직물공장, 양계, 양돈, 양어장 건립은

외면 받던 한센인들에게 삶의 의욕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타타가르와 서벵골 지역에 지은 한센인과 그 가족들이 같이 살 수 있는 마을 건립은 환상적인 아이디어, 행복한 아이디어였다.

 

계속되는 마더의 봉사에 남자 수도회에서 도움을 주기 시작했고 도움의 손길은 널리 퍼져 갔다.

낭비를 싫어하는 마더는 정부가 발행한 국철 패스는 있었지만 비행기는 비싼 요금을 내고 타야 했다. 싼 값에 탈 비책으로 임시스튜어디스가 되는 것이었는데, 결국 항공사의 탑승 무료 조치를 얻기도 했다.

 

마더는 죽음 직전에 놓인 사람에게는 '임종자의 집'을, 부모에게 버림받은 젖먹이나 어린아이를 위해서는 '고아의 집'을, 한센병에 걸린 사람에게는 그들이 일할 수 있는 '평화의 마을'을 지었다. 그리고 슬럼가의 굶주린 사람들에게는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세계에서 마더 테레사의 수도회로 보내오는 지원금과 식량, 의약품은 병들고 굶주린 자들에게 아낌없이 쓰이고 있다.

가난한 사람이야말로 그리스도라는 신념으로 늘 봉사를 만들어서 하는 마더는 생명이 있는 한 사람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을 도와 줄 손과 사랑하는 마음,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라는 마더. 가난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들어주는 것, 손을 잡고 피부를 접촉하는 것이라는 마더.

 

아프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사랑과 연민입니다. 가난한 사람, 외로운 사람,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희망을 품고 여러분에게 옵니다. 그들이 부드러운 사랑과 연민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책에서)

 

그녀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달려가서 자금을 모으고 수녀를 파견했다. 그 이유에는 마음의 가난을 외면하지 말라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선진국의 도시 이면에도 홀로 죽어서 며칠이 지난 송장들, 그런 외로움까지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한센인 마을 기부금을 마련하려 교황이 하사한 특급 링컨 컨티넨털을 복권으로 내놓게 된 이야기는 마더의 재치와 사랑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참 오랜만이었다. 비록 마더는 갔지만 그 분의 사랑은 온 누리에 퍼져있지 않을까. 성자의 삶이란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하느님으로 여기는 것에서 출발함을 생각한다. 마더 테레사와 같은 착한 리더가 넘쳐난다면 세상은 얼마나 좋을까. 사랑과 자비에 굶주린 이들에게 무한의 사랑을 나눈 마더 테레사의 이야기,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최경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개성 있는 청춘 멘토들의 힘찬 격려, 역시 따뜻해~

 

긴 머리의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짧은 머리의 여자들도 좋아하지 않았다. 남자답지 못하거나 여자답지 못하다는 일반적인 상식에 휘둘려온 나의 선입견이었다. 외모로 사람을 보지말자는 생각을 하면서도 은근히 재고 따지고 있는 나의 정형화된 생각들은 지극히 속물근성이었다. 물론 지금은 긴 머리의 남자들도 좋아하지만.

머리가 긴 두 남자인 이외수, 김태원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보이는 모습들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것 같아서 좋아한다.

두 사람의 직업은 서로 다른 분야이지만 닮은 점이 매우 많은 것 같다. 안티도 있겠지만 공감하는 팬들도 많다는 점, 상투를 틀어도 될 정도의 긴 생머리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통점인 것은 산 세월의 길이만큼 세월의 연륜이 더해진 진솔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말은 때로는 핵심을 찌르는 비수처럼, 때로는 중심을 잡아주는 축처럼 가슴에 콕 새겨지는 촌철살인의 말이 되어 감동을 준다는 공통점도 있다.

비록 외모적으로 고상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수더분하고 어수룩한 모습이 더욱 친근한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보다도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외수 작가의 책 사인회를 찾아온 초등학교 6학년 민하의 이야기는 코끝을 시큰거리게 한다. 동생의 병치레로 기약 없는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민하의 엄마에게 삶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그런 엄마에게 이외수 작가의 글은 위로가 되었고 그런 엄마를 대신해서 어린 아들이 사인을 받으러 왔던 것이다.

