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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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라타 사야카의 신작소설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가 살림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제26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편의점 인간』이 상당히 인상적이였기에 이번 작품 역시도 상당히 궁금했었다.

 

뭔가 반어적인 느낌의 제목. 과연 어떤 내용일까 흥미롭지 않을 수 없는데 이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무대는 바로 재개발을 앞둔 마을이라는 것. 그리고 사춘기 소녀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 그러나 작가는 그러한 소재를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그 내밀한 세계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역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 역시도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거치는 초중고를 거쳤고 아이도 있는데 요즘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을 보면 참 걱정스러워진다. 청소년 시기는 물론 학년 전반에 걸친 비단 학교 폭력만이 아니라 학교 내외부에서 벌어지는, 우리 아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환경들이 참 무섭게도 느껴지고 또 이 때에 아이들이 올바른 성가치관을 지니지 못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이 책에서는 비단 성착취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또래 아이가 점차 외모에 관심이 생기고 또 성적인 호기심 등이 생기며 주변 아이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더 예쁘고 돋보이게 만들고 싶은 감정들, 그리고 이성에 대한 관심까지 겹쳐져서 허구이나 어쩌면 완전히 허구라고만 할 수 없을것 같아 더욱 눈길이 갔던 작품이다.

 

 

초등학생 때에는 그다지 존재감이 없다고 해야 할것 같았던 유카가 중학생으로 진급하게 되면서 친구 관계에서도 소위 점수가 매겨지고 서로의 신체에 관심이 생기고 또 그렇게 첫사랑을 경험하고 그 관계에서 따돌림 등과 같은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마음 한자락에서는 평범하게 보내고 싶지만 또 그 반대로는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인이 되고 싶은 마음.

 

여기에 이성 문제에서 보여지는 다소 삐뚤어진 행태까지 그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기엔 아직 인격적으로 성숙해지지 않아 여러모로 혼란을 겪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제목만 보면 사실 미스터리 스릴러 같기도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 시기를 지나게 될 아이를 둔 부모라면 왠지 걱정되기도 하고 또 여러 고민을 하게 될지도 모를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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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집을 찾습니다 - 142명의 만남 168일의 여행
박도영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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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목적에서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집을 찾습니다』의 저자가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상당히 독특하다. 그야말로 이런 변이 있나 싶어진다. 다소의 건강염려증을 지니고 있는 저자. 집안 내력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데 평소 건강을 조심하라고 말하던 어머님의 말씀 탓인지 어느 날 시작된 설사로 인해 혹시라도 몸에 큰 문제가 생겼나 싶어 병원을 찾아가지만 딱히 이상은 없다.

 

그래도 영 불안했던지 결국엔 내시경까지 하는데 놀랍게도 의사는 ‘위근무력증’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위 근육이 무력하단다. 이런 병명도 있다니 참... 헌데 저자의 마음 한켠을 떠도는 것은 한 병원의 의사에게서 들은 “삶이 신경 쓸 만한 일 없이 너무 편한가 봐요?”라는 말이였다.

 

어떤 의도로 이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말이야말로 떠나야 할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처음 여행지로 떠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뭘하고 싶냐는 친구 림의 말에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고 말한다.

 

무기력증 같아 보이기도 한편으로는 번아웃 증후군 같기도 한 상태이다. 그런 저자가 무려 168일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142명의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행자라면 비용과 위치는 어떻든간에 필연적으로 이동시마다 결정을 해야 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잠잘 곳.

 

카우치서핑을 통해 그 잠잘 곳을 해결하고 자신에게 하룻밤 잘곳을 제공해준 이들과 나눈 이야기, 그리고 여행길에서 만났던 낯설지만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로 채워진 책에는 평범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이유가 독특하다 싶지만 어쩌면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떠나고 싶다고 모두가 떠나는 것도,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는 후자인 경우가 더 많을테지만 어찌됐든 유럽 전역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그래도 많은 도시들을 여행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겁이 많은 사람이라 낯선 세계로 떠난다는게 두렵게만 느껴지는 나와 같은 사람은 정말 하기 힘들것 같은 모습도 처음 여행의 시작과는 달리 참 잘 해내고 있는 저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특별한 재주가 없는 그가 자신이 존재했던 공간들,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하면서 기억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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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에 도움이 되는가
시라토리 하루히코.지지엔즈 지음, 김지윤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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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전 시대를 살았던 죽은 철학자들의 말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휘 먹히는 걸 보면 그들의 말이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거란 생각이 든다. 여전히 그와 관련된 책들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점만 봐도 그렇고 또 한편으로는 현대적 감각을 덧대어 뭔가 재해석한 부분도 없지 않기에 여러모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철학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그렇기에 처음 『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이라는 책을 접했을 땐 과연 어떤 철학자가 소개될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어떤 삶의 문제에 대해 서로 매칭이 되어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리고 책을 들여다보면 총 12명의 세계적인 철학자가 소개되고 이들이 4번의 강의에 3번씩 분류되어 있는데 이 수업을 이끌어가는 일종의 진행자는 일본과 대만의 철학자와 철학 교수인 저자들이다. 두 사람 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낯선데 각각 자국에서는 밀리언셀러와 국민 청년 멘토로 유명하다고 하니 과연 어떻게 12명의 철학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12명의 철학자는 사실상 보통의 기본적인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가장 먼저 나오는 인물이 소크라테스이라는 점도 그렇고 이어서 나오는 면면을 봐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칸트, 니체, 쇼펜하우어, 니체, 사르트르 등과 같이 그 사람의 철학사상에 대해 자세히는 몰라도 일단 익숙한 이름들이 많다는 점에서 철학 분야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는 독자들에겐 한결 그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그리고 철학을 다룬 책이지만 인생수업이라는 포인트에 맞춘 책인만큼 내용이 현대적인 문제와 절묘하게 맞닿아 고리타분하지 않고 오히려 현대인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 그리고 조언을 하는 역할도 가능하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각 철학자에 대한 이야기, 그 철학자가 말하고자 하는 사상, 현대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이어진 마지막에는 두 철학자(공저자)의 대담이 나오는데 해당 철학자의 핵심 철학사상에 대한 부분을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앞선 내용들을 핵심 요약해놓았다고 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이야기 끝에 더 고민해야 봐야 할 문제나 아니면 더 궁금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봐도 좋을것 같다.

