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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휴남동 서점'이라는 간판을 단 서점 안을 채운 따뜻한 빛의 은은한 조명이 골목길을 비추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작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이다. 출간 직후 지금까지 베스트셀러로 머무르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비교적 뒤늦게 이 작품을 접하고보니 왜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했는지 알것 같다.
작품 속 주인공은 휴남동에 서점을 연다. 처음에는 손님도 거의 없는 서점 안에서 울고만 있었던 그녀다. 그러다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동네 사람들과 교류하고 휴남동 서점을 찾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주인 영주.

작품 속에서는 독립서점을 한번쯤 생각해본 사람들이라면 일종의 미리보기 같은 내용일 것이고 실제 소규모의 서점을 운영중이라면 서점 운영과 수익 창출과 관련해서 많은 공감을 할 것 같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2022년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이라고.
책 속에선 지극히 평범해 보이나 또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비범함을 갖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세상살이 속에서,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가족, 배우자, 또는 직장 내의 인간관계 등)로부터 상처받고 때로는 배신 당하기도 한 인물들이라 마음 속에 쉽게 치유되지 못하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섣불리 상대의 상처에 '힘들지, 다 이해할 수 있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묵묵히 상대가 말하기를 기다리고 그 사람만의 자리를 만들어 줄 뿐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힘든 순간에는 서로가 연대해서 힘이 되어주는 참 따뜻한 관계가 휴남동 서점에선 펼쳐진다.

번아웃에 힘들어하던 영주는 멀쩡하게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책 읽기를 하면 괜찮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점을 열고, 점차 서점이 안정화되면서 서점 내에서 커피를 만들어 줄 직원인 민준을 구한다. 그리고 그 커피를 가져다주는 로스팅 업체 대표인 지미가 있고 처음 영주가 휴남동 서점을 열고 가만히 앉아 울기만 할 때부터 오며가며 영주를 은근히 챙겨 온 그 동네에 사는 민철엄마(희주)가 있다.
여기에 평소 영주가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했던(이때는 단순히 팬심이다) 승우와 어딘가 기묘한 행동을 하지만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정서도 있다.
참 독특하고 매력적인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웅크린 채 울고만 있었던 과거의 영주는 점차 미래로 나아가고 나머지 사람들 역시 영주가 다른 이들로부터 위로와 힘을 얻은 것처럼 조금씩 세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야기가 물 흐르듯이 술술 흘러간다는 점이다. 막힘없이 어느 한 부분 불편한 감정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세상살이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일들을 그려내고 그속에서도 책 이야기와 서점 이야기가 공존하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불편하지 않게, 오히려 잔잔한 감동으로 읽을 수 있었기에 책을 덮고 나서도 다음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과 그냥 이대로 여운을 남기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든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