 

내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생각하고, 내가 고통스럽다고 느낄 때 나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을 생각하면 그 마음의 그릇이 넓어진다. (책에서)

 

누구는 그저 스쳐지나갈 수 있는 말이지만 고통스런 현실의 민하 엄마에게는 더 없는 위로가 되었나 보다. 비교를 하지 말라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면 감사와 미소가 절로 나오는 건 사실이다.

희망이란 현재를 감사하며 행복에 겨워할 때 가질 수 있는 보석 같은 것이 아닐까.

민하네 가족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그런 봄날, 희망의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TV를 잘 보진 않지만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부활의 리더 김태원. TV속에 나오는 그는 기타를 치고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평생을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부활 3집에서 <사랑할수록>을 불렀던 가수 김재희는 부활을 떠나 살다가 폐인처럼 살다가 김태원의 기타 선물을 받았다. 편지가 아닌 기타 위에 메모가 가득한 채로 말이다.

 

비상은 고독의 창조이다. 완성은 기다림에 비례하며 배려라는 통로를 거쳐야 설렘이란 입구를 만난다. 아, 그곳에 '이루어짐'이란 놈이 있었다. (책에서)

 

비싼 기타 위에 낙서하듯 적어놓은 글귀에 후배의 가슴은 얼마나 설레었을까. 그렇게 재기한 후배는 급류에서 꺼내준 선배를 평생 잊지 못할 텐데.

자신도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기에 남들의 고통이 예사롭지 않았나 보다. 남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절망과 아픔을 겪은 김태원의 가족 이야기에 또 눈물이 글썽인다.

 

설레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 김태원

생로병사, 희로애락 그 무엇이든지 내게로 오는 것은 다 내 몫입니다. - 이외수

 

이외수의 리트윗이 유명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몰랐다. 개인적으로 트윗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무심했다 랄까. 140자에 담은 리트윗의 내용에는 사람들의 아픔과 사람들의 심리를 정확히 간파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유지한다는 점은 소통의 대마왕 다운 면모다.

 

-내가 가는 곳에 길이 있다.

-자기 자신이 당당하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몸은 불편하지만 멋있게 보인다. 그러니까 어디 누구한테 가서도 당당해라. 그러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온실형 인간이 아닌 잡초형 인간이 되세요. 척박한 환경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끊임없이 인내하며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그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인내심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키워집니다.

-시련은 절대로 극복하는 게 아닙니다. 극복하려고 하면 항상 지게 돼 있습니다. 견디는 겁니다. 버티는 거예요.

......

때로는 아픈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때로는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거침없는 비판을 하는 이외수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강원도 화천의 감성마을로 찾아온 울랄라세션과의 만남에서는 함께 어울리는 청춘버전으로,

인순이의 느닷없는 전화에서도 절대강자의 고독을 어루만져주는 위로버전으로. 대구의 장윤혁 씨에게는 당당한 버전으로 매번 다르게 힘과 격려를 실어주는 이 시대의 어른 같다.

 

강원도 화천의 감성마을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주민들과 화합하기 위한 노력들, 화천의 산천어축제 홍보, 화천 감자떡에 대한 트윗, 절임 배추 판매 등의 이야기에서 이웃을 돕고자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 알게 모르게 도움의 손길을 펼쳤던 이외수, 하지만 무턱대고 돕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기준을 갖고 돕는다고 한다.

 

오랜 세월 빚어낸 나무의 나이테처럼, 고통과 아픔의 경험들이 남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연륜을 생각한다. 경험만큼 사유한 만큼 촌철살인의 트윗, 간결한 압축미에 빛나는 트윗도 가능함을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아픔과 고통을 겪었던 두 사람이기에 울림이 있는 격려, 따뜻함이 있는 위로들이 가능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은 <SBS스페셜>에서 방송된 '이외수와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픈 청춘들에게, 아픈 자식을 둔 부모들에게, 일상의 삶에 지치고 피곤한 영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찬 격려를 주기 위해 쓴 책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4-02-05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보고 가요.~~
 
제로의 기적 - 죽음과 삶의 최전선, 그 뜨거운 감동스토리
캐릴 스턴 지음, 정윤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제로의 기적]굶주림과 질병으로 죽는 아이들이 제로가 되는 기적을 위해~

 

 

간단한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19,000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기본적인 약 지원만 있어도 살릴 수 있는 목숨들이 소소한 도움조차 받지 못해서 힘없이 스러져 간다고 한다. 삶이 그리 간단치 않지만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금은 21세기다. 최첨단과학과 최첨단의학이 위용을 과시하는 도시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굶주리고 깡마른 아이들과 약이 없어 질병으로 신음하는 아이들의 마을도 있다고 한다. 같은 지구촌의 명암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모잠비크의 한 산부인과 병동에서 로사와의 만남은 저자인 캐릴 스턴의 열정을 끌어내게 된다.

