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다빙 지음, 최인애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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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라니 어릴 적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상당히 유치한 효과음과 과한 스토리가 넘쳐났던 중국 무협 영화에서 상당히 많이 등장했던 대사가 아닌가? 지금의 한류가 우리나라의 문화 · 예술 콘텐츠가 중국과 일본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이라면 내가 자라던 시절의 한류는 반대로 중국 드라마와 영화가 인기였고 그와 함께 중국 배우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던 때였다.

 

그런데 떡하니 그때의 추억을 돋게 하는 제목을 내세운 이 책의 정체는 뭘까? 제목만 보면 마치 중국무협소설인가 싶을수도 있으나 사실은 오히려 그 반대이다. 지극히 현대적인 이야기로 외모만 보면 전혀 작가답지 않은(물론 작가가 자신이 작가라고 얼굴에 써놓고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작가 다빙이 쓴 책으로 중국에서 출간된 이후 한 달 동안 중국 아마존에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는 물론 현지에서만 260만 부 이상이 판매된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겠다. 여기에 아마존 차이나 선정 '올해의 작가'에 2015년과 2016년 연속으로 선정되었고 제10회 작가방 시상식 '올해의 베스트셀러 작가상'은 물론 당당왕 ‘올해의 베스트셀러 작가’ 등에 선정되는 등의 화제를 몰고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책이 흥미로운 것은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다빙이 중국 전역을 떠돌아다니다시피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고 하는데 '다빙의 작은 집(리장에 있는 저자의 술집)'을 배경으로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의 사연을 풀어내는데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기로 알려진 중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은 읽게 될 것이다.

 

유랑가수 라오셰」경우에는 떠돌이나 다름없는 유랑 생활을 하면서 기타로 반주하며 노래를 부르며 하루하루 생활하던 라오셰라는 남자가 자신의 고향에 지진이 발생하자 자선공연을 열어서 10만 위안에 가까운 금액을 모아 전부 지진 재해지역으로 보낸 뒤에 주변의 관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역시나 기타 하나만 맨체 어디론가 사라졌다 다시 '다빙의 작은 집'에 나타나게 되면서 자신의 이상을 향해 나아갈 기회가 다시 한번 꺾여버린 그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시작한다.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산아제한정책 때문에 다른 마을로 떠나야 했던 부모님의 부재로 더욱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라오셰는 바로 그 시기에 지금 자신의 이상이기도 한 시인으로서의 삶을 꿈꾸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도대체 신은 왜 한 사람에게 이토록 가혹한 시련을 주시는 것인가 싶을 정도의 고난이라 부를 일들을 겪게 된다.

 

상급학교로 진학을 해도 어려운 가정형편은 학교 내에서도 마치 계급을 만들듯 라오셰를 힘들게 하고 시인이 되고자 하는 그의 이상은 현실 앞에 몇 번이고 좌절하고 만다. 그의 아버지는 라오셰를 당연하다는 듯이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헛된 꿈을 꾼다면 그에게 심한 매질을 한다.

 

결국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의 이상을 향해 나아가지만 지나치게 순수한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그는 몇 번이고 목숨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그러나 그때마다 세상을 향해 저주를 하기 보단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그의 모습은 마치 작은 성인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객관적인 잣대로 보면 결코 화려한 기교도 없고 뛰어난 실력이라고도 할 수 없는 라오셰이나 그의 노래에는 진심이, 그리고 이야기가 묻어나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해 매진하는 라오셰의 모습은 그래서 더 대단하고 어느 날엔 꼭 그 이상이 현실이 되기를 응원하고 싶다.

