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으로 데려다줘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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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들면 어떨까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작품이 줄리안 맥클린의 신작 『그 여름으로 데려다줘』이였다. 책표지를 그대로 영화 포스터로 써도 좋을만큼 참 매력적이며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였는데 그 속엔 한 여성의 30년 전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은근한 긴장감이 있어 더욱 흥미롭다.

주인공인 피오나에게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놀랍게도 발신지가 이탈리아이다. 그녀는 만난 기억조차 없는 생부가 죽었다는 소식도 놀라운데 그 생부가 엄청난 규모의 와이너리를 피오나에게 유산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왜, 하필 자신에게...?'무엇보다도 생부에겐 가족이 전혀 없는게 아니였다. 그랬기에 생부의 가족들은 그들대로 피오나는 피오나대로 이 상황이 참 껄끄럽고 묘한 기분일 것이다. 


사실 피오나는 엄마가 죽기 전에 생부에 대한 이야기를 한 탓에 그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자신에게 키워준 아버지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봐야 하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 이탈리아로 향하게 된다. 

그렇게 마주한 생부의 가족들, 당연히 피오나가 마뜩찮을 것이다.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당연히 자신들이 물려받을거라 생각했던 와이너리가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으니... 특히나 피오나의 이복남매들의 적대감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러니 그들은 그들대로 대책을 세운것이 피오나의 엄마가 자신의 아버지를 협박한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그 증거를 찾겠다고 나선다. 

어쩐지 분위기가 파국이다. 그런 가운데 피오나는 피오나대로 자신에게 남겨진 와이너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게 되면서 어머니가 자신에게만 남긴 비밀, 생부의 갑작스런 부고와 같은 복잡미묘한 상황 속에서 과거 30년 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생부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가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서게 된다. 

토스카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30년간 묵혀 온 이야기에는 각자의 삶, 상처, 후회가 있다. 누구도 다른 이의 삶을 쉽게 재단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면서 과연 피오나의 이 여정 끝에 어떤 결정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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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행처럼 살기로 했다 - 유럽에서 만난 빛나는 장면들
박재신(시니플) 지음 / 포르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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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은 끝이 났지만 여전한 무더위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마음이다. 곧 추석이 다가오고 이 즈음에 맞춰 아마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분명 있을 것이고 아마도 많을 것이다. 

그 여행지가 만약 유럽이라면 이 책에 소개된 한 장면 내지는 다수를 직접 눈으로 보고 스스로도 경험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냥 부러워지는데 박재신 작가의 여행 에세이 『오늘은 여행처럼 살기로 했다』가 그것이다. 

책은 표지부터 예술이다. 너무 맑은 물가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생생히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하는데 표지 아래 적힌 '유럽에서 만난 빛나는 장면들'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풍경이다. 

이 책은 박재신 작가라는 이름보다 어쩌면 시니플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지도 모르겠다. 인스타그램 15만 팔로워를 보유한 시니플 작가의 첫 에세이기도 한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워너비이기도 한 유럽 여행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더욱 떠나고 싶게 만들고 또 가고 싶게 만들 것이란 생각이 든다.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국가, 관광도시들을 대거 실고 있고 그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 컷으로 담아낸 사진은 너무 선명하고 아름답다. 사진이 예술이다. 당장 떠날 수 없다면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되는 것 같고 표지 같은 경우의 사진은 마치 내가 그곳의 프레임 밖에서 이들을 바라보면 쉬고 있는것 같은 기분마저 들 정도로 사진이 참 멋지게 잘 찍혔다는 생각이 든다. 

남유럽은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튀르키예, 서유럽은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동유럽은 체코와 그리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헝가리와 폴란드에 이르기까지의 아름다운 도시, 아름다운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국이 없는 건 좀 의외이간 하다. 콘월 같은 곳은 정말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많은 유럽 국가와 도시들이 포함되어 있고 호수나 바다가 있는 풍경이 많아서 좋은데 사진을 찍었을 때 도시나 건물, 자연 풍경과 물이 만나면 더욱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한 장 한 장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해서 책장을 넘기는게 아쉬울 정도이며 사진을 인화한 것 마냥 종이 재질을 일반적인 종이 느낌의 종이가 아니라서 더욱 소장가치가 높아 보이는 책이라 보면서도 행복했던 유럽 여행기, 제목처럼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책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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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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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러브 코미디와 본격 미스터리의 콜라보를 담아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던 가미시로 교스케의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는 라이트노벨풍의 작품이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책은 약간 판형이 작은것 같은 느낌이며 책 속의 활자도 생각보다 좀 작게 느껴진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주인공격인 아케가미 린네라는 인물이 상당히 독특한데 진실을 꿰뚫어 본다는 점에서 뭔가 그녀 앞에 서면 거짓말을 못할 것 같고 속임수를 못 쓸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추리력도 뛰어난데 그것의 속도가 무척 빠른데다가 무의식중에 이른다는 점에서 추리에 성공해 진실을 밝혀내지만 스스로도 어떻게 그런 추리가 가능했고 어떻게 진실을 밝혀냈는지를 모른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한 인물이다. 

참고로 린네는 주로 상담실에 있는 인물이다. 또다른 인물로는 엄마라는 별명만큼이나 어떻게 보면 오지랖이 넓은 것일 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다른 이를 돕는게 좋은 변호사 지망생 이로하 토야, 린네의 친언니로 스쿨 카운슬러로 일하며 토야에게 린네를 교실로 갈 수 있도록 부탁하는(하지만 모종의 거래조건이 있다) 아케가미 후요, 마지막으로 린네와 토야의 같은 반 친구로 등장하는 코가미네 아이가 있다.

