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문장 - 우리가 가졌던 황홀한 천재 이상 다시 읽기
이상 지음, 임채성 주해 / 판테온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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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문장』이라는 제목만 보고선 뭔가 글쓰기 관련 도서인가 싶을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잘 아는 바로 그 천재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그 이상이 썼다는 글들을 담아낸 문집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상은 그 천재성만큼이나 아마도 학창시절 열심히 그의 작품을 해부하듯 분석해 공부했던 기억이 날텐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이상이 이런 글도 썼나 싶게 흥미로운 소재의 글들이 많아서 재미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마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 중 누군가가 쓴 소담한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사실 이상이라고 하면 한정된 작품을 문학 교과서에서나 봤지 그 이외의 글들 중에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따로 만나본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인데 이렇게 많은 글을 섰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또 그 이야기들을 하나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던, 여러모로 의미있는 책이 아니였나 싶다.

 

책에는 총 42편의 산문이 실려 있고 그중에는 서간문도 있는데 글이 쓰여진 시기는 1934년부터 시작해 이상이 죽기 직전까지라고 한다. 소설이 아닌 산문이라는 점에서 글을 통해 그 시대의 시대상이나 분위기 등을 알 수도 있는데 그중 하나가 화재보험이라는 것이다.

 

그 당시에도 화재보험이라는 것이 있었나 보다. 특히 보상과 관련한 이야기도 있고 그의 애송시도 나오고 그가 좋아하는 화초도 나오는데 이상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순 없지만 상당히 유머러스한 면도 있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또 아름다운 조선말 중에서도 그가 더욱 아름답게 생각한다는 말 다섯 가지와 자랑하고 싶은 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데 작가여서 그런지, 아니면 조금 독특한 발상을 지니신 것인지 아무튼 그 다섯 가지라는 것이 참 흥미롭다.

 

단순히 단어가 아니라 마치 대화체에 묻어나는 그 억양까지(어쩌면 그 말을 하게 되는 상황이나 억양 모두를 포함한게 아닐까 싶은) 포함해서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동생의 취직을 축하하며 이전에 자신이 화냈던 것을 이해해달라는 말을 하며 뭔가 앞으로의 일을 부탁하는 듯한 뉘앙스를 자아내기도 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이상의 연보가 실려 있는데 그의 생애 전체를 간략하지만 제대로 알아볼 수 있었던 점도 책에서 소개된 산문과 연계해서 볼 때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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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선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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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맨부커상을 몰랐던 사람들도 최근 우리나라의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러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아마도 이름 정도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문학 작품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더욱이 맨부커상을 알 것이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콩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의 하나로 여겨질 정도로 의미가 있기에 한강 작가의 수상은 놀라운 쾌거였던 셈이다. 그런 맨부커상을 받은 작품들 중에서도『아름다움의 선』은 최초의 퀴어소설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지난 2004년에 맨부커상을 수상했으며 이번에 창비를 통해서 출간된 이 작품은 1980년대 초반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이 시기의 영국이 무대가 되는데 구체적으로는 1983년으로 주인공은 닉 게스트.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졸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의 진로는 런던으로 옮겨와 대학원을 진학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그해 여름 닉은 대학 동기이면서 자신이 좋아해온 토비 페든의 집에서 머물 기회를 얻는다.

 

토비의 집안은 그야말로 영국 상류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버지는 보수당의 초선의원이며 어머니는 부유한 금융가문을 친정으로 두고 있다. 그야말로 상류층의 전형 같은 저택에서 평화롭고 부유하게 살아가는 토비 가족의 모습은 닉으로 하여금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동경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1983년의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된다. 여기에 책은 1986년과 1987년이라는 세 개의 시기를 구분해서 닉과 그가 사랑한 사람들, 그가 만났던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그 가운데에는 역시나 옥스퍼드의 동창이면서 그와는 연인이 된 와니와의 이야기도 그려진다.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화려한 세상 속에서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된냥 그 생활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다. 어찌보면 상당히 외설적일 수 있는 이야기이자 지나치게 흥미위주의 이야기로 흘러갈 수 있지만 이 책은 닉의 모습, 그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가 바라 본 상류사회의 적나라한 모습도 고스란히 보여주고 동성간의 사랑을 그려냄과 동시에 그들이 마주한 현실적인 문제들도 함께 그려냄으로써 이들의 관계를 미화하지도 또 그렇다고 비난만을 담아내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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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클래식한 사람 - 오래된 음악으로 오늘을 위로하는
김드리 지음 / 웨일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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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하다는 말, 어딘가 모르게 고급져보인다고 하면 이또한 편견일까? 왠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느낌이 들지만 결코 촌스럽거나 유행에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고유의 매력을 간직한 채 오히려 그 멋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게 하는 이미지다.