 

표제작인「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는 화자인 나와 서슴없이 나를 형제라 불렀던 희소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작가가 되기 전, 희소는 이미 유명인이였다. 그럼에도 그는 그 모습을 자랑하지 않는 오히려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나를 진심으로 위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한 내가 희소의 여자친구에 대해 끈질기게 캐묻게 되고 결혼을 하면 사회까지 봐주겠다며 장담한다. 그러나 희소가 보여준 상대는 여자가 아닌 남자였고 한순간에 찬물을 끼얹는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린 나는 희소에게 결코 보여서는 안되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지금 자신이 작가가 될 수 있도록 해준 그를, 누구보다 진심을 보여줬던 그에게 나는 큰 상처를 안기고 만 것이다. 이야기는 그때의 일에 대한 속죄이자 참회 같다. 희소라는 인물이, 보통의 남들과는 다른 사랑을 하는 그가 그동안 겪어왔던 아픔, 그럼에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진심과 배려 등을 담담히 그려내는데 끝내 희소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으나 나는 그때의 일을 희소에게 사과하며 희소에게 했던대로 미래의 어느 날 희소가 결혼을 하게 될 때 사회를 보겠다며 그날을 위해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희소에게 메시지를 남겨주질 바라며 한 장의 여백을 실어놓는다.

 

책에는 이 두 편을 포함해 총 다섯 편의 단편이 모여져 있는데 저마다의 인생 이야기가 나온다. 어찌보면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삶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 하나의 기준만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말이다. 그러니 고정관념과도 같은 잣대는 내려놓고 편견없이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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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해야겠어요 - 감정의 묵은 때를 씻어 낼 시간
박성만 지음 / 유노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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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우울할 땐 몸을 바쁘게 움직이면 그 마음이 조금 사라지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청소를 하면 정신을 다른 곳에 돌리는 효과도 있지만 끝내고 나면 깔끔해진 모습에 마음이 홀가분해지기도 한다. 빨래의 경우도 그런데 햇빛 쨍쨍한 날 빨래 널어놓으면 왠지 속이 다 후련해지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 책은 흥미롭게도 그 빨래를 감정의 묵은 때를 씻어내기 위한 방법으로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도서인 『빨래를 해야겠어요』의 저자는 심리 치료 전문가로 정신분석학과 신학을 전공한 뒤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현재는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상담심리학을 가르치기도 하고 세미나 개최, 가나심리치료연구소 창설 등에 이르기까지 심리 치료와 관련해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분이다.

 

그런 저자가 자신의 상담실과 심리 치료 세미나에서 만났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괴롭히는 다양한 감정적 요소-질투, 두려움, 슬픔, 외로움, 죄책감, 좌절 등-들의 묵은 때를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나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그 대상을 중년 여성에 특화시키고 있는데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나 그중에서도 중년 여성들의 경우에는 마치 빈둥지 증후군을 앓듯이 아내와 엄마로서의 치열한 삶을 지나온 후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다 정작 자신은 없어진 가운데 허탈감을 느낀다고도 하는데 책에서는 이렇듯 중년 여성들이 그 시기에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코콤플렉스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콤플렉스가 어떠한 이유로 생겨났고 이것이 한 인간에겐 어떤 영향을 미쳤고 또 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고 있다.

 

깨끗하게 빨아서 묵은 때를 벗어던진 빨래처럼 우리들의 묵은 감정의 때까지도 깨끗하게 씻어내기 위한 방법은 결국 주변에서 기대하는 딸과 아내, 엄마로서의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총 9명의 중년 여성들은 저마다의 콤플렉스를 지닌 인물들로 등장한다. 그녀들이 각자가 지닌 콤플렉스로 힘들어 하는 상황이나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모습, 그리고 종국에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내기까지 쉽지 않은 그 시간들을 극복해내는 이야기는 현재 그녀와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거나 앞으로 그런 시간을 앞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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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장자자.메시 지음, 허유영 옮김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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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라니, 근래에 읽은 책들 중에서도 단연코 흥미로운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 같은 제목이자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인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책속의 화자는 이름이 메시라는 골든레트리버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장자자가 키우는 개이기도 하다. 이보다 더 기가막힌 자기 소개가 없는 제목인 셈인데 이야기는 이처럼 소설가가 아닌 소설가의 개인 메시의 시각에서 그려낸 일상들을 소개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책의 진짜 저자가 최근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장자자라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책은 소설인가 아니면 에세이인가 싶었던 것이다.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라는 작품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는 장자자의두 번째 작품이기도 한 이 책은 골든레트리버지만 순종이 아니여서 애견숍에서도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나날을 보내던 중 지금의 아빠인 장자자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도 아닌 존재가 지나치게 현학적인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그토록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생각한다. 개의 눈에 비친 인간 군상들의 삶과 그 삶 속에서 여러가지의 이유들로 힘들고 괴로워하고 또 좌절하는 등의 문제는 결코 심각하지 않은 문제로 비춰진다.

