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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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마치 상식의 척도마냥, 우리나라의 최초의 한글소설이 『홍길동전』이라는 식으로 당연히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처럼 말이다. 그러나 읽어 본 기억은 없다.

 

대략 어떤 내용인지 수박 겉핥기식보다 더 얇게 알고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고전 명작을 많이 읽었고 읽기를 좋아하나 어찌보면『일리아스』는 그 고전들을 앞서는, 그 고전들이 있게 한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그 무게감이 주는 부담감과 책 자체가 주는 왠지 읽기에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방대한 양은 마음 속으로 거부감을 갖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제목 그대로『일리아스』를 명화로 읽을 수 있는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는 너무나 기대되었던 작품이며 너무나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만약 나의 경우처럼 명작이 지닌 엄청난 무게감에 읽기를 시작조차 못했다면 이 책으로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일리아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을텐데 먼저 그 제목의 의미부터 해석하자면 '일리온의 노래'라고 한다. 『오디세이아』와 함께 고대문학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작품일텐데 실제로 서사시라는 말에 걸맞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무려 1만 5,698행(行)이라는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데 주된 이야기는 바로 영화 <트로이>를 떠올리게 하는트로이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킬레우스(그 유명한 아킬레스건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했다)를 중심으로 하는, 아킬레우스의 일인극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으나 그의 이야기가 핵심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책에서는 '전쟁의 원인'을 시작으로 전쟁의 과정이 그려지는데 글로만 있었다고 해도 현대적으로 잘 쓰여져 있어서 읽기에 어려움은 없었을테지만 확실히 명화라는 요소가 곁들여져 있으니 마치 영화의 장면장면을 한 권의 책으로 펼쳐보이는 기분이라 훨씬 쉽게 읽히고 몰입도가 크다는 점에서 좋은것 같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가 등장하는 트로이아 전쟁이 어떻게, 왜 발발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고 어떤 과정으로 전쟁이 진행되었고 또 전쟁 이후의 모습은 어떠했는가를 알게 해주는데 상당히 많은 명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진행되는 이야기를 마치 한 컷의 그림으로 재현이라도 해놓은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해 이야기의 생동감을 더해서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명작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만약 그래도 이 책이 어렵다면 이 내용을 다루고 있는 관련 영화들을 함께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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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모에가라 지음, 김해용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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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를 읽게 된 것은 순전히 아주 독특한 집필 방식 때문이였다. 세상에 글을 쓰는 방법이 여럿 있을테고 이는 작가들마다 천차만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 책은 그런 특이함 중에서도 단연코 독보일 작품으로 저자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점이다.

 

예전에 파울로 코엘료가 트위터에 남긴 글을 에세이집으로 엮은 도서를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한편의 소설로 탄생된 책은 처음 접해보는지라 상당히 신선했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저자인 모에가라라는 작가(물론 필명이라고 한다)는 일본의 평범한 샐러리맨이라고 하니 여러모로 특이하면서도 특별한 책이 아닐 수 없다.

 

트위터가 140자라는 제한된 글자수를 늘린다는 말도 있었던것 같은데 어찌됐든 이 책은 작가가 일주일에 한 번씩 140자씩 업로드해서 탄생시킨 책이라고 한다. 어쩌면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는 저자의 일대기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나 어떤 특별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할지도 모를 인물의 어린시절부터(초등학교 때) 시작해 회사원이 되고 이후 간부사원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가 어쩌면 현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던게 아닐까 싶다.


특별한 사람들, 때로는 뛰어나고 놀라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화려하거나 멋진 삶을 사는 사람들, 심지어는 외계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때에 마치 누군가의 생의 주기에 걸친 오랜 일기장을 마주한 느낌의 이야기는 소소할지도 모르나 이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소소한 삶을 살아간다는 점에서 어쩌면 서로 잘 맞아떨어져 좋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책 곳곳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저자의 이야기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알 순 없지만 조금은 특별할 수도 있다. 초등학생의 원형탈모, 뜻하지 않은 사립학교로의 진학, 외톨이 생활... 이는 대학생과 직장인이 되어서도 어떤 공허함으로 주변을 맴돌게 되고 그런 주인공을 채워주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지극히 평범할것 같은 이야기와는 정반대의 독특하게 설정된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과의 만남과 교류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독특한 책이며 흥미로운 책임에 틀림없다. '140자 문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작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지만 SNS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낭비로, 또다른 이에게는 작가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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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나의 딸 그리고 나
로릴리 크레이커, 강영선 / 경원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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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캐릭터를 통틀어서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일단 '빨강머리 앤'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본능적으로 눈길이 간다. 『빨강머리 앤 나의 딸 그리고 나』 역시도 그러한 마음이 컸을 것이다.

 

특히나 자전적 이야기이면서 빨강머리 앤의 슈퍼 팬북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더 궁금하게 만들었던게 사실인데 이 책은 로릴리 크레이커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두 아들과 한 명의 딸을 둔 로릴리에게 있어 딸은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이다.

 

어느 날 딸 피비는 그녀에게 '고아'가 뭐냐고 묻는다. 그 계기는 『빨강머리 앤』이라는 책을 읽던 중이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고아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에는 그닥 좋게 느껴지는 이미지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체적으로 비슷한가 보다.

 

이에 대해 로릴리는 다양한 고아 캐릭터에 대해, 고아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에 대해 열거해놓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편견과도 같은 이야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고아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살아가다보니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고아가 될 뿐이다. 그리고 혈연으로 맺어지지는 않았더라도 새롭게 가족이 된 사람들에 대한 주변의 따까운 눈초리는 어쩌면 지나친 간섭일지도 모르겠다.

