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수업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문광훈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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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부럽다. 여기에서 말하는 예술적 감각이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거나 아니면 악기를 잘 다루는 등의 능력도 포함되지만 예술에 깊은 조예가 있어서 자신의 예술적 지식을 자랑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그 품격이 묻어나는 사람도 포함된다.

 

나이가 들수록 품격의 있어야 겠구나 싶은 생각을 참 많이도 하게 되는 요즘이다. 내가 어릴 때만해도 그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인격과 품격도 생기는구나 싶었지만 살아보니 젊었을 때부터 조금씩 노력을 해야 하는 일이구나 싶어진다.

 

미학 수업』은 어쩌면 이렇게 스스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써 "'미학"을 언급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에 끌리게 되어 있다. 심지어 아기도 예쁜 사람을 알아본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밀하는 미학 수업은 어떤 내용일까? 흔히들 예술이라고 하면 전문가적인 분야로 여겨 일반인들이 접하기란 쉽지 않을거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를 통해서 예술이란 누구라도 향유할 수 있는 것임을 다시금 보여준다.

 

게다가 이 예술이 우리의 삶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주장하는데 언뜻 지나치게 비일상적이면서 또 실용성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예술이 어떤 이유에서 오히려 그 반대인지를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그야말로 예술의 존재 가치성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이런 예술의 효용 가치,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의 존재 가치를 설명하고자 참으로 많은 예술작품들을 소개한다. 아마도 이런 예술작품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을 이유로 충분할것 같다.

 

무려 46강을 통해 짧지만 의미있는 예술학 강의를 들은 기분이 드는데 예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충분히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점, 인생의 여러 부분을 예술과 접목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도 참 좋았던것 같다.

 

삶을 보다 현실성 있게 그러나 품격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이란 결코 어렵지도 멀리 있지도 않다는 것을 다시금 깨우쳐주기 때문인데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무수한 감정들, 상황들에 대해 예술적인 접근을 통한 지혜를 선사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읽어보기에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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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지음 / 꼼지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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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눈물은 하트 모양』은 대중에겐 연기자로 잘 알려진 구혜선 씨가 펴낸 신작 소설이다. 아마도 그녀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상당히 재능이 많다는 것을 알텐데 영화 감독, 화가로서도 활약했고 소설 작품 역시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마치 알듯 말듯한 사랑 이야기, 게다가 엇갈리는 사랑의 타이밍,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것 같지만 솔직하지 못했던 한 남자의 후회가 그려지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교사로 등장하는 남자 상식, 그야말로 보통 남자다. 그리고 여자 소주. 보통의 넘어서는 이상하다면 이상하고 특별하다면 특별한 여자다. 둘은 철수와 영희가 결혼을 앞두고 친구들과 만나는 술자리에서 처음 본 사이다.

 

상식은 철수의 친구, 소주는 영희의 친구. 도통 속내를 알 수 없는 소주지만 첫 모습에 반했던 상식은 술에 취한 그녀를 데려다주다 사고가 난다. 아주 독특한, 게다가 종잡을 수 없는 그녀의 행동도 한 몫 했다. 4차원을 넘어 8차원도 훨씬 넘을것 같은 그녀의 모습이 이해가 될듯 말듯한 상식은 결국 그녀를 자신의 공간에서 쫓아내다시피 하며 떠나보낸다.

 

사실 보통 남자(설령 사람이라고 해도)로서는 섣불리 이해하기 힘든 소주의 말도 큰 영향을 미쳤을것 같은데 이상하게 상식에겐 그런 소주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결국 그녀로 오인해 유기견 한 마리를 데려오고 저도 모르게 이름을 소주라 짓는다.

 

이후 엇갈리듯, 이어지듯 하는 상식과 소주이다. 그러던 두 사람의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는 것은 철수와 영희의 결혼식에서 본 소주의 모습에 다시금 반하면서이다. 그리고 소주의 가정사를 듣게 되고 단지 마음이 아픔을 넘어 그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소주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그 앞에 오히려 이제는 소주가 이별을 고한다. 상식의 사랑을 받아 행복하고 그 마음을 간직한 채 생의 마지막을 고하고 싶다는 다소 어처구니 없는 말의 이면에 담긴 이별에 대한 트라우마를 상식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이해를 한것 같다.

 

너무나 평범한 남자, 조금은 특별한 여자. 두 남녀가 보여주는 평범한듯 특별한 이야기는 어쩌면 나의 기대와는 멀게 끝이나지만 오히려 그 결말이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더 잘 어울리는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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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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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작가님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읽고 문득 나의 '슈필라움'은 어디인가, 내지는 나에겐 진정한 '슈필라움'이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생각해보면 없는것 같다. 그래서일까. 최근 내가 주방 한 켠에 나만의 책상을 높고 싶은 마음이 든다. 주방과 어울릴지도 모르면서 마냥 놓을 공간과 그 공간에 놓을 책상을 찾아볼 때도 있다. 두 번째 후보지로는 베란다이다. 테이블 겸 책상을 놓아 나만의 공간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슈필라움에 대한 갈망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 그러나 작가님이 연고도 없는 여수로 향해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만들고 또 오리가슴이라는 작은 배도 구매하고 화실에서 그림도 그리다 역시나(?) 박치호 화가의 꼬임 아닌 꼬임에 넘어가 여수 앞바다에 있는 수많은 섬들 중에서 하나에 자리한 다 쓰러져 가는 미역 창고를 구매해 화실로 삼기로 한다는 걸 보면 작가님에게 있어서 슈필라움은 유화작가로서의 창작열을 불태울 공간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처음 박 화가가 아틀리에에 반해 자신에게 팔라고 했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고 낡은 횟집 식당을 개조해 아틀리에로 쓰게 되는데 어지간히 마음에 드셨는지 주인에게 팔라고 했으나 끝내 그러진 못했나 보다. 결국 그렇게 해서 얻게 된 것이 여수 남쪽 섬의 낡은 미역 창고였고 그야말로 신축에 가까운 작업 끝에 처음 그 모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그야말로 작품 같은 공간이 탄생한다.