 

그것은 메시가 단순히 인간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마저도 심각하지 않게 생각함으로써 행복을 지나치게 어려운 것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저마다의 삶의 기준이 있고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의 가치가 있겠지만 메시는 이 모든 것들을 너무 어렵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어린 아이의 입에서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의 마치 오랜 수행을 거친 현학자와 같은 대답을 듣기도 한다. 그것은 지나치게 고민하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간단하게 핵심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제대로 파악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메시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순수한 아이와 마주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괜히 소설가의 개가 그것도 베스트셀러 작가의 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흥미로운 주인공 설정만큼이나 매력적인 화자로 그려져서 이 책을 읽는 묘미를 더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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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신문으로 공부하는 말랑말랑 시사상식 한국사 편 신문으로 공부하는 말랑말랑 시사상식
한국퀴즈협회 지음 / 시대고시기획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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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매체나 방식을 통해 한국사와 관련한 내용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는데 이때에도 분명 중요한 것은 올바른 역사관과 역사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지나친 관심에 편승해 자극적인 소재나 흥미위주의 이야기로 사람들의 한국사에 대한 관심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종 시험에서 한국사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하되 독자들이 보다 쉽게 한국사를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자 한국퀴즈협회와 시대고시기획이 힘을 합쳐 『신문으로 공부하는 말랑말랑 시사상식 한국사편』을 탄생시켰다.

 

이 책의 경우에는 학습서로 봐도 좋고 교양서로 봐도 좋을것 같은데 제목 그대로 한국사의 이론 부분을 딱딱하게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기사를 바탕으로 쉽게 풀어쓰고 있어서 중학생 이상의 이해도만 가지고 있으면 이 책을 읽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더욱이 최근 다양한 시험의 출제 경향에 따라 선별한 키워드를 수록하고 있어서 상식적인 측면에서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먼저 한국사의 시대 구분을 두 페이지에 걸쳐서 한눈에 그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내용을 본격적으로 살펴보면 선사시대부터 고대까지, 중세, 근세, 근현대로 나눠어서 내용을 담아내는데 먼저 한국사에 있어서의 각종 사건이나 인물 등을 말랑말랑한 설명으로 쉽지만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이어서 뉴스와 기사를 활용해 그속에서 나타나는 한국사를 다시 한번 읽어볼 기회를 제공해 더 오래 잘 기억에 남도록 해준다.

 

