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흐르는 뜨거운 피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1
박상기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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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에서 출간되는 어린이 도서들을 보면 내용면에서도 창작성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픽션의 이야기들만을 담아내기 보다는 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히 조화시켜서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이는 결국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봐도 좋을 책들로 탄생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에 소개할 책『내 몸에 흐르는 뜨거운 피』역시도 이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의 주인공은 같은 반인 두 친구다. 그러나 이 친구 관계가 상당히 독특하다. 바로 한 명이 나의 고조할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흥미로운 설정이란 말인가.

 

타임리프라는 소재가 가장 먼저 사용된 소설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더이상 새로울것 없는, 그래서 너무 흔하다고 할 수 있기에 이를 활용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가 더 어려워진 지금 이 책은 흥미롭게도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날을 시점으로 과거에 해당되는 일제강점기를 오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둘 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낯설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일 것이다. 어느 것 하나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이니 말이다. 어쩌면 오히려 일제감정기가 더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미래의 어느 날 일명 '7일 열병(사람에게 증상이 나타나면 7일 이내에 100% 사망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불리는 한 바이러스(Han Virus : 한강의 비둘기로부터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임)로 대한민국의 감염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과거로 가야 했고 이에 현재(이야기에서의 배경은 미래지만)에 살고 있는 가람은 과거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의 고조할아버지인 덕재를 만나게 되는데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사람이지만 역시나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상황 그리고 이를 구하기 위해 두 사람이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이와 함께 두 사람과 초희, 점례가 얽힌 나름의 로맨스도 그려지는 이야기는 긴장감, 박진감,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미래의 상상력까지 결합되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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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 - 내 뜻대로 인생을 이끄는 선택의 심리학
쉬나 아이엔가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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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니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참 많은 것을 후회한다. 특히나 이 맘 때쯤이 되면 뿌듯함 보다는 아쉬움이, 나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 보다는 왜 그랬을까하는 후회의 마음이 더 크게 든다. 매해 이즈음 뭔가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소 거창하게 새로운 해에 할 것들을 정리하고 계획표로 만들지만 이것을 실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다반사.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자괴감이 들고 한 해를 돌아보며 왜 그랬나 싶은 마음에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라는 책의 제목만 보고선 읽고 싶다는 생각, 그보다 더 강렬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책에 대해 좀더 알게 된 시점에서는 옳은 선택이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쉬나 아이엔가는 캐나다인이다. 그러나 인도계 이민자인 부모에게서 태어났는데 처음부터 그랬던것은 아니지만 점차 자라면서 시야가 좁아지다 고등학교 입학 즈음에는 빛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보이지 않는 삶도 사실 두렵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보다가 전혀 보이지 않게 되는 삶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렵다. 어느 것이 더 낫고 못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절망을 경험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지금 선택 연구의 최고 권위자가 되었고 컬럼비아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중이라고 한다. 쉬나 아이엔가는 당당히 말한다. "내 눈은 앞을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세상을 보기로 선택했다."(p.7)고.

 

언뜻 보면 아이러니한 말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가 하는 말이기에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그녀가 하는 말이 무엇인가를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평범하지 않았던 날씨에, 평범하지 않게 일찍 태어난 그녀는 성장하는 순간들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신체적인 장애에서부터 이민자의 가족이 겪게 되는 문제들, 여기에 아버지의 죽음과 부재, 너무나 인도와 미국 사회의 너무나 다른 문화에서 오는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손으로 꼽자면 온통 가시밭길 같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다. 순응이 아닌 선택으로 말이다. 문득 나는 살아오면서 삶의 곳곳에 놓여 있던 문제들과 어떤 상황 속에서 순응하고 만 것일까 아니면 선택을 했던 것일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곤 있지만 그녀의 삶을 상상해보면 그런 담담함 속에 담긴 그녀의 위대함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 이 한 권의 책이 지닌 가치를 절감하게 될것 같다. 그렇기에 만약 올 한해를 돌이켜 보며 자신의 지난 시간을 후회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이 책을 읽는 그 순간부터 스스로를 믿고 또 스스로를 비난보다는 응원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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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빨강머리 앤 : 초록지붕 집 이야기 (오디오북)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읽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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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캐릭터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다. 어릴 적 TV 앞에서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처음으로 만났던 앤은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기존의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인물이였다.

 

보통의 주인공 예쁘고(또는 잘 생겼거나), 뛰어난 능력을 지녔거나(아니면 나중에 자신도 몰랐던 능력을 발견하거나) 또는 좋은 집안의 사람이거나... 어찌됐든 이 중 하나라도 있는 것에 비해 앤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있는 거라곤 그 당시로써는 오히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것 같은 지나친 상상력과 긍정력이였다.

 

빨강머리와 주근깨는 그녀의 콤플렉스였고 고아였으며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보모나 식모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살아왔다. 적어도 에이번리의 초록지붕 집에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어찌될지 알 수 없는 법. 앤은 서로의 전달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남자 아이가 필요한 집에 도착한다. 결국 다음 날 다시 돌아가야 하지만 마릴라는 그녀를 받아들이게 된다. 게다가 이런 결정에는 은근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법이 없던 매슈의 영향도 한 몫 작용했는데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던 독신으로 살던 마닐라와 매슈 남매는 앤이라는 아이를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을지도 모르나 점차 앤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모습에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한 가족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가게 된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아는대로 초록지붕에 살며 평생지기인 다이애나를 만나고 선의의 경쟁자인 동시에 연인으로도 발전했던 길버트를 만나고 자신의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

 

이런 앤의 이야기는 그동안 많은 그리고 다양한 버전으로 만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오디오북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오디오북이 CD에 내용이 저장되어 있거나 아니면 MP3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반해 『빨강머리 앤 (오디오북) 초록지붕 집 이야기』는 책 자체에 USB(1.2G, 14시간 분량)가 내장되어 있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작은 도끼를 성경책을 파내 숨겨놓았던 바로 그 모습대로 말이다. 그동안 만나보기 힘들었던 구성이 아닐 수 없다. 배우 이지혜씨가 무려 13시간에 걸쳐서 책 전체 내용을 낭독했는데 가장 처음 이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실려 있다.

