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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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인 반면, 죽음은 왠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스스로 죽음의 시기를 결정짓는다는 것. 물론 운명론적 관점에서 보면 그 마저도 정해진것 같은 느낌이 들때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선택을 결심한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살면서 정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보니 어느 새 90살을 바라보는 나이, 바로 유도라 허니셋 할머니가 있다. 참 힘겨운 시간들을 잘 견뎌오셨다고 박수를 쳐주고 싶은 할머니.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를 책임져야 했고 여동생 스텔라까지 감당해야 했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가족들을 부탁했고 그 유언과도 같은 이야기는 유도라 할머니에겐 한편으론 족쇄가 되지 않았을까? 내가 죽으면서 남겨질 사람들이 걱정되어 뭔가를 부탁하고 당부하는 말이 남겨진 사람에게, 특히나 그 말을 딱 꼬집어서 들어야 할 사람에겐 이렇게나 힘든 일일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문득 들었던 대목이다.

 


유도라 할머니는 남겨진 가족들을 챙기느라 자신의 삶이란게 과연 있었을까 싶다. 게다가 여동생은 자신의 약혼자와 도망을 갔고 그로 인해 관계가 틀어진 가운데 임신을 한 채 도움을 요청하지만 유도라 할머니도 사람이기에 그 도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국 여동생은 죽게 되는데 유도라 할머니에겐 이또한 회환으로 남아 버린다.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의 만남을 선택할 기회도 있었지만 어머니를 책임져야 하는 유도라 할머니에겐 아버지와의 약속이 더 크게 와닿는다.

인생이 참 슬프다. 자신을 위한 삶이 없다. 그런 그녀도 이제는 나이가 들고 어머니는 떠나고 죽음을 생각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마냥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그녀를 힘들게 하는 존재만 있는 건 아니다. 이웃에 그녀를 챙기는, 그녀를 신경 써주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녀에겐 죽음을 자신의 방식대로 선택하고픈 인생의 마지막, 유일한 위안과도 희망이 말이다.

그런 유도라 할머니에게 그러지 말라고 그래도 삶은 주어진만큼 계속 살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에너지 넘치고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산 그녀에게 이 정도의 선택권은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한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제는 150세 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장수는 결코 축복이 아니다. 그렇기에 유도라 할머니가 건강하다 죽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일견 이해도 된다. 너무 오래 살 생각도 없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고 죽기를 바라는 마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자신의 생애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언뜻 <오베라는 남자>가 떠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미 비포 유>가 떠오르기도 하는, 그러나 마냥 슬픈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는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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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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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이미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가 된 작품이라고 하는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의 동명소설이기도 한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에겐 어떤 사연이 있길래 사랑할 순 없지만 함께 살 수 있을까? 아니,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랑할 수 없기에 같이 살 수 있었던게 아닐까? 

 

한때 건어물녀, 건어물남이라는 말이 화제였다. 그리고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독신이 아닌 비혼주의가 낯설지 않고 결혼을 하기 전에 동거를 해서 결혼을 결정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물론 여전히 그런 부분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기도 하지만 세상이 변화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니 자의든 타의든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도, 심지어는 연애도 하지 않는 경우도 분명 있을텐데이 작품 속에서는 사쿠코라는 주인공이 조금은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꼭 연애를 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쿠코의 주변인들은 그런 사쿠코의 생각에 별로 동의하지 않아 보이는데 우연한 기회에 자주 가는 청과 코너에서 사쿠코는 이런 감정을 둘러싸고 선배와 이야기를 하던 중 우연히 그곳의 직원인 다카하시라는 남자를 통해 에이로맨틱과 에이섹슈얼이라는 말을 알게 된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는데 책에는 그 개념적 정의에 대해 ‘에이섹슈얼은 성적 지향 중 하나로 남에게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사람을 뜻(p.41)’이며 ‘에이로맨틱은 연애적 지향 중 하나로 남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사람을 뜻(p.41)’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생소하지만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감정에 대한 정의를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된 사쿠코는 그 글이 있는 블로그가 바로 청과 코너에서 뛰어난 솜씨로 배치를 해놓았던 다카하시라는 직원이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무도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을거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사쿠코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음에 반갑다. 그리고는 어떻게 보면 다소 엉뚱하게도 또 어떻게 보면 가장 잘 이해받을 수 있는 인물일거란 기대감도 있었을테지만 아무튼 다카하시에게 가족이 되자고 말하게 된다. 

