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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7월
평점 :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솔직히 궁금하긴 한데 엄두는 나지 않는다. 일단은 현재의 러시아 상황이 그렇기도 하지만 꼭 시국이 시국이 아니더라도 여러 방송에서 실제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본 뒤부터는 완주는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어느 구간을 경험하거나 아니면 처음 얼마 간, 또 아니면 마지막 도착점을 기준으로 그에 앞서 몇 개의 역 정도를 경험하는 정도는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만큼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은 넓기로도 유명한 러시아를 가로 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노선이기 때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한번 걸어보고 싶은데 이 길이도 시작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수 백 킬로미터는 걸어야 하는데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에 닿기까지 무려 9,288km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도대체 어느 정도의 거린가 싶고 감도 잡히지 않는데 바로 이 여행기를 일러스트레이터인 이다 작가님이 직접 경험하면서 오롯이 손그림과 손글씨로만 담아내고 있다.
참고로 이 책은 이다 작가님의 '내 손으로' 시리즈의 네 번째 여행기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걷기를 좋아해서 이다 작가님의 『이다의 작게 걷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에서는 작가님의 다양한 버킷리스트가 나오고 그중에 하나가(무려 1번에 적혀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기였는데 결정을 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 러시아라고 했을 때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 등이 여행에 대한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거리가 거리인만큼 기차에서 보낼 시간만 해도 154시간이기에 준비물도 엄청나다. 여행일기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역사도 간단하게 보여주고 D-DAY를 카운트다운을 해가면서 준비 과정을 잘 보여준 뒤 여행기는 린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낯선 땅, 낯선 문화와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롭기만 할리가 없다. 각종 일들이 벌어지고 그 가운데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설레는 마음이 있었기에 기차 여행은 지속될 수 있었을 것이고 그속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며 여행의 묘미를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이야기들을 손글씨와 손그림을 잘 담아내고 있는데 작가님 특유의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손글씨가 다른 책들에 비해 좀더 많아진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걸 보면 그만큼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이 쉽지 않았고 여러 일들이 있어 기록으로 남기고픈 것들이 많았던게 아닐까 싶다.
누구라도 할 수 있겠지만 아무나 못할 것 같기도 한 여행기다. 사진이 아닌 손그림으로 만나는 여행기라 좀더 특색있게 느껴지고 좀더 감정과 감상이 잘 표현된 여행기여서 재미있었던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