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
최규영 지음 / 김영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직업이라해도 사명감없이 할 수 없는 직업을 꼽으라면 단연코 소방관이라고 말할 것이다. 설령 근무중이 아니더라 하더라도 자신이 마주한 화재현장과 구조현장에 서슴없이,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뛰어들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는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볼 때마다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는 저자이기도 한 최규영 소방관의 이야기로 정말 다양한 일들을 일선 현장에서 하고 있으시구나 싶어진다. 

 

 

특히 도심에서 발생하는 일들도 참 다양하겠지만 시골이라고 하면 도시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다양한 일들이 곳곳에서 다양하게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일에도 출동을 하신다고 싶은 일들도 있고 출동을 하셔서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시는 과정에서 위험한 순간도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대단하셔서 아마도 심바 씨를 포함해 다른 소방관분들의 출동으로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라면 그 고마움에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의사 못지 않게 누구보다 삶과 죽음 그 사이에 가장 가깝게 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에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또 어떻게 보면 우리가 최근 접하게 되는 다양한 뉴스들의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이런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분들이기에 소방관분들을 위한 심리치료와 같은 부분에서의 처우 개선과 지원이 과연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을까 싶은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최규영 소방관은 소방관이 되기 전까지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하셨다. 극지 마라토너에 자영업자에 호주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이기도 했는데 아마도 이런 다양한 삶의 경험들이 소방관으로 임명되고 그 일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과 그 사건들 속 사람들의 사연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을거란 생각도 든다. 

 

대한민국에 사는 지극히 평범한 직업인 한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그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참 대단하다. 그저 구조작업의 일환으로 치부하기엔 일들, 직업적 사명감 없이는 그 힘든 일들을 감내하기란 쉽지 않았을것 같기에 함께 생활하는 다른 소방관들의 이야기도, 소방관분들이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평범한 나날들 속의 특별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책이다.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요즘은 이렇게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가 참 좋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인간미를 느끼게 하고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일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개주막 기담회 4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전까지의 이야기들에서) 한 번 들은 이야기는 놀라운 기억력으로 모두 기억하는 아이, 선노미. 삼개주막에서 어머니를 도와 일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연암 나리의 이야기 회에 동참하게 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결국 연암 나리와 동행이 되어 청나라까지 떠나게 된다. 

 

『삼개주막 기담회 4』에서는 이렇게 청나라로 떠났던 선노미가 혼자의 몸으로 여기저기를 떠도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그는 왜 가족들이 있는 삼개주막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떠도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청나라에서 살인을 저지른 일 때문에 가족들을 볼 낯이 없었던 것이다.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떠났던 길에서 비록 연암 나리와 자신을 지키려고 했던 일이지만 누군가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은 그로 하여금 이런 선택을 하게 만든다. 

 

결국 청나라 사절단에서까지 나와버린 선노미는 그동안 자신이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머지 않아 깨닫게 된다. 아무런 방패막이 없이 어떤 기술도 없는, 게다가 추운 날들이 이어지며 그동안 그가 얼마나 편안했는가, 세상에 무지했는가를 몸소 느끼게 되는데 천우신조로 근처 암자의 우생 스님의 도움을 받아 며칠 머물게 된다. 

 

하지만 동자승 하나와 우생 스님만이 기거하는 작은 사찰에서 선노미는 기괴한 일을 경험하고 그것이 바로 본당의 있는 지옥도와 관련이 있음을 우생 스님으로부터 듣게 된다. 

 


이후 자신을 괴롭히는 죄책감, 그리고 마음의 혼란 등을 해결하고자 다시금 유랑길을 떠나게 되는데 이때 선노미는 그동안 자신이 듣고 들려주던 기담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기감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에 등장하는 기담들이 그 당시에 분명 존재했을수도 있겠으나 어딘가 모르게 최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사건들과 상당한 부분에서 닮아 있다는 것이다. 마치 시대만 조선으로 옮겨 놓은 듯하다. 

 

게다가 이전의 시리즈에서 언급되었던 기담 속 인물들이 곳곳에서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와 연결되어 등장할 때는 당시의 사건들에 대한 프리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에필로그를 보는 것 같기도 했었다.

 


그저 기담으로만 말하고 듣던 일들을 현실에서 마주한 선노미를 보면서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죄책감을 어떻게 하면 덜어낼 수 있는가를 발견해가고 나아가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는것 같아 시리즈 4권은 선노미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이야기였고 앞의 이야기들이 모두 마무리되는 느낌이라 과연 5권에서는 선노미가 어떻게 달라질지 더욱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모 저택 사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8년이라는 시간 차를 두고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 그 사건의 무대가 되는 가모 저택. 다카시는 현재의 도쿄에 머물러 있다. 바로 예비학교에 응시하기 위해서 잠시 작은 호텔에 머물게 되는데 우연히 투신 자살을 하는 것 같은 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분명 떨어져 있어야 할 곳에 아무것도 없다. 결국 다카시는 이 부분을 호텔에 문의하고 호텔측은 유령이 나오기도 한다는데...

