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에게 오기사로 잘 알려진 오영욱 작가는 건축기사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무려 15개월간 15개국을 여행한 대단힌 인물이기도 한데, 본명은 몰라도 필명인 '오 기사'는 너무나 유명해서 다양한
여행기를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담아낸 인물이기도 하다.
역시나 이번『인생의 지도』에서도 오기사가 직접 그린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는데, 특이한 것은 그 그림이 인생의 지도라는 것이다. 책속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왠지 많이 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옛 지도를
그림 그림에서 봄직한 분위기의 그림이 마치 우리나라 조상들의 유구한 역사를 만나는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마치 한 인간의 인생사를 고스란히 담아놓은것 같은
그림은 탄생부터 시작해서 점차 살아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생의 관문들을 총 111가지의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맨처음 그림을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은 지극히 간단하게 그려진 그림 같다는 것인데, 그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 바다, 건축물 등이 의외로 섬세하게 그려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주로 등장하는 소재는 땅, 땅 위의 마치 누군가의 발자국같은 길, 집, 바다와
호수, 나무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산이 대표적이다. 각 그림은 하나의 키워드에서 탄생한 것으로 각 키워드는 또다시 그 의미를 설명해놓고
있어서 키워드, 설명, 그림의 삼박자가 묘하게 조화를 이룬 책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상념을 끄적거려 놓은것 같기도 하고, 뭔가 심오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그림 같기도
해서 단순히 잘 그렸다, 못 그렸다고 말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개인적으로는 오기사의 책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한 번도 책을 읽어 보진 못해서
그동안의 책들에서 보여 준 그림과 비교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을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각 그림에는길이 있고, 이 길은
사각의 그림 어느 곳으로든 이어져서 마치 입구와 출구를 연상시키는데, 하나의 키워드에는 이런 것이 보통 3개 정도 존재하고 그 길을 따라가면
앞서 나왔던 키워드건 아니면 앞으로 나올 키워든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키워드가 몇 가지 중복해서 수록되어 있어서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인생의
지도가 마치 하나의 커다란 동그라미처럼 모두 이어지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으로 읽어 본 오기사의 책이지만 그 첫 선택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서
출간된 그의 책들을 나 또한 읽어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