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브라이드
윌리엄 골드먼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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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적인(사실 컬트라는 장르를 제대로 안다고 할 수도 없을테지만) 인기를 얻은 영화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보질 못해서 원작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게 사실이다. 내용이나 작가의 이름조차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내일의 향해 쏴라><스텝포드 와이프><미저리> 등의 영화시나오를 썼다는 경력 때문이였다.

 

이런 작품들을 재미있게 보았기에 바로 그 작가가 조금은 특별한 이유에서 쓴 책이라는 점에서 기대되었던것 같다. 작가인 윌리엄 골드먼 폐렴으로 누워 있던 열 살 때, 자신의 아버지가 S. 모겐스턴의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읽어주셨고, 이후 작가는 자신의 아들에게 읽어주게 되는데 그때 읽어주었던 원전의 재미있는 부분만을 모아서 엮은 책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책의 시작을 보면 30주년 기념판 서문과 25주년 기념판 서문이 상당히 길게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이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읽는 경우여서 그런지 집중하기가 어려웠던게 사실이지만 점차 읽어가다 보면 서문도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졌음을 알게 될 것이다. 

 

사실 『프린세스 브라이드』는 마치 동화 같기도 하고 판타지 소설 같기도 하다. 1987년 개봉해 B급 영화의 전설로 불렸다는 말이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데,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플로린은 유럽의 도시국가로 이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버터컵이 살고 있다. 뛰어난 외모 덕분에 프린세스 브라이드가 된 버터컵. 농장에서 일하며 버터컵을 사랑하는 웨슬리. 버터컵이 웨슬리의 죽음에 결혼을 약속하게 되는 사악한 험퍼딩크 왕자. 여기에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육손 백작에게 복수를 꿈꾸며 오랜 시간 검술을 연마한  검의 마법사 이니고 몬토야. 보통의 아이보다 더 빨리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신생아 답지 않은 몸무게와 남다른 발육을 보이는 거인 페직. 잔인한 육손이 루겐 백작이 등장인물로 나온다.

 

이야기는 명확해 보인다. 악인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선악 대결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특한 인물 설정과 모험이나 다름없는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영화로 치자면 특수효과나 다름없는 부분들은 평범한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보통 공주라고 하면 그 태생부터가 고귀한데 버터컵은 이름부터 뭔가 평범하지 않은 것이 아름다움으로 인해 공주가 되었다는 황당함은 B급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는 몰라도 확실히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공주 이야기와는 차원이 다른 나름의 매력을 가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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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입
마스다 미리 지음, 이연희 옮김 / 라미엔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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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수짱의 연애』,『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여전히 두근거리는 중』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마스다 미리가 기억하는 최초의 한입은 과연 무엇일까? 아울러 어떤 먹거리들이 소개될지도 기대되는 책인데, 일본의 먹거리를 알 수 있기도 해서 흥미로웠던 책이다.

 

어렸을 때 어떤 먹거리을 처음 접한 뒤 그 먹거리에 대한 체험 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인 동시에 그 또래라면, 때로는 그 먹거리를 처음 접했다면 느꼈음직한 반응도 있어서 그 반응을 읽는 것도 재미있는 책이다.

 

물론 어떤 먹거리의 경우엔 지금까지 먹어 보질 못한 경우도 있어서 상상으로만 그 맛과 생김새를 떠올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나 역시도 언제가 최초의 한입이였는지를 떠올려보게 만드는 먹거리도 있어서 낯설면서도 익숙한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먹거리가 지금도 끊임없이 나오고, 그것들을 먹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이 호기심일 것이다. 누군가가 먼저 먹고 '맛있다더라'하고 말하게 되면 어떤 맛일지 기대하게 되고 때로는 이 기대감이 과하게 작용해서 처음으로 먹게 되었을 때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저자가 맨 처음 낫또를 먹었을 때가 그렇했듯이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저자가 먹은 최초의 한입에는 과자 · 음료 · 단품요리와 함께 조금은 사치스럽게 느껴졌던먹거리와 특정 장소에서 먹었던 먹거리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데 각 먹거리에 얽힌 추억과  함께 4컷 만화도 만날 수 있는데 하나의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추억의 과자>라는 코너를 통해서 추억 속에 자리잡은 과자와 관련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데 예를 들면 어느 특정 과자를 어떻게 먹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이 나온다.

