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보통 백화점이나 아울렛의 유니섹스 브랜드에 가서 옷을 고르다 보면, 매장 직원으로부터 태클 비슷한 제재를 당하곤 한다. “어머, 그건 여자 꺼에요. 남자 껀 여기 있어요.”

솔직히 나는 이 말이 그렇게도 폭력적으로 들린다. 유니섹스 시대라고 떠벌리지만 옷에 있어서는 남녀 구분이 아직까지 너무도 견고하다. 특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사실, 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보면, 예쁜 건 죄다 여자 옷이다. 왜 남자 옷은 같은 티셔츠라도 색깔이 칙칙하고 박스형 비스무리 한 것밖에 없는지 모르겠다. 남자들은 엗지 있는 옷을 입지 말라는 건가? (뭐, 요즘은 쬐~금 나아져 보이지만~)

정말 이상한 나라다. 유니섹스 시대라고 온갖 광고는 다 하면서, 옷은 철저히 성을 구분 짓는다. 옷뿐인가? 가방, 구두, 모자 등 사람이 몸에 걸치거나 드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은 남녀 구분이 철저하다. (유니섹스 시대라는데 생각해 보면, 이러한 구분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걸 너무나 당연하고도 익숙하게 생각한다. 남녀가 유별하니, 마땅히 그런 것은 구별하는 것이 자연스럽단다.

그러면, 책상과 의자도 남녀용이 따로 있어야 하고, 자동차도 남녀용이 따로 구분되어야 한다. 인체 구조가 다르니, 다르게 디자인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에 남녀 구분을 들먹이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치부한다.

맞다. 디자인 관점에서 보면 성별을 구분할 이유가 없다. ‘인간’이 생활하기 편리하고 아름답게만 만들면 된다. 당연히 성별을 구분하자는 놈이 미친놈이다.

하지만 그 디자인이 옷(패션)의 범주로 넘어오면 이분법의 원칙은 완벽히 부활한다. 여기서는 성별을 구분하지 말자는 놈이 완전한 변태가 된다.

그래, 내가 왼쪽에 단추가 달린 옷을 입었다고 수근 거리는 여자들. 유니섹스 시대에 남자가 여자 옷 좀 입은 것이 그렇게 변태 같고 손가락질 당할 짓이란 말인가?

가방, 구두, 모자 이런 건 남녀 구분이 있다손 치자. (절대 수긍할 수 없지만) 일단 옷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자.

난, 불행하게도 어좁이 계열의 남자이다 보니, 요즘 남성용 옷은 나에게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냥 입고 다니기에는 너무도 얼빵해 보여,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여성용 옷이다.

니트 카디건 같은 것이 그런 케이스. 남성용은 어깨가 상박 윗부분까지 내려오지만 여성용은 찾아보면 딱 맞는 사이즈가 있다. 몸에 맞는 옷을 입고 다녀 좋아라 하는데, 여기저기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게이 아니냐는 말이다. 회사에서건 모임에서건 그렇다. 어떤 분은 대놓고 남자가 여자 옷 입었다고 깔깔거린다. 어떤 사람은 재수없단다.

나는 이런 폭력과 차별 속에서도 스타일을 버릴 수 없기에 그냥 입고 다닌다. 그리고 내가 믿는 신께 살짝 기도한다. “신이시여,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나이다. 저들을 용서하시 옵서서~”

일반적으로 남자 옷, 여자 옷의 구별은 1차적으로 단추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에 따라 구분한다. 외형적이고도 핵심적인 구분 방법이다.

헌데, 단추가 왜 남성은 오른쪽에, 여성은 왼쪽에 달려 있는지 물으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남자가 여자 옷 입었다고 비웃는 여자들도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면서 비웃는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남녀 상의의 단추가 서로 다르게 달린 이유도 명확치 않다. 설만 분분할 뿐이다. 중세 때 남성이 결투에서 칼을 빼기 쉽도록 하기 위해 단추를 오른쪽에 달았다는 둥. 중세의 귀족 여성은 하인이 단추를 잠가주는데, 그 편의를 위해 왼쪽에 달았다는 둥. 그럴싸한 여러 썰들만이 난무할 뿐이다.

단추가 달린 방향은 옷의 상의가 좌임인지 우임인지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원칙은 없다. 역사적으로 봐도 이는 변하는 문화적 양상이지 고착화된 관습이 절대 아니다.

