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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모래 위의 두 발
안도핀 쥘리앙 지음, 이세진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어떤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마도 두 가지일 것이다. 너무나 사실적이여서 공감을
자아내거나 완전히 새로워서 매료되거나.『젖은 모래 위의 두 발』은 전자가 될 것이다.아무래도 사람들은 실화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좀더 관심을
갖는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여서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더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그 일이
충분히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내일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인생이
기대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 불확실성에 우리는 두려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극히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한 가정에서 일어난 이 이야기는 프랑스 출판계를 뒤흔들었다고
하는데 슬픔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어서 그 슬픔으르 이겨내려 애쓰는 모습이 더 마음 아프게 느껴진다.
한 명의 평범한 엄마이자 잡지사에서 일하는 무명이였던 저자는 자신의 딸과 함께 했던 시간들의
기록을 책으로 남기는데 이 책은 일약 화제가 되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한다.
이야기는 쥘리앙과 로이크가 병원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검사결과를 기다리면서 시작된다. 이에 앞서
부부는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둘째 딸인 타이스의 걸음걸이에서 뭔가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아이가 약간 우물쭈물 걸으면서 모래 위에 찍힌
발자국 중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향해 있었는데 이후 아이는 손을 떨게 되고 몇 번의 검사 끝에 의사는 드디어 아이의 병명을 밝혀냈다며 두
사람을 병원으로 부르고 병원에 온 것이다.
의사는 타이스가 이염성 백질 이영양증이라는 이름도 너무나 생소한 심각한 유전병이 걸렸는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오래살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이제 겨우 두 살인 타이스에게 남겨진 시간은 자신이 살아 온 시간의 절반인 1년 남짓이다.
이제 한창 커가야할 아이에게 남겨진 시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현실 앞에 분명 두 사람은
절망한다. 게다가 이 희귀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을 망가뜨려 타이스는 신체적 기능을 잃어가고 점차 눈이 멀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된다.
점차 죽음에 이르는 타이스의 모습을 쥘리앙과 로이크가 어떠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을지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특히 당사자인 타이스가 겪는 고통은 얼마나 끔찍했을까? 또한 두 사람의 또다른 아이인 가스파르는 부모의 관심이 왜 타이스에게만
쏟아지는지를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리다.
그렇기에 가스파르가 모두의 관심이 쏟아지기에 자신도 타이스와 같은 병에 걸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철이 없다고 말하기엔 가족 모두가 처한 상황이 너무 아파 보여 독자들은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이렇듯『젖은 모래 위의 두 발』은 어쩌면 끝이 정해진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지만 인생을 살면서
누구라도 경험하게 되는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에 대한 솔직한 감정들, 그중에서 희귀병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잘 담아내고 있는
책이라는 점이 많은 독자들이 눈물을 흘렸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