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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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작가님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읽고 문득 나의 '슈필라움'은 어디인가, 내지는 나에겐 진정한 '슈필라움'이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생각해보면 없는것 같다. 그래서일까. 최근 내가 주방 한 켠에 나만의 책상을 높고 싶은 마음이 든다. 주방과 어울릴지도 모르면서 마냥 놓을 공간과 그 공간에 놓을 책상을 찾아볼 때도 있다. 두 번째 후보지로는 베란다이다. 테이블 겸 책상을 놓아 나만의 공간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슈필라움에 대한 갈망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 그러나 작가님이 연고도 없는 여수로 향해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만들고 또 오리가슴이라는 작은 배도 구매하고 화실에서 그림도 그리다 역시나(?) 박치호 화가의 꼬임 아닌 꼬임에 넘어가 여수 앞바다에 있는 수많은 섬들 중에서 하나에 자리한 다 쓰러져 가는 미역 창고를 구매해 화실로 삼기로 한다는 걸 보면 작가님에게 있어서 슈필라움은 유화작가로서의 창작열을 불태울 공간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처음 박 화가가 아틀리에에 반해 자신에게 팔라고 했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고 낡은 횟집 식당을 개조해 아틀리에로 쓰게 되는데 어지간히 마음에 드셨는지 주인에게 팔라고 했으나 끝내 그러진 못했나 보다. 결국 그렇게 해서 얻게 된 것이 여수 남쪽 섬의 낡은 미역 창고였고 그야말로 신축에 가까운 작업 끝에 처음 그 모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그야말로 작품 같은 공간이 탄생한다.

 

이 모든 과정은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온전히 작가님만의 슈필라움이 완성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여수에 내려가 생활하는 동안의 이야기와 여수의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좋고 그러는 동안 화가로서의 작품 활동과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유화 작품도 함께 실고 있어서 작게나마 작품 전시회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도 좋았다.

 

동시에 말로는 또 박 작가의 꼬임에 넘어간듯 이야기해도 결국엔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이끌어가는 가운데 그토록 원하는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넘어 이제는 자신의 주변인까지 슬슬 꼬드기고 있는 걸보면 어느새 그 주변은 고립된 공간이 아닌 하나의 작은 예술촌 같이 변모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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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인물로 본 임시정부 100년
문영숙.김월배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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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책들을 여러 권 만나보았으나 이렇게 임시정부 100년사를 따로 담아낸 책을 만나본 적은 없는것 같다. 그래서 사건과 인물로 본 임시정부 100년』이 더 의미있게 느껴졌고 무엇보다도 기존에 보지 못했던 사진 자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일거란 생각이 들어서 더욱 많이 기대되었던 책이기도 하다.

 

사건과 인물에 초점을 맞춘 임시정부100년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표지 역시도 관련 인물들이 대거 실려 있는데 이중 아는 인물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아는 몇 분들 뿐이라 부끄러워진다.

 

책에서는 대한국민의회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과 이후 임시정부가 겪은 고난사 등이 시대순으로 잘 설명이 되어 있는데 정말 많은 조사가 있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 임정이 언제 세워져 누가 여기에 모였는가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만 알뿐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보라면 과연 얼마나 제대로 알고 설명할까 싶은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임정이 어느 한 곳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님을 제대로 알게 되면서이다.

 

그만큼 대한독립을 위해 많은 분들이 위험 속에서 목숨을 걸고 독립 운동을 했다는 반증이기도 할텐데 책에서는 임정을 옮겨간 자취, 그 과정에서 함께 했던 인물 하나하나를 조명해 그들의 활약을 보여준다.

 

게다가 각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가도 이 책을 통해서라면 시대순으로 자연스런 흐름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상당히 많았고 알지 못했던 활동도 너무 많았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책의 서술은 마치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쫓아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는 임정이 시작된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찾아오는 어투로 되어 있는데 그래서인지 마치 역사 탐방을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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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서커스 -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유산의 증언
나카가와 요시타카 지음, 임해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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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 관련된 이야기는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신화만 해도 그렇고 현대인들에겐 여행지로써도 상당히 인기인데 그것은 아마도 로마가 품고 있는 많은 문화 유산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세계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큰 축을 차지했던 로마의 지난 2000년이라는 긴 시간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조명한 책이 있다.

 

바로 일본 작가 나카가와 요시타카 『빵과 서커스』가 그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는데 이후 토목기술사로 일했고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오래도록 일했는데 그동안 로마에 관련한 역사서를 3권 시리즈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책에서는 흥미롭게도 토목과 건축의 관점에서 로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신의 전공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순히 재미 위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히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그리고 관련 정보를 담아내면서도 비전공자인 독자들도 충분히 이해하기 쉽도록 잘 쓰여져 있다는 점은 의미있겠다.

