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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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리콕은 사실 상당히 낯선 작가이다. 그런데 영어권에서는 상당히 유명하다니 그런 분의 글을 읽어보게 되어서 반가운 마음이 든다.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은 마리포사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드라마로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였다고 한다.

 

조시 스미스라는 주인공은 참 독특한것 같다. 자신의 이름을 딴 호텔을 운영하면서 마치 홍반장처럼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짠 하고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는 진짜 영화 속 캐릭터 같아서 실제로 드라마로 만들어냈다고 하니 드라마에서도 재미있게 창작해냈을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나아가 선거 출마까지 하고 그 과정에서 보이는 조시 스미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기꾼인가 아니면 능력자인가 싶은 궁금증을 낳게 할 정도로 어찌됐든 처세술과 언변은 화려하다.

 

또 이발사인 제퍼슨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는 마리포사의 광산 열풍에 휩쓸리는 인물로 묘사되지만 다시금 자신의 본분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새롭게 부임한 사제 루퍼트는 새 교회를 짓는데 드는 비용과 이자 문제로 고민하고 은행 직원인 피터는 자신과는 너무 큰 신분차이가 나는 판사의 딸 제니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한다.

 

하나같이 자신만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 모습은 지금이나 소설 속 가상의 도시 마리포사나 다름없다. 정도의 차이, 문제의 차이일 뿐. 게다가 뚜렷한 방법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

 

그 가운데 있는 조시 스미스. 이 사람 이런 문제들도 참 잘 해결한다. 어떤 면에서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물론 그에게도 목적이 있으니 선거 출마까지 하는 것이니 결코 자선사업 하듯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아님을 독자는 알테고 그 진실 속에서 과연 조시 스미스가 목적 달성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마리포사는 과연 어떻게 될까를 읽어가는 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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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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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평범했던 순간들이 너무나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그러니 여행은 또 어떠랴... 표지 속 연인들처럼 저렇게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도 곧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던 책이다.

 

해외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고 지금은 팬데믹 선언이 된 시기여서 그런지 이 책에 담긴 아름다운 해외여행지의 모습들이 더욱 궁금해진다.

 

어떻게 보면 여행이란 것이 일상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곳들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되나 결국 그곳에서의 여행도 삶의 일부, 생활의 연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일들보다 조금 더 스펙터클하다는 것이 다른 점일지도.

 

20년이 넘는 시간, 무려 30여 개국을 넘는 나라들을 여행한 소위 여행 고수의 여행 이야기.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을까 싶지만 그중에서도 22편을 엮은 책이라니 무수한 이야기들 중에서도 특별히 선정된 흥미로운 여행지에서의 이야기.

 

나의 워너비 여행지가 있다. 개인적으로 남미는 심리적으로 멀게만 느껴져서 궁금하긴 하지만 직접 가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데 딱 한 곳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볼리비아의 우유니사막.

 

우연히 인터넷에서 우유니 사막을 가면 사람들이 꼭 한다는 소금 사막 위의 사진찍기 놀이. 마치 스위스의 만년설 같지만 사실은 그게 다 소금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는데 책속에 그 이야기가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한 가이드와 그의 별을 닮은 아이의 에피소드와 어울어져 더욱 빛난다.

 

누군가에겐 낭만적인 장소로 평생의 보고 싶은 소원같은 장소이나 또 누군가에겐 삶의 치열한 터전일 수 있다는 그저 낭만으로만 여기기엔 생생한 현지의 모습 한자락을 만난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살아보고픈 스위스. 스위스는 오롯이 자연친화적인 그 풍경과 삶의 여유로움 때문에 체르마트가 궁금하다. 우유니 소금 사막이 만년설 같다면 진짜 설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겨울의 스위스 풍경. 온통 초록빛인 하기와는 또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스키 등의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딱인 나라라 낯설진 않다.