문화사 책 몇 권만 들춰봐도 남녀의 옷 입는 방식에서 어떤 원칙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주강현의 <왼손과 오른손>만 봐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이 책 2장의 타이틀은 ‘오른손 지배권력의 문화적 헤게모니’. 여기 한 꼭지로 소개되고 있는 내용이 몸에 대한 통제로서 ‘옷의 좌임과 우임’이다. 주강현이 말하는 바를 따라가 보면 우리가 얼마나 통제에 길들여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이 입고 있는 양복을 살펴보자. 대개 왼쪽에서 단추가 달린 쪽, 즉 오른쪽을 향하여 여민다. 즉, 우임이다. 조선 시대의 복장도 대부분 우임이다. 그렇다면 전 시대를 걸쳐서 우임이 주류였을까. 물론 아니다. 우임과 좌임은 상호간의 성쇠를 거듭하면서 문화사의 한 장을 차지한다.” p 120


그리고 나서 주강현은 4세기에서 5세기에 걸쳐 형성된 고구려 고분벽화의 인물도를 분석한다. 한 번 거들떠 보도록 하자.

 
<표1> 4세기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난 인물의 복식 형태 p 122  


 

 <표2> 고구려 고분벽화 인물의 복제사(服制史)  p127

    ※ 좌임 : 옷의 오른쪽 섶을 왼쪽으로 여미는 여밈법
    ※ 우임 : 좌임의 반대. 웃옷의 왼쪽 섶을 오른쪽으로 여미는 여밈법
    ※ 합임 : 마주보게 여미는 여밈법
    (숫자는 고분 인물의 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대별로 본, 고구려 고분 벽화에는 옷 여밈법의 경향을 발견할 수 없다. 우임에서 좌임으로 변했다든가, 좌임에서 우임으로 변했다는 어떤 일관된 경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좌임과 우임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후세기에 좌임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주강현은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고 한다. 그것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복제가 우임 일변도로 변했다는 사실이다. 조선 시대 초상화를 보면 우임으로 통일되어 있다고 한다. 고종황제 어진 속의 복장은 우임이지만 전형적인 한국여인들이 입었던 저고리 역시 우임이었다. 우임천국이 된 것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우임으로 통일된 조선시대 복식에서도 남녀 구분은 없었다는 점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오른쪽으로 옷을 여민 것이다.

자, 이것으로 옷을 여미는 방식은 문화적 산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자라서 우임, 여자라서 좌임이라는 공식은 우리나라 복식문화사에서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관행이다.

이 관행은 아무래도 서양의 근대 복식이 자리잡으면서 형성된 것 같은데, 언제 왜 그렇게 정착됐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행은 유니섹스 시대라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공고하게 사람들을 옭아매고 있다. 알 수 없는 관행이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언제나 ‘원칙을 깬다’는 패션 디자이너들도 옷을 만드는 방식에 있어서만큼은 남-우, 여-좌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디자이너들도 무의식적으로 시대에 세뇌를 당했나 보다. (물론 가끔 여성 옷에 우임을 도입하는 디자이너가 있긴 하지만 퍼포먼스에 그치고 있는 듯하다)

통재로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남성이 여성 옷을, 그리고 여성이 남성 옷을 거리낌 없이 입을 날이 언제 올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아래와 같이 옷 입는 스타일이 멋있다고 느끼는 사람 중 하나이기에 이런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


(사진 속의 남성들은 모두 여성 아우터를 멋지게 걸치고 있다)

그래서 <사토리얼리스트>같은 화보집을 사랑해 마지않는다.(물론 위 사진은 사토리얼리스트에 없다) 알 수 없는 규칙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의 개성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사람들. 얼마나 자유롭고 유머러스한지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원래 옷은 구분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누가 언제 무엇을 위해서 성별을 구분해 옷을 입었는지는 모르지만, 옷의 성적 차별은 푸코 식으로 말해보면 보이지 않는 ‘훈육’이자 ‘규범화한 제재’가 아닐까.

그래서 스트릿 패션 사진을 보고 자유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어여 빨리 우리나라도 사진 속의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옷을 걸치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좀더 삶이 재미있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optrash 2011-11-17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여자 옷이 더 예쁘죠. 그래서 저는 다음 생애에는 보아로 태어날 생각. 물론 연예인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음?)

yamoo 2011-11-17 10:19   좋아요 0 | URL
네^^ 여자옷이 더 예쁩니다. 네~ 그렇습니다. 부인할 수 없어요..ㅎ
흠, 팝님께서는 다음 생애에 보아로 태어날 생각이시군요~ㅎㅎ 전, 장동건..ㅋㅋ

마늘빵 2011-11-1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씬하셔서 여자 옷 입어도 사이즈는 맞을 거 같은데, 보통 사이즈가 안 맞는 경우가 많죠. 직원은 그래서 남녀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 비슷한 사이즈여도 남자 골격과 여자 골격이 많이 다르니...

yamoo 2011-11-17 10:25   좋아요 0 | URL
그런 점이 없지 않아 있어요. 비슷한 사이즈여도 골격 차이로 옷의 구조가 다르죠. 그렇다고하더라도 남녀를 엄격히 구분하는 직원의 태도는 좀 그래요.
제가 여자 옷을 가끔 입는 이유는 사이즈가 맞고 남자 옷보다 훨씬 디자인이 예쁘기 때문이에요~ 남성용 옷도 사이즈와 디자인이 다양하게 나오면 굳이 여자 옷을 필요가 없을 텐데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1-11-17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말이죠~
어릴 때 할아버지에게 맞고 배워서 오른손 잡이처럼 보이는 양손잡이이지만,
돈 셀때랑 화투 섞을때는 왼손으로 해요.
급하면 또는 궁하면 본성이 드러나는거죠, ㅋ~.

