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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는 기술 - 돈 한 푼 안 들이고 채권자 만족시키기 ㅣ 고전으로 오늘 읽기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선주 옮김 / 헤이북스 / 2023년 3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IMG_233-417-1_1.jpg)
상당히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다. 그리고 장르가 소설이라는 점이 더 눈길을 끈다. 사실 제목만 보면 재테크나 금융 등과 관련한 일종의 실용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때 영끌이다 뭐다 해서 거의 최고점에 대출 등을 통해 집을 구했던 사람들이 곡소리가 나거나 각종 투자해 실패를 했다거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소개되고 또 다양한 이유로 빚을 지게 된 사람들을 위해 그 빚을 갚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 책이 나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때이기 때문이다.
물론 찾아보면 이런 목적의 책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무려 프랑스 고전문학을 대표하는, 프랑스가 낳은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오노레 드 발자크의 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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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 놀라운 점은 이 작품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내지는 본인의 간절한 바람(막대한 빚을 갚고픈)에서 발로한 책이 아는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발자크는 법학을 공부했지만 자신이 원했던 작가로서의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초반에 그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출판업을 시작하고 이 사업 역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막대한 빚을 지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자신의 삼촌으로 분한 사람이 어쩌면 본인이 모델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다.
발자크는 상당히 많은 작품들을 발표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 이면에는 이런 현실적인 이유도 크게 한 몫한 셈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절박한 현실은 그 사람을 좌절케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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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는 먼저 삼촌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사람이란 사람이 어떻게 큰 빚을 지게 되었는지 그의 삶에 대해 서술함으로써 어떤 과정에서 빚 갚기 기술을 소개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어서 나오는 것은 빚이 어떤 방식으로 사라지는지(갚든, 소멸되든), 그리고 고대를 비롯해 다른 나라들의 빚 상환과 관련한 방법들이 나오는데 실로 끔찍한 방법들이 많다. 채권자로서는 빌려 준 돈을 받은 권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안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댓가를 받아야 겠기에 가장 쉽고 빠른 것이 인신을 활용한 것일테고 실로 끔찍한 경우들이 나열되기도 한다.
빚과 관련한 각종 용어,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 등이 자세히 소개되는데 부제가 ‘돈 한 푼 안 들이고 빚을 갚고 채권자를 만족시키는 기술’이라는 말이 상당히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발자크가 써내려간 이야기는 현대적 시각으로 봐도 꽤나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많아 읽으면서도 신기하고 발자크에게 이 책은 진심이였겠구나 싶은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단순한 상상력의 발로라고 말할 수 없는 그 어떤 발자크의 작품보다 더 그의 생활상이 반영되었을지도 모를 작품이라 이 작품이 그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발자크를 두고 근대 사실주의의 대가로 불린다는 이유를 알것도 같았던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