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혁명 -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 심리학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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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떤 공간에 속해있다. 그것이 좁든 넓든, 어떤 인테리어로 꾸며졌든 말이다. 넓게 생각하면 자신이 현재 존재하는 곳 역시도 나의 소유든 아니든 공간에 속할텐데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가진 『공간 혁명』은 미국 출신의 건축평론가인 세라 윌리엄스 골드헤이건이 쓴 작품으로써 공간이라는 개념을 보다 확장시킨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의 중요성이라고 하면 사실 공간 효율성이 먼저 떠오르는게 사실이다.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수납이나 정리 등에 대해 개인적으로 눈여겨보다보니 아무래도 나의 경우에는 이 부분이 먼저 떠오르는데 저자는 공간이 단순히 눈으로 보여지는 외적인 환경을 넘어 인간의 뇌 속까지 연결지음으로써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공간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삶, 특히 인간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의미에서의 공간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서 먼저 공간적인 환경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이는 지루한 건물과 유감스러운 장소라는 흥미로운 키워드로 표현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나아가 보다 구체적인 관점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 바로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은 아무래도 더욱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과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나의 공간, 곧 나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저자가 이야기하는 공간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모습인가를 생각해보게 되고 아울러 이 공간은 지금 나에게 어떤 영향(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둘 중 하나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을 미치는가에 대한 생각까지 말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공간은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나아가 행복감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을 누구나 향유할 자격이 있다는 것과 나아가 우리가 그런 공간을 만들어내 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은데 그렇게 하기 위한 다양한 환경 조성이라든가 아니면 디자인 영역에서의 접근 등은 그저 깔끔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배치하면 된 것 아닌가에 대한 생각을 넘어 다양한 공간들에 대한 예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을 창조하기 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다소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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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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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이 죄악시되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게으름은 그 자체로만 놓고 보면 분명 나쁜 행동이다. 오히려 부지런함이 좋은 것이라고 여겨지니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려 『게으름 예찬』이라는 책까지 출간 되었다.

 

과연 로버트 디세이는 무슨 이유로 게으름을 예찬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을까? 속도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사회에서 사람들의 생활은 분명 편리해졌고 그만큼 시간이 생긴것 같지만 의외로 여유로움은 더욱더 없어지고 있다.

 

바쁘다고 해야 할지,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생겼다고 해야 할지... 그런 상황에서 게으름이란 결국 삶의 여유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저자 나름대로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이는 부제(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와 원제(The Pleasures of Leisure)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사람들은 바쁘고 힘들고 그래서 심신의 피로를 느끼기에 휴식을 생각하지만 막상 그러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건 아마도 제대로된 휴식을 즐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그만큼 휴식보다는 뭔가를 계속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도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아왔던 이유도 있을텐데 무엇인가를 하고 있지 않을때, 그 시간을 오히려 잘 보내는 것이 무엇인가를 하는 시간보다 중요함을 역설하는 것도 분명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비록 '게으름'이라 표현하고는 있지만 잘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게 맞을 것이다.

 

총 3장에 걸쳐서 게으름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을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대체적으로 어떤 시간이 나면 뭘 해야 할지를 list로 작성한다. 지키는 것과 아닌 것과는 별개로 일단 작성한다.

 

그래야 뭔가 알차게 보낸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인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소위 멍때리기가 얼마나 필요한가도 생각해보게 되고 한편으로는 굳이 뭔가를 해야지라는 계획보다는 오히려 무계획적인 시간도 필요하구나 싶어지면서 문득 어릴 때 놀아도 놀아도 지치지도 않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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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신화 - 오늘, 우리를 위한 그리스신화의 재해석
박홍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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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에 관련한 책은 상당히 많다. 신화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변형된 이야기, 다른 분야와 융합시킨 이야기까지 내용이나 형식면에서도 상당히 다양한데 이번에 만나본 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신화』의 경우에는 제목 그대로 그리스신화를 인문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신화 그 자체에만 주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고대 철학서를 현대에서도 읽는 것은 그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동안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 책도 바로 그런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신화 속 이야기들을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총 4부에 걸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참 잘 매칭을 시켜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다를것 없어 보이는 삶에서 우리는 과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시시포스의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있는데 시시포스라고 하면 돌덩이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면 그 돌덩이는 다시 아래로 굴러가고 이 행위를 무한 반복하는 인물이다.