그냥 한철만 저에게 맡겨주심...
제가 '어.넓'체형으로 거듭나게 책임지고 양육해 드릴 수 있는데...그게 더 빠르지 않을까요?^^

yamoo 2011-11-17 20:38   좋아요 0 | URL
아, 양손잡이 셨군요! 네, 급하면 본성이 드러납니다..ㅎㅎ --;;

우와~! 어넓이로 만들어 주신다니, 이런 황송할데가~^^ 이건 제가 헬쓰를 해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었거든요~ 어깨 근력운동 열심히 했지만 어깨 주위 근육이 조금 늘어난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어서요..ㅜㅜ
자, 언제 양육해 주실건지 시간과 장소를 잡자구요^^

감은빛 2011-11-1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지만 여자옷을 자주 입고 다녔습니다.
상의는 맞지 않아서 입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구요.
어렸을 때는 여동생 바지를 종종 얻어입고 다녔고,
요즘은 가끔 아내 바지를 얻어입습니다.
아무래도 바지는 여자옷이 정말 불편하더라구요.
너무 꽉 끼어서요!(무슨 뜻인지 아시죠?^^)

yamoo 2011-11-17 20:40   좋아요 0 | URL
ㅋㅋㅋ 바지만..아니, 왜 바지만 입고 다니셨나요?
오~ 어렸을 때는 여동생 바지를 종종 입으셨군요! 감은빛님, 의외로 패셔니스트 셨었네요~ㅎ

네네~~~꽉 끼이죠...한 때 스키니 진을 즐겨 입었던 적이 있던지라..ㅋㅋ
 

 

요즘 ‘엗쥐있다’ ‘시크하다’란 말이 많이 쓰인다. 모두 ‘멋있다’와 비슷한 의미인 것 같긴 한데,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단다. 여자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엗쥐(edge)'와 '시크(shik)'가 동일한 상황에서 쓰이지 않는다나 뭐라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 두 단어를 잡음 없이 묶어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건대, 그 단어는 ‘세련미’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나는 이 단어를 내 어머니와 여타 여자사람들에게서 끊임없이 들어왔다. ‘오~ 저 사람 쎄련됐다~’라는 말.

근데, ‘엗쥐’와 ‘시크’하고 ‘세련미’는 어떻게 다르지? 물어봐도 시원스런 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다르다는 둥, 시크는 평범하지 않다는 둥, 엗지는 세련미가 극대화 된 것이라는 둥 모호한 말만 쏟아낸다.

솔직히 나는 이 ‘세련미’라는 단어가 무엇을 지칭하는 지 처음 들었을 당시부터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 단어를 접하는 빈도가 많아질수록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아, 그러고 보니 국사 교과서에도 백제 예술을 가리켜 세련미 운운 한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기까지 했다. 국어사전에는 세련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 놓았다.  

        “세련미(洗練味) : [명사] 사물이 세련된 데서 느껴지는 맛.”

오~~이런, 젠장! 이건, 동어 반복에 불과한 설명이다. 하지만 옆에 붙어 있는 한자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세련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은 감히 잡혔다. ‘洗’는 ‘씻는다’는 뜻이 있고, ‘練’은 ‘익히다’, ‘단련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니 사람을 지칭할 때 ‘세련되다’란 의미는 ‘깨끗하고 교양있는 사람’정도 될 듯싶다.

그런데, 여자사람들이 가리키는 ‘세련된 사람’이라는 분들은 극과 극을 오간다. 교양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럭셔리한 옷차림을 한 사람에게도 똑같이 ‘세련됐다’고 칭하니 정말 혼란스럽다. 어떻게 한 단어로 포괄해서 지칭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특히 옷차림에서 이런 경향이 도드라졌다.

나의 이런 생각이 좀 미덥지 못하다면 다음 언론에 소개된 기사의 사진과 짤막한 패션 단평을 보도록 하자. 

