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의 한국사 - 전쟁보다 치열했던,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살아남은 자들의 시간
이상훈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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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지는 것이지만 사실 패자는 말이 없다. 어쩌면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클 것이고 결국 남겨진 자이자 승자인 입장이 좀더 크게 반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다. 왜냐하면 역사는 한 국가(왕조)가 무너지고 새로운 국가가 생성될 경우 새롭게 건설되는 국가에 초점이 맞춰지는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역사의 연속성을 생각하면 앞으로 펼쳐질 새 국가의 스토리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고 사라진 역사는 그야말로 역사 속에서는 실패자로 남겨져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가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라가 망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보통 전쟁과 그로 인한 패망이다. 이러한 전쟁은 역사 속에 셀 수 없을만큼 존재해왔는데 이번에 만나 본 『전쟁 이후의 한국사』의 경우에는 한국사를 중심으로 한국사에 존재했던 다양한 전쟁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전쟁 이후 소위 승전자의 입장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패한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책이다.

 

특히 한국사의 한 부분만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며 고대인 고조선의 멸망 이후의 이야기들에서부터 시작해 고려, 조선, 근현대인 휴전 직전의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한 나라가 패전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내부적으로 부패한 국가였기에 그러했을테고 또 어떤 경우에는 배신자로 인해 망하기도 했었다. 일종의 스파이처럼 자국의 정보를 넘겨 망하게 했던 고조선의 사례나 아니면 백제의 패전과 멸망도 책에서는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의 역사에서 미래를 살아갈 지혜를 배우기 위함일테다. 때로는 패전 이후 각성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내부에서 발생한 권력다툼으로 인해 치욕에 각성해 정신문장을 하기는 커녕 외세의 개입을 불러온 임오군란도 존재했다.

 

이 당시 일본은 조선 내부의 혼란을 틈 타 조선을 노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쳐서 타국의 제외하고 조선이란 나라를 손아귀에 넣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참 답답하기도 하고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애쓴 리더가 과연 얼마나 있었나 싶어 안타깝기도 세월이 그토로 많이 흘러도 지금 역시 역사 속 숱한 위기의 순간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소위 지도자들의 사리사욕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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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가로질러 - 밤, 잠, 꿈, 욕망, 어둠에 대하여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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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대체적으로 어둡거나 그래서 은밀하거나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 하는 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처음 밤을 가로질러』라는 책을 접했을 때 밤에 대해 이토록 과학적으로 또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치 밤이라는 무형의 대상을 마치 유형의 존재인것마냥 낱낱이 분석하고 있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그 이상으로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치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아니면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느낌의 책은 사실 인문학도서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를 보면 밤이라는 시간에 대해, 그리고 밤에 대해 어쩌면 이토록 철학적으로 어찌보면 다소 어렵게도 느껴지는 분위기의 책으로 쓸 수 있었나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데 저자인 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독일 태생으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뒤 과학사 교수로 오랫동안 일했고 지금도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과학사를 가르치고 있으면 그가 쓴 다수이 책 역시도 자신의 전공분야인 자연과학을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문학과의 경계를 오가며 어느 하나도 잘하기 힘든데 둘의 분야의 잘 융합된 가운데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보여 온 저력이 다시금 돋보이는 작품으로서 언뜻 낮과 대조적인, 양면성을 지닌 시간으로서 서로 상반된 이미지라고 여겼던 밤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재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적인 동시에 철학적으로까지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밤이라고 생각했을때 저자가 생각하는 이미지, 그리고 대중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 여기에 밤의 다양성을 잘 나타내기 위해서 저자가 선정한 저자가 다양한 키워드들이 합쳐져서 밤 그리고 이를 포괄하는 어둠이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감성적인 이야기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선 과학자다운 면모를 보여 가장 먼저 밤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면서 마치 천체물리학의 한 분야를 읽는것 같은 그야말로 자연과학사 교수답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다소 전문성을 띄는 깊이를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들에 따라서는 첫장부터 밤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앞으로 나오는 이야기에서는 보다 인문학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다 수월하게 그리고 좀더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계적인 문학가인 셰익스피어 등의 문학작품, 또는 모차르트 등의 음악 이야기, 밤과 연관해서 인간이 지닌 악의 측면에 대한 의학적인 관점에서의 접근 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중간중간에는 내용과 관련해서 명화가 수록되어 있어서 이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래서인지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밤을 주제로 한 한편의 종합예술을 보는것 같다는 생각될 정도로 책은 다양한 분야가 총망라하는, 저자의 높은 식견과 넓은 지식의 장을 만나게 되는것 같아 새삼 대단한 작가를 한 명 알게 되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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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영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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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부터인가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이야기하면 왠지 촌스러운,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으로 치부될 정도로 세상은 참 빠르고, 또 디지털화는 가속도를 붙이고 있을 정도이다. 삶의 모든 것에서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이 더 익숙하고 편안해진 요즘, 이는 비단 물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도 그런것 같다.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기타노 다케시의 『아날로그』. 이 책의 작가는 사실 작가라는 타이틀보다 일영화감독, 배우 쪽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토루라는 도쿄에 자리한 한 건축디자인 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해 보이는 남자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디지털 기기에 가장 관심이 많은것 같은 또래의 30대 남성과는 다른 성향을 보이는 독신남이다.

 

평범하디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사토루는 어느 날 한 카페에서 미유키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마치 첫눈에 반했다는 말처럼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의 미유키에게 반한 사토루는 그녀에게 그 어떤 연락처를 묻지도 않고 그저 자신들이 만난 이 카페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만나기로 약속할 뿐이다.

