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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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 작가의 산문은 아마도 처음 읽어 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새롭게 출간된 산문『라면을 끓이며』는 오래 전에 절판되었던 김훈 작가의 전설적인 산문이라는 『밥벌이의 지겨움』『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바다의 기별』에서 뽑은 글과 새로 쓴 산문이 합쳐진 책이다.

 

책에는 김훈 작가의 가족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 개인적으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기자 시절에 쓴 글도 있으며 최근의 글도 실려 있는데 그중에서는 모 여행채널에서 자전거로 유럽을 여행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자전거를 타며 기록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반갑게 느껴진다.

 
그런데 책의 제목이 왜 『라면을 끓이며』인지가 궁금해질 것이다. 책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는 표제작이기도 한 「라면을 끓이며」이다. 야식으로 하나, 밥이 없을 때 하나 끓어 먹는 바로 그 라면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경우에는 라면을 어쩌다가 한 번 먹어서인지 매 해 36억 개에 1인당 소비량이 74.1개라는 라면에 대한 연구결과가 놀랍기도 한데 책에서는 이러한 라면을 먹는 한국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거리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밥, 돈, 몸, 길, 글이라는 다섯 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밥은 13가지의 소재가 등장하고, 돈에서는 대한민국을 침통하게 한 세월호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다섯 가지의 주제이고, 그속에 담긴 하나하나의 이야기는 지금이라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된다. 아마도 오래 전 절판되었던 책들을 찾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책은 참으로 반가울 것이며,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읽어 보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히 간직하고픈 책 하나를 발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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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 필사, 나를 물들이는 텍스트와의 만남
장석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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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사(筆寫)가 관심을 받고 있다. 쉬운 말로는 베껴쓰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 예쁜 글씨를 쓰기 위한 연습으로 베껴쓰기를 했던 것이 지금의 필사라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 때에는 마음에 드는 시를 예쁜 노트에 베껴쓰기를 했다. 제법 권수가 되는데 그때의 노트는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진다.

 

성경을 필사하거나 여러 책의 좋은 구절을 필사 할수도 있으며, 시만 모아서 필사를 할 수 있는 책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 필사를 위한 원고지 노트까지도 판매되고 있으니 원고지 노트에 써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 점을 참고해도 좋을것 같다.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은 시인으로 등단해 서른 해쯤부터는 시인, 소설과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석주 신인이 추천하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책 속의 명문장 51개가 수록되어 있다. 각 문장들은 각각 '감정을 다스려주는 명문장', '인생을 깨우쳐주는 명문장',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명문장', '생각을 열어주는 명문장', '감각을 깨우는 명문장'으로 나누어서 소개된다.

 

저자에 대해 날마다 읽고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을 빌려와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표현에서 더 나아가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는 표현까지, 저자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기도 할것 같다.

 

게다가 책 읽기를 현실도피의 한 방식이라고 말하는데 이보다 더 우아한 방식의 현실도피가 없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저자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책 읽기에 대한 정의는 아마도 진정으로 살기 위해서, 기적은 아니더라도 놀라운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저자가 읽었을 책들에서 발췌한 명문장 51개는 그 책들에 대해 궁금케 하고 나중에라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은 필사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필사는 느린 꿈꾸기이고, 나를 돌아보는 성찰이며, 행복한 몽상이다.”

 

아무래도 필사를 하다보면 빠르게 글을 써내려가기 보다는 천천히 최대한 예쁜 글씨로 써보려는 마음이 든다. 그 사이 마음은 차분해지고 한 자 한 자를 따라쓰다보면 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어 필사는 또 하나의 독서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감정을 다스려주고 인생을 깨우쳐주며 일상을 음미하게도 해주고 생각도 열어주며 감각까지 일깨워주는 51개의 명문장을 읽고 책에 마련된 여백에 직접 명문장을 필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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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 - 처음 만나는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
서희석.호세 안토니오 팔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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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항해시대에 무적함대로 불렸던 나라, 스페인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관광대국으로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페인 속에 살아있는 여러 문화를 경험하러 찾는다. 현재는 과거의 영광이 다소 퇴락한듯 보이기는 하나 세계사에 있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

 

『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에서는 그러한 스페인의 역사를 담고 있다. 다양한 사진 이미지를 비롯해 사료를 활용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스페인을 떠올리는 축구 강국, 21세기에도 존재하는 왕실, 가우디의 나라,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 떠오른다. 그렇기에 이렇게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을 다루고 있는 책은 흔치 않았기에 스페인에 대해 여러모로 관심을 갖고 사람들에게 즐거운 읽을거리를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스페인에 2011년부터 정착해서 지금까지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현지인이 된 셈이다. 특히나 스페인 역사상 중요한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그곳의 기록과 자취를 글로 남기게 된다. 그리고 『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은 저자의 그 기록이 만들어낸 첫 책이자 쾌거인 셈이다.