 
       깔끔한 망토패션 '세련미 철철'                                  도시적인 세련미 연출                                     '전통과 세련미'의 조화

사진을 보면 당췌 ‘세련미’가 뭘 뜻하는지 알 수 없다. 3개의 사진은 전혀 다른 패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사진은 복고적이고, 두 번째 사진은 전혀 세련되지 않았으며(세련되기 보다는 모던하거나 시크한 쪽이다) 세 번째 사진은 맥시멀리즘에 가깝다. 스타일의 미학적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있긴 있다. 모두 옷을 잘 입었다는 정도) 헌데, 어째서 ‘세련미’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자연스러움을 가장해 통용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쓰임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세련미는 ‘엗쥐있는’, ‘시크한’, ‘밀리터리풍의’, ‘도시적인’, ‘모던한’, ‘프렌치 스타일의’, ‘보헤미안적인’ 등등의 형용사를 포괄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런 형용사가 붙은 옷차림은 ‘세련미 넘치는 패션’에 포섭된다. 이때의 세련미는 이들 형용사의 상위 개념어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뭔가 좀 꺼림칙하다. 일단 사과, 배, 딸기 등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배를 보고, ‘이 과일 맛 좀 봐’ 라든가, 사과를 보면서 ‘과일이 벌레가 먹었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이런 말을 의심의 여지없이 수용한다. 왜냐하면 사과, 배, 딸기를 추상화 시킨 상위 개념어가 ‘과일’이기 때문이다.

사과와 과일의 관계와 시크와 세련미의 관계가 동일한 구조인가? 동일한 구조라면 세련미는 시크를 포괄하는 상위 차원의 단어로 써도 무방하다. 즉 세련미가 시크의 추상적 단어가 되기 위해서는 ‘시크’의 개별적 특징을 포괄하면서 그것보다는 넓은 의미여야 한다는 말. 쉽게 말해서 ‘시크한 세련미’가 올바른 표현이 된다는 것이다. 

자, 시크의 의미가 무엇인지 사전에서 찾아보자. 시크(chic)를 네이버 사전에서 찾으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볼 수 있다.

시크(chic) ; 절제된 단순미와 부드럽고 도시적인 지성미를 느끼게 하는 이미지. 현재 ‘스마이트, 엘레강스, 멋진, 유행하고 있는 교묘한 기교’ 등의 의미를 포함.

영어 사전에는 ‘멋진, 세련된’이라고 짤막하게 표현되어 있다. 결국 시크하다는 ‘멋있다’와 ‘세련됐다’라는 의미를 포괄하는 단어(아니면 비슷한 단어)이다. 그래서 ‘시크한 세련미’는 동어반복인 셈이다. 위에 나열된 ‘모던한’, ‘보헤미안’, ‘프렌치’ 등등의 단어들도 찾아보면, 그 의미 속에 ‘멋있고 세련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세련미는 ‘엗쥐있는’, ‘시크한’, ‘밀리터리풍의’, ‘도시적인’, ‘모던한’, ‘프렌치 스타일의’, ‘보헤미안적인’ 등등의 형용사를 포괄하는 단어가 아니다. 세련미는 이들 형용사의 동의어쯤 되거나 이들 단어의 의미를 규정하는 하나의 세부적 특징 요소밖에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이 모호한 단어가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를 넘어 ‘멋’을 표현하는 사물에 두루 통용되고 있는지 불가사의하다. 이 단어가 책과 기사에서 얼마나 무소불휘하게 통용되고 있는지 보면 실로 놀랍다. 이건 정말 미학적으로 연구해 볼 가치가 충분할 듯하다.  



고상하며 세련된 형식은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의 작은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서, 몸매와 옷매무새에 신경을 쓰는 사람, 어려우 대화중에서도 단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단어를 찾으려고 애쓰는 사람은 상대에게 관심과 존중을 표하는 것으로 상대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연인과 부부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의 표현 방식 또한 세련미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꽃다발에서 추억을 담은 연애편지, 애정 넘치는 굿나잇 키스까지. 그런 관심으로 삶을 함께 하고 있는 두 사람은 더욱 친근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세련미가 없는 연인관계는 마치 아무런 장식도 되어 있지 않는 연회장과 같습니다. <남녀관계에 유익한 108가지 이야기>(태동, 2002)  p161

우리가 알고 있던 승부의 여신 미스 김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물론 그녀가 변한 것은 아니었으나 아니, 오히려 더욱 세련되고 아름다워졌지만 우리가 좋아했던 그녀는 이미 퇴색되고 낡아버렸다.  p11
여성이 유능해 보이려면 세련미와 단정함이 패션에서 묻어나야한다. 세련미와 단정함은 신뢰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안정감을 갖게 해 준다. 우리가 아나운서들을 볼 때 … 생각을 갖는 것도 바로 이러한 세련미와 단정함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과 성공을 위한 파티 패션은 단정한 세련미를 보여주는 동시에 활동적인 느낌으로 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여자는 노는 물이 다르다>(씨앤톡, 2009)  p68

한 번 더 거울을 보고 자신의 얼굴과 몸을 잘 살펴봅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울에 비치는 모든 것이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경영 자원입니다. 물론 목소리도, 나이도 포함됩니다. 이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신의 매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가꾸고 완성된 아름다움을 '세련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세련미'가 비즈니스 환경에서 중요할까요? 그것은 '세련'과 '기업경영'의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경영이란 간단히 말하면 '자사의 경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고객이 돈을 지불할 마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련미'를 목표로 자신의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기업경영과 같습니다.   <아름다움도 권력이다>(매경,2008) p34 

세련미라는 단어는 이처럼 실용서, 특히 여성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빈도를 보인다. 하지만 세련미는 이런 실용서의 미덕에 그치지 않는다. 스타일과 사물, 심지어는 국가에 까지 두루 쓰인다.  


