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가우디가 사그라도 파밀리아, 구엘공원, 카사밀라, 카사바트요 등의 이전까지 없었던
너무나 독특한 건축물을 남긴, 세계적인 휴양지인 바르셀로나의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의문의 연쇄 살인마, 흡혈귀라는 자극적이면서 이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기대감을 갖게 할 이야기를 담은 범죄학과 범죄 정책을 공부하고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 과학 형사 수사대에서 범죄현장
수사관으로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마르크 파스토르의 작품이다.
마치 이탈리아의 유명한 범죄학자 도나토 카리시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속삭이는 자』와
『영혼의 심판』을 쓴것처럼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어린 시절 스스로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좋아했던 영향으로 소년 시절부터 유머 있으면서 다소 소름
끼쳤던 면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러한 마음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바로 이러한 것들이 『바르셀로나 섀도우』로 표현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마르크 파스토르는 『바르셀로나 섀도우』를 통해서 스페인 주 정부와 ‘RBA리브로스’ 출판사가
공동 주관하는 범죄소설상(Crims de Tinta prize)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르셀로나의 흡혈귀’라는 실존했던 연쇄살인마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픽션과
논픽션의 조화여서 그런지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요즘 발생하는 엽기적인 사건들을 보면 꼭 20세기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현실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20세기 초의 바르셀로나가 실제로 오랜 전쟁 뒤에 폭력과 가난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지는 사실 그 역사를 잘 모르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 또한 사실이 아닐까 싶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홍등가의 하층민의 아이들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이는 그렇잖아도 혼란스러운 도시를 공포로 몰아간다.
‘바르셀로나의 흡혈귀’로 불리는 이 연쇄 살인마를 모이세스 코르보 경위와 동료 형사 후안
말사노가 합심해 그의 정체를 뒤쫓는다. 사실 모이세스 코르보 경위는 법을 수호하는 입장에서 정의롭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박학다식한 면모와
함께 그도 사창가를 자주 다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이세스 코르보 경위와 같은 사람은 부조리를 파헤칠 때 주변에서 들어오는 외압에 굴하지
않는데 역시나 그도 사창가의 창녀들의 아이들이 사라지는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흡혈귀’의 정체는 마치 그와 술래잡기를 하듯
가까워졌다가 멀어진다.
결국 모이세스 코르보 경위는 이삭 폰 바움가르텐이라는 19세기 이탈리아 범죄학자인 동시에
범죄자는 어떤 신체적인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고 이러한 사람들은 선척적으로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체사레 롬브로소(Cesare
Lombroso)라는 이론을 주장하는 아주 독특한 설정의 인물을 찾아가고 둘의 거래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된다.
아름다운 해변과 건축물로 전세계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지금의 바르셀로나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둡고 잔혹한 시기를 ‘바르셀로나의 흡혈귀’로 불리는 연쇄살인마를 통해서 잘 묘사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