 

가볍다고는 할 순 없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철학도서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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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작은 아씨들 1 (189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 영화 원작 소설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박지선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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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메이크 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게 된 작품이 바로 <작은 아씨들>이다. 영화의 인기로 원작소설까지 화제가 되고 있고 여기에 출판계에서 초판본 표지로 출간되는 작품들이 많은데 이번에 만나 본 『초판본 작은 아씨들 1』도 그런 경우이다.

 

이 작품은 189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인데 확실히 엔틱한 느낌이 나서 좋다. 게다가 책 안을 들여다보면 삽화도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켜서 마치 진짜 당시 출간본을 읽는 기분이라 『작은 아씨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올 책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이 작품은 저자인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자전적 소설이자 메그, 조, 베스, 에이미라는 네자매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시대는 남북전쟁 당시로 아버지가 전쟁에 참전을 한 관계로 어려운 가계 살림을 엄마가 도맡아 책임지고 있지만 그래도 네 자매는 긍정적인 기운을 잃지 않는다.

 

한 가정에서 나고 자랐으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자매들, 어떻게 보면 본인들도 어려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웃을 돕고자 하는 모습은 네 자매의 어머니인 마치 부인의 성품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이웃집의 부자 할아버지인 로런스 씨와 그의 손자 로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네 자매를 보면 뭔가 자신이 집안에서 몇 째이냐에 따라 그 본성과는 달리 책임감을 더 갖는다거나 독립적이라든가 아니면 조금은 여린 심성을 가졌거나 아니면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더 강한 부분이 확실히 있어서 인물 묘사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중 조의 경우에는 작가의 분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사실상 조가 중심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여기에 당시의 시대, 사회적인 분위기와 함께 어떻게 보면 조가 그속에서 독립성을 갖는 모습은 마치 장녀인 메그의 책임감과는 또다른 의미로 다가오는것 같다.

 

두께는 상당해 보이나 사실상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아버지가 참전한 이후의 이야기로 대략 1년 정도의 기간에 걸친 이야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했던 이야기와 궁금했던 네 자매에 대한 결말은 2권까지 모두 읽어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그러니 2권을 곧 읽어야 할듯.)

 

초판본 표지에 오리지널 일러스트와 추억의 스토리까지 만나볼 수 있었던 멋진 구성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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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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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여울 작가님의 책을 리커버 에디션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사실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는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의 버전으로도 읽었었는데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만나니 마치 새로운 책을 읽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여울 작가님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챙겨보는 한 사람으로서 이 작품이 더욱 의미있는 것은(사실은 작가님에게 더욱 그렇겠지만) 작가님의 첫 번째 에세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 대상이 20대를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 대상을 굳이 한정짓지 않아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가지의 키워드에 따른 작가님만의 생각을 담아낸 이야기. 그러나 이 키워드는 무려 6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봐도 충분히 시대와 어울린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고민하는 문제들과도 무관하지 않거니와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지금 추구하고자 하는 어떤 가치들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마치 시대를 앞서간 책인듯 신기하기도 하다.

 

결국 자신의 삶을 좀더 소중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키워드들.  자신의 삶을 방관자의 입장인 아닌 자기주도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나아가 나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는 포용력을 담고도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야기의 특성상 다소 충고에 가까운 이야기로 들릴수도 있어서 누군가는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여행지의 여러 사진들을 함께 실고 있음으로써 읽는 이들로 하여금 읽는데 부담스럽지 않게 그러나 내용을 지나치게 가볍지 않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

 

삶에 정답이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30대를 목전에 앞두고 쓴 20대의 청춘들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며 늘 가슴 속에 품고 있지 않았으면 하는 삶의 길잡이까지는 아닐지라도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있게 살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이라는 점에서 저자 스스로의 경험담에 인문학인 고찰을 담아내 이 책을 읽을 많은 독자들에게 청춘을 더욱 멋지게 살아낼 수 있는 따스한 조언을 하고자 함이다.

 

마치 '라떼는 말이야...' 같은 말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살아보니 어른들이 하는 말이 모두 맞진 않더라도 공통적인 말씀하시는 부분은 정말 정답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분명 도움이 되는 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이 책에 담긴 말들 역시도 돌이켜보니 그렇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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