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문학 관련 도서가 변화가 꾀하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흥미로운 소재를 활용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아마도 가장 큰 요인일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이라는 분야는 인문학 분야에서도
어렵게 느껴지며 실제로도 철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감수해야 하는게 아닐까 싶어진다.
그런 가운데 읽게 된 『처음 만난 철학』는 난해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철학'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마치 입문서 같은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이 책의 저자인 히라하라 스구루라는 인물은 동서고금의 주요 철학서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인 「필로소피 가이드」를 운영하면서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철학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해주며 특히 난해한 철학서의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쉬운 개념으로 표현하기로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젊은 철학자라고 한다.
그런 저자가 이번에 소개할 『처음 만난 철학』에서는 철학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쉽게 읽는 철학
명저 50권을 담아내고 있다.

소위 서양 철학사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50권의 명작이라는 점에서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모든 서양 철학사를 통달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서양 철학사의 흐름만큼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기대감은 책의 초반에 제시되어 있는 도표에서부터 어느 정도 보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고대를 시작으로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사에서 제시된 주요 철학사상과 그 사상을 주장한 사상가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서 철학자들 사이의 관계도 또한 의미있는데 다른 철학자에게 영향을 준 철학자라든가 반대로 비판을 한
철학자라든가하는 식의 표기를 해놓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는 알다시피 플라톤에게 영향을 주었고 플라톤은 다시 아이스토텔레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합리론(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과 경험론(루소, 홉스)은 서로 상반된 주장이나 비판관계로 봐도 좋을것 같은 관계이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철학사와 그 시대에 해당하는 철학자와 그의 저서를 소개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고대의 철학은 그리스에서 탄생했고 이때의 철학은 신화에서 벗어나 개념으로 세계를 설명하던 시대이다. 대표적인 철학자로는 소크라테스의
영향을 받은 플라톤과 이후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소개되며 중세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기독교의 영향이 철학에서 미쳤고 그 아래에서
스콜라 철학으로 전개된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철학자는 토마스 아퀴나스가 있다.
근대로 넘어가면서 대두된 변화는 바로 기독교의 절대성으로부터의 자유일 것이다. 전반적인
분위기와도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은데 이 당시에는 신의 존재나 기독교의 절대성 보다는 인간 중심의 '도덕'이라는 관념이 탄생한 것이다. 대표적인
철학자로는 홉스나 루소, 헤겔, 로크, 칸트, 벤담 등이 있다.
끝으로 현대의 철학은 근대 사회를 거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근대 철학을 비판하는 마르크스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이 대두하게 되었고 동시에 근대 철학에서 파생된 이념에 대해 오히려 더 연구하는 철학자가
공존하는, 어떤 면에서는 서양 철학사에서도 다양성이 존재하게 된 경우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현대 철학자에는 니체, 엥겔스, 후설, 하이데거,
퐁티, 아렌트 등이 있다.
살아가는 일이 왠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요즘 철학서를 읽는다거나 아니면 철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철학이 어디에 도움이 되냐고, 그거 해서 밥은 먹고 살겠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오히려 당당히 말한다. 철학이야말로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이다. 물론 이 책을 전부 읽어도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책은 너무나 쉽지도 않은 책이다. 어느 정도의 난해함을 감수하고 읽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읽다보면 그속에서 철학의 묘미를 느낄 수도 있는 책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렇기에 철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특히 서양 철학사의
흐름을 한 권의 책으로 읽어보고픈 사람들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고 아니면 이 책을 통해서 세계적인 인문서적 50권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봐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