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부터 궁금해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왠지 한편으로는 장롱 속 깊숙이 숨겨져 있었다는
야한 비디오마냥 어딘가에서 대놓고 보기엔 또 머뭇거려지는 책이기도 하다. 제목 그대로 적나라한 이야기가 나올것 같아서 대놓고 광고하듯 이걸 보고
있다고 말하기엔 부끄럽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성(性)이란 터부시되고 있고(세상이 많이 변하다 못해 충격적인 사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여전히 제대로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은 소위 모범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과연 남자가 말하는 남자의 적나라한 민낯이란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펼쳐든 책은 실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성범죄와 관련한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이 책에 쓰여진 이야기가 모두 맞다고 말할수는 없을 것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알겠다. 다른 책들에서도 다뤄진 남자의 성에 대한 본능이라든가 아니면 지금도 인터넷 기사에서 검색만으로도 알만한 객관화된 수치들, 각종
도서들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좀더 솔직하게 써내려 가고 있다. 어쩌면 알고 있었으나 차마 대놓고 말할 순 없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이중 남자들은 저자의 이야기에 모든 남자를 매도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고 여자들은 남자들은 진짜 다 그런가 싶어 다소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책은 흥미롭게도 르포/수필/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르포 편>을 보면 최근에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키워드들이 등장한다. 리벤지 포르노로 시작되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왜 남자는 남녀간의 관계를 영상으로 남기려고
하는가에 대한 생각에 깔린 남자들의 본능에 접근한 이야기(그렇다고 절대 이것이 남자들이 당연하게 바라는 부분은 아님을 명시한다.) 하면서 이런
영상을 찍는 남자의 심리와 이를 악용하는 남자들의 유형, 그리고 이런 남자를 구별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여기에 남자의 여성 혐오가 어떠한 의식의 흐름에서 시작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은 가부장적인 사회,
그리고 그속에서 거의 모든 것에서 여성의 우위에 있었으나 차츰 여성의 사회진출과 교육 수준의 증가를 비롯해 젠더 감성의 등장 등으로 점차
자신들이 설자리가 줄어들고 마치 기회가 박탈되어 남성성을 잃어간다고 생각할 즈음 이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동시에 잃어가는 남성성을 확인하게
되는 공간으로써 하나의 특정 사이트가 만들어지고 또 그곳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와 혐오가 태연하게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르포는 확실히 미투라든가 젠더 감성, 여성 혐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리벤지 포르노, 이별을
고했을 때 가해지는 폭행 등)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남자들의 성의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다소 충격적인, 그야말로 제목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적나라한 민.낯.이 소개되는 페이지다.
처음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해서인지 아니면 내용이나 소재가 마치 남자라는 존재에 대한 (성적인
부분에서의) 이해를 할 수 있게 하는, 그리고 남성이 여성과의 만남에서 생각하게 되는 성의식에 대한 흐름을 보여주는 소설이여서 그런지
<르포 편>보다는 덜 충격적이긴 하다.
이 책 한 권을 놓고서도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을것 같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 알고 있을테지만)차라리 모르고 싶다 싶은 부분도(남성의 유흥업소 이용에 대한 사실적 접근) 있을것 같다.
비록 시작은 호기심 어린 마음에서 읽었던게 사실이지만 그 마음 이상으로 어쩌면 단순히 재미로만 넘길
수 없는 솔직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의미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였던 부분이다. 글에서 남자를 여자로, 남성성을 여성성으로
바꿔도 될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미투의 영향으로 펜스룰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여자의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닌 남녀 평등인것처럼, 마치 모든 문제의 근원을 남자 모두에게 돌려서는 안될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대립하여 각자의 삶을 사는
존재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서로 존중하며 어울어져 살아갈 때 또다른 불평등이 생겨나지 않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