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쓰지 않는다』니 어찌보면 세상만사에 쿨하다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그래도
너무 무신경한 것은 문제가 될텐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게 만드는 책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너무 신경 안써서 문제가 되기 보단 지나치게
신경 써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오죽하면 서울에서 열린 멍때리기 대회가 인기를 끌고 실제 연구에서도 아무 생각하지 않는
멍때리는 그 순간이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은 외부의 자극에 신경 쓰지 않음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을 듣고보니 왠지 '이게 무슨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지?' 싶으면서 오히려 더 신경
쓰라는 말보다 더 무섭게 들릴 정도니 말이. 이 책은 33세의 나에에 교토 대선원의 다이센인 주지가 되었고 현재는 주지에서 물러나 대선원의
한서로 취임해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다양한 인연으로 자신의 절을 찾아 온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다시 그 연이 편지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어디에도
말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그 편지에 담아 보내게 되었는데 일일이 모두에게 답장을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던 차에 적절한 시기를 빌려 그 보답을
하려는 계획이 책을 써보라는 권유를 통해서 실현된 경우이다.
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보냈고 그들에게는 다양한 사연이 존재했지만 그속에는 '간절한 마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이는 자신의 괴로움과 고통, 슬픔 등을 해소하고 싶고 그러한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고 나아가 마음을 괴롭히는 감정들에 동요하고
싶지 않음이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쓰게 된 편지의 답장과도 같은
이 책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자신의 삶의 방식을 스스로 인정하게 하면서 자신에게 없는 것을 구하지 않고도 그 마음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는 신경 쓰지 않는 항목은 총 20가지이다. 현대인이라면 결코 뗄래야 뗄
수 없는 돈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부끄러움, 고독, 잡념, 다툼, 죽고 사는 문제, 권력, 괴로움, 위기, 일, 목적을 넘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최종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최근 스님들의 말씀을 담은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을 참된
지혜를 전달해 줄 스승의 부재, 때로는 나에게 쓴소리를 해줄 수 있는 존재의 부재에서 오는 반증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사실 어느 것 하나 신경 쓰지 않기란 쉽지 않은 것들인데 왜냐하면 이 모두가 내 삶을 번뇌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비록 책으로 쓰여진 말씀일지언정 많은 사람들의 편지에 대한 응답으로서 어쩌면 그 많은
사람들 속에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존재할지도 모를 것이기에 모두를 위한 답장과도 같은 이 글을 통해서 '간절한 마음'을 꼭 이룰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