인체공학과 세련미를 겸비한 '피스카스(Fiskars) 공학용 접이식칼
수입차 시승기 폭스바겐 제타 시승해보니…'초 고연비'에 세련미까지
지프 컴패스, 세련미 더한 도심형 SUV
우아함과 세련미가 넘치는 매력적인 가구!
세련미와 감각을 겸비한 보석같은 아이템
중국(China), 서구적인 감각과 세련미를 갖고 있는 도시

 

 정말 놀라우리만치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단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세련’이라는 미적 단어는 코에 걸면 코거리,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신비한 단어다. 미적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그냥 ‘세련됐다’ ‘세련미가 넘친다’라고만 말해도 충분할 듯.

흠, 그러고 보니 이 ‘세련미’라는 단어의 통용력은 전라도 사투리의 ‘거시기’에 준할 정도다. 정확히 정의 내리기 어렵지만 말함으로써 그대로 의미가 통하는 걸 보면.

 

마지막으로 몇 마디만 덧붙인다. 우리나라 미학자들은 이런 건 연구 하지 않는가 보다. 세련미는 미를 표현하는 매우 중요한 어휘 중 하나인데, 미적인 정의가 수록된 책을 찾을 수 없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이글을 쓰기 전에 ‘세련미’의 미적 의미가 궁금해서 많은 미학 서적을 뒤적여 봤다. 도서관의 미학 코너 전부를 뒤져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미학 일반을 다룬 책 들 중 아주 일부의 학술 서적(김문환, 백기수)만이 ‘미의 유형’으로서 순정미, 우아미, 숭고미, 비장미, 골계미 등을 다루고 있다. 혹시나 해서 열심히 관련 부분을 읽어 봤다. 하지만 역시나 ‘세련미’는 빠져 있다. (<미의 사색>, <예술의 사색>, <미학의 이해>, <미학의 중심>)





 

 


물론, 분명한 것은 역시나 내 무지의 소치가 크다. 그 많은 미학 책과 논문을 뒤져본 것은 아니니, 어딘 가에 ‘세련미’를 논한 박사학위 논문 몇 편 정도는 있을 거란 생이 들긴 하다. (아니면 국어 어휘를 집대성한 책에 숨어 있을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행본 책을 만나 볼 수 없다니,  무척 아쉽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jy 2011-10-2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시기'에 준할 정도ㅋㅋㅋㅋ 저도 세련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yamoo 2011-10-26 22:32   좋아요 0 | URL
네..ㅎㅎ 미적 차원을 얘기할 때 진짜 '거시기'에 맞먹는 거 같아서욤..ㅎㅎ 저도 몰르겠어서 이런 가당찮은 글을 써본 거 아닙니까..ㅋㅋ 누가 좀 깔끔하게 정의내려 줬음 좋겠어요...김어준 버전으로^^

노이에자이트 2011-10-2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꼬부랑말은 거의 전부 방송가를 통해서 전파됩니다.엣지나 시크도 연예인들이 많이 쓴 단어로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 널리 퍼졌죠.제가 어휘력을 늘리기 위해 쓰는 방법이 "이 꼬부랑말이 쓰이기 전에는 틀림없이 다른 우리말 표현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보자" 하는 것입니다.그래서 저는 시크,엣지 등이 생기기 이전에 '맵시' '깔끔함' '물찬 제비 같은' 등의 표현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또 '멋드러지다'는 표현이 '멋지다'보다 더 강하죠.

yamoo 2011-10-26 22:38   좋아요 0 | URL
어휴~ 노이에자이트님, 시크와 엗지...여기에 해당하는 우리말 표현 찾는거 디게 어려울거 같아요. 저도 시크와 엗지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찾아 써주는 것에 대찬성하는 사람이에요~ 근데, 좀 대중의 호응을 받기가 힘들거 같아 좀 거시기해요..ㅎㅎ 이 단어들은 순간적인 느낌이 좌우하는데, 우리말은 요즘 젊은세대에게 어필하기 힘들거 같습니다. 적합한 단어를 찾는 것이 더 문제이지만요^^ 방송에서 좀 신경을 써 줬으면 하는 부분이네요~

마녀고양이 2011-10-2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평생 세련되었다고 한번도 못 들어봐서리,
할 말이 없네요... 아하하.