이렇게 설명과 뉴스와 기사를 통해 읽은 한국사를 한국사능력시험이나 인적성검사 등과 같이 각종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실전을 위한 객관식 퀴즈(주관식도 있다)를 실어 다시금 확인토록 해주며 끝으로 '책속의 책'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앞선 내용을 모두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단계로서 다양한 퀴즈를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때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그들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에 대해 올바른 자세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먼저 우리가 우리의 역사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누구보다 애정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기에 그를 위한 한 방법으로서 흥미롭게 읽되 기본 지식만큼은 부족하지 않은 이 책으로 시작해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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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여우가 잠든 숲 세트 - 전2권 스토리콜렉터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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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은 이제는 명실상부한 '독일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이다. 그녀가 지금처럼 미스터리 소설계의 여왕으로 불리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그 자체로 마치 드라마틱한데 이 작품은 그녀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이를 이겨낸 끝에 2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1972년과 그로부터 4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14년까지 이어져 오는데 이 시리즈의 경우에는 넬레 노이하우스에게 인생의 전환점에서 쓴 소설이라고 봐도 좋은것처럼 강력반 반장인 보덴슈타인에게도 전환점이 될 시기에서 벌어졌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1972년에 분명 살인사건일 것이라 짐작되는 어떤 사건이 흐른 뒤 2014년 한 캠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한다. 캠핑장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여동생 부부네에서 얹혀 살고 있던 펠리치타스 몰린은 여동생 부부가 5년 만에 호주로 휴가를 간 후 혼자 그곳을 지키고 있었는데 가을 산속이라 기온이 제법 쌀쌀해진 10월의 어느 날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화재를 목격하고 이를 신고하게 된다.

 

처음엔 그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방화범을 소행일것이라 생각하지만 불타버린 캠핑카 안에서 신체 한 구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일약 살인사건으로 변경된다. 화재 진압으로 살해 현장의 감식이 어려운 가운데 그날 술에 취해있던 몰린은 폭발음 이후 자동차 한 대와 화재 신고를 하는 자신을 보고 웃는 누군가의 모습을 봤다고 말하지만 현장에 있던 소방관과 사건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보덴슈타인은 그녀의 상태에 처음엔 믿지 않는다.

 

전처인 코지마가 세계 각지로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다니면서 딸인 소피아를 보덴슈타인에게 자주 맡기게 되고 지나치게 자유분방하게 자란 딸은 통제불가에 가까워 수시로 사건 현장에 가야 하는 보덴슈타인에겐 힘든 나날의 연속이다.

 

게다가 사건을 접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피해자와는 달리 가해자가 정신 이상 등의 진단을 받고 제대로된 죄값을 치르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세상 속으로 나오게 되자 그동안 자신이 생각한 정의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되면서 1년 간의 안식년을 보내고자 상부에 신청한 상태이다.

 

당분간 형사로서의 삶을 뒤로하고자 했던 그에게 이번에 발생한 사건을 피아와 함께 수사해 가면서 보덴슈타인은 이 사건이 과거 42년 전 발생한 자신의 어릴 적 소꿉친구와 애완여우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시체로 발견된 한 남자, 이어 남자의 신원을 알아내고자 찾아간 동네 할머니까지 살해되고 그들이 목격자를 찾아다니는 동안 세 번째 살인까지 발생하면서 과연 1972년 8월 루퍼츠하인의 숲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를 밝혀내야 함을 알게 된다.

 

유일하게 자신의 것이였던 애완여우 막시,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주를 와 보덴슈타인과는 단짝이 된 아르투어라는 소년. 타우누스에서 낯선 존재나 다름없던 아르투어와 그의 가족들, 그로 인해 따돌림을 당했던 아르투어를 누구보다 지켜주고자 했던 보덴슈타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1972년의 8월 보덴슈타인은 보고 싶었던 TV 프로그램 때문에 항상 집까지 데려다주던 아르투어를 막시와 함께 보내지만 그 날 이후 둘은 볼 수가 없게 된다. 결국 이것이 가장 아끼던 존재의 실종으로 이어졌고 보덴슈타인에겐 상처와 죄책감을 동시에 선사한 일이 된다.

 

넬레 노이하우스 특유의 상당히 많은 등장인물과 그들의 복잡한 관계도, 그리고 거의 모든 인물들이 42년 전 사건과 현재의 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지어져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책은 끊어서 읽기 보다는 한 번에 몰아서 읽어야 더 묘미가 있는것 같다.

 

과연 안식년을 갖고자 했던 보덴슈타인이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거 어린시절의 아픔까지도 덜어낼 수 있을지, 하나씩 맞춰져가는 퍼즐의 완성된 모습이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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