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방
김준녕 지음 / 렛츠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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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분위기의 책이다. 『주인 없는 방』이라는 독특한 제목, 그리고 제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이였는데 20대의 작가라고 하기엔 왠지 삶의 연륜이 묻어나기까지 한,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의 20대가 지니는 삶의 무게마저 느껴지는것 같아 인상적이였던 8가지의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인데 가장 처음 나오는 것은 표제작이기도 한 「주인 없는 방」이다.

 

「주인 없는 방」부터 소설인가 작가의 경험담을 담아낸(아니면 꼭 작가는 아니더라도 왠지 서울에서 자취를 위해 방을 구해야 하는 누구라도 경험했을지도 모를 불특정 다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것인가 의문이 들 정도인데 매달 사라지는 월세가 아니라 작지만 계약이 끝나면 맡긴 돈(?)을 그대로 돌려주는 너무나 좋은 '전세' 계약을 통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로 마치 부동산 분석을 하듯 주변의 상권이나 부동산 매매 계약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점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구성을 띈다.

 

여기에 그 집에서 왠지 가장 오래되었을것 같은 붙박이장에서 발견한 전 주인의 노트를 통해 그속에 기록된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결국 계약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은 가운데 다시금 세를 놓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이외에도 태어날 아이를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다 사고를 당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크리스마스트리」, 시력을 잃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눈 없는 사람들」등이 있는데 얼핏 제목에서도 느껴지겠지만 마냥 행복한 이야기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동안 현대인들의 고독한 삶과 외로움,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아가지만 오히려 교류라는 측면에서는 많지 않은 쓸쓸함을 담아낸 책은 많이 봐왔지만 이 책처럼, 표제작을 비롯해 다른 이야기들도 왠지 담담하나 비슷한 분위기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공통된 기류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면서도 앞서 이야기 한대로 결코 허구가 아니라 그 어떤 사실적인 이야기보다 더 현실을 반영한 그러나 담담한 어조를 유지함으로써 비참함이나 비극적인 분위기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보게 된 작가이지만 독특하지만 흥미로운 책을 만난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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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끝에 철학 - 쓸고 닦았더니 사유가 시작되었다
임성민 지음 / 웨일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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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소크라테스나, 공자,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들러라든가 니체가 먼저 떠오르고 동시에 일반인들은 쉽사리 생각해내기 힘든 고차원의 소위 말하는 형이상학적인 이론을 말하고자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청소 끝에 철학』은 상당히 흥미롭게도 청소라는 개념과 철학을 결합시켜서 전혀 의외의 스토리를 전개해나간다.

 

처음 『청소 끝에 철학』이라는 책 제목을 들었을 때는 '청소'라는 개념이 우리가 보편적으로 어질러진 것들, 더러워진 것들을 치우는 행위 그 자체만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청소라는 개념을 좀더 포괄적이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 접근하고 있는 기존의 우리가 생각하는 청소는 물론이거니와 없던 것을 치우는 것, 공간에 변화를 주는 행위도 포함한다.

 

게다가 청소라는 행위뿐만 아니라 청소 도구, 가구 배치 등에 대한 부분도 언급하고 있는데 요즘은 청소기가 대체해서 실내에서는 잘 쓸일이 없는 빗자루와 마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이 청소는 여성의 일이라는 인식, 그리고 마녀사냥을 위해 쓰인 힘없는 여성에 대한 권력자들의 횡포라는 것, 또 처음 생성된 단어의 뜻과는 달리 지금은 문란한 여성을 뜻하는 그 의미가 왜곡되어 버린 하나의 청소도구를 보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세태도 보여준다.

 

좌식 문화였던 우리나라와 미국인들의 생활양식을 통해 청소라는 개념 역시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보통 개인의 공간도 손님이 오며 내어줄 수 있기에 청소에 대해 부모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때 누가 보면 어떡하냐는 식으로 표현이 되지만 미국은 그 방 주인이 아이의 건강적인 측면에서 표현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가족구성원이 적어지고 대부분은 자신의 방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런 표현이 완벽히 맞아떨어지지는 분명 공감이 가는 부분도 크다.

 

이렇듯 책은 청소라는 일상적인 행위에서 철학을 논하고 있지만 결코 어렵지 않거니와 역사, 사회, 문화 등의 요소에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의 사실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관련된 영화나 명화 등도 함께 실음으로써 더 큰 독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재미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알아가는 것도 많았던 기대 이상의 책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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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책 읽는 여자
크리스틴 페레플뢰리 지음, 최정수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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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다보니 더욱 눈길이 갔던 책, 『지하철에서 책 읽는 여자』. 표지 속 에펠탑이 마치 노을을 등지고 있는것 같아 더욱 감상적으로 보이는 책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쥘리에트는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듯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지하철을 타고 자신이 일하는 부동산 사무소를 출근한다. 그나마 일상의 활력소 같은 일이라면 지하철에 앉거나 또는 손잡이를 잡고 매달려서 주변의 책 읽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어딘가 모르게 미식가 같은 자세로 그에는 어울리지 않게 곤충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남자, 분명 연애 중일 것이라 짐작하게 만드는 연애 소설을 읽는 여자 등 그 대상은 다양하다. 어쩌면 길에서 마주했을 때 딱히 특징이 없는 평범한 모습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치겠지만 지하철에서 늘 입던 옷차림이라든가 읽던 책을 가지고 있다면 한눈에 알아채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쥘리에트가 그들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책을 읽는 모습 때문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같이 반복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을 하는 쥘리에트. 그것은 바로 평소 내리던 정거장이 아니라 두 정거장 전에 내린 그녀가 평소와 다르게 출근하던 그때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게 되고 마치 어딘가 미지의 세계로 이끌리듯 그녀는 소녀를 따라 가게 되고 다다른 곳에서 '무한 도서 협회'이 적힌 곳에서 멈춘다.


