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 불일암 사계
법정 지음, 맑고 향기롭게 엮음, 최순희 사진 / 책읽는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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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적하기 전 법정 스님은 자신이 남긴 『무소유』라는 책마저도 세상에 남겨있지 않길 바라셨다. 오히려 그런 스님의 마음 때문인지 세상에 남겨진 많은 독자들은 그렇게라도 스님을 기억하고 또 스님의 말씀을 되새기고 싶은 마음에 스님은 무소유를 말씀하셨지만 더 소유하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미진한 중생의 마음에서는 이후로도 스님의 이야기, 스님과 관련된 이야기를 여러 책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다 싶어지는데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그중에서도 스님의 말씀을 한 권으로 엮어낸 책이라고 보면 좋을것 같다.

 

생전 여러 권의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면 이 책은 스님이 쓰셨던 여러 책들 속에서도 핵심이라고 하면 그렇겠지만 좋은 글들만을 간추려 자연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펴낸 것이다.

 

 

이 책의 사진을 찍은 이는 최순희 할머니. 그녀는지난 2015년 향년 91세의 나이로 타계하셨다. 그녀는 한국전쟁 당시 지리산 남부군 문화지도원으로 활동 중 국군에 생포되었던 인물로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평양으로 이주했다 이화여대 입학으로 서울로 와서 다시 일본 유학을 떠났고 귀국한 뒤에는 김영랑, 최승희, 박종화 등과 같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교류한 피아노와 성악을 했던 인텔리 여성이였다.

 

실제로 그녀는 김영랑의 동생과 결혼했으나 이후의 삶은 순탄치 않아 남편과의 월북 후 전쟁이 발발하자 어린 아들을 두고 남을 선택했다고 한다. 여러모로 굴곡진 삶을 살았던 그녀는 법정 스님의 책을 읽고 인연을 맺은 후 스스로 평안을 되찾았다고 하는데 교통이 불편하던 그 시절 불일암을 올라도 스님을 보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그곳을 찾고 주위를 청소한 뒤 그저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었던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녀가 불일암을 오르내리며 여러가지 일들을 하면서 그곳의 봄여름가을겨울의 풍경을 담았던 사진에 스님의 글을 엮었는데 사진 어디에서도 스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면 흥미로울 것이다.

 

아마도 스님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 했던게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드는데 불일암과 주변 풍경은 담되 스님의 모습은 없는, 그러나 스님이 살아생전 그토록 말씀하셨던 글들이 대신 자리하고 있는 책으로 마치 한 권의 명상집 같은 분위기라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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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의 꽃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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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그속에서 현재와 미래에 직면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도 하고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올바른 역사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어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흔히들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쓰여진다고들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패자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그 나라가 현재 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과거사의 청산에 있어서도 피해국의 국민들은 영향을 받는것 같다.

히로시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1945년 8월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떠오를 것이다. 이는 일본이 패망으로 이어졌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해방으로 이어진 결정적 계기라고 봐도 좋을 것인데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가 과연 이날의 사건으로 무슨 피해를 입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그만큼 일본이 입은 피해가 크다는 생각이 강하고, 일본 역시도 이를 부각했을 것이며 세계사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건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고통에 가려진 조선인의 아픔과 피해가 있었다.

일본에 가려진 채였으나 무려 7만 명이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원폭 피해자가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은것 같다.

 

히로시마가 전쟁사에 있어서 패전과 함께 원폭 피해라는 어떤 상징적 의미로 남겨졌다면 합천은 72년 전 발생한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은 우리민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그러나 오히려 히로시마 원폭 투하의 진정한 피해자들은 잊혀진 아이러니함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김옥숙 작가의 소설 『흉터의 꽃』은 바로 이 한국의 피해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공간과 일본의 히로시마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그속에서 지금도 유전되고 있는 원폭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아내고 있다.

 

원전 사고의 심각성을 어렵지 않게 접할수 있으나 이는 우리의 일상에 쉽게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무려 삼대에 걸친 원폭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냄으로써 소설이나 마냥 소설 같지만은 않은 묵직함으로 그속에서도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대부분의 조선인이 고통스러웠던 일제강점기 합천에서 히로시마로 이주해 살아가던 강순구가 원폭 투하로 인해 피해를 입고 결국 이는 그의 딸에까지 이어지며 또다시 손녀로 이어지는 고통은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누구라도 절망할 수 밖에 없을 상황에서조차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가슴 아프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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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의 우울
곤도 후미에 지음, 박재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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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종에 대해서만 알뿐 개를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다만, 큰 개도 순하게 생긴 경우에는 귀엽다고 생각하나 셰퍼드처럼 외양이 다소 무섭게 보이는 경우는 아무래도 지나칠 때 주춤하게 되는것도 사실이다.