 

하지만 그가 직장일로 바쁘고 요양원에 계시던 어머니의 부고 등의 일이 겹치면서 사토루는 한동안 카페를 찾아가지 못한다. 여기에 그는 오사카로 전근을 가야 되고 결국 사토루는 이런 변화에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미유키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것이다. 얼마나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하지만 카페에서 그녀를 만나기로 한날 미유키는 결국 카페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만남 또한 이어지지 못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마치 미스터리 로맨스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유키라는 여성의 존재가 흥미롭다. 이 여자의 정체는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과정, 그 이야기가 어쩌면 밋밋할 수도 있을 두 사람의 아날로그적 사랑에 제대로 감초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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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공화국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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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문학작품 중 일반소설을 보면 상당히 섬세하게 그리고 소소하지만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 『츠바키 문구점』에 이은『반짝반짝 공화국』 역시도 그런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전작도 감동적이였는데 이번에는 전작 이후의 이야기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츠바키 문구점』을 먼저 읽고 『반짝반짝 공화국』을 읽는다면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나 등장인물들의 관계도나 인물들의 감정선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것 같다.

 

특히 선대의 죽음 이후 츠바키 문구점을 꾸려오고 있는 포포는 이제 미츠로 씨와 결혼을 하고 그녀, 미츠로 씨, 그리고 미츠로 씨가 전부인과 결혼해 낳은 딸인 큐피와 한 가정을 꾸렸다. 여전히 대를 이어서 대필이라는 가업을 잇고 있지만 말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포포의 개인사에 좀더 초점이 맞춰진 것도 어쩌면 그녀에게 있어서 결혼과 동시에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아이를 둔 엄마라는 타이틀이 더 주어졌고 다행히 큐피와도 사이가 좋아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하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에도 시대부터 가문대대로 내려오던 대필이라는 직업을 지금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린 나이에 선대로부터 혹독하게 가르침을 배웠던 포포는 이제 자신이 아이를 둔 엄마(부모)가 됨으로써 정이 없다고 생각했던 선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게다가 그녀의 편지를 통해서 자신이 결코 알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일 속에 감춰진 진실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한편으로 선대 역시 엄마라는 역할에 낯설었던게 아닐까 싶다. 그러나 어쩌면 선대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포포를 키워냈던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포포의 이야기와 함께 역시나 대필가로서의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하는데 가장 먼저 자신의 결혼 소식을 지인들에게 알리고자 편지를 써서 종이비행기를 보내는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시력을 거의 잃은 소년이 의뢰한 어머니날의 편지를 역으로 소년이 직접 써서 선물할 수 있도록 하는 대목은 가슴 뭉클해지기도 했다.

 

살아생전 속만 썩이다 죽은 남편의 49재를 앞두고 이제는 그만 원망과 분노를 털어내고 싶어하는 한 미망인의 대필 의뢰부터, 주사를 부리는 남편에게 이혼을 부탁하는 대필 의뢰 등도 소개된다.

 

흥미로운 점은 단지 대필을 의뢰한 사람이 불러주는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사연과 상황을 듣고 글을 써준다는 점에서 글을 잘 써야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어떤 글을 대필하느냐에 따라 종이, 사용하는 필기도구 등도 다르다는 점에서 상당히 디테일하고 또 전문가적인 포스가 느껴지는 직업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아울러 전작에 이어서 포포가 쓴 글들이 대필(편지)뿐만 아니라 큐티와 연습했던 글을 포함해서 책의 뒷편에 부록으로 일본어로 실려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글을 쓰던 때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좀더 공부를 해 이 시리즈만큼은 원작소설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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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예술 지도 - 예술과 역사가 함께하는 청소년 인문 교양
애런 로즌 지음, 루시 달젤 그림, 신소희 옮김 / 북스토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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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키워드는 어떤 면에서 볼 때 특정 계층의 향유물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건 어디까지나 예술이 어렵고 소위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라는 인식이 강해서일 것이다. 그냥 좋다는 이유로도 즐길 방법은 참 많은데 왠지 고상한 사람들이 즐기는 분야라는 선입견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예술을 즐기도록 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예술과 역사가 함께하는 청소년 인문 교양'이라는 부제가 붙은 『세계 예술 지도』는 분명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 본 책 내용은 비록 청소년에 그 대상을 한정하고는 있으나 충분히 어른들이 읽어보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지금까지 만나보고 힘들었던 새로운 인문 예술 교양서를 지향하고 있는 이 책은 어느 특정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한정된 내용이 아니라 그야말로 인류 문명과 예술을 전 대륙에 아우르는 공간의 확장을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좀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특히 역사와 예술에서 소위 주류에 속하는 특정 지역, 또는 특정 계층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따라서 역사/예술적으로 의의를 가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이를 주제로 한 예술 탐방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책은 기본적으로 일러스트로 관련 자료를 담아내고 있지만 그중에는 위와 같이 사진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하고 또 필요에 따라서는 부가적인 정보를 박스처리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기도 하다.

 

무려 기원전 35000년경의 오스트레일리아 나왈라 가반뭉을 시작으로 하는 선사 시대와 고대 미술을 거쳐 앙코로, 북경, 피렌체 등을 거치는 중세와 근세의 미술로 이어진 이야기는 런던, 파리, 빈, 뉴욕 등의 근대와 현대의 미술로 마무리 된다.

 

이 한 권이 지구상의 모든 세계 예술을 담아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청소년은 물론 일반인도 충분히 예술과 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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