하지만, 진짜 '세련미'라는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서 저 책들을 다 보셨단 말이예요?
저는 그 부분에 감탄하고 갑니다.

yamoo 2011-10-26 22:40   좋아요 0 | URL
헛! 정말요? 평생 한번도 못들어보셨단 말입니까?! 못믿겠는데요..ㅋㅋ

네, 도서관 가서 도대체 '세련미'가 뭔지 알아보려고 다 뒤져 봤어요...근데, 뭐 미학코너가 미술과 음악 관련 책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가 않더라구요..ㅎㅎ

이진 2011-10-2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 세련미를 귀에 물리게 들어서 그런지 이렇게 객관적으로 생각을 못하고 있었군요. 정말 온갖 책과 광고 문구에 하나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군요. 이렇게 보니 약간은 심각한 사태이기 까지 한 것 같군요 ...!

yamoo 2011-10-26 22:4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소이진님^^ 반갑습니다, 꾸벅~

저도 마찬가지로 세련미를 주구장창 들어왔거든요~ 들을 때마다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위에서처럼 모두 애매한 답만을...--;;

저도 세련미=거시기...가 돼 가는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태우스 2011-10-26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어 몇 개에서 출발해 미학 전반에 걸친 지식을 풀어놓는 님의 글솜씨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네요. 엣지있는 글이란 생각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yamoo 2011-10-26 22:47   좋아요 0 | URL
어우~ 마태우스 교수님, 그 무슨 말씀을...저는 마태우스 교수님의 글을 보면서 항상 감탄을 하는 걸요~ 글을 어떻게 써야 그런 유머가 넘치는 글이 되는지...좀, 전수좀 해주셔요~~^^

엣지있는 글로 봐주신 마태우스 교수님의 센스가 돋보이시네요~ 감사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0-26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가 불어에서 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1-10-2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생각났는데, '차갑고 도시적인'을 뜻하는 신조어인 '차도남' '차도녀'가 '시크'나 '엣지'에 해당하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yamoo 2011-10-28 01:11   좋아요 0 | URL
네...시크의 어원이 불어더라구요^^

저도 얼추 생각을 해 본 단어인데요, 아무래도 차도남 차도녀는 시크, 엣지, 모던 뭐, 이런 단어들의 복합체 같은 신조어인거 같아욤..시크나 엗지에 부합하는 우리말 표현을 좀더 숙고해 봐야 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10-27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맞다~
전에 yamoo님 수전증 걸린 손으로 찍힌 사진들을 보고 참 세련됐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세련이란 말은 '갈고 닦는다'는 인공이나 노력이 개입됐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전 다소 촌스럽더라도 꾸미지 않은 소박하고 수수한 따뜻함이 좋아요~^^

yamoo 2011-10-28 01:13   좋아요 0 | URL
흐~ 그 사진을 보고 세련됐다고 생각하는 분은 양철님이 유일하실 듯^^

그렇죠. 확실히 어떤 인공적인 노력이 부가된 거죠. 꾸미지 않은 듯한 멋...그래서 스타일의 최정상이라 말들하나봐요~^__^

감은빛 2011-10-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정말 위의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이 글이 참 멋진 글이네요!
저도 가끔 기사를 읽거나 광고문구를 보면서
대체 무슨 뜻으로 쓰인 것인지 모를 단어를 만나곤 합니다만,
저는 야무님처럼 부지런하지 못하거나, 글재주가 없어서 이런 글은 못 쓸 것 같아요.

yamoo 2011-10-28 01:16   좋아요 0 | URL
마태님과 같은 센스를 가지셨군요~! 좋게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는 아마도 이 문제를 좀 더 많이 생각할 듯 싶어요..ㅎㅎ
부지런한게 아니라, 너무도 궁금해서 재미삼아 찾아본 거 뿐이에요..ㅋ 제가 궁금한 건 못참는 성격이라서요..헤~

L.SHIN 2011-10-2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찜 해놓은 얘들 중에 '괴짜가 사랑한 통계학'은 이미 다른 분이 입양 신청을
하셨더군요. 그래서 알려드리러 왔습니다. 현재 '네 이웃의 지식을 탐하라' '지속성장'
2권 밖에 되지 않게 되는데 그래도 괜찮으신가요? 남은 책 중에 1권 더 고르셔도 됩니다만.
 