 

사람도 그렇겠지만 개 역시도 보여지는 모습이나 그 종 특유의 성질이 있긴 하겠지만 개인차도 물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샤를로트의 우울』에 등장하는 셰퍼드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셰퍼드의 모습이지만 경찰견으로서 잘 훈련받았고 암컷으로 같은 견종에 비해 상당히 순하게 나온다. 오죽하면 치와와에게 코를 물리기도 하니 말이다. 이건 아마도 평소 받은 훈련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마스미와 고스케는 두 번째 불임 치료에 실패하고 우울해하던 차에 아이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고 개를 키우자는 것에 생각을 모으고 평소 개에 관심이 많은 삼촌으로부터 얼마 전 경찰견에서 은퇴한 셰퍼드인 샤를로트를 데려오게 된다.

 

도쿄 시내에 살지만 결혼 전 시부모님과 고스케가 살았던 작지만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집밖이 아닌 안에서 큰 개를 키우게 되는데 둘은 샤를로트를 단순히 집 지키는 개가 아닌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은 마스미와 고스케가 샤를로트를 키우게 되면서 동네의 다른 개를 키우는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일상의 미스터리를 담아내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큰 감동은 아니지만 소소한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경찰견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경찰과 관련된 일에서만큼은 오히려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샤를로트의 우울」을 시작으로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된 사와라는 아이의 가슴 찡한 사연을 담은「샤를로트의 친구」, 도그런에서 만난 의문스러운 남자와 그가 평소 데리고 다녔던 강아지를 보호하게 된 마스미와 고스케가 그 남자의 정체를 풀어나가는 「샤를로트의 남자친구」,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마스미가 샤를로트와의 새벽 산책에서 마주한 고양이 집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고양이를 너무나 좋아했던 두 어린 오누이의 사연을 소개한「샤를로트와 고양이 집회」, 어느 날 주택가에서 마주한 도사견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로 개의 문제라기 보다는 견주의 섬뜩함이 엿보였던「샤를로트와 사나운 개」, 누군가의 발자국이 계속 정원에 생기자 처음으로 샤를로트를 집 밖에 내어놓고 경찰견으로서의 면모를 기대했으나 상황은 오히려 더 미스터리했졌던「샤를로트와 사나운 개」까지 총 6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처럼 6편의 이야기는 샤를로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개들과 그 개의 성질과 관련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 사이사이 개 특유의 성질도 잘 묘사하면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한편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잘 표현해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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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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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그중에는 대중의 공분을 사는 사건들도 많아지고 때로는 그 사건에 대한 처벌이 대중의 분노와는 다르게 이어질 때는 많은 사람들은 더욱 분노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사법체계로서는 개인이 어떻게 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가끔이긴 하나 사건의 당사자나 피해자와 관련된 사람들이 가해자를 직접 처단하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 이를 옹호할 수는 없으나 그 마음만큼은 아마도 공감하게 되는 부분일 것이다.

 

『저스티스맨』은 어쩌면 이런 부분을 제대로 건들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잔혹한 범죄자, 소위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범죄자가 오히려 활개치고 다니거나 법집행 후 오히려 피해자보다 더 잘 사는 것을 보면 우리는 생각한다. '귀신은 뭐하나 저런 놈 안잡아가고.'는 말과 함께.

 

마치 누군가 나서서 사회의 악같은 존재들을 없애줬으면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이다. 어찌됐든 우리는 법치국가니깐. 그런데 책속에서는 이런 일이 실행된다.

 

인터넷의 발달과 휴대전화의 보편화로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건 사진을 찍어 공론화시킬 수 있는 무기 아닌 무기를 지니게 되었고 때로는 이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해 소위 네티즌 수사대라는 이름으로 범죄해결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이것의 정반대 급부로서 익명성에 숨어 무분별한 마녕사냥이 자행되기도 하는데 충격적인 사건일수록 파급력은 커지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알게 되어 설령 그것이 진실이 아니였다고 해도 이미 피해자는 낙인 찍히게 되는 것이다.

 

그저 사진 속 모습만 봐서는 그 사건의 전후사정을 모두 이해하기 힘들지만 일단 올려진 사진은 글쓴이와 대중이 잣대대로 평가될 수 밖에 없는데 이야기의 시작인 '오물충'의 사례도 그러하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어쩌면 모자르다는 평가를 받고 주변의 무시와 멸시를 당하다 단 한번의 실로 대중에게 낙인 찎힌 한 남자의 사건 이후 연이어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

 

희생자는 오물충의 사진을 올린 고등학생부터 시작해 그의 졸업사진을 올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신상에 대해 알게 한 동창생, 이후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점차 피해자는 10명을 넘어선다. 여기에 '저스티스맨'이라는 존재가 등장해 검경이 어떤 사건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가운데 그들이 왜 죽어야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리면서 처음 충격을 받았던 사람들은 이제 그 연쇄살인범을 마치 정의로운 킬러처럼 생각하며 법이 처단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러나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차례대로 죽여나가자 오히려 그가 선인 것인냥 되어버리는 것이다.