 

유독 연애 감정에 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주변에서 아무리 이성으로서의 호감 신호를 보내도 당사자는 못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뭐 어째겠는가. 그 마저도 개인의 성향이니 타인이 강요할 수는 없을것 같은데 당사자는 평범한 사회 속에서 특이한 존재로 여겨질 수 있으니 힘이 들긴 하겠다 싶고 가족이 되자고 제안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렇듯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가족 범주를 벗어나는 좀더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탄생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그런 변화는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당히 독특한 발상인 동시에 어떻게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개인적 성향을 지니고 있고 그것을 타인에게 난 이런 사람이니 네가 무조건 이해해, 그렇지 않으면 너 차별하는 사람이야라고 단정짓지 않는다면 타인 역시 굳이 그들에게 기존의 모습을 강요할 순 없을것 같다. 

 

비록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다해도 서로가 강요하진 말아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인정받기를)을 강요하지 말자, 그리고 나와 다른 삶의 형태를 선택했다고 그 선택을 한 사람들 역시 비난하지 말자. 그렇게 공존하면 되지 않을까?

 

뭔가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기대했다면 이야기 속 메시지가 던지는 물음과 생각거리 다소 묵직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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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 A Year of Quotes 시리즈 2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헬스 엮음, 유영미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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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세계적인 문호로 대세를 막론하고 그의 작품은 많이 읽히고 있으면 몇몇 작품들은 필독서로 정해지기도 했는데 사실 헤르만 헤세에 대해 알고 나면 그의 자전적 이야기도 많아 더욱 공감을 하게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후 여러 작품들을 더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은 헤르만 헤세가 그림도 상당히 잘 그렸고 실제로 자신의 작품에 그림을 실기도 했고 또 지금의 리뷰 같은 서평록을 쓴 책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대문호의 여러 면을 보게 된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에 만나 본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는 이런 부분들이 결합된 책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은데 헤세 자신의 작품(시/소설)은 물론이거니와 일기와 편지나 메모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글 그리고 비평에서 뽑은 문장들까지 총망라해서 다양한 출처의 문장들이 한 권의 책으로 편집되어 있다. 

 

또 이런 명문장에 헤세 자신이 그렸던 수채화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대문호의 수려한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도 좋은데 이렇게 멋진 그림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의 가치를 드높인다. 

 

흥미로운점은 명문장이 365개가 실려 있어서 마치 매일매일 하나의 문장(좀더 구체적으로는 한 페이지라고 해야 할 것 같다)을 읽을 수 있어서 하루의 시작 내지는 마무리를 헤르만 헤세의 문장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페이지에 적힌 문장들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날짜가 각 페이지에 표기되어 있고 그 문장이 어디에서 발췌되었는지에 대한 원문 출처와 문장을 쓴 연도도 함께 쓰여져 있기 때문에 만약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고 내용 전체가 궁금하고 기대되는 경우라면 출처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이 된 경우 찾아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문장들을 순차적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월별로 나눠진 챕터를 보고 현재 이 책을 접한 월과 날짜를 맞춰서 읽거나 페이지를 펼쳐 읽고 싶은 부분부터 먼저 읽어도 될 것이다.

 

신년 메모지를 앨범에 끼우며

 

하루하루 무던하게

작은 행복을 길어내기

기쁨의 순간들을 모아

즐거운 기억의 금빛 그물망을 짜기

 

매시간 순전한 현재의 빛 속에

오롯이 잠기기

그러나 동시에 아름다운 전체에

늘 시선을 주기-

그리한다면 영원히 젊은이로 남으리. (1900년)

 

개인적으로는 1월 1일의 문장이 가장 좋았다. 한 해를 시작하는, 하루를 시작하는, 그리고 인생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각오를 다지기에도 좋은 문장들이였기 때문이다. 매일매일이 극적일수는 없다. 오히려 살아보니 하루하루 무탈하게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커다란 행복보다 매일매일 작게나마 소소한 행복들이 쌓여서 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에, 그리고 과거에 머물지 않고 오지 않는 미래를 너무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담긴 글이기 때문이다. 

 

 

문장도 문장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작품에 수록된 수채화풍의 그림들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자꾸만 바라보게 되는데 알고보니 이 그림들이 헤세가 자신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그렸던 그림이라고 하니 그림이 좀더 의미있게 다가왔던게 사실이다. 게다가 헤르만 헤세의 다양한 모습들이 담긴 사진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겐 정말 귀하디 귀한 선물 같은 책이다.