지난 주 토요일. 약속이 있어 코엑스 반디문고에 갔다. 새로 나온 신간 좀 구경할 겸 1시간 일찍 갔다. 알라딘의 블러거 베스트셀러 위주로 돌아봤다. 역시 읽고 싶은 책은 <닥치고 정치>다. 조금 읽어 봤는데도 재밌다. 이건 이번 달이 가기 전에 필히 구매할 것이다. ㅎㅎ  

 

헌데, 잡지 코너에서 기막힌 부록을 발견했다. 이번달 GQ의 부록 때문! (부록이 책 값을 훨씬 뛰어넘는 니나리찌 정품 넥타이였기 때문이다.) 부록을 기획한 사람의 센스가 너무 돋보였다. 남자라면 누구가 몇 개쯤 있어야할 아이템이 넥타이다. 

 하지만 넥타이는 디자인과 색상으로인해 개인의 기호뿐 아니라 연령때별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넥타이를 잘못 선물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는 허다하다. 60대 노신사에게 핑크핏 도는 꽃무늬 넥타이를 선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 물론 이런 색상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다) 

지큐의 부록을 기획한 사람의 센스가 만점이라는 사실은, 넥타이 소재와 디자인이 연령을 불문하고 남자라면 반드시 하나 쯤 있어야할 넥타이라는 점 때문이다. 바로 레지멘탈 타이. 

지큐 부록으로 주는 타이는 (색깔도 무난하게) 파랑과 갈색이 교차되는 사선이다. 아, 레지멘탈 타이가 왜 넥타이 디자인에서 클래식에 속하게 됐는지 잠시 설명드리겠다. 

타이의 유래는 유럽의 군복에서 비롯됐다. 더 콕 집어서 말하라면 영국 군복이다. 사선이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의 줄무늬 타이를 레지멘탈이라고 하는데, 영국군 연대기에서 탄생한 디자인이다. 사선 줄무늬 디자인이 선택된 이유는 색의 다양한 조합으로 부대의 소속을 한 눈에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정 반대 방향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는 사선 줄무늬는 영국의 앙숙인 프랑스 군에서 채택했으며 일명 리버스라 불린다.   (옆의 이미지가 리버스)

 

 

그렇기 때문에 레지멘탈 타이는 클래식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 디자인은 격식있는 자리에 가장 무난한 디자인이고, 또한 어디에도 두루 통하는 마법의 디자인이다. 그래서 누구나 하나 쯤은 반드시 갖고 있으면 좋을 그런 넥타이다.  

지큐의 부록은 항상 좋았지만, 지큐를 부록 때문에 구매하기는 처음이다. (부록에 눈이 멀어 구입한 최초는 아레나. 올 초에 주었던 폴스미스 노트 땜시 질렀다) 물론 반디에서 보고 주문은 알라딘에서 했다. 왜냐면 알라딘은 10%세일하니까.ㅎㅎ <책탐>을 끼워 주문했더랬다.  

3일 전에 받은 것인데, 사진을 어제 찍었다. 타이 넘 좋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케이스^^ 지큐 잡지가 부록인듯~  

타이가 좋아 친구에게도 그제 얼릉 사라고 추천해 줬는데, 엊저녘에 전화로 타이 좋다고 아주 만족해 한다.

한정판이라서 그런지 얼른 구매해야 할 듯싶다. 넘 좋아, 알라디너분들에게도 강추드린다. 품절되기 전에 얼른 구매하시라고! 

 

PS. 이 타이의 정가가 8만원 상당이라니, 확실히 잡지가 부록인듯^^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1-10-14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땡스투했어요. 세개나 샀다는. 히히.

yamoo 2011-10-14 23:18   좋아요 1 | URL
헉! 3개씩이나 사셨군요. 이 타이가 8만원 정도 하는 거라는 군요~ 지큐가 큰 걸 쏜거 같습니다..^^

stella.K 2011-10-14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무리 좋아도 쓸 일이 없으니...흐흑~

yamoo 2011-10-14 23:19   좋아요 1 | URL
그래도 선물용으로 좋을 거 같은데요..ㅎㅎ 8만원짜리라는 소릴 듣고 오늘 하나 더 구입했습니다만..ㅎㅎ

감은빛 2011-10-14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년에 정장 입을 날이 별로 없어요.
게다가 타이까지 갖춰야 할만큼 격식을 차려야 할 날은 더더욱 없구요.
그런데 정말 배보다 배꼽이 더 크군요.

yamoo 2011-10-14 23:21   좋아요 1 | URL
저도 많이 없어요.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양복과 타이가 필요할 때가 있더라구요~ 격식을 차려할 때...그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갖춰두면 두고두고 쓸모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일년에 한 두번이지만..그 때가 되면 위력을 발휘할 거 같습니다^^
 


7월 말쯤 됐을 겁니다. 평소 즐겨보던 잡지를 어느 카페에서 잠시 보게 되었습니다. <루엘>인지 <아레나>인지 정확히 생각이 나질 않고 몇월호인지도 가물가물 합니다만, 거기 여름을 간지나게 빛낼 반바지라는 것들이 주루룩~ 소개돼 있더군요~ (이것만 기억납니다.--;;)


아, 완전 꽂혔습니다. 체크 반바지였는데, 길이...길이가 중요했습니다. 기장이 40센티도 안되는 3부 팬츠였는데, 모델들이 입고 나온 팬츠는 완전 작살 수준...


