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랍고 충격적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이 두 사람을 두고 한 말인 것인가 싶으면서
한편으로는 이름만 바꾸면 이것이 과연 조선시대에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를 이르는 것인지 모를 정도이다.
『조선을 홀린 무당 진령군』의 이야기다. 마치 수 백년 뒤의 미래를 생각하고 예언이라고 한 듯
어쩜 이리도 닮아 있는데 처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긴가민가 했을 것이다. 오히려 설마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최씨가 개입하지 않은 일을 찾는게 더 빠르겠다는 웃지 못할 말들이
흘러나올 정도로 사태는 하루가 다르게 심각한 수준으로 변해갔다. 결국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고 외신마저 놀라워할 정도의 일련의 일들이
일어나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일이 해결된 것이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이야기만을 놓고 봤을 때, 이 책에
쓰여진 한 문장이 시사하는 의미는 실로 엄청난 것 같다.
“나라가 망하는 데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백성들은 궁핍한 삶을 살았던 때에, 나라는 안팎으로 혼란한 때에, 그 당시 국모이자 왕비였던
명성황후에게 나타나 미래를 점지하면서 점차 그녀의 신임을 얻은 무당, 진령군. 그녀의 예언대로 임오군란을 피해 충주에 와있던 명성황후는 다시
권력을 잡게 된다. 그러니 그 무당에 대한 신임은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을 것이다.
한낱 무당에게 진령군이라는 왕족을 하사했을 정도이니 그녀의 위세가 어떠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날이 갈수록 진령군에게 의지했던 명성황후와 그녀의 비선실세였던 셈인 진령군. 왕비가 그녀에게 의지하면 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진령군의
힘은 커졌을 것이고 이에 비례해 무엇인가를 바라는 사람들은 진련군에게 연을 닿기 위해 애썼을 것이다.
쌀밥 한 톨 먹기 힘들었던 시대 진령군이 나라를 위해 제를 지낸다는 명목으로 오백 석에 달하는
쌀밥을 강가에 뿌렸다고 하는데 이때 먹을것이 없었던 백성들이 그 밥을 먹기 위해 강에 들어가 오히려 산 제물이 되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니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 벌어진 믿지 못할 사건에 대해 외신은 한때 샤머니즘이라는 말까지
했었다. 참 짜맞추려고 해도 이렇게 닮을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마치 이 책은 작금의 사태를 위해 쓰여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참으로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
명성황후에 대해 공부했지만 그 어디에서도 '진령군'이라는 이름은 만난적이 없었던것 같다.
지석영이 고종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상소를 올리면서 민영휘와 함께 처단하기를 주장했던 인물이였다니, 이미 수백년 전 행해졌던 국정농단의 실상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또 어떤 자세로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동시에 비단 지금 우리 세대만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진심으로 고민해보게 만들며 아울러 멀리 러시아에서 라스푸틴을 찾을 것도 없이 제2, 제3의 진령군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도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