 

이 모든 과정은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온전히 작가님만의 슈필라움이 완성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여수에 내려가 생활하는 동안의 이야기와 여수의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좋고 그러는 동안 화가로서의 작품 활동과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유화 작품도 함께 실고 있어서 작게나마 작품 전시회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도 좋았다.

 

동시에 말로는 또 박 작가의 꼬임에 넘어간듯 이야기해도 결국엔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이끌어가는 가운데 그토록 원하는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넘어 이제는 자신의 주변인까지 슬슬 꼬드기고 있는 걸보면 어느새 그 주변은 고립된 공간이 아닌 하나의 작은 예술촌 같이 변모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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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인물로 본 임시정부 100년
문영숙.김월배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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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책들을 여러 권 만나보았으나 이렇게 임시정부 100년사를 따로 담아낸 책을 만나본 적은 없는것 같다. 그래서 사건과 인물로 본 임시정부 100년』이 더 의미있게 느껴졌고 무엇보다도 기존에 보지 못했던 사진 자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일거란 생각이 들어서 더욱 많이 기대되었던 책이기도 하다.

 

사건과 인물에 초점을 맞춘 임시정부100년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표지 역시도 관련 인물들이 대거 실려 있는데 이중 아는 인물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아는 몇 분들 뿐이라 부끄러워진다.

 

책에서는 대한국민의회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과 이후 임시정부가 겪은 고난사 등이 시대순으로 잘 설명이 되어 있는데 정말 많은 조사가 있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 임정이 언제 세워져 누가 여기에 모였는가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만 알뿐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보라면 과연 얼마나 제대로 알고 설명할까 싶은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임정이 어느 한 곳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님을 제대로 알게 되면서이다.

 

그만큼 대한독립을 위해 많은 분들이 위험 속에서 목숨을 걸고 독립 운동을 했다는 반증이기도 할텐데 책에서는 임정을 옮겨간 자취, 그 과정에서 함께 했던 인물 하나하나를 조명해 그들의 활약을 보여준다.

 

게다가 각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가도 이 책을 통해서라면 시대순으로 자연스런 흐름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상당히 많았고 알지 못했던 활동도 너무 많았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책의 서술은 마치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쫓아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는 임정이 시작된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찾아오는 어투로 되어 있는데 그래서인지 마치 역사 탐방을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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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서커스 -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유산의 증언
나카가와 요시타카 지음, 임해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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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 관련된 이야기는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신화만 해도 그렇고 현대인들에겐 여행지로써도 상당히 인기인데 그것은 아마도 로마가 품고 있는 많은 문화 유산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세계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큰 축을 차지했던 로마의 지난 2000년이라는 긴 시간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조명한 책이 있다.

 

바로 일본 작가 나카가와 요시타카 『빵과 서커스』가 그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는데 이후 토목기술사로 일했고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오래도록 일했는데 그동안 로마에 관련한 역사서를 3권 시리즈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책에서는 흥미롭게도 토목과 건축의 관점에서 로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신의 전공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순히 재미 위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히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그리고 관련 정보를 담아내면서도 비전공자인 독자들도 충분히 이해하기 쉽도록 잘 쓰여져 있다는 점은 의미있겠다.

 

게다가 이 책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토목과 건축이라는 소재를 봐도 알겠지만 관련된 자료를 상당히 많이 실고 있는데 로마에 자리한 많은 문화 유산이나 유적지들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던 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로마의 지나간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일수도 있지만 이는 동시에 로마를 지금까지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단순히) 요인이라고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지만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데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토목과 건축에 관련한 유산들을 보면 과거에 있었으나 사라졌던 것들, 그리고 이후 다시 복원된 것드로 있고 또 현재 도시 곳곳에 자리한 유적지에는 성당, 신전, 목욕시설, 원형 극장, 원형 경기장, 장벽, 상하수도 시스템, 도로 시스템 등과 같이 정말 다양한 사례들을 실고 있기 때문에 로마 여행에서 이미 익숙하게 본 것들은 물론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만나는 것도 상당히 많아서 더욱 좋았던 책이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문화유산 같은 로마. 지금의 로마는 과거 전세계를 호령하다시피한 로마는 분명 아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존재했으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있고 사라진 것들을 다시금 복원해내는 노력도 분명 존재한다.

 

책은 이처럼 지금의 로마를 과거의 로마에서 만들어진 유산을 토대로 흥망성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중에 나온 많은 로마의 역사를 다룬 책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그러나 결코 뒤지지 않은 재미난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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