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의 365일
유이하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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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열일곱 소년 소야. 교내에선 문제아도 모범생도 아니다. 공부를 엄청나게 잘하지도 그렇다고 하위권도 아닌 평범하디 평범한 소야의 일상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그에게 도착한 일명 블랙 레터.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일상에서 자신이 볼 수 있는 색깔이 점점 줄어들다 결국 온세상이 무채색으로 변해버리는 무채병에 자신이 걸렸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 오던 소야가 우편함에서 발견한 블랙 레터. 일단 가족들은 모르게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가케루와 리카에게도 비밀이다. 무채병을 현재로썬 치료제가 없다. 불치병인 셈이다. 게다가 보통은 발병 후 1년 즈음 자연사하듯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소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리 알려 그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세상을 떠나기 보단 일상을 보내고 싶은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교내의 우등반에서 공부를 하는, 전교 1등을 하는 히나라는 여학생이 자신의 반에 전학을 오게 되고 우연히 블랙 레터의 존재를 들키게 된다. 그러면서 시작된 1년 동안의 시한부 연애. 

 

너무나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히나는 왜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일까?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이 속상하고 억울해서 괜히 히나에게 억하심정으로 화를 내듯 제안한 교제에 히나는 아무런 반대없이 수락했다. '너는 왜 그랬을까?' 소야의 머릿속엔 그 생각이 떠다닌다. 
 

 

그러나 히나와 연인이 되고 하루하루 데이트를 하면서 소야는 점점 진짜로 히나를 좋아하게 된다. 그러면서 1년 후 혼자 남게 될 히나에게 그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잔인한 일이 아닐까하는 마음에 쉽사리 고백마저 하지 못하는데...

 

참 기묘한 소재다. 일상에서 색깔이 사라진다니... 온통 무채색으로 보이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가지 않는데 소야에겐 붉은 계열의 색이 사라진다. 흥미롭게도 가장 마지막에 남는 색은 가장 먼저 사라진 색깔과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소야에겐 푸른 계열의 색을 가장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셈이다. 

 

분홍빛의 벚꽃이 날라는 날 처음 만난 히나와 소야. 빨간색이 잘 어울릴것 같지만 그 색이 보이지 않는 소야를 위해 푸른 계열을 입는 히나의 마음이 참 예쁘면서도 아련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히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소야의 상황을 모르니 어찌됐든 소야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점차 사라져가는 색채에 곤란한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색깔을 구별할 수 없게 되니 말이다. 

 

어쩌면 끝이 정해진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미 최루성 로맨스로 눈물은 당연 예약처럼 보이지만 작품의 반전은 말미에 이르면서 절정을 이룬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렴풋이 짐작을 하게 된 히나와 소야의 첫만남과 그들의 오랜 관계, 그리고 두 사람의 예정된 결말과 함께 어쩌면 별도로 진행되고 있을 히나의 이야기까지.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마무리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에 남겨질 친구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슬픔이 더 크게 와닿는 로맨스 소설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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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닿을 수 없는 너의 세상일지라도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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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책은 지난 2019년에 출간된 『너의 이야기』의 재출간본이라고 한다. 제목도 완전히 다르거니와 표지도 너무 달라서 다른 책으로 보일 정도인데 작가의 인생작이라고 적혀 있으니 더욱 궁금해진다. 

 

원래 제목으로 일본에서 출간되었을 당시에도 상당히 화제가 되었고 인기로 이어졌던 작품이 독자들의 요청으로 이렇게 재출간 되기까지 했다니 놀라운데 과연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라는 것이 허구를 주입할 수 있는가, 그렇게 했을 때 서로가 기억하는 부분이 달라질 수도 있을텐데 그로 인해 현실에도 혼동이 생기지는 않을까 싶은 궁금증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기에 작가는 과연 이 의억이라는 가상의 기억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다. 

 

전작들 역시 독특한 소재로 남다른 스토리를 보여 준 만큼 단순한 기억의 이식이 아닌 가상의 기억과 가짜 추억을 구입하고 주입한다는 설정이 확실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애초에 자신에게 없는 기억들을 구입한다는 설정도 특이한데 마치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들을 구매하듯 존재하지 않은 기억을 구입하는 대상 역시 부부나 부모 등 대상도 다양하다. 문득 나라면 어떤 기억을 구매할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도 당연지사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고 동경하듯 어떻게 보면 기억 역시 그런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부모 자식간에 좋은 추억이 없거나 기억나는게 없거나 또 애초에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기억들을 갖고 싶은데 그걸 실제로 구입할 수 있다면 한번쯤 구입을 시도해볼 수 있을것 같긴 하다. 

 

게다가 단순히 기억을 기억을 구입하는 것을 넘어 원치 않는 기억을 지우기도 하고(어쩌면 이 옵션이 더 수요가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꾸기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렇게 조작 내지는 제거된 기억이 진정으로 내것인지, 그 이후 일어날 일들을 당연히 생각해볼 수 밖에 없는 가운데 작가는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자신에겐 존재하지 않는 소꿉친구라는 존재와 그 존재와의 기억. 치히로는 이런 기억을 소유하게 되고 도카는 이런 치히로의 기억 속 존재로 치히로에겐 첫사랑이기도 하다. 그러다 의억이 아닌 현실에서 도카와 비슷한 사람을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서 혼란이 발생하는데 과연 이 상황 속의 진실은 무엇일까, 어디까지가 의억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일까 싶은 궁금증이 생기면서 어쩌면 이 모든 기억들 중 단지 치히로가 기억하지 못할 뿐 그에겐 어떤 소중한 기억이 존재했던게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커지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이들의 관계가 해피엔딩이 될 수 없음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는것 같아 시간이 지속될수록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이야기이다. 상당히 독특하지만 한편으로는 애절한 로맨스 소설 같은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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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0시의 몸값
교바시 시오리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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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크라우드펀딩을 인질의 몸값으로 활용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라니 이보다 더 기발하긴 힘들겠다 싶은 작품이 바로 『오전 0시의 몸값』이다. 신초미스터리대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한데 무려 미나토 가나에와 미치오 슈스케가 추천한 작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믿고 볼 수 있을것 같다. 

