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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나카지마 교코 지음, 승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 더나아가 1인 가구 시대가 증가하고 있는 시대에 3대, 4대가
모여사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현상을 생각하면『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의 이야기가
마냥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히다가(家)의 가장 류타로는 아흔 살이 넘은 장모님과 함께 아내, 초등학교 이후로 아무런
발전이 없는(어디까지나 류타로의 생각이다) 짐 방에 살고 있는 히키코모리인 장남 가쓰로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일흔두 살의 류타로는 과거 치과를
경영하다 지금은 집에서 취미 삼아 의치를 주문 받으며 유유자적한 노후 생활을 하고 있었다.
비록 짐처럼 여겨지는 가쓰로가 짐 방에 있었으나 나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장녀인
이쓰코가 남편의 사업 실패와 이어진 개인 파산으로 모든 재산을 날리고 갈곳이 없어지자 친정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쓰코와 사위 야나이, 손자인 사토루가 함께 살게 되면서 류타로는 자신이 사무실처럼 쓰고
동시에 홀로 휴식을 취하는 서재를 장모에게 내어주고 가쓰로의 방과 마주보는 곳인 2층 방으로 올라간다. 거기에 사립학교에 다니기 위해 흑역사라
생각하는 입시 학원에까지 다녔던 사토루는 사춘기인 자신이 부모님과 내 천(川)자로 한 방에 살게 된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어느 날 사토루는 폭발하고 아내 하루코가 우연히 알게 된 점쟁이의 말대로 짓게 된 창고로
옮겨 간다. 마치 자신의 아지트처럼 변해버린 창고에 사토루는 나름 만족하고 이 문제도 무사히 넘어가는 듯해진다.
서른이 된 히키코모리 아들을 집 밖으로 내보내 자신의 힘으로 살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류타로는 오히려 장녀 이쓰코 가족이 친정으로 돌아 온 이후 또다른 딸인 도모에마저 이혼을 하겠다면 뱃속에 아이까지 품고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마뜩찮은 장남이 있었지만 나름 은퇴의 삶을 즐기던 히다 부부의 집에 출가한 두 딸과 그
가족까지 돌아오면서 집은 순식간에 대가족으로 변해버린다. 느지막하게 자녀들을 건사하게 된 건 하루코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오래만의 모임에서 이 일들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모임의 친구들은 오히려 하루코에게
저마다가 고민들을 털어놓게 되고 100살을 바라보는 노인에서 부터 14살의 사춘기 소년에 이르기까지 흔하지 않은 한 지붕 4대의 하루하루는
파란만장하다.
4대를 구성하는 한 개개인들도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가족 사이의 관계도 점차 단절되어 가는 시대에 왁자지껄, 복닥복닥하는 이들의 진짜 이야기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깨닫게 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