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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뿔
윤순례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오늘의 작가상은 민음사 주관의 한국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1977년 제정되었다고 한다. 들어 본 적은 있으나 솔직히 역대 수상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는 잘 모르는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윤순례 작가가 2005년 '제29회 오늘의 작가상' 작가라고 한다. 이 상을 수상하기 이전에는 <여덟 색깔 무지개>라는 중편소설로 1996년 《문예중앙》 제19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바로 작년에는 2012년 아르코문학상까지 수상한 경력의 작가였던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 이런 내용들은 책을 선택하고나서 더 느끼게 된 것이고, 맨처음 작가에 대한 아무런 지식을 없었을때 이 책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친것은 표지나 책속에 그 자체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서로 어울릴것 같지 않은 세 사람이, 우연처럼 한 지붕 아래 모여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였던것 같다.
책속에는 세 명의 인물들이 나오는데 바다에서 실종되어 이제는 행방불명이 되어 버린 애인 규용이 사막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사막보다 더 황폐한 삶을 살아가는 효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가 규용이 사막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믿는 이유는 어느날 빌라의 우편함에 담긴 쌍봉낙타 사진의 엽서에 규용의 이니셜이 있었끼 때문이다. 그녀는 그것을 규용이 보낸 엽서라 믿는다. 어쩌면 그녀는 그렇게라도 믿고 싶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것이 연인이든 가족이든지간에 그들의 죽음을 직접 목도하거나 하다못해 주검을 보지 못한채 실종 상태로 남아 있다면 아마도 남겨진 사람들은 그들이 어딘가에는 살아 있을 것이란 미련할지도 모를 아련한 그리움을 느끼는 동시에 실낙같은 희망을 바라게 될 것같아 효은의 상황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런 효은에겐 살아오는 동안 꿈에도 몰랐던 출생의 비밀을 아버지의 부인으로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는 조선족 여자로부터 듣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는 암에 걸려 입원하게 되고, 조선족 여자는 아버지를 정성껏 간호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형제들은 계모로 들어 온 그녀를 재산문제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효은은 그녀를 도와주게 된다.
하지만 그런 효은의 도움에 배신이라도 하듯 조선족 여자는 부동산에 내놓은 집을 담보로 받은 돈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그 여자는 내몽골에서 노름판에 있었던 남자 구씨를 빌려간 돈을 받기 위해서 궁전빌라로 데리고 오게 된다. 그렇게해서 전혀 관계없고 인연없던 세 사람들의 때아닌 한지붕 살림살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테우리 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세 사람이 아이러니하게도 그날 이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마주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지를 오히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