 

피비가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들었던 『빨강머리 앤』은 저자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낼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앤은 내가 열심히 만화를 보던 시기에도 보기 드문 캐릭터였다. 고아에다 생김새는 어딜봐도 호감형이 아니다. 삐적 마른 몸에 얼굴은 온통 주근깨 투성이에 머리카락은 보기 드물게 빨간색이였으니 말이다.

 

공주님처럼 예쁘지도 않았고 대부분의 여자아이의 캐릭터가 그러하듯 여성스럽지도 않았고 비현실적이라 할만큼 지나치게 공상적이였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앤은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할 줄 알았고 또 그 노력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정진해나가는 사람이었다.

 

앤이 좋았던 이유는 누군가의 도움 보다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의 꿈을 당당히 쟁취해나간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백마 탄 왕자님 덕분에 '이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결말이 아니였으니 말이다.

 

남자아이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담력이 있었고 또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는 거리가 먼 독립적인 행보를 보였다. 아마도 어린 마음에 보아도 앤의 모습은 참 멋있었나 보다.

 

책에서는 이런 앤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었고 저자인 로릴리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지금의 딸인 피비와의 만남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얼마 전 아이들이 보는 채널에서 내가 그 나이 쯤에 보았던 <빨강머리 앤>을 다시 방송하는 걸 본 후에  만나서인지 왠지 더욱 반갑고 감회가 남달라서 인상적으로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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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 최신 개정증보판
김정희 지음 / 혜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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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수포자. 나 역시도 그랬다. 어느 때부터인가 수학이 어려워지더니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도 더욱 그랬고 수업 시간이 시켜서 문제를 풀게 할까봐 너무 싫었다. 특히 어떤 선생님의 경우에는 그 날짜에 해당하는 번호를 칠판 앞으로 불러서 문제를 풀게했는데 해당하는 때가 되면 그날 배울 부분을 더욱 열심히 풀어봤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를 보고선 의아했고 궁금했고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어떻게 수학 이야기가 소설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일까? 어쩌다 TV에서 취미가 수학 문제 푸는 거라고 하는 사람을 봤을 때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이다.

 

그리고 당연히 저자는 수학자이거나 적어도 수학 전공자가 아닐까 싶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소설가로 등단한 바 있는 인물로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친 경험은 있으나 수학을 전공하지는 않은것 같다. 그럼에도 수학을 좋아한다니 놀라운데 더욱 놀라운 점은 저자 역시도 한때는 수포자로 수학이 공포의 대상이였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써는 상상하기도 힘들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만 해도 흔히 말하는 체벌이 가능했던 때로 공부를 못하면 못하는대로 잘하는 학생은 그네들의 기준에서 못하면 또 그대로 혼이 났던 시기가 있었다. 저자에게도 수학과 관련해서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고 공포의 대상이였다. 그러다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소위 말하는 선생님을 잘만나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점차 선생님의 스타일을 따라서 문제를 풀어보다 차츰 수학에 매료되었단다. 이처럼 학창시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는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총 3부로 나누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가장 먼저 위와 같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 저자가 지은 소설처럼 읽히는 수학 이야기, 마지막으로 수학 문제풀이에 관련된 팁을 제공하는 페이지다. 핵심은 제목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에겐 2부가 핵심이 될 것이고 수학문제 풀이의 노하우를 알고픈 사람들에겐 마지막 장이 핵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부에 나오는 수학 이야기는 사실 그냥 술술 읽히는 내용도 있지만 다소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수학 공식도 등장한다는 점에서 마냥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제는 수학 시험을 볼 일은 없어졌으니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고 여러 수학자들과 그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서도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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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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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국내에선 꾸뻬 씨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프랑수아 를로르의 최신작 소설이다. 그의 작품은 '행복'이 주요 키워드이다. 행복을 위해, 행복하기 위해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주목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 작가의 프랑스소설인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에서는 '핑크색 안경'이 등장한다. 정신과 의사인 꾸뻬 씨는 스스로를 사람들에게 핑크색 안경을 만들어주는 직업을 가졌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핑크색 안경이란 흔히 '장밋빛 인생'이라는 말처럼 누구라도 이 핑크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세상이 좀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즉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주는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이고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핑크색 안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나 스스로에게 적당히 핑크색을 띈 안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런 꾸뻬 씨가 최근 고민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아내 클라라와의 예전 같지 않은 관계이다. 처음에는 업무차 몇 주 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길어져 아내는 미국에서, 그리고 자신은 프랑스에서 남아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둘은 진지한 대화를 꺼린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덧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꾸뻬 씨이지만 정작 스스로의 문제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어딘가 모르게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기를 두려워하기도 하고 있는 가운데 어쩌면 스스로도 손에 핑크색 안경을 들고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는 회색 안경을 쓰고 스스로와 세상을 대하고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달아 가는 꾸뻬 씨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다.

 

정신과 의사라고 하면 왠지 자기 심리에는 능통해서 자기 주변인들과의 문제는 상당히 쉽게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정작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스스로도 자신의 문제에서는 쉽지 않음을 안다.

 

그가 자신을 찾아왔던 환자들, 자신이 접했던 고민들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또 명쾌한 해답을 주었던것과는 달리 말이다.

 

물론 꾸뻬 씨가 이런 깨달음을 찾아가기까지의 과정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저마다의 회색 안경을 쓰고 자신의 삶 속에서 부정적인 감정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는 꾸뻬 씨라고해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면 누구에게나 삶이란 결코 쉽지 않음도 새삼 깨닫게 된다.

 

속도감있게 읽히는 책이라 참 좋다. 심리학에 소설을 접목한것 같은 구성이라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좋지 않나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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