 

 

먹거리와 추억의 과자와 함께 소개되는 <먹거리로 여행 기분>에서는 직접 그 나라를 가서 먹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일본에서도 먹을 수 있는 외국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 함으로써 마치 그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내게 있어서 어떤 음식들이, 언제 최초의 한입이였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것 같고, 아울러 어렸을 때 먹었던 추억의 과자와 그 맛을 떠올려 볼 수 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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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새러 데이비드슨.잘만 섀크터-샬로미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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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는 그 내용이나 구성이 마치 미치 앨봄의 베스트셀러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떠올리게 하는데 죽음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는 존재가 아닌 삶의 마지막 축제로 여긴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죽음과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대비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그 순간에 닥치면 지나온 삶을 후회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이 그 순간에 후회하는 감정과 일들을 담은 책이 인기를 얻는 것은 누구나 그 순간이 즐겁지는 않더라도 덜 두렵고 덜 후회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길고 긴 여행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반드시 끝날 때가 오는 우리의 삶을 생각하면 감사하게, 유쾌하게, 그 시간을 즐기고 죽음을 삶의 마지막 축제로 만들 수 있기 위해서 과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행복한 죽음이자 웰 다잉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대화형식이 주를 이루는데 바로 그 자신이 삶의 마지막 축제인 죽음을 앞둔 85세의 유대인 랍비인 잘만 섀크터-샬로미와 60대 중반의 베스트셀러 작가 새러 데이비드슨이 인생 12월이라는 주제로 무려 2년 동안 매주 금요일에 만나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자세와 함께 자신에게 남아 있는 인생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새러 데이비드슨이고 인터뷰이(interviewee)가 유대인 랍비인 잘만 섀크터-샬로미이다. 저자는 저명한 컬럼니스트인 동시에 베스터셀러 작가로 17살의 나이에 랍비 잘만을 처음 만나게 되고 잘만이 85살이 되던 2009년 어느 날에 ‘인생 12월을 맞이하는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잘만 보다는 어렸지만 새러에게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것은 죽음과 결코 멀지 않았기에 그 주제가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뷰이인 랍비 잘만의 경우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유대교 영적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여겨지며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 50인’ 명단에 매년 이름이 오른 인물이기도 하단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나서 삶과 죽음, 행복한 인생에 대해서 나누는 이야기니 모리 교수와 그의 제자인 미치의 이야기가 떠오를 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좀더 철학적이면서 마치 사례를 들어서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단숨에 읽어내기 보다는 천천히 두고두고 읽어야 할 것 같은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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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최복현 옮김 / 노마드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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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하고 동서를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을 우리는 고전명작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어린왕자』를 고전명작이라 부를 것이다. 너무나 다양한 버전의 책이 존재해서 나 역시도 어렸을 때부터 최근 Nomad(노마드)에서 출간된 책을 읽기까지 몇 번이고 읽은 기억이 난다.

 

이렇게나 자주『어린왕자』를 읽는 이유는 읽을 때마다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고,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와 마찬가지로 어느 나이에나 읽을 수 있지만 나이에 따라 그 느낌도 달라지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들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Nomad(노마드)에서 출간된 『어린왕자』는 한 가지 더 특징이 있는데 국내 최초로 3개 국어로 수록되어 있는 책이라는 점이다. 한국어와 영어가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적혀 있고 마지막으로는 프랑스어가 한국어 번역 페이지 없이 전문이 적혀 있다.