같은 반, 혈육, 교내 스쿨 카운슬러라는 여러 관계로 얽힌 이들 사이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아무래도 핵심은 린네로 어떤 사건이든지 순식간에 범인을 추리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능력이 워낙에 뛰어나다보니 신기가 있는게 아닐까 싶은 의혹까지 지닌 인물인데 이런 린네의 추리를 뭔가 현실화시켜주는 이가 바로 토야이다. 린네가 추리하면 토야가 이를 설명을 해주는 격이랄까.

작품은 린네의 추리도 흥미롭지만 그런 린네를 교실로 복귀 시키기 위한 토야의 추리를 증명하는 이야기도 흥미롭게 진행되며 그 와중에 린네에게 관심있는 토야와 그런 토야 또 좋아하는 코가미네까지 뭔가 삼각관계는 아닌데 서로에 대한 호감이 엇갈리는 스토리라는 점에서는 러브 코미디의 한 축이 그려지고 린네나 토야의 추리 부분은 말 그대로 본격 추리 미스터리의 한 축을 담당하며 둘의 콜라보가 이뤄지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린네와 토야, 코가미네를 둘러싼 삼각관계적 구도도 흥미롭지만 린네의 특수한 상황이나 토야가 보여주는 린네의 추리에 대한 논리적 설명도 묘하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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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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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번째 작품은 노르웨이 출신의 2023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욘 포세의 작품 『멜랑콜리아 I-II(Melancholia I-II)』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의 작품들이 화제가 되었고 나 역시도 읽어보려다가 쉽지 않은 진입에 포기한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욘 포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의 주된 내용은 역시나 노르웨이 출신의 예술가인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작가만큼이나 그 예술가도 낯설어서 나에겐 거의 새로운 작가의 완전히 낯선 이야기라고 봐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한 책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불안정한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예술과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 인간의 절실함을 사실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라스 헤르테르비그는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일종의 풍경화가 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우한 가정 환경에도 그는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한스 구데라는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 교수로부터 그림을 배우기 위해 찾아가지만 결국 그의 뜻한 바는 이루지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 오게 되는 비운의 예술가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정신적 착란 현상을 겪으면 마치 고흐처럼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도 되는데 그 와중에도 예술에 대한 열정은 그를 꺾지 못하고 작품 활동에 매진하게 되는데 사후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하니 여러 면에서 고흐를 떠올리게 하는  흥미로운 작가이다. 풍경화로 높은 평가를 받는 화가라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작품 속에는 그가 사랑했던 헬레네라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자신이 하숙하던 집의 딸로서 어디까지가 그의 독백 속 그저 상상(내지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 헬레나와의 모습인지 아니면 현실에서도 그 어떤 접점이 있었는지 작품은 마치 모노드라마를 연상케할 정도로 그의 절절한 마음이 그려진다.

인정받지 못한 그림에 대한 가치, 그의 종교적 신분에서 오는 굴레라고 해야 할지 저평가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기에 더욱 정신적, 육체적 방황을 하는 모습이 여러 면에서 잘 욘 포세의 필력으로 잘 묘사된다.

시대, 종교,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여기에 더해서 그 자신의 개인적 불우한 환경에 둘러싸여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며 가난한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했던 한 예술가의 인생을 잘 담아낸 예술 같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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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티와 나 : 설화도 편
김영리 지음 / 푸른들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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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어릴 적 유행했던 게임 팩이나 오락실에서 했음직한 게임 속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표지가 상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이 바로 『예티와 나』이다. 이 작품 속의 주요 인물은 심이연이라는 한 소녀. 심이연은 설화도 해안가에서 발견되는데 기억이 없는 상태라 의문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용기는 있지만 성격이 차분함과는 거리가 멀고 행동도 다분히 충동적이지만 또 그만큼 나름의 손재주도 있는 소녀로 그려지는데 그런 심이연이 버려진 설화도에는 천군이 있고 그와 그의 병사들은 설화도 사람들에게 있어서 폭군이자 도적 떼 같은 존재들처럼 여겨진다. 


게다가 궁핍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염된 눈으로 인해 병까지 들면서 생활고를 넘어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바로 이 오염된 눈과 관련해서 내려오는 이야기라면 설괴라는 괴물이 살고 있고 그 괴물이 춤을 출 때 오염된 눈이 내린다는 것이다. 

참 기괴한 설정이 동시에 왜 하필 그런...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렇게 작가는 이야기 속 여러 곳에 걸쳐서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낼만한 장치들을 숨겨놓는데 가장 큰 궁금증이자 그 시작은 어쩌면 기억을 잃어버린 채로 버려졌던 심이연이라는 소녀의 정체일 것이다. 

작품이 바로 이 심이연이 조금씩 잃어버렸던 기억을 찾아가면서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와중에 설괴로 그려지는 예티 누누이의 등장, 누누이와 심이연의 적대적 관계 속 설화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정체까지 더해져 과연 이 설화도라는 곳은 어떤 곳이며 이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이 모든 일들에 대항해 심이연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확실히 모험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부분도 존재해서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심이연과 예티의 적인듯 파트너인듯한 관계 속 이들이 보여주는 활약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며 그 모든 이야기 뒤에 가려진 음모와 반전 또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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