 

유령이 나오는 호텔. 과연 프론트맨의 말은 사실일까? 아무튼 여러모로 이상한 일이다 싶은 상황 속에서 그날 밤 호텔에 불이나고 졸지에 객지에서 비명횡사하게 생긴 다카시는 자신이 투신자살하는 모습을 봤던 그 남자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심지어 그 남자는 자신을 구해주고 그를 통해 도망친 곳이 놀랍게도 무려 58년 전 존재했던 가모 저택이다. 바로 현재의 다카시가 묵고 있는 그 호텔 자리에 있었던 저택이다. 

 

58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드는 이야기. 과거의 가모 저택이 자리한 도쿄는 전쟁 직전이라 도쿄 전체가 지금과는 너무나 다르다. 마치 거대한 밀실 같은 공간이다. 

 

그리고 과거 이 가모 저택에는 이곳에 살고 있던 가모 대장의 죽음과 관련한 미스터리가 있다. 타살인지 자살인지 알 수 없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현대의 도쿄에서 전쟁을 앞둔 밀실 같은 공간의 도쿄로의 무대 변신은 가모 대장의 죽음과 맞물려 거대한 역사 미스터리로 독자들로 하여금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간혹 현재나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를 가기도 하고 또 반대로 미래로 가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단순한 차원을 넘어 예상치 못한 이야기, 다양한 사연들이 담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러브 스토리까지 가미된다는 점에서 상상 이상의 스케일과 예상치 못한 스토리로 역시 미야베 미유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 -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된 일라이저 액턴의 맛있는 인생
애너벨 앱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치 로맨스 소설 같은 표지, 빅토리아 시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역사소설 같은 느낌이 가장 먼저 드는 작품이 바로 『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이다. 사실 영국은 섬나라라는 지리적 고립과 전쟁, 산업혁명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식자재가 풍부하지 못하고 외국에서의 식자재가 쉽게 유통되지 못했고 또 간편한 통조림 같은 음식들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이 있었기에 음식 문화의 발달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이 작품은 1835년의 영국 런던을 무대로 오히려 다양한 향신료와 식재료가 풍부했음에도 이를 활용하는데 있어서는 뚜렷하게 어떤 방법이 소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런 가운데 일라이저 액턴이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다양한 요리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기도 하다. 

 

일라이저도 처음부터 요리를 잘하거나(아니 아예 요리를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가세가 기울고 힘들어지면서 결국 별다르게 할게 없었던 가운데 요리라는 선택지가 운명처럼 그녀 앞에 놓이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이 요리를 제법 잘한다는 것, 또 이를 넘어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작품 속에는 일라이저와 앤의 번갈아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여기에서 앤은 요리만큼이나 의도치 않게 열게 된 하숙집 보다이크 하우스에서 일을 하게 될 하녀인 앤 커비를 지칭한다. 

 

결국 그렇게 두 사람은 자신들만의 레시피를 만들고 신분을 넘어 인간적 유대감을 쌓게 된다. 책을 보면 볼수록 느끼는 바는 영상으로 만들면 얼마나 볼거리가 많을까 싶은 생각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미 TV 드라마로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 속의 이야기는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된 일라이저 액텬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 작품을 쓴 저자가 일라이저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자신의 시어머니를 통해 받은 요리책이 시초였다. 

 

이 대목이 개인적으로 참 멋지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를 이렇게 물려주는 모습이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요리책에서 일라이저 액턴이란 인물을 알게 되고 그녀가 살았던 시대 여성의 사회진출이나 여성 자체에 대한 편견 등이 존재하던 때에 자주적인 삶을 살았던 일라이저의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요리를 만드는 이야기보다는 일라이저와 앤의 일대기에 좀더 초점을 맞춘듯 소설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여서 자신이 잘하는 것에 열정을 쏟으며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던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가 말했다 나처럼 살아보라고
림헹쉬 지음, 요조 (Yozoh)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문득 고양이의 습성이 어떠한가를 생각해보게 되고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인지 기대가 된다. 에세이 『고양이가 말했다 나처럼 살아보라고』는 싱어송라이터 요조의 번역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기도 한데 이 책의 작가의 이력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림헹쉬가 글과 그림을 모두 담당했는데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대기업에 입사하고도 그 생활에서 만족감은 커녕 오히려 힘들었던 그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이후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한 걸 보면 자신이 진짜 잘 할 수 있는걸 잘 찾아낸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만의 속도로 자기만의 세상을 살아야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런 의미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고양이. 책을 펼치면 온통 까만색에 자신의 마음 속 고양이를 찾아보라고 말하며 눈동자와 코가 보이는 고양이가 귀퉁이에 그려져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 고양이는 아직 내가 찾지 못한 나의 내면에 있는 고양이라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지 않은것 같다. 

 

무엇보다도 작가는 우리가 찾아내야 할 내면의 고양이에 대해 '지혜롭고 영리하게 일상을 기적처럼 이끄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어서 상당히 인상적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My Way를 외치지만 무작정 행동하지 않는다. 좀더 용기있는 모습으로 그러나 자신감있게 행동하기 바라는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어쩌면 작가가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대기업을 떠나 지금의 모습을 되찾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글과 그림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 만약 작가와 같은 순간에 고민과 갈등, 그리고 삶에서 방향성을 잃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좀더 자신을 믿어보라고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지혜롭고 영리하게 일상을 기적처럼 이끄는' 고양이를 꼭 찾길 바란다고 말하는 것 같아 짧지만 잔잔한 위로와 힘이 되는 글이자 그림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