 

그래서인지 클래식이라는 말은 어딘가 모르게 격식 그리고 어느 정도의 소양이 있어야 가능할것 같아서 보통의 사람들이 클래식함과 가깝게 지내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할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오래된 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전하는 클래식한 멋과 매력을 담은 책이라면 『왠지 클래식한 사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클래식은 어렵다거나 어느 특수한 계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쉽게 그리고 흥미롭게 클래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조금은 이 책의 가치에 대해 이해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작곡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뮤지컬 음악을 만든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본 작품은 없어서 어떠하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여러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 이미 『친절한 음악책』이라는 도서를 집필하기도 했다니 만약 이 책을 먼저 읽고 그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면 전작을 찾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자신이 가장 잘아는 분야를 책으로 담아냈구나 싶은 이 책은 다양한 음식 이야기, 그중에서도 클래식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과 그 음악과 관련된 작곡가들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게다가 그 내용이 상당히 많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비교적 짧게짧게 끝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는 어찌보면 보다 깊은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겐 아쉬움으로 남을수도 있지만 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는 책이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니 자신은 클래식과 거리가 상당히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손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어서 좋다. 학창시절의 음악 시간에 많이 들어봤던 작곡가와 작품, 그 이면에 있는 이야기의 콜라보레이션이기 때문이다.

 

파가니니의 작품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기 힘들어서 그가 악마와 계약을 해 그 작품을 작곡했다는 이야기는 한번 쯤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고 또 고상함이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에도 배틀이라는 것이 가능함을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두 학생의 피아노 연주 장면을 빌려와 이야기하기도 한다.

 

들으면 비극적인 선택을 한다는 이야기로 화제가 된 바 있는 <글루미 선데이>와 관련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는데 작곡가인 레조 세레스는 자신의 곡이 이런 불명예를 안았던 것에 대해 자책감으로 괴로워하기도 했다니 아직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나도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들어볼까 싶은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그렇지만 아무리 확실한 근거가 없다고는 해도 듣기에 무섭기는 하다.)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기쁨, 즐거움, 흥겨움, 열정, 평화, 위로, 몽환, 슬픔, 우울, 불안, 그리움, 고통, 고독, 분노, 공포, 감사-과 어울리는 고전 음악과 연결지어 들려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충분히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기에 호기심을 갖고 이 책을 한 권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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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내뱉는 252 상황영어
남궁의용 지음, 조정현 / PUB.365(삼육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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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영어 학습자는 부러움과 좌절감을 동시에 느낄 것이다. 일단은 저렇게 잘한다는 사실에 부러움 반, 분명 나도 어느 정도 영어 공부를 했는데 도통 늘지 않음에서 오는 좌절감이 반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정도 수준의 영어는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회화가 가능하다든가 아니면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확실히 말하고픈 사람들에게 어쩌면 완벽한 문장보다는 일단 말문을 틔우는 것부터가 중요할텐데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툭툭 내뱉는 252 상황영어』는 마치 우리말 하듯이 편안하게 한 마디씩 툭툭 내뱉듯, 그러나 상황에 적절한 영어 표현은 가능하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일단 영어 공부, 특히나 회화에 재미를 붙여서 시작해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해줘서 좋은 것 같다.

 

책에는 제목에서처럼 총 252가지의 상황영어가 나온다. 상황별 영어 표현인데 챕터에 따라서 점차 단어의 개수가 늘어난다는 것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한 단아로 표현하는 것인데 1초만에 가능하다. 이어서 두 단어, 세 단어, 네 단어까지 가능하도록 수준을 높여간다고 볼 수 있다.

 

한 단어 상화영어의 표현을 보면 가장 첫 번째로 나오는 'Anytime'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라고 적혀 있는데 이런 영어 표현을 어떤 상황에서 말하는지 알 수 있도록 이미지와 대화문이 함께 실려 있는데 마치 영어 회화 교재의 전형 같아 재미있다. 단지 내용만 있다면 덜 재미있을텐데 사진 이미지로 보니 스스로 연습을 해볼때도 좀더 실감나고 QR코드도 함께 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활용할 수도 있어서 좋다.

