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으로 읽는 한국사 - 역사를 드라마로 배운 당신에게
이성주 지음 / 애플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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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퓨전 사극이 인기다. 특히 곱상한 외모의 소위 꽃미모를 가진 연기자를 비롯해 가수들이 주인공을 맡으면서 더욱 인기를 끌기도 하는데 이와 함께 정통 사극의 경우에도 인기가 많은데 간혹 드라마의 경우 보고 있으면 그 당시의 생활풍습이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복잡한 인물 관계도도 쉽게 그려질 때가 있다.

 

물론 내용 중에는 적절한 픽션과 논픽션이 담겨져 있기도 해서 간혹 시대에 맞지 않는 설정이나 잘못된 이야기가 옥의 티고 거론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극으로 한국사의 한 부분을 만난다는 것은 어찌보면 하나의 좋은 교육자료로도 활용가능할 것 같다. 역사를 재현해놓은 것이니 말이다.

 

『사극으로 읽는 한국사』는  그런 발상이 실현된 도서로 사극이라고 하면 우리가 보통 떠올리게 되는 드라마에서부터 영화까지 다양하게 소개된다. 물론 이중에는 원래 소설이나 만화가 원작인 경우가 다수이니 책도 그 소재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총 4부에 걸쳐서 한국사를 만나볼 수 있는데 제도와 인물, 관습과 제도, 왕실, 생활문화사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주제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활용된 사극은 <기황후>를 비롯해 <밤을 걷는 선비>, <해를 품는 달>, <구그미 그린 달빛>, <정도전>, <사도>, <덕혜옹주>, <관상>, <상의원>,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과 같이 다양하면서도 대중적으로도 익숙한 작품들이 많아 좀더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경우 역사를 배울 때 역사 그 자체에 대한 이해나 지식을 얻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하기 보다는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한 목적으로 배우는 경우가 더 커서 역사 의식에 대한 부분이나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 부분에서 약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표현이 어떨진 모르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역사이고 특히나 한국사의 경우 굴곡진 역사의 순간들이 많았고 극적인 사건들도 많았기에 더욱 그러한데 학습적인 방법에서 확실히 아쉽게 느껴졌다면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덜어주는 동시에 사실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에서도 결코 소홀하지 않고 있어서 한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또다른 형식의 한국사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자 암기로만 한국사를 접해 온 사람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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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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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를 보여주마』는 왠지 영화로 만들기에 딱일것 같은 책이자, 한편으로는 진짜 100% 허구일뿐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현실이 더 영화 같은 요즘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분명 허구일테지만 그 배경이나 설정 등이 결코 허구같지만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장기국이라는 한 변호사가 실종된다. 사실 그는 일반적인 변호사가 아니라 공안부 검사 출신으로 권력의 충견으로서 노력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연이어 배달되는 동영상 속에서는 장기국의 실종에 관련된 중요한 단서로 보이는 것들이 들어 있고 경찰들은 이 사건을 뒤쫓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알려주는 듯한 범인의 동영상 배달에도 불구하고 정작 경찰이 알아내는 것은 없다.

 

기괴한 동영상과 어쩌면 그보다 더 신출귀몰한 범인의 정체, 과연 범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어떤 단서의 실마리도 풀지 못하는 가운데 두 번째 희생자가 나타난다.

 

이번에는 유신 정권 시절 정치부 기자로 살며 소위 펜으로 사람들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했던 나이든 시사 평론가다. 두 희생자의 공통점이라면 권력에 빌붙어 민주주의를 저버리고 권력의 충견이 되어 오롯이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춰 누군가의 생사를 쥐락펴락할 수 있었던 권력의 하수인 같았던 사람들이다.

 