특히, 린넨 자켓과 보트 슈즈의 조합이 환상 자체 였습니다. (절대 해변의 패션이 아님..)


린넨 자켓은 몇 벌 있고...보트 슈즈도 몇 개 있어, 비슷한 반바지를 사러 명동엘 갔습니다.


엇, 근데 없습니다! 없어요~ 퇴근하고 시간 날 때 마다 가보는데 없는 겁니다~ 지난 주까지 대형 쇼핑몰이 몰려 있는 곳은 모두 가봤지만 남성 3부 바지를 파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여튼 지난 주까지 줄기차게 쇼핑센터라는 곳들을 돌아다녔는데, 못 구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도 이잡듯이 뒤졌는데, 역시나 없군요.. 좌절~ OTL


앗! 근데,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미국 브랜드인 A사이트에서 말이죠~ 가격이 쫌 셌는데, 다행히 할인 행사를 해서 구입했습니다. 38,000원 하더라구요...


오~~~어제 도착했습니다. 입어 봤는데, 역시 간지 납니다..ㅎ 기장을 재보니 38센티입니다... 잡지 사진에서 본 딱 그 길이입니다~


역시 자켓에 반바지를 입어 뽀대가 나려면 반바지 기장이 무조건 무릎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이는 똑같은 자켓에 7부나 5부 바지를 입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3부 바지에 비해 좀 얼빵해 보입니다..ㅋ


이제 잘~~입어주는 일만 남았군요.. 9월까지 줄기차게 입어야 겠습니다..하하~

근데, 참으로 요상한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왜 남성 3부 반바지가 없을까요? 유럽쪽에서는 대세인거 같은데... 여성 3부 바지는 널려있는데 말이죠. 

참고로 요 사진이 잡지에서 본 바지와 가장 근접한 수준~ 체크였다면 거의 흡사~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jy 2010-08-18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한여름에 자켓부터가 우리나라 남자들의 빠숑이 아니잖아요^^

yamoo 2010-08-18 19:51   좋아요 0 | URL
더워도 자켓은 입어줘야 합니다...벗어서 손에 드는 한이 있더라도..빠숑을 위해서는 어쩔수가 없져~ㅎ

마녀고양이 2010-08-1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3부 바지 인증샷 올려주세염!!
아니면, 이 페이퍼는 절대 인정할 수 없어요!!!

알라디너 여러분, 야무님의 인증샷 요청에 열렬히 동참해주세요!
인증샷을 위하여, 추천 한방!!!

yamoo 2010-08-18 23:57   좋아요 0 | URL
아이고, 마고님..부추기지 마셔요~~ 뭐, 바지를 놓고 사진 찍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그래두, 좀 그래요~ 비키니 수영복 샀다고 자랑하는 페이퍼에다가 인증샷을 요청할 수는 없잖아여~ㅎ 같은 맥락으로 봐주시길~~ㅎㅎ

사실, 서재 사진 올리는 것두 쪽팔려서 못올리겠슴다~

양철나무꾼 2010-08-19 11:54   좋아요 0 | URL
비키니 수영복 샀다고 자랑하는 페이퍼에다가 인증샷 요청하는 거...왜 안되는 거죠?
아즘들은 그거보다 더 한 것도 하는데여~^^

yamoo 2010-08-19 21:00   좋아요 0 | URL
헉! 역시 미쉬 아즘들은 무섭습니다...무서워여~~ㅎㅎ

웽스북스 2010-08-1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야무님 쉬크한 도시남자였군요

yamoo 2010-08-19 00:00   좋아요 0 | URL
쉬크한 도시남이 되려면 멀었죠~ㅎㅎ 전 쉬크한 도시남 보다는 스타일있는 평범남을 지향합니당~~ㅎㅎ

2010-08-19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8-19 21:0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 남자 사람...ㅋㅋ
예~ 저, 남자 사람이에요..ㅎ 여잔줄 아셨나바여~~ㅎㅎ

stella.K 2010-08-2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데요? 야무님 죽이는 각선미를 갖고 계시는가 봅니다.ㅋㅋ
왠지 보고 싶다능...ㅠ

yamoo 2010-08-20 13:47   좋아요 0 | URL
죽이는 각선미는 아닌데여..--;; 그냥 스키니진 입을 정도에요..ㅎ

stella.K 2010-08-20 14:58   좋아요 0 | URL
오, 스키니진! 야무님 스탈리쉬한 멋쟁이로군요!
음, 좋습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