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베이더…….'
잔혹한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기도 전 그 장면을 목격한 슈지가 머릿속으로 처음 떠올리 범인의
모습은 바로 이 말이였다. 검정색 헬멧, 깃을 세운 검정색 에나멜 롱코트, 역시나 검정색 에나멜 장갑과 부츠 차림. 온통 검정색 차림에 섬뜩한
흉기를 들고 대낮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무참히 살해한 인물의 차림새치고는 너무나 독특했다.
우연히 만난, 그러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아렌이라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한번도 쉬어본적 없는
일을 쉬고 약속 장소로 나간 슈지는 그곳에서 약속 시간을 10분 가량 넘긴 즈음 한 남자가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런데 희생자는 한 명이 아니다. 회칼을 든 살해범은 연달이 네 명의 희생자를 만들고 직후
범인이 체포되지만 그는 죽는다. 그리고 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슈지. 충격적인 사건은 범인의 죽음으로 허무하게, 그러나 일단락 되는 것
같지만 이후로 슈지는 여전히 목숨이 위태한 상황에 놓여있다.
범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슈지는 왜 범인의 죽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위협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결국 이에 슈지는 소마라는 형사의 친구이기도 한 야리미즈의 집에 지내게 되고 의문의 남자가 이야기 한 '살아 남아달라는 열흘',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이라는 말에 셋은 이 사건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하게 된다.
충격적인 도입부만 보면 마치 약물 중독자나 정신이상자의 난동에 의한 무차별 살인일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슈지에게 건네진 의문의 말들과 슈지, 소마, 야리미즈의 추적에 따라 점차 밝혀지는 이야기는 어쩌면 공원에서의
칼부림은 전초전에 가깝지 않나 싶을 정도로 더 큰 충격과 공포의 쓰나미를 몰고 올 것이다.
특히나 이 사건에 관여된 존재가 한낱 개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얼마나 거대한 조직(단체)과 힘이
도사리고 있고 또 그런 이유로 이 사건이 가져 올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서막은 장르소설로서는 상당히 의미심장하면서도 극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아울러 앞으로 전개될 사건이나 진실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독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이는 곧 반전이라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에 과연 한낮 도심의 공원에서 벌어진 사건은 어떤 진실로 귀결될지 너무나 궁금해지는 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