 

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구성의 책 자체도 분명 멋질텐데 차분한 음성으로 낭독된 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어릴 적 보았던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가만히 휴식을 취하면서 이어폰을 연결해 듣고 있노라면 앤의 엉뚱하지만 사랑스럽던 이야기도 상상하게 만들어서 오디오북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오디오북의 경우 낭독자의 목소리나 호흡, 그리고 발음 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제품인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볼 때 낭독자인 이지혜 씨가 지나치게 또박또박 읽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앤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좋은데 이는 마치 실제 애니메이션에서 나래이션을 듣는 기분이기도 해서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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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음 Touch
양세은(Zipcy)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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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연히였다. 네이버를 검색하다 발견한 감성충전 그라폴리오 섹션에서 마주한 집시(Zipcy)님의 <닿음 Touch> 시리즈 말이다. 이미 연재가 제법 된 상태였고 곧 마감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올해 말 11월에 단행본으로 출간된다는 공지를 보고선 너무나 기다렸던 책이다. 그림이 너무 예뻐서 소장하고픈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물로 만나 본 책은 참 예쁘다. 너무 예쁘다. 그녀와 그의 이야기도 너무 사랑스럽지만 두 사람이 눈빛과 몸짓이 만들어내는 그림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괜시리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보고 있으면 부러워질 정도로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의 감정을 잘 표현해낸 작가의 저력이 돋보인다. 그동안 만나본 적이 있었던 다른 일러스트레이터 분들의 그림이 귀엽거나 또는 사랑스럽지만 조금은 담백한 느낌의 예쁜 그림이였다면 집시님의 그림은 약간은 에로틱한 느낌도 드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자아내는 분위기가 고급스러워서 마치 두 연인이 서로를 처음으로 눈에 담고 시선을 교환하고 또 지나치다 결국 연인으로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감정이 더욱 깊어지고 또 온전히 서로에게 몰입하는 순간들을그림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름답다.

 

어찌보면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빠져들고 또 서로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순간을 스냅 사진으로 찍어낸듯한 느낌도 드는데 이는 책 표지가 마치 사진을 모아놓은 앨범 같아 보이는 것도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은 아마도 그라폴리오를 통해서 사전연재를 보신 분들에게라면 익숙할 것이다. 다만, 책의 초반 그림 색깔이 선명하지 못하다는 부분은 조금 아쉽다. 아무래도 온라인 상에서 보여지던 선명함과는 조금 차이가 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너무나 소장하고 싶었던 그림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상당히 좋았던 부분이다. 집시님은 이 책의 출간과 다양한 굿즈의 출시로 바쁜 나날을 보내시고 계신것 같은데 혹시라도 다른 소식이 더 알고 싶다면 집시님의 SNS를 팔로잉 하는 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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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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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는', 아직까지 사용가치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인류'라는 단어와 붙어 『쓸모인류』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쓸모인류란 어떤 존재일까? 사람을 효용가치에 비교하는것 같아 사실 씁쓸해질 수도 있으나 이는 그런 의미라기 보다는 그저 나이를 먹으니 어른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을 말하고 있는것 같아 흥미롭게 느껴졌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빈센트. 처음 이름만 보고선 외국 사람인가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한국인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미국의 한 항공사 근무시절 인종 차별 문제를 겪기도 했고 이를 통해 일약 화제가 되기도 했던것 같다.

 

그리고 40대의 중반이 된 나이에 개인 사업을 하다 은퇴한 후에는 현재 한국의 가회동에 자리를 잡은 예순 일곱의 인물이라고 한다. 일에서는 이미 은퇴를 했지만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쓸모있는 인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이다.

 

또다른 저자는 15년차 기자였던 인물. 두 사람 모두 조금은 독특하다면 독특한, 평범하지 않은 이력을 지녔는데 빈센트를 통해 어른의 쓸모를 생각하게 되었다니 둘의 만남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그저 그 나이에 맞는 대접을 받기만 바라서는 안될 것이다. 스스로가 어쩌면 끊임없이 주변에 쓰임새가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생이 죽을 때까지 너무 피곤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누군가에게 쓸모있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쓸모있는 존재라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를 가장 만족시키는 키워드가 아닐까.

 

언뜻 어렵게 느껴지는 이 용어에 대해 책은 의외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무작정, 많이 소유하고자 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진짜 쓸모있는 것들을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한편으로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또 삶에 대해 그저 받아들이고 마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질문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면 안주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엿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누구나 자신의 나이에서 보면 가장 나이가 많이 든 순간일테지만 60대의 인류가 보기에 40대의 인류는 너무나 젊고 시간상으로만 보면 아직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늦어버린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지금으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가 내가 이 시기를 돌아봤을 때 젊음의 시간을 간직한 내가 얼마나 부러울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였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인간이 아닌 사물에게나 어울릴것 같은 '쓸모'에 대해 이렇게 색다른 접근, 그리고 흥미로운 발상도 가능하구나 싶은 마음에서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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