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때 인문학의 위기다',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 생각해보면 그 어느 때보다 인문학과 관련된 강의나 프로그램, 도서가 활발히 소개되고 있고 독자들도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갖는
동시에 장단점은 있겠지만 종이책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오래도록 종이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고 싶어진다.
그중 인문학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사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우리는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하고
관련된 사람들만을 위한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단어 그 자체를 두고 보면 그 어떤 학문보다 인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무관하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다만, 이전까지는 다소 어려웠던게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보다 대중적으로 다가서고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와 융합해 인문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데 『동화 넘어 인문학』의 경우만 봐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심지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어봤음직한(어쩌면 읽어보질 않았다해도 내용만큼은 알고 있을) 동화와 인문학을 접목시켜 우리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쉽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읽었을 땐 그저 불쌍하기만 했던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가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많은, 사회적인 부분을 시사하고 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편하게 읽었던 동화를 너무 어렵게 접근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17편의 동화에
대해서 인문학적인 접근을 한다는 것, 특히나 해당 동화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이 있는 인문학 책 17권을 마치 매칭시키듯 연결짓는 것은
동화와 인문학도서 사이에 궁합이 잘 맞는 책을 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해서 흥미로웠다.
게다가 여기서 등장하는 인문학 도서의 경우 국내외의 다양한 도서들이 선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책 추천 코너가 될 것도 같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현재 애니메이션은 물론 실사판으로도 영화가 제작된 바 있는 그림 형제의
『백설 공주』는 프랑스의 철학자인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사회』와 매칭시키고 있는데 마치 현재의 미모 우선주의의 사회에서 거울이 정해 준
미의 순위에 따라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가 된 백설공주가 과연 왕자와의 키스 이후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이 맞을까하는 것에 대해 그렇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백설공주는 자기 스스로를 아름다운 사람이라 생각한 것이 아니라 거울이 말해준대로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라고 알고 있을테니 미모에 더욱 집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확실히 흥미로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책은 이렇게 우리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그러나 결코 간과할 수 없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그렇게 끝나고 난 후 책을 덮어버리기엔 너무나 많은 뒷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를 부분에 대해 파고들면서 뻔한 결말의 이야기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에 신선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