이름에 걸맞게 그곳에는 정말 무한한 도서들이 있는것만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역시나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솔리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온다. 게다가 솔리망은 쥘리에트에게 의뭉스러운 말을 하게 되는데 이는바로 그녀가 전달자라는 것이다.

 

마치 퍼스널 쇼퍼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VIP 고객을 위해 맞춤형 쇼핑을 제안하듯 전달자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주는 것인데 그저 유명하거나 인기 도서를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라 맞춤 정장을 입혀주듯 그들이 감정, 현재 상황 등에 딱 맞어떨어지는 책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분명 많은 책을 읽었고 또 각각의 책이 지닌 의미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왜 그 사람에게 이 책이 어울리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공감능력일지도 모른다. 어딘가 모르게 최근에 읽은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그것은 책이라는 것이 생명력을 지녀 마치 인간 대 책을 서로 매칭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쥘리에트가 이 책에서는 '전달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왠지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한 대도시 파리에, 이토록 미스터리하고 신비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지극히 비현실적이나 동시에 이런 곳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들에게만 보이는 공간으로서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며 만약 무한 도서 협회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전달자인 쥘리에트는 나에겐 어떤 책을 추천해줄까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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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와 깨달음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 - 미녀와 야수 외 8편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
스콧 구스타프손 지음, 토마스 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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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북스에서 출간된 <일러스트 세계명작동화> 시리즈 중 동명으로 출간된, 이번에 소개할 『일러스트 세계명작동화』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8편의 작품을 담고 있는데 표지는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미녀와 야수」의 삽화이다.

 

책은 보통의 동화책 보다 조금 커 보이지만 무엇보다도 그 분위기가 상당히 엔틱한 느낌이 나서 좋은데 그려진 삽화 역시도 지금의 예쁘고 선명한 그림이라기 보다는 어렸을 때 읽어보았던 그런 오래된 느낌이라 더욱 좋은것 같다.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보통의 다른 새끼 오리들보다 못난 생김새 때문에 매번 놀림만 당하던 아기 오리가 사실은 자라면서 누구보다 멋진 백조가 되는 이야기를 그린「미운 오리 새끼」를 비롯해 지금까지도 많은 애니메이션, 실화 영화, 다양한 버전의 동화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미녀와 야수」, 사기꾼의 거짓말에 속아 자신의 생각조차도 의심하게 되고 결국 백성들 앞에서 망신만 당하고마는 「벌거벗은 임금님」, 자신들을 괴롭히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나 정작 누가 할지에 있어서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이나 이외에도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인 「헨젤과 그레텔」 등이 나오며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혜를 생각해내는 까마귀의 이야기를 그린 「까마귀와 물병」, 역시나 개인적으로 이번 동화에서 처음 보는 듯했던「북풍이 준 선물」도 수록되어 있다.

 

어쩌면 누군가는 모두 다 알 수도 있고 또다른 이는 생소하게 느껴질수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알든 모르든 읽는 아이들은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어른들은 어린시절 만났던 동화를 좀더 고급스러워진 분위기 속에서 읽을 수 있어서 좋을것 같다.

 

얼마나 많은 시리즈가 출간될지는 알 수 없으나 양장본에 내용이나 삽화까지, 동화책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수준 높게 잘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시리즈들도 소장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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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나는 기적 -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이야기 59
하오 광차이 지음, 송은진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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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행복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개중에는 아무런 노력없이 너무나 쉽게 댓가를 얻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에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히려 주변으로부터 안쓰러움을 느끼게 하기도 하는데 후자의 경우 만약 그 일을 '기적적'으로 이뤄내면 이는 곧 화제가 되고 그 자체로 누군가에겐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기도 한다.

 

『당신이 만나는 기적』에는 이런 감동적인 실화가 무려 59편이 소개된다. 간혹 해외토픽에서나 봤음직한 감동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생각은 했을지 몰라도 결국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채 은근히 누군가가 나 대신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무시하고 말았을지도 모를 상황들에서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서슴없이 행동으로 옮긴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인 동시에 용감하고 위대하기까지 하다. 흔히들 말하는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천지인것 같지만 여전히 좋은 사람들이 더 많아서 이렇게 잘 돌아가나보다 싶어지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이들 중에서 참으로 어린, 애가 뭘 알겠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여섯 살의 소년도 있다. 그저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해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행동이 기부 활동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캐나다에 살던 소년은 우간다의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낸다.

 

누군가의 관심이 그저 관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 그러나 스스로의 노력과 활동, 사람들로 하여금 진정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여섯 살 라이언의 위대한, 그야말로 기적같은 행동인 것이다. 게다가 이것이 단 한번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고 대단하게 느껴지고 라이언의 기부 활동에 동참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것 같아 덩달아 행복해진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 보았다. 어떤 댓가를 바라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행동이기에 더욱 감동적일 수밖에 없는데 설마 변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으로 머물러 있었다면 결코 달라지지 않았을 상황을 그래도 해보자는 의지,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불러오는 놀라운 결과를 보면서 점점 더 삭막해져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 사이의 인간적 도리만큼은 잊지 말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작은 관심,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선행이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길일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생을 열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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