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절대 빼놓지 않고 봐야 할 책으로 『뉴욕 미스터리』를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은 1945년 3월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창립되어 지난 2015년 70주년을 맞이한
미국추리소설가협회(Mystery Writers of America, MWA)가 잉태되고 탄생한 뉴욕 맨해튼을 기념하는 특별한 앤솔러지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기획된 책이다.
리 차일드, 제프리 디버, 토머스 H. 쿡, 메리 히긴스 클라크 등과 같은 쟁쟁한 추리소설
작가들이 뉴욕의 상징적인 장소들 중 하나인 플랫아이언 빌딩을 비롯해 센트럴 파크, 어퍼 웨스트 사이드, 차이나타운, 유니언 스퀘어, 할렘,
그리니치 빌리지, 첼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허드슨 강, 서턴 플레이스 등을 선택해 이곳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단편 추리소설을
선보인다.
『뉴욕 미스터리』는 메리 히긴스 클라크가 엮은 세 번째 MWA 앤솔러지인 동시에 이 특별한
기획만큼이나 이 책이 그녀의 마음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책에 수록된 당대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17명이 보여주는
스토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매력을 선사한다.

대단원의 막을 여는 작품은 리 차일드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다. 잭 리처를 주인공으로
위의 사진 속 장소인 플랫아이언 빌딩을 등장시킨다. R선을 타고 23번가에 내린 잭 리처가 계단을 올랐을 때 출입을 막는 폴리스라인을 보게 되고
주변 어디에서도 사람은 커녕 자동차 소리도 들리지 안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다.
결국 플랫아이언 빌딩의 유리 별관 창문 너머에서 한 여인을 발견하고 당당히 그녀 앞으로 간 잭
리처는 연방 요원으로부터 뉴욕과는 전혀 어울리는 않는 무음의 도시가 된 현상황을 듣게 되는데...
「이상한 나라의 그녀」는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반전을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하는데 센트럴
파크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그녀' 앞에 자신과 똑같은 책을 가진 '그'가 나타나고 이 미스터리한 남자에게 그녀는
자신이 왜 센트럴 파크에 있는지를 이야기 한다. 이 남자의 정체가 내내 의심스러워지는 상황에서 줄리 하이지는 뜻밖의 반전을 선보인다.
「진실을 말할 것」은 어퍼 웨스트 사이드가 무대인데 20대의 나이에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프리실라가 주치의인 샘의 권유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 그녀가 쓴 내용은 딱 하나 '진실을 말할 것'. 그러나 3일 후 프리실라는 의문의
인물에게 살해 당하고 목격자는 제각각의 증언을 해 수사는 혼란에 빠지고 그녀의 장례식에 참석한 샘은 평범하지 않은 광경을 목격하는데...
「지옥으로 돌아온 소녀」토머스 H. 쿡의 작품으로 지금과는 달리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여러
갱단의 근거지로 불리며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 여겨졌던 헬스 키친이 배경이다. 24년 전 여러가지로 상황이 힘든 지인의 딸인 매덕스를
데려와 딸 라나와 자매처럼 지내게 했던 '나'는 결국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불활실성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 아이를 원래 가족에게 데려다
준다.
그런 매덕스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 나에게 연락이 오고 과거를 회상하며 그녀를 보내야만 했던
것이 정당했는가를 놓고 나는 고뇌한다. 과연 무엇이 나에게 그런 선택을 하게 했을까?
S. J. 로전의「친용윤 여사의 아들 중매」는 4남 1녀를 두고 뉴욕의 차이나타운에서 살고
있는 친용윤 여사가 사립탐정이 딸을 대신해 아들이 처한 위험을 스스로 해결하는 열혈 엄마의 보조 탐정기가 그려진다. 딸의 곁에서 어깨 너머로
배운것 치고는 전략적이고 큰 배포를 보여주는, 어쩌면 무모한 모습일수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이 원하는 걸 얻게 될 것 같아 자식들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더 이야기다.
「5달러짜리 드레스」는 이 책의 엮은이이자 '서스펜스의 여왕', '플롯의 마스터'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MWA의 그랜드마스터이자 그녀의 이름을 따서 매년 최고의 여성 서스펜스 작가에게 상이 수여되는 메리 히긴스 클라크이다.
할머니의 죽음 이후 사시던 아파트를 정리하러 갔던 손녀이자 예비 검사 제니가 할머니의 유품에서
발견한 오랜 시간이 흐른 5달러짜리 드레스 살인사건을 밝혀내는 이야기로 마지막 한 문장이 반전 그 자체이다.

퍼샤 워커 「디지와 길레스피」는 헬스 키친처럼 지금은 변화하고 있는 장소인 할렘을 무대로 요즘
홍대에서도 거론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새로운 이웃과 그곳에 살던 주민이 쥐와 고양이 문제로 다툼이 이어지고 이는
곧 두 사람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비극을 다룬다.
제프리 디버 「블리커 가의 베이커」는 그리니치 빌리지를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에서 넘어 온 평범한 제빵사가 자신만의 소신으로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토록 평범해 보이는 소시민인 제빵사가 그
당시의 국제정세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미스터리 첩보물이다.
상당히 신선한 구조였던 작품이 첼시를 배경으로 극중극을 소재로 극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반전을 선사하는 벤 윈터스의「함정이다!」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등장시킨 존 L. 브린의「브로드웨이 처형인」이다.
1940년대 브로드웨이에서 발생한 미결 연쇄살인사건으로 브로드웨이에서는 주변으로부터 평판이 좋지 않았던 다소 악인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물들이
차례대로 살해되고 이들은 오래된 브로드웨이 쇼에 나온 노래 가사의 한 부분대로 죽음은 채 발견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그 당시 존재했던 할아버지와 증소녀가 풀어가는 과정이 그려지며, 마지막 작품이 저스틴
스콧의 「더할 나위 없는」인데 허드슨 강을 배경으로 은행 강도에 실패한 스타크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에드거 앨런 포와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포의 주특기인 환상 미스터리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지금의 뉴욕 명소와 과거 뉴욕의 명소를 배경으로 그 당시의 모습을 잘 묘사한
미스터리들이 소개되는데 때로는 해학을 선보이고 때로는 결코 정의(定義)되지 않은 결말을 선보이면서 주인공의 자기합리화를 선보이기도 한다.
'뉴욕'과 '미스터리'라는 두 가지의 키워드로 이런 작품을 써낼 수 있다니, 그리고 그
작품들을 읽을 수 있다니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한 팬으로서 그 기획과 만남이 즐겁고 행복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