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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당한 몸 - 이라크에서 버마까지, 역사의 방관자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이야기
크리스티나 램 지음, 강경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가끔 TV 광고에서 국제인권단체의 기금 모금 광고를 할 때가 있는데 그때 인터뷰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권의 탄압을 받아 억울하게 감옥에 투옥된 경우도 있지만 전쟁 중 무자비하게 강간 피해를 입은 분들이 나오기도 한다.
아주 짧은 그 인터뷰는 처음 보았을 때 너무 충격적이였다. 너무나 참혹한 증언이였기 때문인데 이번에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된 『관통당한 몸』을 읽으면서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여성이기에, 특히 아직 어리기에 그 어떤 장치나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했던 존재들의 참혹한 인권 말살의 순간을 보게 되는것 같아 참담했던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이 간강당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분명 쉽진 않았을 터.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 가족들조차 그들을 보호하지 못했고 물건마냥 여기저기 팔려다니기도 하고 폭력과 강간은 함께 따라다니며 여기에 더해 상처 입은 몸은 방치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놓여 있기도 했다.
게다가 공공연하게 노예라는 딱지가 붙었고 인신매매는 너무나 쉽게 이뤄졌으며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생생한 증언으로 보여준다.
쉽지 않은 이 증언들을 하는 여성들은 자신들의 참상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가해자가 합당(솔직히 이들이 당한 일에 합당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기나 할까 싶어 미안할 정도이다)한 댓가를 치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을테고 세상에 이러한 실태를 알리고자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일부는 실제로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속에서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고국을 떠난 피난길에 오르고 그로 인해 파생된 난민의 수만해도 엄청나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을 노린 인신매매나 성폭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당장 며칠 전만해도 강간 피해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비단 외국의 어느 사례가 아니며 현재도 진행중인 일이며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인해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희생되었고 여전히 그 피해자들은 고통속에 살고 있다.
책에는 너무나 많은 성폭력 사건들의 희생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쟁의 참상 속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묻혀 그동안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음을 알게 한다. 이미 국제적 이슈가 되어 알고 있었던 사례도 있지만 그렇지 않았던 사례가 더 많았다는 사실, 너무 많아서 차마 이 글을 끝까지 읽어내려가기가 참혹할 정도로 역사 속에 실존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
정말 많은 자료들, 세계 곳곳에서 행해졌던 충격적인 실태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것은 남자 대 여자의 싸움을 위한 보고도 아니며 철저히 사실에 입각한 전세계에서 행해졌던, 그러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여성들의 인권 말살에 가까운 성폭력의 실태를 만나볼 수 있는 역사의 한 페이지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