 

홀로 떠나는 여행지에선 저자처럼 홀로 여행을 온 사람들과 잠깐이지만 인연을 맺을 경우가 많다. 언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는 사람들, 그러나 각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디서 왔든 그 공간, 그 장소에 머물 땐 의외로 멋진 여행 메이트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혼자만의 시간을 우리라는 이름으로 채워주는 것 이상으로 인생의 한 자락에서 좋은 추억을 남겨주는것 같아 이것이야말로 여행의 한 묘미가 아닐까하는 싶다.

 

여행이 단순히 멋진 풍경이나 랜드마크, 색다른 경험만을 위한 것이 목적이라면 조금은 쓸쓸할것도 같다. 그런데 그속에 낯선 사람들, 그러나 작지만 기억에 남는 그 인연들이 있기에 스토리가 더 풍성해지고 여행지 또한 더욱 의미있게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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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지겨움
장수연 지음 / Lik-it(라이킷)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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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제목이 궁금했던 책이다. 과연 어떤 의미일까 싶었던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지겨움』의 장수연 작가님(MBC 라디오 피디라고 한다.)의 글은 솔직히 이 책이 처음이라 어떤 느낌일지, 어떤 분위기의 글을 쓰시는지 모른채 읽게 된 경우이기도 한데 고정 관념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라디오 작가분들의 감성적인 글을 많이 만나보아서 그런지 기대감도 컸었다.

 

책은 상당히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책 속에는 이런 디자인과 맞물려 작가님의 솔직담백한 생활기가 그려진다.

 

애호 생활 에세이 브랜드 ‘Lik-it 라이킷’ 다섯 번째 책이라는 말도 처음 들었는지라 어떤 의미일까 싶었는데 내용을 보니 꾸밈없는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것 같아 좋다. 지금은 덜하지만 학창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잠이 들던 시절이 있었기에 라디오 방송에 대한 낭만이 자연스레 존재하는 한 사람으로서 책에도 그런 낭만이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라디오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해야 했던 작가님의 열혈 신입 생존기도 존재한다.

 

다양한 스펙트럼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참 좋다. 라디오 PD라는 직업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맛본것 같기도 해서 한편으로는 간접 직업 체험 같아 흥미롭기도 하고 그럼에도 그 속에 자리한 PD의 업무가 가지는 다양성이라든가 고충도 느껴진다.

 

열심히 일한 저자는 어느 날 암진단을 받는다. 그조차도 재빨리 수술을 끝내고 빨리 복귀하려고 했지만 의외로 상황은 심각했고 긴 휴가에 들어갔다고 한다. 스스로의 몸 하나 챙기기 힘들었던 것일까. 어쩌면 그만큼 열정적으로 그리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을지도 모른다.

 

라디오 PD로 입사해 여러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여러 책을 쓰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되고 그 사이 여러 번의 휴직을 하면서도 참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는 분이구나 싶은 마음, 그런 생각을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글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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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인생 문장 - 거장의 명언에서 길어 올린 38가지 삶의 지혜
김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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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라고는 할 순 없지만 유명인사들의 명언, 여러 도서에서 발췌한 좋은글을 엮어 놓은 책들을 읽기를 좋아한다. 어떤 하나의 온전히 새로운 창작물과는 또다른 의미에서 감동을 주기 때문인데 소위 좋은 글귀를 읽음으로써 적어도 그 시간 동안은 힘을 얻기도 하고 또 때로는 고민하는 바에 대한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위로와 해답을 얻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곁에 두고 읽는 인생 문장』은 제목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글이다. 과연 어떤 문장이길래 ‘인생 문장’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을까?

 

 

책은 기존의 이런 비슷한 장르의 책들과는 편집이 달라보인다. 보통은 명문장 하나에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소개되거나 그 문장에 얽힌 일화가 소개되는 식인데 이 책은 문장이 총 9개의 테마로 나눠져 있고 그 안에 작은 소주제에 따라 또다시 분류가 된다.

