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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IMG_782.jpg)
일본에서는 이미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가 된 작품이라고 하는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의 동명소설이기도 한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에겐 어떤 사연이 있길래 사랑할 순 없지만 함께 살 수 있을까? 아니,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랑할 수 없기에 같이 살 수 있었던게 아닐까?
한때 건어물녀, 건어물남이라는 말이 화제였다. 그리고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독신이 아닌 비혼주의가 낯설지 않고 결혼을 하기 전에 동거를 해서 결혼을 결정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물론 여전히 그런 부분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기도 하지만 세상이 변화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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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자의든 타의든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도, 심지어는 연애도 하지 않는 경우도 분명 있을텐데이 작품 속에서는 사쿠코라는 주인공이 조금은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꼭 연애를 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쿠코의 주변인들은 그런 사쿠코의 생각에 별로 동의하지 않아 보이는데 우연한 기회에 자주 가는 청과 코너에서 사쿠코는 이런 감정을 둘러싸고 선배와 이야기를 하던 중 우연히 그곳의 직원인 다카하시라는 남자를 통해 에이로맨틱과 에이섹슈얼이라는 말을 알게 된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는데 책에는 그 개념적 정의에 대해 ‘에이섹슈얼은 성적 지향 중 하나로 남에게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사람을 뜻(p.41)’이며 ‘에이로맨틱은 연애적 지향 중 하나로 남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사람을 뜻(p.41)’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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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소하지만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감정에 대한 정의를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된 사쿠코는 그 글이 있는 블로그가 바로 청과 코너에서 뛰어난 솜씨로 배치를 해놓았던 다카하시라는 직원이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무도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을거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사쿠코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음에 반갑다. 그리고는 어떻게 보면 다소 엉뚱하게도 또 어떻게 보면 가장 잘 이해받을 수 있는 인물일거란 기대감도 있었을테지만 아무튼 다카하시에게 가족이 되자고 말하게 된다.
유독 연애 감정에 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주변에서 아무리 이성으로서의 호감 신호를 보내도 당사자는 못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뭐 어째겠는가. 그 마저도 개인의 성향이니 타인이 강요할 수는 없을것 같은데 당사자는 평범한 사회 속에서 특이한 존재로 여겨질 수 있으니 힘이 들긴 하겠다 싶고 가족이 되자고 제안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렇듯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가족 범주를 벗어나는 좀더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탄생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그런 변화는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당히 독특한 발상인 동시에 어떻게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개인적 성향을 지니고 있고 그것을 타인에게 난 이런 사람이니 네가 무조건 이해해, 그렇지 않으면 너 차별하는 사람이야라고 단정짓지 않는다면 타인 역시 굳이 그들에게 기존의 모습을 강요할 순 없을것 같다.
비록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다해도 서로가 강요하진 말아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인정받기를)을 강요하지 말자, 그리고 나와 다른 삶의 형태를 선택했다고 그 선택을 한 사람들 역시 비난하지 말자. 그렇게 공존하면 되지 않을까?
뭔가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기대했다면 이야기 속 메시지가 던지는 물음과 생각거리 다소 묵직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