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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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은 오랜 기간의 숙성기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여러 단편 형태의 글이 하나의 완결된 소설로 마무리 될 때까지 13년이 걸렸다고하니 내가 너무 쉽게 읽어버린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눈의 고장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풍속과 정경들이 고요히 떠오르는 듯 하다.

사람들은 톨스토이의 <부활>이 그가 71세에 연재하던 소설을 탈고했다는 것을 알게되면 `그 나이에 대단한 소설을 썼다니!`하면서 경탄할 것이다. 반면 나는 톨스토이가 <부활>을 완성하기까지 70여 년이 걸렸다는 데 경탄할 것 같다. 그는 이 소설에 자신의 모든 걸 담아내기 위해 평생이 걸렸기 때문이다.

평생의 업적을 이야기하자면 괴테의 <파우스트>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청년 시기의 구상에서 집필을 시작으로 1부와 2부를 완성하기까지 70여 년이 걸렸으며 결국 괴테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되어 버린 <파우스트>. 신이 악마 메피스토에게 말한 대목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말은 나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었다. 아니 사실은 `방황하니까 인간이다.`라고 되짚어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어찌보면 이 말에 잘 부합하는 인물은 `돈키호테`와 같은 인물이 아닐런지. 괴테의 돈키호테적 인물은 파우스트 박사일테다. 그리하여 올 가을에 읽을 책이 정해졌으니 느릿 느릿 읽어갈 다음 책은... 그렇다!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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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 폐허를 걸으며 위안을 얻다
제프 다이어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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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다이어(Geoff Dyer)의 여행 에세이 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작가 제프 다이어를 알게 되었고, 이 작가의 글쓰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재즈와 사진에 대한 조예가 깊고 또 이 주제들을 다루는 글쓰기의 방식 또한 신선하고 이런 주제에 아주 잘 어울린달까요. 사람들이 특정 작가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는 모습이 저에겐 해당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해왔습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인가보다 했는데, 제게도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해주네요. 아무튼 제프 다이어는 제겐 놀라운 발견이자 경외감을 줍니다.

제프 다이어의 여행 에세이는 여행 자체의 문제이기보다는 사물을,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가의 문제를 제게 다시금 가르쳐 주었습니다.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에 꽉 끼여 멍하게 딴생각을 하다가 지난번 작성한 글에 인용한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에서 야누흐(Janouch)라는 이가 카프카에게 말했다는 대목 `이미지에 선행하는 조건은 시선이다.`라는 말을 그대로 잘 보여주는 작가다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행은 발견하는 자의 몫이라는 믿음을 제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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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다이어(Geoff Dyer)의 여행 에세이 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작가 제프 다이어를 알게 되었고, 이 작가의 글쓰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재즈와 사진에 대한 조예가 깊고 또 이 주제들을 다루는 글쓰기의 방식 또한 신선하고 이런 주제에 아주 잘 어울린달까요. 여행 자체의 문제이기보다는 사물을,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가의 문제를 제게 다시금 가르쳐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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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도련님』의 시대 1~5 (완결) 세트 - 전5권 - 혹독한 근대 및 생기 넘치는 메이지인
다니구치 지로 그림, 세키카와 나쓰오 글,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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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가 살았던 시대가 어땠을까 상상할 수 있었다. 술만 들어가면 주사가 심했다는 이야기나, 스치듯 지나간 안중근 의사와 나쓰메 소세키와의 인연도 놀랍다. 한편 일본의 근대를 견인했던 일본의 지식인들이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서로 인연을 맺고 닿아 있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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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기계발서 관련 나의 첫 독후의 감상)

우선 경영관련/자기계발서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편견이라면 편견일 수 있는 부분은 이런 분야의 책들이 경영학에서 나오는 이론에 치우친 것들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경영학에 대한 나의 편견 또한 한 몫을 했을 텐데, 오랜 인류의 지혜를 이익 창출, 효율화라는 대의 아래 마치 경영학의 위대한 법칙과 같은 것으로 광고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이었다. 나아가 경영학은 조직이나 이익 창출을 위한 지혜를 담고 고민하는 기술이긴 하지만 과연 우리가 말하는 학문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들이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최근들어 더욱 우리의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인이라 할 수있는) 자기계발서가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을 사람들에게 성실히 주입하여 이를 무비판적으로 내면화하도록 하고, 개개인을 무한경쟁 시장에서 훌륭한 상품으로서 기능하도록 하는 서적이 아닌가하는 나의 편견에서 비롯된다.

물론 나 자신도 <머리로 부딪치고 가슴으로 해결하다>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매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전설적인 실적을 낸 `판매왕`의 경험이나 경영이론울 소개하는 책들에는 관심이 없다. 이 책에는 작은 규모의 자영업자나 지점장/점포주가 참고할만한 저자의 노력과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많은 문제점, 비효율성, 인간관계의 문제점, 영업상의 어려운 점, 지점간의 분쟁과 같은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 온가. 이 책에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판매/영업실적에 대한 부풀리기식 자랑이 아닌 진심을 담고 간절함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점들에 시선이 가게된다. 이런 점들이 나처럼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에 대해 불신을 가진`불량스러운` 독자가 끝까지 다 읽도록 한 장점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나아가 책을 읽으면서 나의 회사 생활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결국 어느 책을 읽든 책에서 다루는 문제들이 결국 내 문제가 되지 못하면, `나의 경우라면 어떻게 했을까?`의 지점까지 이르지 못하면 의미없는 독서가 될 것이다. 나는 어떤 면에서는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반성해본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끊임없이 한다고 내가 가진 불만이 해소되거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나에게 주어진 조건과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로 개선해나가야 하는 것이 현재 나에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있다. 타인이 잘못한 것만을 보고 비판만 했던 것은 아닌지, 나 스스로로 합리적으로 그리고 주도적으로 나의 능력을 형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나를 다시 들여다본 계기가 되었다.

최근 <미생>이라는 만화를 통해 직장인이 겪는 삶의 조건들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하듯,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하는 `실패하는 지점장 유형`에 해당하는 상사가 있다. 그것도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도 했지만 어느 한 유형 하나에만 명확히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형에 걸쳐(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특성에 속하는 상사.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정말이지 큰 기업도 아닌 작은 사업장에서 회사의 `명줄`마져 끊을 수도 있는 유형이다. 다시금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런 자리에 있을 경우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까지도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어느 책이나 마찬가지 겠지만 책이 언급된 저자의 방법론과 사례는 저자의 상황과 문제해결 과정을 거쳐 고민해온 흔적이다. 따라서 좋아 보이는 경영이론이나 저자의 성공적인 경영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한 현실에 그대로 바로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책을 읽을 때 살펴봐야할 것들이 바로 세부적인 사례 이면에 감추어져 잘 보이지 않는 저자의 철학, 근본적인 원리/원칙을 파악해보는 일이다. 책 전반을 통해 언급되고있는 `인간존중`의 기준은 그 중 하나다. 사람 한명 한명을 그저 조직의 소품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동료로 보고 서로 발전을 위해 같이 고민하는 것이 조직의 장으로서 갖추어야할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보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아가 저자가 사람에 대해 갖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책을 읽는 동안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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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독후감이라니!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계획도 없었으나, 책을 읽으며 메모한 내용들이나 떠오른 단상들을 조금은 붙들어 두고 싶었다. 이 글은 분위기 잡고 쓴 독후감이나 서평은 아니다. 다만 나의 단상을 좀더 편하게, 자유롭게 메모해두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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