 

그리고 그 소주제 안에는 정말 많은 문장들이 나열되어 있다. 소주제와 관련한 문장들의 향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그중에는 저자의 이야기도 언급되긴 하지만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문장들을 말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언급이나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달까.

 

대체적으로는 이 책에서 제목으로 뽑고 있는 인생 문장이 줄지어 나열되고 있는 형식이라 어떻게 보면 한 권의 멍언집을 읽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각 문장을 보면 말한 이, 그리고 문장이 나오는데 이때 우리말 번역으로 한 번 이어서 영문으로 한 번 나온다. 그러니 좋은 문장은 영어로 따라 써볼 수도 있을것 같다.

 

실제로 책의 부록편에는 ‘인생을 바꾸는 명문장 필사 30’이란 코너가 있는데 한 문장으로 끝나는 단문부터 조금은 긴 문장도 나온다. 이또한 우리말과 영문이 동시에 나오고 말한 이가 누군지 명시되어 있는데(왼쪽 페이지) 바로 옆 페이지(오른쪽)에는 이 명문장을 독자들이 직접 필사를 해볼 수 있도록 하는 공간도 나오기 때문에 따라 써보면 좋을 것이다.

 

물론 책에 나온 문장들 중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끄는 문장들을 따로 노트로 만들어서 필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뭔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힘들 때 힘을 주고 위안을 얻게 될 나만의 귀한 인생 문장 노트를 갖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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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에게 - 김선미 장편소설
김선미 지음 / 연담L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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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간혹(어쩌면 의외로 자주) 일가족 살해사건이나 부모 어느 한쪽의 죽음에 강제적으로 동반되어 죽임을 당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뉴스로 접할 때가 있다. 정말 어린 아이부터 의외로 큰 아이까지 말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일수도 있다. 물론 자신들의 죽음 이후 아이가 홀로 남겨질 것에 대한 문제도 있을테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가 스스로의 생명에 결정권이 없는건 마찬가지다.

 

일가족의 죽음(물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다), 또는 일부 가족의 죽음을 둘러싸고 다양한 사정이 있을테고 때로는 동정론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범죄일 것이다. 『살인자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한 가정의 비극사. 끝난 줄 알았던 그 비극이 다시금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기도 한데 진웅의 어머니는 죽임을 당했다. 바로 자신의 남편이기도 한 진웅의 아버지로부터.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족들을 죽이고 스스로도 죽으려던 아버지의 계획은 어머니에게서 끝이 난다. 무려 10년 전 일어난 사건. 그 아버지가 돌아왔다. 그리고 당시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는 아들이자 진웅의 형을 죽이려다 형이 아버지를 막고 도망치는 바람에 계획에 실패했는데 그로 인해 진웅은 살아남은 경우이다.

 

교도소에서 형을 살고 집으로 온 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살아 온 진웅이. 그렇게 10년이 흘러 아버지와 떠났던 형이 돌아 온다. 가족이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묘한 분위기 속에서 마을은 유등 축제 기간을 맞이한다.

 

그런데 두 사람이 돌아오자마자 마을에서는 새로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진웅의 반 반장이다. 정작 반장을 발견한 것은 진웅의 가족이나 그들 가족에게 10년 전 일어났던 사건은 이들을 오히려 유력한 용의자로 몰아가게 된다. 특히 경찰이 주목하는 것은 아버지.

 

하지만 진웅의 생각의 다르다. 왠지 형이 의심스럽다. 과연 아버지와 형 중 반장을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진짜 두 사람 중 한 명이 범인일까? 여기에 10년 전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엇갈린 기억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하고 흥미로워지는데...

 

실제로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에(물론 특정화된 사건은 아닐 것이다.) 남겨진, 그리고 다시 모인 사람들의 봉인된 기억이 풀리면서 드러나는 진실의 시간이 추리소설로서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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