 

 

책에서는 헤라클레스와 전설의 대륙이라는 스페인 역사의 시작에서부터 다루고 있다. 이후 이슬람 시대를 거치고 카스티야 내전이 소개되며 스페인이 통일되고 대항해 시대까지의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곳곳에 독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스페인의 역사와 신화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가 함께 결합되어 있다는 점에서 포괄적인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좋은데 여러 실존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나 오페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마치 학창시절 세계사를 배울 때처럼 내용과 관련된 지도 등도 대거 수록되어 있어서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의 마지막에는 참고 서적이 소개되어 있는데 국내 서적은 물론 외국 서적까지 잘 표기되어 있기 대문에 만약 더 많은 내용이 궁금하거나 그래서 알고 싶은 사람들은 저자가 표기해놓은 내용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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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더 레이지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4
커트니 서머스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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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사회에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만나 보았을 것이다. 학교 폭력은 물론 어른들이 저지르는 강력 범죄도 미성년자들이 더 잔혹하게 저지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올 더 레이지』는 미국판 '한공주' 이야기라는 점에서 너무나 충격적이고,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내용의 접하면 자식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너무나 화가 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또 그 일에 관련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너무 미비해서 다시 한번 분노하게 되된다.

 

가해자가 저지른 잘못이 오히려 피해자가 뭔가를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어불성설의 논리가 작용되고 가해자의 부모가 소위 힘이 있으면 쉽게 풀려나기도 하는데 최근 미국에서 만취한 10대가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해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 처벌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되었는데 소년의 변호사가 주장한 이유가 바로 '부자병'이였다.

 

『올 더 레이지』에서도 그러한 공분을 자아내게 만들 이야기가 나온다. 로미는 학교 선배인 켈란에게 성폭행을 당하지만 오히려 켈란의 부모가 그 지역의 부유한 인물들이였다. 결국 로미가 켈란을 꼬드겼다고 켈란의 부모들이 비난하고 이에 마을 사람들도 로미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동조한다.

 

이 일은 로미의 인생을 파괴하는데 친구들로부터도 비난과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결국 누구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비난 받자 침묵하게 된다. 하지만 1년 뒤 더 큰 사건이 벌어지는데 로미와 그녀의 예전 단짝 친구인 페니가 동시에 실종된다.

 

다행스럽게도 다음 날 아침에 로미는 길가에서 발견되지만 페니는 여전히 실종 상태이다. 하지만 로미가 발견되었을 당시 그녀의 옷차림은 엉망이였고 배에는 '나를 더렵혀줘'라는 글이 쓰여져 있었다. 그리고 몇 주 후에는 페니가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피해자 부모가 가해자 부모에게 오히려 사과를 하고, 피해자인 로미는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아닌 자신에게 분노한다. 실제로 그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가 제대로된 처벌을 받지 못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감형될 때 피해자는 그 모든 일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며 괴로워 한다.

 

이 책에서도 로미의 그러한 모습이 그려진다. 책은 철저히 현실을 따른다. 동화 속 해피엔딩 같은 권선징악의 결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은 아마도 책에서 만큼은 해피엔딩이 되기를 바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의미있게 다가오며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시사하는 책이다. 읽는 내내 불편했고, 읽고 난 뒤에도 뒷맛이 개운하지 않는 그런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될 것이기에 불편한 이야기이지만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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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모든 순간들 - 서로 다른 두 남녀의 1년 같은 시간, 다른 기억
최갑수.장연정 지음 / 인디고(글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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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모든 순간들』은 여행이 일상이 된 남자와 일상을 여행하는 여자인 두 명의 저자가 같은 시간 동안 다른 일상을 보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의 시간으로 나누어서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동저자인 최갑수 작가님의 글인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를 너무나 감동적으로 읽었기에 이후로 다른 책들도 관심을 갖게 읽었는데 이 책의 경우 조금은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궁금했었다.

 

여행을 왜 떠나야 하는지, 떠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와 일상 속에서도 여행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자의 이야기.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 시간들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남자의 이야기도 여자의 이야기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책의 초반부는 남자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사계절에 나누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 후반부에는 여자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중간중간 '사물의 순간'이라는 테마로 꽃·냉장고·우산·카메라·커피·연필·시계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초반 등장하는 이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여자의 이야기에서 같은 주제의 다른 이야기가 등장한다.

 

똑같은 주제어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생가과 느낌, 그에 얽힌 이야기까지 두 가지를 비교하면서 읽어 보면서 그 감상을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 책에 수록되어 있는 사진도 다양한데 때로는 일상적인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평범해 보이는 사물을 담고 있기도 한데 그에 대한 이야기가 그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에 의미를 부여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이야기가 결코 낯설지 않아서 잔잔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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