 

여기에 'VOCA'에서는 대화문에 나온 영단어 중 학습이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두었고 TIP을 통해서 그 상황영어에 대한 보충 설명을 통해 학습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모든 상황영어가 끝난 마지막에는 Check Up!을 통해서 복습을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내용은 각 챕터의 마지막으로 내용을 분류해서 삽입해두었으면 좀더 복습하기가 유용할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록으로는 휴대하고 다니며 MP3를 들으면서 말하기 연습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영어 툭툭 말하기 훈련북'이 수록되어 있으니 이 역시 절취해서 잘 활용한다면 학습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이 『툭툭 내뱉는 252 상황영어』는 자신이 만약 영어 수준에 있어서는 왕초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일단 영어가 입에 익숙해지도록, 그리고 상황에 따라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학습을 해나간 뒤 여기에 익숙해지면 좀더 난이도가 있는 교재를 활용해 영어 학습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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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의 생물학 여행 - 지구의 생명 속으로 떠나는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
헬렌 스케일스 지음, 이충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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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강연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흥미로운 내용이 기대되어 읽게 된 책이 바로 『열한 번의 생물학 여행』이다. 이 책은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경연을 기념하는 두 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 첫 번째 책인『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도 읽어보고 싶어졌을 정도이다.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에 의해 1835년에 창시된 이 강연은 유명한 강연자들이 실제 방송 스튜디오에서 자신들만의 주제로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강연을 한 것으로 유명한데 1996년부터는 텔레비전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온라인 상으로 볼 수도 있다니 찾아보고 싶다.

 

이 책에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총 11편의 강연이 수록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1911년에 피터 차머스 미첼이 <동물의 어린 시절>이란 주제로 한 강연으로 실제 강연장에 살아있는 동물을 가져와 보여주었다는 점이 놀랍다.

 

사실 동물이란 것이 인간의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것이 아니니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위험할 수도 있었을테니 말이다.

 

차머스 미첼은 어린 시절이 전혀 없는 동물, 새끼가 부모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 새끼들이 어른과 생김새가 완전히 다른 동물로 분류를 했는데 이에 따라 각각에 해당하는 아메바 같은 단세포 동물, 사람을 비롯해 포유류 새끼들, 마지막으로 해양 무척추동물들을 예로 들어서 설명했다.

 

또한 새끼들의 경우 생태계에서 살아남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약해서 포식자의 먹이가 되기 쉽기에)을 이야기하면서 만약 이 반대로 번식이 쉽다면 결국 개체수가 조절되지 않아 아무리 번식 속도가 느린 동물이라 하더라도 어느 순간 지구는 그 동물의 개체수로 뒤덮일거라니 생태계는 신비롭기 그지없다.

 

이에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지구상의 동물들이 번식과 생존을 하는데 있어서 진짜 위협요소가 되는 것은 천적이나 다른 상위 포식자가 아니라 인간이(또는 인간이 초래한 환경오염과 파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11개의 강의 중에는 이렇게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강연자가 있었고 더 늦기 전에 우리가 행동해야 함을 강조한 이가 있었는데 바로 <희귀한 동물과 야생 동물의 멸종> 편에 나오는 줄리언 헉슬리다.

 

그는 인간이 생물계(어쩌면 전체 자연 또는 생태계나 나아가 지구 전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하는데 섬을 비롯해 외딴 곳에 사는 희귀한 동물(파로 제도에서 기묘한 생쥐 와 카르비 해의 세인트빈센트 섬에서 앵무새를 가져 옴)들을 강연장에 직접 가져와 보여주기도 한다.

 

이어서 강연 끝자락에 무려 80년 전의 강연임에도 불구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들과 이들에 대한 보전의 시급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어떤 종이 한번 사라지면 그것은 영영 사라지고 맙니다.(p.74)”라고 말한 부분은 지금 우리가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말임을 생각하면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얼마나 줄리언 헉슬리의 말을 귀담아 들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줄리언 헉슬리와 함께 같은 주장을 펼친 이는 비교적 최근의 강연에 나오는 2004년의 로이드 펙인데 그는 <지구의 끝: 남극의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서 생물이 전혀 살지 못할것 같은 남극이라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생물종들을 직접 가져와 보여주기도 하고 또 자신이 남극을 가서 촬영한 영상들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역시나 강연의 말미에 남극의 얼음이 녹고 있는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크리스마스 강연 이후 13년이 지났을 때 만난 펙은 열일곱 번의 남극을 방문하는 동안 남극의 빙하가 얼마나 많이 녹았는지(그리고 지금도 녹고 있는가)에 대한 실제 그가 직면한 상황을 들려주는데 이러다간 지구의 여러 나라 중 저지대 도시는 물에 잠겨 수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그의 말이 곧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어 무서워지기도 했다.

 

책으로만 읽어도 강연은 참 재미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초대해 이런 강연을 해마다 펼친다는 것이 놀랍기도 한데 만약 실제로 그 강연장에서 듣는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어진다.

 

다양한 근거 자료를 보여주고 때로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강연장에 데려오기도 하고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화면으로 보여주니 말이다. 게다가 청중으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하되 정보 전달면에서도 부족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최고 강연자들의 강연을 만날 수 있는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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