 

어렸을 때 읽은 『어린왕자』 보다 어른이 되어서 읽은 『어린왕자』가 왠지 더 와닿았는데 그 이유는 어린 마음에는 아마도 어린왕자와 사막 여우의 관계라든가, 어린왕자가 애지중지했던 장미와의 관계를 다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읽는『어린왕자』 는 더욱 순수해졌고, 어린왕자가 여러 행성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은 바로 지금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것만 같아서 내용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좋았던것 같다.

 

 

사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작품 중에 읽어 본 책은『어린왕자』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단 한번도 프랑스어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영어 번역본의 경우에는 몇 번 본적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프랑스어로 적힌 『어린왕자』를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설령 읽지는 못한다고 해도) 이 책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저자가 프랑스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흥미로운 구성의 책이 아닐 수 없다.

 

예쁜 일러스트가 곳곳에 있는 점도 좋고, 하드 커버의 고급 양장본이라는 점도 좋다. 그리고 쓰여진 글들은 마치 누군가가 낭독을 해주는듯한 느낌이 드는 부드러운 경어체 말씨의 한국어 번역도 괜찮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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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1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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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의 저자인 전경일 작가를 보면 하나의 작품을 쓰는데 있어서도 상당히 많은 자료를 오랫동안 연구해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책 역시도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구상과 기획을 거쳐서 집필된 작품으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역사적 배경을 1607 ~1610년의 동아시아와 네덜란드로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조선시대에서는 '양귀(洋鬼)'의 땅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장소는 조선, 유구, 중국 복건성, 인도네시아 자바, 네덜란드 남부와 북부 지방의 경계인 젤란트주(州) 블리싱겐, 미델부르흐, 안트베르펜 등이며  '양귀(洋鬼)'의 땅에 도착한 한 조선인 남자는 과연 어떤 이유에서 이역만리나 떨어진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알게 하는 책이다.

 

더욱이 흥미로운 점은 이 소설의 매개체가 된 것은 화가 루벤스의 그림인 <조선 남자>혹은 <한복 입은 남자(Man in Korean Costume)>이였다고 한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조선시대의 무관 차림을 한 한 남자가 소매 안에 손을 넣고 항구의 배를 등지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갖게 하는 그림이다. 전문가들은 이 남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조선인 노예로 보는 경우가 있다고.

 

책은 임진왜란을 통해서 조선의 국토가 황폐해진 시기에 조선의 정치인들은 여전히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서는 어떤 구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조선의 무관으로서 나라는 물론 가족마저도 지키지 못했던 조선남자는 임진왜란에서 왜 보여주었던 화력에 관심을 갖게 되고 왜와 같이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조선남자는 그 근본을 찾아 양귀의 땅으로 가게 되는데 한양에서 출발해 부산포와 유구국의 나하항을 거쳐 중국의 복건항과 인도네시아를 거쳐서 아프리카를 돌아 네덜란드에 가게 된 것이다.

 

조선남자는 네덜란드에서 다나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고, 그 당시에 존재했던 신구 종교세력의 갈등을 보게도 된다. 또한 그곳에서 어떤 화가를 만나기에 이른다.(그가 루벤스였던 것이다) 조선남자는 낯선 화가와의 운명적 만남이 탄생시킨 이 그림이 불러올 후대인들의 궁금증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무구의 본을 가지고 조선으로 돌아가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자 했던 조선남자의 목적은 운명의 여인을 만남으로써 쉽지 않게 되고, 그 당시 네덜란드의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서도 순탄치 않은 여정이 그려진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너무나 큰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하고, 만약 이후의 이야기가 있다면 그의 개인적인 인생이 궁금해진다. 그가 진짜 조선의 천재 과학자로 불렸던 장영실이였을지, 아니면 또다른 존재였을지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가미된 픽션이 이후에는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편리해지지 않은 시대에 양귀의 땅으로 가기 위한 조선남자의 여정과 낯선 화가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 끝으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여인과의 관계는 조선남자가 양귀의 땅에 오게 된 목적과 맞물려 더욱 생생한 모습으로 다가왔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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