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는 나 역시도 비교적 최근에 읽은 바 있는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의 개정증보판으로서 책덕후들이 추천하는 책이자 그들이 '근래 발견한 보석 같은 작가라 불리는 한수희 작가의 에세이이다.
작가는 매거진 《AROUND》에 책과 영화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
속에는 저자가 그동안 읽고 본 책과 영화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담겨져 있어서 넓게 보면 저자가 그동안 살아 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양하고 폭넓은 책과 영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삶을 살아가는데 정답이 어디 있을까 생각한다. 다만,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아갈 뿐인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있다면 아마도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 소제목과도 연관되어 있는게
아닐까 싶다.
담담할 것, 씩씩할 것, 우아할 것.
어느 것 하나 결코 쉽지 않은 모습이다. 담담하고 씩씩하지만 우아하게라니 말이다.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내 인생을 이런 모습들로 채우고 싶어지는게 사실이며 이 책에는 이 세 가지의 모습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주관적인 관점에서, 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딱 어울리는 책과 영화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주기 때문에 마치 자기계발서처럼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다그치기 보단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세 가지의 소주제에 따라 여러가지의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는 셈인데 굳이 구별짓지 않아도 좋을것
같고 차례대로 읽지 않고 목차에서 보이는 각각의 에피소드의 제목을 보고 마음이 가는 글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여행자의 질문」이라는 글을 읽어보면 우리가 여행을 하는 것은 일상에서의
도피가 아니다. 여행이란 결국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인데 돌아왔을 때 무엇하나 달라지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여행을 통해서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시간들은 우리로 하여금 일상을 보다 더 담담하지만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저자의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웠던 여행 이야기를 비롯해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이나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우연한 기회에 리스본행 야간열차행을 타고 여행을 하는
동안 만나는 사람들의 통해서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오히려 자신의 삶을 발견해가는 것이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나선으로 걷는다'는 이야기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인 이치코의 엄마가 그녀를 떠난 후 보내 온 편지에서 등장하는 말로 결국 우리의 삶이란 것도 마치 동그라미처럼 계속해서 그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순간 나선을 그리며 걷게 되는 것처럼 다양한 길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 사이사이에는 저자가 오래도록 꿈꾸다 어쩌면 갑작스런 기회를 통해 운영하게 된 북카페인
'책과 빵'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고 책의 말미에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책 & 영화 리스트가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