-첫 아이인가 보죠?

-아이가 살아 있는 건 처음이에요.

 

산후처리도 부실한 병원에서 통증을 견디며 살아있는 아기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는 로사의 말은 저자에게 감동과 연민을 주기에 충분했다. 미국 중산층에서 자라 굶주림을 몰랐던 저자, 벌레 한 마리에도 벌벌 떨던 저자였기에. 그녀가 낯선 아프리카에서 펼치는 유니세프의 기적은 산모인 로사의 한 마디로 인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이곳은 이름만 산부인과 병원일 뿐 정식 의사도, 제대로 된 교육받은 간호사도 없고,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산파도 없는 병원이다. 모잠비크는 1992년에 16년간의 내란을 끝냈을 때, 인구의 69%가 극빈층이었다. 지금은 매년 9%의 성장을 하면서 극빈층의 비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가난과 에이즈, 문맹이 여전히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모잠비크 국민 중 절반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린다.

신생아 중 10%가 태어나자마자 사망한다.

아이들의 41%가 영양결핍에 시달린다.

38만 명의 아이가 에이즈로 부모를 잃는다.

67%의 남성이 글을 읽는 반면, 여성은 단 28%만 글을 읽을 수 있다.

아이들 중 50%가 집 근처에 제대로 된 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채 살아간다.

7~18세 아이들 중 25%는 학교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책에서)

 

캐릴은 나치의 핍박을 받은 집안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서 세상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세상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소원은 무고한 죽음, 허무한 죽음이 없도록 하고 싶은 평소 그녀의 열망이었다.

 

지금 모잠비크는 에이즈 환자들이 200만 명가량 되고 대부분이 진통제와 항생제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다. 유니세프는 이곳에 의료센터를 개원하고 위생시설과 급수시설을 만들어 주고 일상적인 위생습관, 에이즈교육 등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땅이 넓고 자원도 많은 수단이지만 내란으로 피폐하긴 마찬가지다.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내란이었지만 무수한 인명 피해와 난민을 만들었다. 물론 희생자의 절반은 어린이들이었다. 사태가 점점 악화되자 캐럴은 슈퍼 모델인 데일 헤이든과 함께 다르푸르에 날아간다.

그나마 난민 수용소는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아 이동식 보건소, 위생 식수시설, 급식시설, 응급대피소까지 갖추고 있었다. 부족한 수용시설에서도 아이들과 여자들, 노인들은 고마움을 전하는 걸 잊지 않는다. 특히 한 노인의 말은 눈물을 흘리게 한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고국에 돌아가면 여러분이 우리 생명의 은인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전해주세요.(책에서)

 

10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소년, 내란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가족들, 시련과 고통이 끊이지 않는 엄마들, 민병대 조직에 의해 하루아침에 무참히 살해된 가족들 속에서도 도움의 손길에 감사하는 아이의 말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저희를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수단의 아이들 교육, 시에라리온에서의 긴급구호와 의료진 파견, 브라질 아마존 강 유역의 구호, 아이티 지진 현장에서의 구호들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이 시대에 이 나라에 존재한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나 풍족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옳은 일이기에 행한 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지만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돌보는 일은 분명 선한 일이요, 존경스런 일이다.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님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어야 함을, 지금의 행복에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가까운 곳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봉사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절절해 진다.

 

이 책은 굶주리고 병든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그 실상을 알리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물론 이 책의 수익금은 모두 아이들에게 기부된다고 한다.

저자는 캐릴 스턴이다. 현재 유니세프 미국기금 회장이자 CEO이다.

 

굶어죽는 아이가 없는 세상, 제로의 세상을 꿈꾸며!

 

I BELIEVE IN ZER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