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선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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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만 무려 25만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사실 프랑스 소설가하면 아주 예전의 소설가나 몇몇 트렌디한 작품을 출간하는 작가 정도만 알고 오히려 북유럽 소설가보다 접해본 적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은 접해본 적도 작품의 이름을 들어 본 적도 많아서 반갑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행선』이라는 제목만 보고선 도무지 어떤 내용일지 감이 잡히질 않는 것도 사실인데 열아홉 살의 앙주라는 과외 선생님과 열여섯 살의 피라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 두 사람에겐 어떤 일들이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두 인물의 특징이자 공통점은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고독하다면 고독한, 소외적이면서도 그러나 자신만의 살아갈 방향을 찾기 원하는 존재로 그려지는데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그 나이 대의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 와중에 앙주는 문헌학도로 등장하고 그가 가르치는 고등학생 피는 단어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인물인데 너무나 다른 두 인물이 과외라는 매개체로 이어지고 수업의 일환으로 고전 문학이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과연 가능할까? 갇혀 또래와는 교류하지 못하는 앙주가 역시나 자기 내지는 집안에 갇혀 지내는 평범하지 않은 피와 정상적으로 대화가 가능할까 싶으면서 이 수업이 지속될까 하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 

두 사람 사이에 고전 문학이 놓여 있다는 점도 꽤나 묘하게 작용하는데 앙주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피의 과외를 하게 되고 피를 만나 읽는 법을 가르치며 그렇게 두 사람은 타인과 교류하는 법을 배우는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갇힌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애쓰기도 한다. 

강압적이라면 강압적이고 또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통제적이라고 할 수 있는 피의 아버지의 존재를 보면서 과연 자식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도 되는데 인간관계만큼 어려운게 없지만 그래서 설령 그 관계들 속에서 우리가 상처를 받더라도 완전히 그 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앙주와 피는 고전문학으로 과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갇힌 세상 속에서 벗어나 어떻게 보면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쉽지 않은 그 발걸음을 내딛기까지의 과정이 재미있다는 표현만으로도 부족하게 철학적이고도 흥미롭게 그려지는 그런 작품이라 새삼 읽으면서도 프랑스 작가분들의 글은 확실히 철학적인 메시지를 풀어내는데 일가견이 있구나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 작품이였다. 

#비행선 #아멜리노통브 #열린책들 #신간소설 #프랑스베스트셀러 #소설추천 #읽을만한책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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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2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7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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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이런 작품들을 창작했을까 싶고 이는 지극히 읽는 재미로만 끝내고자 함이 아닌 극으로 만들어져 보는 이들이 더욱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위대한 작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리처드 2세』 역시 그런 작품으로 이는 1955년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시놉시스를 보인다. 왕귀 쟁탈전이 주요 키워드처럼 보이고 중세 유럽의 역사적 배경을 놓고 보면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상당히 평이하게 보일 수도 있는 소재이나 그 안에 담긴 디테일과 스토리, 각 인물들 간의 관계와 인간의 욕망 등이 결합된 이야기 속에는 그 평이함을 넘어선 위대함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가장 충실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라고 평가받는다고 하니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셰익스피어가 쓴 역사극이자 비극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 작품 속에서는 주요 대립각을 이루는 인물로서 리처드 왕과 그의 사촌 불링브루크가 등장한다.

극중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이 둘의 성격이나 행태들이 대조적으로 그려지는데 특히 리처드 왕에 대한 모습은 굉장이 즉흥적으로 묘사되고 또 뭔가 자신의 마음이 내키는대로, 절차라든가 아니면서 합리적 사고 끝에 이뤄지는 결정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을 보여주고 반대로 불링브루크는 결국 모브레이와의 결투와 이후 추방형을 받고 왕국을 떠나야 했던 과정에서 백성들에게 보이는 행동이라든가 이후 다시 반란에 성공한 뒤에 왕국으로 돌아오면서 보이는 모습들은 확실히 둘의 차이를 보여준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백성들 역시 리처드 왕과 불링브루크에게 보이는 행동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걸 보면 아무리 절대권력을 가진 왕이더라도 결국은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처럼 백성의 뜻과 마음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그 끝이 좋을 수 없다는 것이다. 

리처드 왕 역시도 자신이 왕권을 가지고 있던 그 때에는 자신이 사람들로부터 굴욕적인(어떻게 보면 자처한 부분이 크겠지만)인 대우를 받으며 왕권에서 물러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권력이 영원할 줄 알았을테니 그랬을지도 모르고.

아무튼 이런 모습들을 보면 과연 이런 모습들이 16세기 중반에만 적용 가능한 이야기일까 싶다. 어느 시대건 백성의 마음을 잃은 군주(리더)는 그 자리에 오래도록 머물 수 없다. 자신이 알아채지 못할 때 권력의 파멸은 이미 시작된 것일테니 말이다. 