이 두 희생자의 삶, 그들이 살아 온 배경, 그들로 인해 희생된 또다른 피해자들의 이야기와 이들의 지닌 고통과 분노를 보고 있노라면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현대사의 비극과도 같은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것 같아 처음 변호사와 언론인의 죽음이 담긴 동영상 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폭력과 위해에 대한 보복의 댓가로 살인과 같은 보복을 인정할 수는 없겠지만 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채 그 시절의 병폐가 남아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면 그들로인해 고통받았던 희생자의 울분은 과연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아프게 다가와서 코뿔소의 뿔이 의미하는 바가,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그저 평범하지만은 않았던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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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펌 -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삶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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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가 유독 많이 보이는 것은 삶에서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스스로가 들었기 때문일 것이고 어떻게 변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조금이나 도움을 받기 위해서, 또는 이미 그런 변화의 과정을 겪고 소위 성공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저자가 이제는 성공의 반열에 올라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뤘다는 이야기를 읽고 자신도 그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어떤 자극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교적 유명하다는 국내외의 유명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읽는 그 순간은 분명 어느 정도의 자극제가 되는것 같긴 하다. '그래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뻔하지만 의욕이 샘솟는 (짧지만) 강렬한 순간은 분명 경험한다. 이것이 지속성을 띄느냐 그렇지 않느냐에서 성공과 실패는 판가름 나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런 무수한 자기계발서의 범람 속에서 『스탠드펌』은 자기계발 문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썼다고 당당히 말하는데 제목만 봐서는 도통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을것 같은 이 책의 목적은 바로 '자기 자리에 단단히 서 있는 법을 고민한다. 자기를 찾는법이 아니라 존엄하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한다.'(p.12)는 것이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지금 그 내용은 확실히 기억나진 않지만 바로 학창시절 비교를 통해 그 차이를 열심히 외웠을 '스토아주의 철학'이다. 스토아 학파가 중요시했던 부분에 초점을 맞춰 삶을 바로 보게 해준다는 이 책은 목차마저도 간결하게 느껴지는데 멈추다, 바라보다, 거절하다, 참다의 순서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성공이 아니라 개인의 자주적인 삶에 초점을 맞춰,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한 삶의 기술을 배우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고, 이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진짜 바라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스탠드펌』은 국민 행복지수가 세계 1위라는 덴마크 내에서도 무려 106주 연속 베스트셀러였을 정도로 덴마크의 최고 인문 베스트셀러라고 하니 진정한 행복의 비결을 알기 위해서라도 이 책 한 권 정도는 다수의 흐름을 쫓아 선택해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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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용 독백 틂 창작문고 4
김효나 지음 / 문학실험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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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용 독백』은 문학실험실에서 선보이는 [틂-창작문고]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책을 펴냄에 있어서 장르에 크게 제약을 가하지도 않고 또 그 형식에 있어서도 크게 제약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작품들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김효나 작가의 이 책에는 시 같은, 그리고 단편소설 같은 그 형식에서 비교적 정해진 틀에 구애를 받지 않는것 같은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정해진 부분이 있다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화체 서술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확연하게 구분되기 보다는 문단나누기 정도로 구분되어 있어서 마치 희곡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읽는 독자가 이것은 어떤 이의 독백같은 이야기인가를 상상할수 있게 하는 재미가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사를 하기 위해 무려 한 달동안 짐을 꾸린다는 한 인물의 독백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묘하게 집중하게 만든다. 소곤소곤, 때로는 중얼중얼 말하는것 같기도 한 분위기인데 이런 느낌은 글속에서 사용된 표현에서도 다소 당혹감 내지 신선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기억을 주었다'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산책을 하다, 길에서.'라는 대답이 오가고 떨어진지 오래되었다고 그 떨어져 있던 모습을 형상화하는 표현을 보면서 과연 누가, 지금까지 어느 작품에서 이런 표현이 있었나 싶은 생각마저 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렸을 때 말장난으로 해봤던 '아버지가방에들어갔다'라는 제목의 글도 나오는데 띄어쓰기를 어디에서 하는지에 따라 너무나 다른 말이 되어버리는 글, 이는 곧 말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갑자기 정확한 띄어쓰기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후 편지쓰기로 내용은 이어지고 과학적으로, 도덕적으로라는 표현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마치 4차원의 대화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장난 같기도 하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해서 너무 엉뚱하기도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을 확장시킬 수도 있구나 싶어지면서 한편으로는 작가란 사람은 평범함을 넘어서는 얼마나 독특한 사고방식의 소유자인가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가장 특이했던 이야기는 「Cher vous」이다. 단 두 장, 글자 수를 계산하면 단지 50자 내외이다. 형식 파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마치 비밀 편지나 암호 풀이 같기도 하고 이상의 그 의미를 알기 힘든 글 같기도 했다.

 

연보랏빛의 표지만 보면 언뜻 예쁜시집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속을 들여다보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들이여서 신선한 재미를 느낄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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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 사유의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다
로제 폴 드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 책세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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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좋아한다. 확실히 뛰는 것보단 걷기를 좋아해서 운동삼아 집주변의 하천 산책로를 걷기도 한다. 걷다보면 차를 타고 지나갔을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아예 보지 못했던 것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이를 감상하는 재미도 크다.

 

아울러 걷는 동안에는 여러가지 생각을 할수도 있다. 의외로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여서 걷다보면 제법 상당한 거리도 쉽고 빠르게 걸을 수 있다. 물론 집중력만큼이나 주의력도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은 흥미롭다. 책의 표지에 나와있는 자코메티의 작품과 제목이 은근히 잘 어울리는데  프랑스 출신의 로제 폴 드르와는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을 서서 걷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만의 특권 같은 두 발로 걷기에 주목해 인간이 다른 종들과 다를 수 있었던, 소위 만물의 연장이 된 이유 또한 바로 이 걷기 때문에 가능했다고까지 주장한다. 그러면서 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이동의 의미가 아니라 생각하는, 그것도 그저 무엇인가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가 가능한 하나의 방법이라고까지 표현한다.

 

그러면서 실제로 많은 철학자들의 걷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들은 동서고금의 다양한 인물들인 27명의 사상가이기도 하다.

 

고대의 엠페도클레스부터 시작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등이 소개되고 동양의 도보자들에는 붓다, 공자, 샹카라 등이 등장한다. 세 번째 산책의 주인공은 체계적인 도보자들과 자유로운산책자들이 동시에 나오는데 너무나 다른 두 성향을 지닌 도보자들에는 몽테뉴, 데카르트, 루소, 산책하면 딱 떠오를 칸트도 포함된다.

 

마지막 산책자의 주인공들은 현대로 넘어와 소위 신들린 사람들이라 표현되는 마르크스, 소로, 키르케고르 등이 나온다. 마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걸어보라고 했을 때 아이들은 처음 어쩔줄 몰라 하다가 나중에는 너무나 즐겁고 유쾌하게 자신들의 마음대로 이리저리 걷는 장면이 나온다. 또 누군가는 아예 걷지 않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걷기라는 개념 역시도 획일화되지 않은 사상의 표현을 대변하는 하나의 행동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 그 자체도 역설적으로는 무엇인가를 하고자 함을 표현한 강렬한 메시지이기도 할것 같다는 점에서 걷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현되는 27인들 고유의 생각법은 철학이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우리들의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채 이어져 올 수 있었던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걷기와 철학잘의 생각법을 연결지어 본 흥미로운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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