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좋아하다보니 어떤 식으로든 책과 관련된 책에도 관심이 많이 가고 즐겨보는 편이다. 독서
많이 하시는 분들의 책 이야기나 흥미로운 책에 관련된 소설이나 아니면 바로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같은 책 말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책표지의 디자인도 크게 좌우하는데 이 책은
표지부터 마치 고서적 같기도 하고 그 자체로 신비로운 책 여행을 떠나는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져서 참 좋다.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은 저자의 어린시절 책과 관련된 아련한
추억이 언급된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자식들의 책값만큼은 아끼지 않으셨던 어머니.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동화보다는 실용도서에 더 신경을
써야 했던 시간을 지나 40대 중반이 된 동화를 즐겨 있던 아이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교수가 되었고 안식년을 맞아 캐나다 밴쿠버에서 1년간 방문
교수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시내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에 참석했던 우연히 들어가게 된 허름한 헌책방. 시간을 보내다
헌책방을 나오려던 그때 불현듯 눈에 띈 파란색 표지의 책은 바로 『키다리 아저씨』의 초판본이였다.


이 우연한 인연이 계기가 되어 저자는 나름의 원칙까지 정해서 자신이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들의
옛 판본들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그 발단이 된 것이 바로 『작은 아씨들』였는데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은 이 작품의 초판본 삽화가 지금과는 달리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였고 그 뒷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 단순한 호기심은 점점 더 꼬리에 꼬리를 물어 본격적으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자료를
탐색하게 만들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이 책을 통해서 실현되기에 이른다.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에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책들, 고전명작인 동시에 아마도 어렸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어봄직한 동화이자 적어도 그 내용을 알고 있을
동화들과 그 동화의 알려지지 않은, 마치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


분명 저자가 읽었을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았겠지만 책에는 열 편이
수록되어 있고 포문은 앞서 이야기 한대로 『작은 아씨들』로 연다. 이외에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비롯해 『톰 소여의 모험』,『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보물섬』,『빨간 머리 앤』,『안데르센 동화집』등이 나온다.
작은 아씨들에 녹아 있는 작가가 보여주고 했던 여성의 독립성, 지독히도 자신의 외모와 출신
때문에 힘들어 했던 안데르센이 그 콤플렉스를 작품에 그려냈던 점, 아들을 위해 썼던 이야기가 오히려 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야 했던
곰돌이 푸 시리즈의 작가 이야기, 개인적으로 『작은 아씨들』과 함께(어쩌면 열 편 중 가장 좋아하는) 좋아하는『빨간 머리 앤』이 지금의 성공을
생각하면 상상하기 힘들지만 출판에 이르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창조된 캐릭터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앤'이
그저 이야기 속에 파묻혀 있기만 하지 않았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처럼『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는 작가의 고심이 그대로 담긴 책들인만큼 선정의 이유를
생각하면서 각 동화의 작가와 작품이 어울어져 만들어내는 또다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읽는다면 분명 재미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