 

게다가 이 책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토목과 건축이라는 소재를 봐도 알겠지만 관련된 자료를 상당히 많이 실고 있는데 로마에 자리한 많은 문화 유산이나 유적지들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던 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로마의 지나간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일수도 있지만 이는 동시에 로마를 지금까지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단순히) 요인이라고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지만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데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토목과 건축에 관련한 유산들을 보면 과거에 있었으나 사라졌던 것들, 그리고 이후 다시 복원된 것드로 있고 또 현재 도시 곳곳에 자리한 유적지에는 성당, 신전, 목욕시설, 원형 극장, 원형 경기장, 장벽, 상하수도 시스템, 도로 시스템 등과 같이 정말 다양한 사례들을 실고 있기 때문에 로마 여행에서 이미 익숙하게 본 것들은 물론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만나는 것도 상당히 많아서 더욱 좋았던 책이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문화유산 같은 로마. 지금의 로마는 과거 전세계를 호령하다시피한 로마는 분명 아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존재했으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있고 사라진 것들을 다시금 복원해내는 노력도 분명 존재한다.

 

책은 이처럼 지금의 로마를 과거의 로마에서 만들어진 유산을 토대로 흥망성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중에 나온 많은 로마의 역사를 다룬 책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그러나 결코 뒤지지 않은 재미난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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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을 알고 나니 사회생활이 술술 풀렸습니다
함정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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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신조어가 등장했다. 그중에는 대중에게 널리 사용되어 이제는 통용어처럼 되기도 하고 세대차이 없이 사용될 정도인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줄임말이 유행해서 외국인들이 알아듣지 못할 정도라는, 심지어는 한국인이 나 조차도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게 새롭게 생겨나는 줄임말들도 많은데 너무 지나치다 싶을 때도 있을 정도이다.

 

특히나 요즘은 직접적으로 펜을 들고 글을 쓰기보다 디지털 기기로 글을 쓰다보니 가끔 맞춤법이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고 또 늘 틀리는 맞춤법의 경우 이거 였나 저거 였나 싶어 헷갈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인지 간혹 글을 쓰다가 헷갈리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맞는 표현(맞춤법)을 찾아 쓸 때도 있기에 『맞춤법을 알고 나니 사회생활이 술술 풀렸습니다』이 더욱 궁금했던것 같다. 책을 읽기전 들었던 생각은 크게 두 가지다. 과연 나는 얼마나 정확하게 알까? 그리고 평소 내가 사용했던 표현은 얼마나 올바른 표현이였는가?

 

표지에도 나와 있지만 분명 그 뜻이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단어이지만 우리가 가장 혼동해서 쓰는 단어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실용국어를 좀더 대중적인 관점에서 읽기 편하도록 쓰여진 경우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실제 국문과나 아니면 국어관련 시험에서 나옴직한 맞춤법으로만 나열했다면 다 읽기도 전에 지쳐버렸을 것인데 '한국인이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 70가지'를 스토리를 입혀서 알려주기 때문에 좋다.

 

실제 우리가 대화에서 어떤 식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무심코 지나치고 말았던 맞춤법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당장 올바른 표현이 사용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올바른 맞춤법에 익숙해져서 평소 언어생활에서도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맞춤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먼저 독자들에게 어떤 표현이 올바른지 풀어볼 수 있도록 4개의 OX 퀴즈를 실고 있는데 맞춤법에 대해 올바른 뜻과 사용법을 알기 전 미리 자신의 실력을 체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참고로 정답은 그 맞춤법에 대한 설명 마지막에 나온다.

 

책에서 실고 있는 70가지 중에는 평소 나 역시도 많이 헷갈리는 표현들이 제법 있다는 것에서 유용했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는 절대 헷갈리지 않는 맞춤법도 있어서 조금은 뿌듯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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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 - 내 마음을 괴롭히는 관계습관 처방전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김한결 옮김 / 샘터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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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제목이 자극적이여서 과연 무슨 책일까 싶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니면 다소 직설적으로 언급해서 제목에서부터 왠지 사이다 한잔 마신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서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경우도 있고.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는 어쩌면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책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이시하라 가즈코의 전작인『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을 보면 왠지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제목 때문에 눈길이 더 가는게 사실이다 싶어진다.

 

일종의 '책 시리즈'인 셈이다. 마치 이런 상황일 때 읽는 책이라는 말로 답답한 상황, 그보다 더 답답할것 같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해줄것 같은 기대감에 누구라도 이 책을 펼쳐들게 만들것 같다.

 

저자는 일본의 인기 카운슬러라고 한다. 그런 저자가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속내를 도통 알 수 없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인들이 좋아할것 같은 제목이지만 역시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어쩌면 참는게 능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이 미덕인것마냥 자라 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유익할것 같다.

 

책은 의외로 술술 익히게 쓰여져 있다.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일 것이다. 여러 상황들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점도 좋다. 상당히 디테일하기 때문인데 마치 그 상황이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거절하지 못해서 관계를 질질 끌고 가는 것은 결국 그 폐해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이것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최근 유행하는 손절이라는 표현도 어쩌면 나쁜 의미로 쓰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경우라면,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표현이 조금 지나칠 수도 있지만)면 적용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글이다.

 

저자는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무엇을 참고 있고 또 이 참는 것을 그만두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알려주기 위해 사고 방식, 태도, 듣기, 말하기, 행동 방식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심코 지나쳐버렸던 내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겉으로는 괜찮은듯 행동했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던 책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전작보다 이 책이 더 좋다고 생각했던 것도 좀더 현실적이면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느꼈기 때문인데 만약 제목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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