 

죽어 마땅한 사람, 소위 천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한 개인에게 살인면허권을 허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별개일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법과 사회질서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개인적 복수를 자행하게 된다거나 조금의 갈등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인 동시에 어찌보면 가해자이기도 한 그들을 보면서 사회에서 매장당하다시피한 '진짜' 피해자의 억울함에 대한 해소가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처벌이 필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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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올빼미 농장 (특별판) 작가정신 소설향 19
백민석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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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올빼미 농장』는 상당히 기묘한 책이다. 책의 도입부부터 뭔가 그 내면에 기묘한 흐르던 분위기는 시종일관 과연 진실이 무엇인가, '나'라는 인물의 정체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반문케하는 몽환적인것 같으면서도 독특한 흐름으로 전개된다.

 

제목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책은 백민석 작가가 소설가를 그만두기 바로 전에 나온 책이라고 한다. 어쩌면 작가로서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었던 셈인데 처음 출간된 이래로 다시 새로운 옷을 입고 이렇게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여러모로 인연이 있는 작품인 셈이다.

 

이야기는 작사가인 나라는 인물이 함께 살고 있는 인형에게 어쩌면 자신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막연하게나마 이미지로만 떠올릴 수 있는 농장으로 떠나자고 말하면서 시작된다. 그가 농장을 가게 된 것은 부단히 충동적이면서도 채워지지 않은 호기심의 발로였을지도 모른다.

 

3년 전 지금 살고 있는 그에게 도착한 한 통의 기묘한 편지, 다른 우편물에 섞여 우편함에 들어 있었던 편지를 남자는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편지 보통에 적힌 발신인과 수신인을 생각지 않고 뜯어보고 글을 읽다가 주인이 따로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다 이 편지는 잊혀지는데 한 달 전 다시 수신인이 같은, 발신지가 같은 편지를 받게 되고 또다시 자신의 편지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뜯어본 남자는 두 편지를 통해서 보낸이와 받는이가 3년 동안 연락을 주고 받았음을 추측하게 되고 왜 두 편지만 자신에게 온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주인이 따로 있는 편지를 뜯어 보았다는 생각에 지금이라도 주인에게 돌려주자는 생각으로 편지의 발신지인 고성으로 가게 된다.

 

편지에 언급된 농장이라는 말, 특히나 처음 받은 편지 속 발신인인 동생이 그 농장의 이름을 '죽은 올빼미 농장'이라고 불렀다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현지로 가서 주변을 탐색하고 공공기관까지 찾아가보지만 그곳은 터만 남았을 뿐 이미 오래 전에 존재하지 않는 곳임을 듣게 된다.

 

여전히 이 일이 머릿속을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남자는 얼마 전 한 십대 소녀의 데뷔와 관련된 작사를 의뢰받고 함께 일을 진행하게 된 프로덕션의 김실장, 작곡을 맡게 된 손자, 대학 때부터 인연을 맺어 온 민, 언제부터인지 자신의 곁에 존재하는 인형과 얽힌 일들을 하나 둘 풀어내는데 사실 남자와 연을 맺고 있는 이 인물들도 하나같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존재들이다.

 

가수 데뷔를 앞둔 소녀는 자신이 키우던 개에게 이미 여러 차례 해코지를 한 듯한 아이이며 민은 재개발을 앞둔 아파트 단지를 찾아다니며 그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는 마치 박제된 인간 같은 삶을 살며, 손자 역시도 상처를 간직하고 있으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가운데 김실장과의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남자의 집에 와 있던 어느날 인형의 부추김에 스스로 목숨을 버린다.

 

이들 중 가장 기이한 존재는 바로 인형이다. 처음 남자의 애인인가 싶었으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인형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사실과 어딘가 모르게 기괴할 정도의 모습을 보이며 그의 곁을 맴도는 것이 오싹하고 끝끝내 남자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 인형과 두 통의 편지는 그로 하여금 다시 죽은 올빼미 농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데...

 

게다가 남자가 마치 이별 의식이라도 치르듯, 마치 과거와의 작별을 고하는것 같은 모습을 보면 결국 그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사람이자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존재는 바로 이 남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끝까지 기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늘함이 느껴지는 오랜만에 상당히 독특한 이야기를 만났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 책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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