 

마치 시대의 지성이, 앞선 시대를 살다 간 인생의 선배가 그 다음을 살아갈 인생의 후배와 청춘들에게 삶에 대해 차분하고 애정어린 조언을 하는 것 같기도 한 글들이다. 그래서 만약 소중한 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만큼 적당한 책은 없을거란 생각이 든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자주 읽어보고픈 헤르만 헤세의 정수 같은 글들이 담긴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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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틀 케이스릴러
주영하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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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사용하면 행복도가 낮아진다고들 하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의 과시하듯 내보인 사진 속 모습들이 나와 비교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SNS 속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의 모습, 멋진 인테리어의 집, 고가의 다양한 물건들, 그리고 국내외 여행 사진 등을 자꾸보다보면 그렇지 못한 자신의 현실과 비교되어 없던 우울증도 생기겠다 싶다. 

 

그렇기에 고즈넉이엔티에서 출간된 『행복배틀』을 보면서 제목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지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배틀이라고 하면 일단 경쟁이다. 단순히 재미로 하는게 아닌 은근 진심이 되는 경쟁 내지는 대결이라고 봐야 할 것인데 행복이 배틀의 대상이자 목적이라면 과연 어떨까?

 

 

작품 속에서는 강남에서도 부촌으로 손꼽히는 한 아파트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피해자인 부부의 모습이 평범하지 않아 더욱 화제가 된다. 남편은 등에 칼이 꽂히고 아내는 베란다 난간에 배를 걸친채 죽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평소 남들이 봤을 때 부러움을 살만큼 행복한 부부의 표상 같았기에 그들의 죽음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사건은 아내인 유진이 남편을 죽이고 스스로 죽었다고 말하지만 유진과 17년 전에 절연했던 미호가 이 사건을 우연히 알게 되고 또 사건에 의구심을 갖게 되면서 그녀의 SNS를 살펴보던 중 수상함을 감지하게 된다. 곧이어 미호는 유진이 SNS 상에서 유치원 엄마들 사이에 일종의 행복배틀을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 SNS를 하고 그 목적이 책을 읽고 기록을 하기 위한 용도여서 일상적인 내용의 피드는 아예 올리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꾸준히 게시글을 등록한다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남들에게 과시하듯 경쟁하듯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SNS에 기록을 남기려면 그 과정 속에 수고스러움은 지금 내가 독서의 기록용으로 사용하는 SNS 활동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행복에 박수를 보내는것 같지만 그속에는 감출 수 없는 시기와 질투가 있고 끝내는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빌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렇게 얻은 행복은 과연 진정으로 자신에게 행복감을 선사할까? 

 

부러워하자면 끝이 없다. 이번 차례엔 내가 가장 행복한 사람인것 같았던 경쟁이 어느새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행복해지는 순간 나의 행복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이게 정말 행복일까? SNS에 과시하듯 올리는 다양한 모습들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고 부럽다거나 멋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칭찬 내지는 좋은 반응을 해줄 때 그때 드는 만족감이란 과연 진짜 행복일까?

 

그렇기에 『행복배틀』은 진정한 행복이 아닌 배틀이 되어버린 행복이 불러온 파국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미스터리를 결합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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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자 시리즈 세트 - 전3권 - 수확자 / 선더헤드 / 종소리 수확자 시리즈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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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죽음이 사라진 세계, 슈퍼컴퓨터의 통제 속에 완벽하다 싶은 유토피아의 세상을 살고 있지만 그 뒷면에는 신보다 더한 권력과 영향력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수확자가 존재한다. 

 

수확자의 설립자들은 애초에 이들의 자만을 우려했던 것일까? 소수의 수확자들이 그들만의 세상 속에서 비밀스러운, 그러나 탐욕을 감추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을 넘어 자신들에게 부여된 권리이자 의무를 이용해 이제는 세상의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고자 하는 무리들이 생겨난다. 

 

그들에 맞서는 존재들, 그리고 위대하다 싶었으나 결국은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의 프로그래밍화 된 슈퍼컴퓨터의 존재. 여기에 흥미로운 것은 인간은 자유의지와 자립의 힘을 잊어버린 것인지 잃어버린 것인지 그동안 슈퍼컴퓨터에 너무 의존해 왔다. 

 

결국 슈퍼컴퓨터의 부재,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인류의 생존은 그 어느 때보다 위협을 받게 되고 지금까지 빌런이란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라고 생각했던 세상은 그 어떤 디스토피아보다 절망적인 상황이 도래한다. 

 

과연 이런 세상 속에서 인류의 파멸을 막고자 탄생한 존재들에 의해 아이러니하게도 인류를 파멸을 자명해 보이는 때에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닐 셔스터먼의 3부작 SF 작품인 수확자 시리즈( 『수확자』+ 『선더헤드』 + 『종소리』)에서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특히나 이 작품은 유니버셜을 통해 영화 제작이 확정된 만큼 영상 속에서는 이 거대한 스케일의 미래 세계 그리고 인류의 생존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어떻게 표현될지 원작소설을 읽어 본 사람들이라면 더욱 기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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