 

힘들게 돌덩이를 밀어올리는 형벌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행위의 '반복'에 있다는 것. 과연 시시포스에겐 희망이란게 있을까? 그는 정말 그 돌덩이를 언덕 너머로 구릴거라 생각했을까?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고통의 순간은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삶 어딘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시시포스 같은 극단적인 실패의 반복이든, 또다른 형태이든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고통을 넘어 희망을 끈을 놓지 말아야 함을 역설하는 이야기는 분명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인간에게 불을 건내 준 이유로 독수리에게 간이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인간에게 불이 가져 온 유익함과 함께 이토록 많은 유익함에도 불구하고 제우스와 왜 인간에게 불을 주지 않았던 이유, 그리고 그 행위를 한 프로메테우스에게 이렇게나 끔찍한 형벌을 가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이 신화가 상당히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내용이라 이런 의도로도 읽힐 수 있구나 싶어 재밌었다.

 

그리고 이카로스의 신화에서는 하늘을 날고자 했던 그의 도전을 두고 무모했는지 아니면 그 실험 정신을 높이 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의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간이 만들어낸 다양한 발명품들이 불러 온 효용과 문제점을 동시에 생각해보게 만들면서 독자들에게 한편으로는 윤리적인 문제도 놓치지 말아야 함을 이야기 한다.

 

좀더 인간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이성과 감성에서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욕망을 타락이나 추한것으로 인식하는 경우와 반대로 성스럽게 생각한 경우를 나란히 보여줌으로써 둘에 대한 가기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아마도 최근 사회적인 흐름과 관련해서 기획된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신화 속에서 만나는 남자와 여자의 지위, 위치, 그리고 주종 관계나 평등의 개념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이야기를 보면 오디세우스의 가부장적인 모습, 그래서 집안을 너무 챙기지 않는 모습, 나아가 아내를 좀더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 모습도 볼썽사나웠지만 그보다 더 꼴불견이였던 것은 오디세우스가 전쟁으로 집을 비운 사이 페넬로페에게 구혼을 한답시고 궁에 머물면서 자신들의 재산도 아닌 가축 등을 잡아서 먹으며 가산을 탕진했던 구혼자들이다.

 

여기에 아들은 이 모든 불한당으로부터 아무도 지켜낼 힘조차 없었고 말이고 여러 꾀를 내며 어떻게든 혼자서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했던 페넬로페의 심정은 얼마나 참담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렇게 지켜낸 모든 것들(페넬로페의 정절은 물론 이거니와)에 비해 오디세우스는 그렇지 못했음을 보면 뭐랄까... 우리 표현으로 치자면 최고의 열녀로 칭송받았던 페넬로페는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싶어지는 씁쓸함이 남는 이야기였다.

 

신들의 세계가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세상사, 인간사의 이야기를 만나본 기분이 든다. 아울러 신화 속 이야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화를(비교적 가장 유명한 화가의) 함께 실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그림을 함께 보면 이야기가 좀더 극적으로 느껴져서 읽는 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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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 아우름 39
최민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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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도시에 살고 있다. 나 역시도 그렇고. 또 도시가 아니였으나 사람들이 모여서 그 공간이 점차 넓어지고 다양한 인프라가 생기고 또 그로 인해 자연스레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도시는 더욱 거대화된다.

 

거대화된 도시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들이 점점 더 생겨나고 있는게 현실이나 그래도 난 도시와 시골 중 어디에 살겠냐고 묻는다면 도시가 좋다. 도시가 지닌 많은 것들을 향유하지 않더라도 어쩌다 가끔 누리게 되는 것들이라도 있는데 누리지 않는 것과 없어서 못 누리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나니 말이다.

 

도시라는 공간. 한번도 이 공간에 대해 주목하거나 또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학창시절 교과과정에서 언급했을 정도, 아니면 최근 붉어지는 주택난이나 교통난 등과 같은 도시 생활에서의 문제 등으로 인한 뉴스에서 조명할때만 생각했을뿐 도시 그 자체, 도시가 생성되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생각해볼 시간도, 시도 자체도 하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래서 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이라는 책이 더욱 흥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제목 한 줄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도시'가 바로 만남과 시간에 의해서 태어난다니 일견 수긍이 되는 이야기다.

 

이 책은 샘터에서 출간된 아우름 시리즈 39번째 이야기이다. ‘아우름’이란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를 담은 인문교양 시리즈를 의미한다. 저자는 도시학자이면서 건축가로서 도시 공간에 대해 연구하고 계획하는 일을 하시는 분으로 현재도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픈 도시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 도시의 역활이란 결국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란다. 내가 사는 공간이 나에게 매일 행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공간 역시도 또다른 도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딱 고집어 그 도시로 가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곳이 아니면 보기 힘든, 나에게 어떤 만족감과 행복을 선사할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기대감을 갖게 하는 도시. 그런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이 책은 실제 여러 도시들을 예로 들어서 잘 설명하고 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하나의 도시가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는 결국 인류의 문명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도시와 인류 문명의 발전사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아울러 과거에 사라졌던 다양한 모습들이 현대에 들어 다시금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들(텃밭이라든가, 최근에는 양봉가도 늘다니 놀랍다)을 보면서 결국 최첨단, 초고도화를 목표로 발전하는것 같은 도시도 궁극적으로는 도시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감, 사람 사이의 교류에서 오는 정겨움을 결코 뛰어넘을 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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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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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난 책인것 같다. 세계사와 식물의 연관성을 들여다보는 수준을 넘어 아예 식물이 세계사를 바꿨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라는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자아내는 지금 우리 곁에 있는 13가지의 식물들에 얽힌 세계사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먼저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13가지의 식물이란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튤립이다. 이중 튤립과 목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식용가능한 식물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식물은 바로 가장 처음 나오는 식물인 감자다.