#리처드2세 #윌리엄셰익스피어 #열린책들 #세계문학 #셰익스피어 #세계문학전집 #고전문학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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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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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 악녀의 이미지를 가진 이들이 몇 있겠지만 그중 단연코 손꼽을만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프랑스 혁명 당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일 것이다. 그녀에 대한 소위 '~카더라'하는 이야기들은 넘쳐나는데 그중에는 사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예전에 식물과 세계사를 다룬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었을 때 감자와 관련해서 처음 감자가 유럽에 전파되었을 때 거부감이 컸는데 식량 자원으로서는 좋았기에 마리 앙투아네트가 감자꽃을 꽃고 다니며 감자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하고자 했다는 사실을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알려진 이미지로는 백성을 생각하는 이미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말 있지 않은가 . 먹을 게 없으면 빵을 먹으라고 했던가... 그런데 그런 말도 사실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애초에 그녀는 오스트리아의 황녀로 태어나 당시의 최고위층의 화려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정략결혼으로 프랑스의 왕비가 되었으니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백성들의 곤궁한 삶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정당화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세상에 알려진만큼 그녀가 악녀에 안하무인의 인간은 아닐 것이라는게 최근 그녀와 관련한 책들을 보면서 알게 된 부분인데 귀한 신분으로 태어나 가장 화려한 시대를 살았으나 인생의 말미엔 너무나 초라하게 기요틴에 목숨을 잃은 그녀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동시에 사실에 입각하여 최대한 그녀의 삶에 다가가고자 한 작품이 바로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어떻게 보면 자국의 황녀로 태어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프랑스를 넘어 마치 세계사에서 악녀로 평가받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제대로 조명하고 싶었을거란 생각도 든다. 

그런 주관적인 관점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만나 본 그 어떤 소설이나 역사서들보다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인물에 대해 서술한 도서들 중에서도 잘 쓰여진 전기소설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라고 하는데 가독성이 확실히 있는 글을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일대기를 쫓으며 너무 미화시키지도 않고 또 너무 희생자로 그려내지도 않았던 점이 가장 의미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들고 좀더 그녀의 심리부분에 접근하여 써내려간 점도 상당히 인상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조금 더 일찍 변화하는 국내외 정세를 알아챘다면 좋았을테지만 어쩌겠는가 그 또한 그녀 자신의 운명인 것을. 그렇기에 세상에 알려진 대로가 아닌 세상이 제대로 알지 못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이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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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써 볼까?
김도현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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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글을 쓸 일이 없다. 쓴다고 하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정도이다. 아직은 나만의 책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도 없긴 한데 일상에서 블로그를 좀더 잘 활용해보자 싶은 생각은 있고 그럴러면 뭘 써야 할까 싶은데 마냥 서평만 남기니 블로그가 활성화가 안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일상적인 부분도 써야 할 것 같고 이런 내용들이 결국은 에세이의 한 종류라고도 생각하기에 하루 10분의 에세이(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에세이 써 볼까?』가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는 글쓰기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 좀 해볼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겐 더없이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가장 먼저 에세이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정확한 용어 파악을 통해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일상 속 거의 모든 것들이 에세이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좀 더 세분화해서 에세이=수필이라는 정의를 통해 수필의 종류, 소재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데 앞서 이야기한대로 보통 수필의 소재라고 하면 자신에 대한,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소재가 되는데 만약 이런 나만의 이야기를 다 쓰고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친절하게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해준다. 물론 여기까지 되면서 부단한 노력으로 많은 글쓰기 수련의 시간이 흘러야 겠지만 자신만의 체험에 대한 글쓰기가 더이상 어려울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실제로 저자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에세이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도 어느 시점에서는 이 질문을 하고 싶어질 것이고 그때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어떤 글을 쓰면 될지를 알아두면 될 것이다.


전반부가 에세이에 대한 정의, 소재나 표현상에서 주의할 점이라면 중후반으로 갈수록 나오는 이야기는 실질적으로 에세이를 쓸 때 어떤 과정을 거쳐 각 요소들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주제를 정하고 제목과 도입부를 쓰고 구성을 짜고 글을 표현(묘사)하는 다양한 방식과 문체나 맞춤법 상 주의점을 거쳐 퇴고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마치 실제로 저자의 글쓰기 강의를 듣는다면 이런 과정으로 강의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현장 강의를 듣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나도 한번 써볼까를 넘어 만약 책으로의 출간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부록에 담긴 '출판사 문 두드리기'도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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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의 일생 - 오늘이 소중한 이야기 (양장본), 2024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 수상작 오늘을 산다 1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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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잘 포착해서 그려내는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고 묘하게도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을 에피소드로 사용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녀의 이야기에는 소박하지만 오늘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좋다.

지난 추억보다는 살아가는 지금, 현재의 이야기를 해서 좋아하는데 그중에는 사회적이거나 국제적 이슈도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게 해서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바로 이런 점이 공감을 자아내는데 한 몫 하는거라 생각한다.


특별판 양장본으로 출간된 오늘을 산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는 『누구나의 일생』이다. 시리즈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오늘의 소중한 순간순간들을 잘 포착해내 그림으로 그리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이 30대의 일러스트레이터 쓰유쿠사 나쓰코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마치 작가님의 분신 같기도 하다. 물론 마지막 결론은 아니지만... 쓰유쿠사 나쓰코는 필명이다. 그리고 실제의 생활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자신의 작품에 반영하는 것인데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의 이야기다.

어머님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결혼한 언니는 도쿄에서 살고 자신은 고향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산다. 가족들은 자신이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데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 중에서 유독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말들이나 일들을 그림으로 그려내는데 삶의 철학자, 일상 철학자 같은 느낌이 들어 이렇게 자신의 일화를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의 특징은 그림이 상당히 간결하다는 것이다. 무채색으로 거의 간략한 선으로만 그려두어 군더더기가 없어서 오히려 시선이 많이 분산되지 않아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지막 결말이 다소 의외이다 싶기도 했지만 마스다 미리의 세계관 중 인생론을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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