 

작품 속에서 한 대학생이 실종된다. 그 대학생은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고 이와 관련해서 변호사와의 법률상담까지 했지만 실종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실종된지 이튿날에 범인으로 부터 기묘한 협박이 시작된다. 

 

무려 10억 엔이 달하는 몸값도 적지 않아 보이는데 이 몸값을 반드시 크라우드펀딩으로 모금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은 딱 24시간이다. 그러니 하루만 준다는 것이다. 보통 크라우드펀딩이 얼마나 기한이 주어지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사례만 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못해 빠듯한 시간이다. 우리 돈으로 100억 정도에 달하는 돈이 결코 액수도 만만치 않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게다가 범인은 왜 이런 기막힌 요구로 협박을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이렇게 거액의 몸값을 특정화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면서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도 함께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심지어는 여기에 더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데 한 사람이 펀딩할 수 있는 금액(상한액)과 펀딩 횟수까지 범인은 정해준다. 어찌보면 10억 엔이라는 금액만큼이나 더 기묘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설령 누군가 선의로 이 거액을 펀딩해주고 싶어도 한 사람이 모두 낼 수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과연 이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여론과 국민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유명인사 부부의 딸,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나코라는 인질(납치된 대학생), 그리고 특정화된 펀딩 회사까지. 이 모든 것들이 그저 무작위로 선택된 것이 아닐거라는 생각과 함께 범인들의 기상천외한 요구사항들에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상당히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자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관계와 범인의 진짜 목적, 그리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도 흥미롭게 전개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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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이 닿을 때까지
강민서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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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여자,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그 여자 그 남자의 러브 스토리라니... 과연 이런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어떻게 그려질지 너무나 궁금해지는 작품이 바로 『두 손이 닿을 때까지』이다. 

 

백작 가문의 막내딸로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란 사랑스러운 그녀, 그레타. 어느 날 사냥대회에서 곰과 마주치는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운명처럼 나타난 라가헨이라는 남자에게 반하게 된다. 

 

백작 가문의 딸인 그레타와 현재는 황태자의 측근이자 기사단의 단장으로 있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두 사람의 신분의 차이가 다소 존재한다. 게다가 그레타와 달리 라가헨은 그녀에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러니 애가 타는 건 그레타 쪽이고 그녀로서는 자꾸만 생각나는 라가헨에 대한 마음을 숨길수가 없어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되고 어떻게든 그와의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 애쓴다. 

 

라가헨에 비해 그레타의 좀더 적극적인 구애가 펼쳐지긴 하지만 라가헨 역시 그녀에게 마음이 없는것 같진 않고 그런 두 사람의 로맨스가 조금씩 진행되는 가운데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마치 그레타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것 같은 스토리가 인상적이며 곰보다 더 곰 같은 무던함이 때로는 답답하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매정하진 않다는 것이 그레타로 하여금 직진하게 만드는 용기를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꼭 남자가 먼저, 그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치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용기있는 자가 사랑을 쟁취한다고 하니 그레타는 그런 면에서 자신의 사랑을 누구보다 빨리 깨닫고 라가헨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주변에 상담과 도움을 얻기도 하고 또 나름 적극적으로 구애도 펼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다.

 

예쁜 표지만큼이나 책 내지도 가장 자리에 다른 색깔의 그라데이션을 넣어 로맨스 소설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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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유럽
노현지 지음 / 있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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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여행을 간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또 가보면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힘든 부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행복한 추억으로 남기에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어르신들 기력이 있을 때 함께 여행을 다니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과연 부모님의 칠순 기념 여행을 무려 3대가 함께 유럽으로 떠난 여행은 어떨까 싶어서 상당히 궁금해지며 그 이야기를 담아낸 『당신들의 유럽』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일종의 자유여행이다. 패키지 여행이 아니다. 그리고 가이드는 사위가 자처했다고 한다. 일명 사위투어다.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에서 책임지고 가이드를 한다는 것은 이것저것 챙길게 엄청 많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책에는 이 가족의 여행기가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소개된다.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국가의 관광 도시들을 저자의 가족들도 여행한다.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런던, 스위스에서 다시 파리로 이어지는 여행기 속에는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래도 참 행복하겠다 싶은 부러움이 묻어난다. 언제 부모님의 뒷모습을 볼 일이 있을까? 늘 자식을 기다리는 입장이였을 부모님을 챙긴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만큼 부모님이 연로하셨다는 말이기도 할것 같아 오롯이 자식들을 위해 사셨을 부모님과 정작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하는 반성도 하게 될것 같다.

 

 

그러니 힘듦과는 또다른 뿌듯함이 느껴지고 어쩌면 저자는 이 여행을 통해 꼭 해외여행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많이, 자주 부모님과 여행을 해야겠구나 싶은 생각을 갖고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여행의 순간순간,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며 느끼는 감정들, 부모님의 모습을 기념촬영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참 남다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에겐 이런여행을 계획해보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떠났기에 좀더 잘 느낄 수 있었던 감정과 더 잘 보이는 모습들이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담겨져 더 와닿고 마치 스냅사진처럼 그려진 그림 아래 그날의 감정을 기록하듯 남긴 글귀들이 유독 오랫동안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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