 

감자 이야기를 통해서 기존에 알고 있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 알게 된 경우여서 특히 그랬는데 흔히 마리 앙투아네트를 둘러싼 일화 중 하나라고 알려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말은 사실 거짓이라고 한다.

 

당시 지배층에 분노했던 민중은 이 말에 분노했으나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그녀는 장미꽃이 아닌 감자꽃을 좋아했다고 알려졌다니 더욱 놀랍다.

 

처음 감자가 유럽으로 건너왔을 때 감자는 성경에 등장하는 식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받았고 생김새로 인해 먹으면 그렇게 얼굴이 변한다는 말까지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감자의 줄기와 잎에는 독소가 있어서 더욱 싫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에 기근이 닥치고 먹을게 없어지자 왕실에서는 이런 감자를 먹게 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는데 엘리자베스 1세의 경우 왕실 파티에 감자 요리를 만들어 먹이려 했으나 요리사의 의욕이 너무 지나쳐 이 잎과 줄기까지 사용하는 통에 엘리자베스 1세가 먹고 솔라닌 중독으로 고생해 오히려 대중에게 감자 보급을 늦추게 되었다고 한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2세는 감자 보급을 위해 고근분투 하지만 역시나 성서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류로 악마의 음식이라 여겨져 사람들이 먹지 않자 오히려 이 감자는 귀족들만의 음식으로 먹으면 처벌하겠다고 하자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먹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더욱이 감자는 돼지 등의 먹이로도 쓰여서 겨울에도 돼지의 사육이 가능해져 고기가 생기자 독일인들이 육식주의로 바꼈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프랑스의 경우에는 루이 16세가 프랑스와 프로이센 전쟁의 포로였던 파르망티에 남자으로부터 감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역시나 이 감자는 왕족과 귀족이 먹는거라며 경비를 서게 하는 역발상으로 보급에 성공했다니 실로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놀라웠다.

 

이 당시 감자 보급을 위해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감자꽃을 꽂고 다녔고 왕비는 감자빵을 장려하고 제빵학교까지 후원하며 시민이 굶지 않도록 했다는데... 세상이 얼마나 그녀를 마녀로 몰고 갔는지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이외에도 토마토 편을 보면 감자와 비슷하게 유럽으로 넘어왔으나 감자와는 달리 빠르게 보급되지는 못했고 오히려 관상용으로만 길렀다니 신기하다. 이후 나폴리 사람들이 극심한 기아 때문에 먹기 시작했고 토마토 소스나 토마토 케첩을 생각하면 미국인들이 당시에는 토마토를 끔찍학 생각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뭐든 그렇겠지만 낯선 음식에 대한 선입견과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이 얼마나 큰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외에도 후추가 금보다 귀했다거나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날 보스턴 차 사건이 등장하는 차 이야기, 밀과 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감자와 함께 신기했던 식물이기도 한 옥수수가 사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라고 한다.

 

옥수수는 우주인이 고대 인류에게 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보통의 식물이 씨앗을 뿌려 자손을 남기는데 비해 옥수수는 알다시피 껍질에 꽁꽁 싸여 있어서 씨앗을 퍼틀릴 수가 없다. 인간과 가축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기에 마치 처음부터 식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것 같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일설에 한편으로 우리 몸의 절반이 옥수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야기나 옥수수가 단순히 식용을 넘어 공업용 알코올과 접착제도 만든다니 정말 놀라웠다.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튤립은 그 유명한 투자 이야기와도 이어진다. 고작 알뿌리에 지나지 않는 튤립에 그토록 많은 투자금이 몰렸다는 사실이 놀랍고 결국 이것이 네덜란드 금융시장의 붕괴로 이어져 세계 금융의 중심이 영국으로 옮겨갔다니 식물 하나가 불러 온 파장이 실로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미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식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세계사와 접목한 부분이 흥미롭다. 원산지가 어디이며 누구를 통해 어떤 경로로 세계로 보급되었고 각 나라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대중화 되었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사용되고(식용되고) 있는가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는 어쩌면 대중에게 잘못 알려진, 그리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 곁들여져 너무나 재미있게 전개되는 책이여서 즐거운 독서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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